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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4

       

        

        

        

        

        

        

        

       “…아.”

        

        

        

        차가운 공기가 방 안을 감싸고, 비릿한 피비린내가 올라온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하도 운 탓에 눈은 뜨기조차 힘들 정도로 따가웠으며, 숨을 내뱉고 다시 들이마시기도 버거울 정도로 목이 따가웠다. 몸에는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고,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

        

        한 치 앞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방 곳곳에 두텁게 둘러친 이불.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암흑. 유진은 온 몸을 휘감는 끔찍한 무력감을 뒤로 한 채, 간신히 이불 속에서 빠져나왔다.

        

        몸서리쳐질 정도로 차가운 공기가 몸에 닿는 순간, 그녀는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잠이라는 잠깐의 망각이 끝나고, 기억이라는 이름의 날카롭게 부서진 파편이 그녀의 머리를 헤집었기 때문이었다.

        

        

        

       “케흑, 우웨엑, 후우…!”

        

        

        

        제대로 된 걸 먹지 못했기에 나오는 것이라곤 노란 액체 뿐이었지만, 아무런 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 뿐이었다.

        

        그녀는 현재 시각이 몇 시인지도 몰랐다. 그저 간헐적으로 깨어날 때마다 보이는 낮과 밤만이 시간을 어림짐작할 수 있게 만들어줄 뿐이었다.

        

        아무런 것도 먹지 못한 지 하루에서 이틀 정도가 지난 듯했지만, 그녀는 엄습해오는 참혹한 기아의 고통보다도 머리를 들쑤시는 듯한 고통과 정신을 차릴 때마다 흘러나오는 감정이 더욱 아팠다.

        

        그저, 엄마랑 아빠가 보고 싶었다.

        

        

        

       “…누가, 제발….”

        

        

        

        간헐적으로 깨어날 때마다 누군지도 모를 존재에게 빌고 또 빌었던 부탁.

        

        누군가 제발, 이 지옥에서 자신을 꺼내주세요. 하지만 유진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누구도 자신을 이 지옥에서 꺼내줄 수 없었다. 오직 자신 말고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반쯤 주저앉아버린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진 이불더미에서 빠져나옴과 동시에 온 몸을 좀먹는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 여전히 이 영문 모를 세상은 두려울 정도로 차가웠고, 그녀의 정신은 나락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문장은커녕 언어가 간신히 될 수나 있을 법한 생각의 파편이 어지럽게 눈 앞을 떠돌았다. 자문해봤자 답이 나올 리가 없는 수많은 질문들이, 그리고 자학들이 몸과 마음을 찔러댔다.

        

        

        

       ‘…넌 살인자야.’

        

       “…아니야, 난…난 죽이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죽였다.

        

        여전히 복도에는 채 치워지지 않은 탈옥수들의 시체가 쓰레기처럼 굴러다녔고, 몸에서 흘러나온 새빨간 선혈은 통째로 얼어붙었다.

        

        

        

       ‘…이 꼴을 봐. 그 아무도 널 도와주지 않아. 이런 곳에서 부모님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 채 쓸쓸하게 죽어가는 거야. 마치 네가 죽인 사람들처럼.’

        

       “…제발….”

        

        

        

        누군가 귀를 파내어 이 지긋지긋한 환청을 없애준다면.

        

        누군가 눈을 파내어 이 지긋지긋한 환각을 없애준다면….

        

        분명히 죽은 사람들이, 죽었을 때의, 아니, 죽었을 때보다도 더욱 끔찍한 몰골로 눈 앞을 배회하며 온갖 저주의 중얼거림을 내뱉고 있었다. 손발이 파들파들 떨리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생각은, 아니, 생각이라는 이름의 저주는 나선이 되고, 서로의 꼬리를 물며, 더더욱 깊숙하게 아래로 침전한다. 한 번 조합된 환청이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유진은 이 순간, 명백히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혼탁한 환청 속에서도 다른 도화선이 발견되기 마련이었다.

