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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5

       

        

        

        

        

        

        

        

        

       “으, 너무 추워…엄마…아빠….”

        

        

        

        오전 4시, 영하 17도.

        

        숨결조차 얼어붙을 듯한 적막과 추위 사이, 한 명의 인영이 도심을 힘겹게 가로지른다.

        

        두텁게 쌓인 눈, 주변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강추위. 거기에 지도상으로 군데군데 존재하던 오염구역과 단 한 번도 지도만을 보고 목적지를 찾아가본 적이 없다는 사실.

        

        그것이 유진의 발걸음 속도를 계속해서 느리게 만들고 있었다.

        

        

        

       “…조금 따뜻해질 때 움직였어야 했나아아, 으으….”

        

        

        

        하지만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생각해보더라도, 그것이 좋은 계책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유진도 알 수 있었다.

        

        해가 쨍쨍한 대낮을 혼자 돌아다니게 된다면 건물 안에 있는 누군가에게 노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했다. 특히나 이곳은 미국이었고, 총을 구하는 것이 무척이나 쉬운 국가였다.

        

        아무리 나름의 무장을 하더라도 길을 가다가 머리에 총을 맞고 그대로 죽어버리면 말짱 꽝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그녀에게는 밤에 움직인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는 나름의 어드밴티지적 이유가 있었다 – 바로 일반적인 사람에 비해 야간 시야가 무척이나 정교하단 점이었다.

        

        빛이 한 줌도 존재하지 않아도, 유진의 눈은 어둠 속에서 사물과 길의 형체를 실로 명확하게 분간해낼 수 있었다. 그녀가 밤에 이동하자고 마음을 먹은 이유이기도 했다.

        

        

        물론, 해가 뜰 때까지 바깥을 돌아다닌다면 그 어드밴티지는 점차 사라지기 마련이었다.

        

        그녀는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꼬, 꼬리가…이러다가 얼어서 떨어지진 않겠지….”

        

        

        

        도대체 어쩌다가 뱀의 꼬리 같은 게 몸에 달린 걸까. 하지만 다행히도 발열팩을 몇 개나 까서 붙여놓은 덕분에 아직 꼬리가 얼지는 않았고, 유진은 그나마 안도하며 지도를 꺼내들고 주변을 살폈다.

        

        눈이 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굉장히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주변의 광경. 중간중간 지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이상한 길로 갈 뻔했으나,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추운 것은 추운 것이었다.

        

        

        처음에는 총을 들며 조준하고 갔으나, 고작 1시간도 안 지나 그녀는 손을 겨드랑이에 낀 채 덜덜 떨며 목적지로 힘겹게 발을 옮겼다.

        

        지도에 표시된 가장 가까운 목적지는 메이모니즈 메디컬 센터. 브루클린의 버로우 파크라는 곳 인근에 존재하는 블록 단위의 대형 병원이었다. 그러나 지도 상에서는 Temporary HQ라고 적혀있었다.

        

        FPS 게임에서 많이 본 약자였다. 유진은 본부라는 뜻의 HQ 정도는 알았다.

        

        그러나 한참을 걸어도 거리는 도통 줄어들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줄어들고는 있었으나 유진의 몸이 그걸 버티기 전 한계에 슬슬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해가 떠올랐지만, 햇빛은 추위 완화에 조금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옷을 여러 겹 껴입고 꼬리도 감쌌지만, 추위는 계속해서 엄습했다. 더군다나 배까지 고팠다. 추위에 견디기 위해 칼로리 소모가 한층 극심해진 탓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이 혼미해진 그녀가 주변에 있는 높은 건물 하나로 기어들어가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배가 너무 고팠고, 동시에 너무 추웠기 때문이었다.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닫혀있는 문은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고, 유진은 메디컬 센터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빌딩 근처에서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읍, 후우, 케흑…!”

        

        

        

        추위가 강해질수록 몸의 기능은 망가지기 시작한다. 신체대사가 느려지며 뱃속에 있는 음식이 소화되지 않기 시작했고, 그녀는 얼마 전부터 계속해서 느낀 익숙한 구토의 전조를 느꼈다.

        

        그녀는 손난로를 배에 힘겹게 감고는 가방을 풀어헤쳤다.

        

        더플백 안에서 끔찍하게 맛없는 MRE 하나가 튀어나왔지만, 이미 반쯤 미각을 무시한 그녀에게 있어 더 급한 것은 발열팩이었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발열팩을 얻는 김에 같이 튀어나온 데워진 음식을 어떻게든 삼켜 넘긴 유진은 수건에 식어가는 발열팩을 감았다.

        

        애착이불을 몸 위로 돌돌 감고 수건을 조심스럽게 껴안는다. 터지든 불타든 얼어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따스한 온기와 함께, 훌쩍거리는 소리가 아무도 없는 건물 내부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몇 분이나 지났을까, 실컷 울은 유진은 조금씩 녹아가는 몸과 비례하여 찾아드는 졸음에 몸을 맡기고, 차가운 벽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녀가 추위와 악전고투를 벌이며 간신히 기력을 보충하고 있을 즈음, 바깥에서부터 찢어지는 듯한 총성이 터져나왔다.

        

        가까웠다.

        

        

        

       ───투두두두두!

        

        

        

       “히익…!”

        

        

        

        미지근해진 발열팩을 말 그대로 내던져버린 유진이 메고 있던 총기를 들어 어설픈 몸놀림으로 주변을 확인했다.

        

       닫힌 창문 너머로도 충분히 크게 들려오는 총기 격발음. 고작해야 백에서 이백 미터 정도밖에 안 될 정도였고, 그녀는 그것이 목적지 인근에서 들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황급히 건물을 나간 유진의 머릿속에서 수많은 갈등이 일었으나, 해야만 하는 일은 명확했다. 그녀는 이 세계에서 스스로의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군인을 만나야만 했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확인해야만 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가 교전 장소로 추정되는 근처에 도착했을 즈음.

        

        그녀는 상황을 눈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밀어! 밀어붙여라! 저 등신들을 싸그리 쓸어버려!>”

        

       “<화망을 구축해라! 망할 탈옥수들이 병원 건물 인근을 점거하고 임시 HQ를 공격 중이다!>”

        

        

        

        회백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과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탈옥수들,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총알들.

        

        다음 순간 자신이 탈옥수들을 공격하기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얼추 짐작한 유진은 근방 차량의 뒤로 향했고, 끔찍하리만치 차가운 눈바닥에 엎드렸다. 가장 정확성이 높은 사격 방법이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몰랐지만, 한 가지는 명백했다.

        

        나쁜 놈들이 어딘가를 공격하고 있었다.

        

        

        행동은 신속했다.

        

        

        

       “죽어, 이 나쁜 놈들…!”

        

        

        

        그녀에게 끔찍한 기억을 안겨다준 적들에게 자비란 사치였다.

        

        방아쇠가 당겨지고, 탈옥수 한 명이 피를 흩뿌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이상한 방면으로 국면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적들이 어린이병원과 주차장을 경유해 들어오려고 합니다!>”

        

       “<유사시 민간인을 소개(疏開)해라! 저 망할 탈옥수 새끼들이 주민들 털끝 하나도 못 건드리게 해!>”

        

       “<NYU 랭온 병원에서 긴급 통신! 브루클린 군용 부두 및 터미널도 공격받고 있답니다!>”

        

       “<…여기서 터미널까지는 고작 2km도 안 된다. 저 망할 폭도 새끼들을 허드슨 만에 처넣는 걸 우선으로 한다! 복도란 복도에 기관총 배치해!>”

        

        

        

        뉴욕 주방위군 소속, 제104헌병대대 산하 제107헌병중대를 지휘하는 파쿼슨 대위가 핏발선 눈으로 지휘통제실 내부에서 계속 명령을 내린다.

        

        한참은 갈아입지 않은 듯 꼬질꼬질한 회백색 군복, 마찬가지로 한참은 벗지 않은 것 같은 장구류들. 외부에서는 끊임없이 총소리가 들려왔고, 병원 발전기를 통해 가동되고 있는 CCTV 화면이 보인다.

        

        주황색 옷을 입은 적들이 거침없이 내부로 짓쳐든다. 그 수는 적어도 2개 중대 이상.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나 많은 적들이 나온 것인지 알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있다면, 이곳을 지키는 병력은 두 개 소대 가량이었고, 브루클린의 최남단에 위치한 포트 해밀턴 – 본부 – 에서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었다.

        

        센트럴 파크의 독수리로부터 명을 받길, 현 시간부로 맨해튼 외곽에서 치안을 담당하고 군사작전을 펼치고 있는 군 부대는 일주일 안에 전부 센트럴 파크 인근으로 퇴각해야만 했다.