        

        

        

       ‘…네가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될 거야. 그 남자가 네게 전해준 것들도 전부, 마치 없었던 것처럼 물거품처럼 사그라───’

        

       “….”

        

        

        

        그 순간.

        

        유진은 다시금 기어들어갔던 이불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슬그머니 들어올렸다.

        

        한순간이나마 환청과 환각이 멈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고, 저주하고 있다는 대전제에 금이 간다. 심연에 파묻힌 채 사그라들던 기억이 순식간에 수면 위로 부상한다.

        

        한 사람의 삶의 불꽃이 꺼지기 전, 그는…베이커 병장은 누군지도 모르는 그녀 자신에게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넘겼다. 결코 큰 의미를 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유진이 살아남기를 기원한 것이었다.

        

        살아남으라는 등, 죽지 말라는 등. 그런 의지가 유진의 마음의 심지를 다잡은 것은 아니었다. 이곳은 죽은 사람을 산 사람이 부러워하는 곳이었으니까.

        

        단지-

        

        

        

       “…그 사람은….”

        

        

        

        이미 죽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녀 자신이 죽였던 탈옥수들처럼…아니, 그 탈옥수들이 있는 곳보다도 더욱 추운 바깥에서 싸늘하게 얼어붙어, 눈 밑에 가려진 시체가 되어있을 그 사람은.

        

        적어도 그런 대우를 받지 않았으면 했다.

        

        유진은 최소한 그것만이라도 바라고 있었다.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 마치 길바닥에 버려진 쓰레기처럼 방치되어있다는 사실과 그것만큼은 보고 싶지 않다는 유진의 생각이 일치하는 순간, 그녀가 할 다음 행동은 정해져있었다.

        

        그녀가 이틀만에 자신의 의사로 이불을 빠져나오는 순간이었다.

        

        

        

       “우욱…!”

        

        

        

        밖에서 누굴 마주칠지 몰랐기에 그녀는 최대한 두껍게 옷을 껴입고 나갔고, 복도에 널브러진 탈옥수들의 시체를 어쩔 수 없이 다시 보게 되었다. 모두 여섯 구였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도저히 보고 싶지 않은 끔찍한 광경이었지만, 잠시나마 정신이라는 심지가 견고해진 순간, 유진은 시체 한 구를 뒤집고는 그가 가지고 있던 한 자루의 총기를 뺏어들었다.

        

        미국 액션 영화를 볼 때면 정의의 편인 주인공 일행이 꼭 가지고 있던 M4 한 자루, 그리고 안주머니에서 빠져나온 피묻은 탄창 두 개. 다행히 안까지 피가 스며든 것은 아니었다.

        

        그것을 들고, 유진은 3층을 넘어 옥상으로 올라간다. 드물게도 청명한 밤하늘이었고, 바람도 없었다. 눈이 시릴 정도로 많은 별빛이 하늘에 박혀있었다.

        

        

        옥상을 넘고 넘어, 그녀는 주변을 확인하면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작은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위치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의 광장이 눈 앞에 펼쳐졌다.

        

        광장은 제법 깔끔하게 치워진 상태였다. 완전히 치워진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트럭에 실려 있던 물자는 근처에 적당히 담겨 방치되어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기 위해, 유진은 사다리를 타고 조심스럽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끼긱거리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사이, 그녀는 주변을 경계하면서 광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녀는 실은 광장이 완전히 깔끔하게 치워진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크고 작은 소지품들, 그리고 옷들.

        

        그런 것들이 야트막한 더미를 만들었고, 그 위에 눈이 쌓인 탓에 작은 눈더미가 만들어진 상태였으나,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눈더미 한가운데에 박힌 나무토막. 수직으로 교차하는 그 형상은 마치…십자가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아니, 그것은 십자가 그 자체였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누군가가…이곳에서 희생된 사람의 시체를 거두고, 간이묘를 만든 뒤 그 위에 십자가를 세워놓은 것이었다.

        

        

        털썩.

        

        유진은 그 자리에 소리없이 주저앉았고, 옷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다행, 다행이다, 흑….”