        

        일부 다리는 무너졌고, 심지어는 파괴되었다. 파쿼슨 대위가 이곳에 파견되기 전부터 미 해안경비대의 도움을 받아 HQ 자체를 이전하고 민간인들의 소개가 시작되었을 정도였다. 배를 타고 말이다.

        

        이곳이 뚫린다면 갈 곳이 없었다. 그 자신들을 실어나를 무언가는 적어도 이틀 후에나 오는 상황이었다.

        

        그의 입 안에서 짙은 피맛이 느껴졌다.

        

        

        

       “<신경외과 건물에 탈옥수가 침투했습니다!>”

        

       “<빌어먹을, 헨리 그 망할 양반은 판데믹 시작하자마자 라이커 섬에 폭격부터 갈길 것이지…방어선 구축 현황 보고해!>”

        

       “<현재 절반도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민간인들의 자원을 받으면 진척률이 올라가겠지만…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자원자를 받아라. 없으면 모집해. 여자와 어린아이는 유사시 탈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라.>”

        

        

        

        투두두두두!

        

        저 안쪽에서부터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음. 자동화기의 소리였다. 라이커 섬의 모든 죄수들이 풀려난 채 사방을 싸돌아다닌다. 무려 사단 단위로 세야만 하는 수의 범죄자들이 퀸스에 쏟아진 것이다.

        

        이들이 브루클린까지 내려오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저들은 가장 먼저 경찰서의 무기고 등을 털었고, 라이커 섬과 아주 가까이 붙어있는 라과디아 공항에 몰린 수만 명의 피난민들은 말 그대로 쓸려나갔다. 공항에 피가 발목까지 찼단 이야기가 들릴 정도였다.

        

        그때 사용된 무기들이 지금 이곳에서도 사용되고 있었다.

        

        개새끼들.

        

        

        이미 최중요 작전장교 몇 명을 제외한 부사관과 장교진들 전원이 참호를 쌓고 기관총을 거치하고 있었다. 탄약과 총기만큼은 많았다. 그걸 사용할 사람이 다 병에 걸려 나자빠졌기 때문이었다.

        

        점차적으로 가까워지는 교전 소리. 무전기에서부터 누군가가 죽거나 부상당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었지만, 파쿼슨 대위는 그것을 무시한 채 기계적으로 지휘에 집중했다.

        

        CCTV에서 기이한 모습이 잡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밖.>”

        

       “<네?>”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화면 확대해봐.>”

        

        

        

        그와 동시에 TV 전체를 메우는 외부 화면.

        

        본래라면 탈옥수로 가득해야만 했다. 지금도 딱히 다르지 않았다 – 그러나 아까와는 다르게 탈옥수들은 다른 방향을 사격하고 있었다. 이미 예닐곱 명 가량은 바닥에 나자빠져 피를 흘리고 있었고.

        

        다른 곳에서부터 총알이 날아왔다.

        

        적이 줄어드는 속도는 그럭저럭이었지만, 정면에 몰리던 압력이 한순간 해소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특기할 만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급박한 상황에 있어서 상당한 도움이었다.

        

        결단은 신속했다.

        

        

        

       “<주차장에 적 화력 공백이 생겼어. 가장 가까이 있는 병력이 3소대인가…엘리슨 중위!>”

        

       “<입감했습니다, 대위님!>”

        

       “<주차장 밀어버려! 무기의 자유로운 사격을 허가한다!>”

        

       “<확인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보이는 광경은 간단했다. 스무 명 가량의 군인들이 축차로 주차장에 쏟아졌고, 동시에 기동 간 사격을 시행했으며, 옆에 신경이 쏠린 탈옥수들은 몸에 바람구멍이 나 실 끊긴 인형처럼 쓰러졌다.

        

        한 번 전선에 구멍이 난 순간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탈옥수들은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무전기가 거의 없었고, 정보의 공백을 틈타 주차장에서 뻗어나간 3소대가 적의 뒤통수를 후리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앞뒤양옆에서 조여오는 공세를 견디지 못한 죄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직 납탄 뿐이었고, 1개 중대급 병력이 삭제당하기까지는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작전이었더라면 수훈십자장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업적을 세운 3소대였지만, 아쉽게도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갈증을 달래줄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 정도였다.

        

        

        습격 과정에서 생겨난 아군 사상자는 넷, 그 중 사망자는 둘. 하지만 200명 가량의 적들 중 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도망가는 과정에서 50명 이상을 추가 사살. 나머지 50명 가량은 도심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타 전쟁영화와는 달리, 파쿼슨 대위를 기다리는 것은 소름끼치는 적막과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하는 백수십 명 가량의 탈옥수 시체밖에는 없었다.

        

        다행히도 이곳은 거대한 메디컬 센터였고, 민간인 중에는 의사도 다수 존재했다. 총상을 입은 이들 정도는 문제 없이 치료할 수 있으리라.

        

        그리 생각하며 힘겹게 숨을 토해낸 대위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 사이, 지휘통제실 문이 열리며 간만에 얼굴에 웃음을 건 엘리슨 중위가 들어와 옆의 의자에 앉았다.

        

        

        

       “<수고했다. 이 빌어먹게 멋진 놈, 끝내주는구만. 네 소대에서 총 맞은 놈들은 없냐?>”

        

       “<신께서 보우하셨지요. 아무도 없습니다. 타이밍이 좋았습니다.>”

        

       “<그래…그런 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도와줬는지 모르겠구만. 요즘 스리슬쩍 돌아다니면서 사람들 돕고 다닌다는 이카루스인가 하는 그 친구들인가?>”

        

       “<그건 아닙니다.>”

        

       “<아니라. 꽤 자신있게 말하는군. 뭔가 봤나?>”

        

        

        

        그 순간 엘리슨 중위는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소대장에게 눈짓했고, 그는 슬그머니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파쿼슨 대위의 눈 앞에 – 정말 예상치도 못한 인영 한 명이 나타났다.

        

        

        

       ‘…별의별 일이 다 있구만.’

        

        

        

        대위는 그녀를 보자마자 그리 생각했지만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치렁치렁 자란 긴 머리카락. 딱히 관리가 되지는 않았는지 기름이 번들거렸다. 키는 제법 큰 편이었다. 처음 보았을 땐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 정도였으나, 머리카락 안쪽으로 보이는 얼굴은 동양인 여성의 것이었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굉장히 예쁘고 아름답다는 점까지 포함해서.

        

        

        그러나 신경쓸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녀가 목에 걸고 있는 M4 계열 총기의 총구에서는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손에 감겨있는 군번줄은 더더욱 인상적이었다.

        

        건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그녀의 몸에 얕게 묻은 소독액이 바닥으로 한두 방울씩 떨어졌다. 입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꼬맹이는 흡사 입마개를 한 강아지 같기도 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그리 생각하기 전 3소대의 부소대장인 모튼 중사가 입을 열었다.

        

        

        

       “<탈옥수들이 고꾸라진 각도와 이 아이가 숨어있는 위치를 감안했을 때, 요 꼬리 달린 꼬맹이가 우리를 도와준 것 같습니다.>”

        

       “<…다른 탈옥수가 변절했다고 하는 것보단 낫겠군. 그보다 꼬리는 뭔가?>”

        

       “<이겁니다.>”

        

        

        

        스윽.

        

        그와 동시에 모튼 중사는 무언가를 덮고 있는 털실 모자를 슬그머니 들어올렸고, 그 순간 갈색의 뱀 꼬리가 슬그머니 드러났다가 사라졌다. 중사가 그걸 다시 덮는 사이, 파쿼슨 대위는 입을 닫았다.

        

        꼬맹이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을 알지 못한 채, 그는 이곳에 있는 민간인들 명단을 떠올렸다 – 저런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머리카락 색이 갑자기 바뀌고, 꼬리나 귀가 자라난 사람도 있었으니까.

        

        거기에 더불어, 얼마 전 세상을 떠나고 없는 1소대의 리치먼드 소위도….

        

        

        좌우지간, 이 친구가 무슨 연유로 왔는지는 몰라도, 그는 부소대장의 말을 믿기로 했다.

        

        한숨을 토해낸 파쿼슨 대위가 입을 열었다.

        

        

        

       “<영어 할 줄 아나?>”

        

        

        

        그제야 꼬맹이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는 문득 이 조그마한 – 키가 그닥 작지는 않았지만 – 아이를 쓰다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소설에 나오는 군부대는 실제를 기반으로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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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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