        

        

        

        단순히 누군가가 베이커 병장의 시체를 정중하게 다뤄주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녀의 눈 앞에 있는 작은 십자가는…이런 참혹한 일이 비일비재할지도 모르는 끔찍한 세상에서도,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명복과 안식을 빌어줄 수 있다는 증거였다.

        

        방 안에만 처박혀있었다면 결코 찾을 수 없을지도 몰랐던, 이 세계가 그래도 아직…따뜻할 수도 있고, 이전의 삶과 세상을 그리워하며, 엄숙하고 고귀한 죽음이라는 대접을 원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비할 데 없는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하아.

        

        차가운 입김이 유진의 입에서부터 폭포수처럼 쏟아졌지만, 눈물을 그친 그녀는 더 이상 이전처럼 절망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그녀는 이곳을 살아나가야만 하는 이유를 찾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으윽.”

        

        

        

        그동안 잊고 살았던 기아의 고통이 그녀를 엄습했다.

        

        유진이 주변에 널브러진 박스에 잘 담긴 – 마치 이곳을 뒤늦게 찾아온 사람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놓기라도 한 듯 – 생존 물품을 한가득 들고 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유진의 임시 거처 근처의 길바닥에는 6구의 탈옥수 시신이 새로이 버려졌다.

        

        와삭거리는 소리, 무언가를 씹는 소리와 훌쩍이는 소리는 동이 틀 때까지 이어졌다.

        

        

        

        

        

        

        

        

        

        

        

        

        

        

        

        

        

        

        

        

       “…아.”

        

        

        

        드물게도 눈폭풍이 멈추고 청명한 밤하늘이 보이는 1월의 말.

        

        퉁퉁 부은 눈으로 잠에서 깬 유진이 이불더미 속에서 힘겹게 모습을 드러내었다. 부스스하기 짝이 없는 외형으로, 그녀는 벽 한쪽에 세워놓은 자동소총을 꺼내 주변을 겨누었다. 아무도 없었다.

        

        끔찍하다 못해 악몽 같았던 이틀이 지나고, 그 이후로 이틀이 더 지났다. 그러나 유진의 표정은 얼마 전과 비교했을 때 천지차이로 달라져있었다. 적어도 절망이 어려있지는 않았던 것이었다.

        

        불안감과 두려움은 남아있을지언정, 그녀는 이틀 전에 있었던 일로 간단한 이치를 깨달았다 – 아니, 머리로는 알고 있었으나 체감하지 못하던 사실을 드디어 몸으로 느낀 것이었다.

        

        그녀의 표정이 좋아진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일단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런 것도 바뀌지 않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

        

        그녀는 너무나도 늦게 깨달아버렸지만, 본인에겐 다행히도 이 세상에 데드라인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하여 유진이 가장 먼저 행한 것은 만전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실로 다행히도 그녀의 몸은 먹을 걸 많이 먹고 잘 자기만 해도 큰 문제 없이 다시 좋아졌다. 하지만 앞으로 그녀가 할 일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만전의 신체조차 최소한의 준비물이었다.

        

        유진은 밖으로 나갈 것이었고, 다른 우호적인 사람을 찾아낼 예정이었다.

        

        다행히도 거기에 필요한 준비물 중 하나는 충족된 상태였다.

        

        

        

       ‘…고마워요, 베이커 병장님.’

        

        

        

        그가 가지고 있던 지도.

        

        그 덕분에 유진은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지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 브루클린의 메이플턴이라는 곳이었다. 후자는 처음 들었어도 브루클린은 얼추 어딘지 알고 있었다. 바로 미국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이런 곳에 이런 몸뚱이로 떨어졌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이제 와서 투덜거릴 수는 없었다.

        

        지도에는 브루클린 일대의 특이사항들이 꼼꼼하게 표기된 상태였다.

        

        당연하지만 그러한 내용은 전부 영어였으나, 여러 정황과 주변 시설 등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그리고 미군이 어디에 있는지는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이곳으로부터 대략 북서쪽으로 수 킬로미터 떨어진 한 병원이 유진의 목적지가 될 예정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그녀가 알게 된 정보는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맨해튼인가 하는 곳으로 가는 길은 반쯤 막힌 것 같은데.”

        

        

        

        X표시가 쳐져 있는 대교들. 아무래도 모종의 이유로 막혀있거나 그런 모양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정보는 따로 있었다 – 지도 곳곳에 표기된 노란색 영역과 QUARANTINE이라는 단어.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근래 주변을 돌아다닌 그녀는 그게 무슨 뜻인지 맞출 수 있었다.

        

        항상 단어 옆이나 위에 붙어있는 생물재해 마크와 방독면이 그 증거였다.

        

        스토어 하나, 때로는 건물 주변을 통째로 둘러싼 접근금지 사인은 그녀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돌리게끔 만든 것이다.

        

        바로 그 덕분에, 유진은 이 세계가 반쯤 멸망한 이유를 알았다.

        

        

        

       ‘…바이러스.’

        

        

        

        오메가 바이러스라고 쓰여있는 그것이 모든 일의 원인인 듯했다.

        

        그리 생각한 유진은 한숨을 후 하고 내쉬었고…우호적인 군인을 찾는다는 목표를 상기하며 더플백을 주섬주섬 싸기 시작했다. 앞으로 얼마나 돌아다닐 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애착이불과 먹을 것, 마실 것. 거기에 가장 중요한…발열팩. 일종의 손난로 비슷한 것이었다. 확실한 것은 유진은 발열팩 없이 오래 돌아다닐 수 없었다.

        

        겨울을 나기에는 최악의 몸뚱이. 하지만 이곳에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누군가가 자신을 구조하러 올 것 같지는 않았다. 유진은 더 이상 이 세계를 믿지 않았다.

        

        그렇게 필요한 짐은 대부분 챙겼다.

        

        하지만-

        

        

        

       “…이걸 들고 다니게 될 줄이야.”

        

        

        

        총.

        

        그것도 군용 자동소총.

        

        그리고 주머니에 대충 쑤셔박은 권총과 예비 탄창, 거기에 더해 적들이 입고 다니던 장구류들까지.

        

        실제로 방탄판이 들어간 방탄복은 제법 묵직했다.

        

        탄환이 가득 장전되어있는 탄창은 생각보다도 무거웠다.

        

        사격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니었기에 다행이었다. 단축형 돌격소총 위에 올라간 홀로그래픽 사이트와 플래시, 레이저 사이트, 이름도 모르는 특이한 개머리판 등은 생각보다도 생경했지만.

        

        단점이라면 탄창이 두 개 정도밖에 없다는 것 정도.

        

        그녀는 흡사 자신이 군인 시절로 되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됐을까.”

        

        

        

        사격지휘를 책임지던 중대장도 없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옆에서 대기하던 부사관도 없다. 사격 시작 전 탄창 인수인계도 없었고, 기능고장 시 말할 필요도 없었으며, 안전검사도 할 필요가 없었다.

        

        방아쇠를 당긴 이후 발생하는 모든 일을 그녀가 책임져야만 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이렇게까지 든든하게 준비를 하니…어쩌면 무언가 가능할지도 몰랐다. 유진은 그리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며칠 머물렀다고 벌써 떠나는 게 불안하네.’

        

        

        

        딱히 아늑하고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그녀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첫 번째 피난처.

        

        이제는 이곳을 나설 차례가 되었다.

        

        유진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빛 한 점 없는 복도를 가로질렀다. 얼어붙은 핏자국을 밟을 때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녀는 정문을 조심스럽게 열어젖혔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밤하늘 아래, 드물게도 바람이 불지 않는 얼어붙은 브루클린. 그 위를 한 명의 인영이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그럼….”

        

        

        

        그녀 자신을 제외하고, 이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숨죽여 살아가고 있을지는 몰랐지만…더 이상 유진이 신경쓸 부분은 아니었다.

        

        끔찍한 기억을 머릿속에 남긴 메이플턴이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첫 번째 은신처에서부터 사라졌다.

        

        유진의 첫 번째 출발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클리너의 정체는 나중에 나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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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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