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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7

       

        

        

        

        

        

        

        

        

        

        

       “<현재 브루클린 기온…영하 21도. 최악이군. 꼬락서니를 보니 배로는 맨해튼에 절대 못 들어가겠어.>”

        

       “<드론으로 확인한 결과, 뉴욕 만이 싸그리 얼었습니다. 저길 가로지르려면 쇄빙선이라도 끌고와야만 할 겁니다. 풍속도 28노트 가량입니다. 하마터면 드론을 날려먹을 뻔했습니다.>”

        

       “<날씨가 개일 때까지는 대기해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지. 문제는 경유 보유량인데….>”

        

        

        

        1월 말, 뉴욕 브루클린.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시릴 정도로 청명했고, 건물 바깥에서는 마치 기계가 작동하는 것 같은 소음이 연달아 몰아친다. 겨울의 칼바람이 브루클린을 휩쓸고 가는 소리였다.

        

        화이트보드에는 연일 물자 및 연료의 수량이 갱신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숫자, 즉 보유량은 나날이 줄었다. 그 중에서도 파쿼슨 대위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연료였다.

        

        병원 지하에 설치된 191kw급 발전기는 시간당 대략 24리터의 경유를 소모했고, 근래 날씨가 영하 15도 위로 올라가지 않는 탓에 난방을 위한 연료 소모량이 폭증하고 있었다.

        

        날씨가 언제 걷힐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겨울을 나기 전에 연료가 먼저 떨어지리란 사실 뿐이었다.

        

        

        

       “<랭온 병원도 상황은 엇비슷할 거고…센트럴 파크 쪽에서는 아무 말 없나?>”

        

       “<날씨가 풀리는대로 수송기를 띄우겠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일단 저희 측의 데드라인은 전달했습니다. 뭐가 됐든 일주일 안에는 브루클린을 떠야 하니 말입니다.>”

        

       “<…센트럴 파크엔 뭐가 있을까 모르겠군.>”

        

        

        

        시간이 지날수록 브루클린과 퀸스의 다크 존 – 치안공백구역 – 은 늘어만 갔고, 점의 형태로 유지되는 방어선에 의해서만 폭도와 탈옥수들의 남하를 간신히 막아내고 있는 실정.

        

        흡사 높아져만 가는 바닷물의 수위에 서서히 잠겨가는 섬. 센트럴 파크에 세워진 HQ도 흩어져있는 주방위군 등이 허망히 목숨을 잃는 것은 원치 않았기에 퇴각 및 재집결 명령을 내렸을 터.

        

        그러나 센트럴 파크에는…아니. 센트럴 파크는 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이 있을까. 그것만큼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처박혀있다간 결국 다 죽는다는 건 확실했다.

        

        어깨가 너무나도 무거웠다.

        

        그리하여 그는 그나마의 위안을 찾기로 했다.

        

        

        

       “<군수물자랑 식량 분배 및 위치 이동이 순식간에 끝났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아…이번에 새로 합류한 그 뱀꼬리 달린 꼬맹이 기억하십니까? 그 친구가 한 번에 탄통을 8개씩 옮기더랍니다. 대위님도 걔가 일하는 걸 봐야 하는데 말입니다. 완전히 날아다닙니다.>”

        

       “<…뭐?>”

        

        

        

        파쿼슨 대위의 눈매가 기이하게 굽어졌다.

        

        실탄이 가득히 담긴 탄통의 무게는 기본적으로 최소 20kg, 유탄 같은 게 들어있는 대형 탄통 같은 것은 최대 28kg. 그런 게 8개라면 200kg을 가볍게 넘어가는데, 그걸 어떻게 들고 옮긴단 말인가?

        

        하지만 CCTV를 돌려보았을 때 보이는 결과는 명백했다. 유진은 더플백에 꽉꽉 들어찬 탄통을 조심스럽게 꺼내놓는다. 가방 안에서 나온 탄통 수는 무려 6개였고,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있기까지.

        

        그걸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아니. 더 이상 옮길 게 없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족히 이틀은 걸릴 일을 몇 시간 안에 끝내버린 것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 끝난 것도 아니었고.

        

        

        

       “<…저 꼬맹이가 몇 시간 일한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잡다한 일들이 끝났다고?>”

        

       “<물자 가져오는 탐사팀이 쟤 데려가면 안 되냐고 사정사정했습니다. 힘이 말도 안 될 정도로 셉니다. 대신 밥도 많이 먹는 것 같지만….>”

        

       “<얼마나?>”

        

       “<병원 내의 장비 몇 개로 측정해본 결과, 근섬유의 밀도 자체가 평범한 사람과 비교를 불허한답니다. 거의 사자 정도라는데…아마 그만큼 많이 먹을 겁니다. 저 정도면 기초대사량이 최소 남들의 세 배는 되지 않을지.>”

        

       “<그나마 식량은 많아서 다행이군.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주면 되겠어.>”

        

        

        

        그 많다는 식량이 출구전략 없기로 유명한 – 변비를 유발한단 뜻이었다 – MRE였지만, 이 시점에서 밥투정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지휘관부터 말단 병사까지 전부 엇비슷하게 먹고 있었으므로.

        

        그래도 이들이 완전히 양심이 거세된 것은 아니었고, 주변 식료품점 혹은 가정집 냉장고의 신선식품이나 진보된 전투식량인 CCAR 같은 것도 나름대로 줄 예정이었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주제는 당사자에 대한 것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그 친구는 지금 뭐하고 있나?>”

        

       “<미첼이 데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창 영어 공부 중이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얌전히 방 안에만 있어야 할 텐데. 응급실이랑 어린이병원에 접근한 적은 없겠지?>”

        

       “<미첼 하사가 접근금지구역을 알려줬을 겁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만나게 되면 가서 물어보겠습니다.>”

        

        

        

        응급실, 그리고 어린이병원.

        

        진즉 방화벽을 내린 것도 모자라 벽을 두텁게 쌓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오메가 바이러스 사태 초반 수많은 감염자들을 수용하고 있던 구역.

        

        현 시점에선 다른 구역은 완전히 제독이 끝났지만, 응급실 및 해당 병동과 붙어있는 곳들은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오염된 상황.

        

        같은 제104헌병대대 소속이었던 제222화학중대조차 해당 구역은 제독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했을 정도였으니, 더 이상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리라.

        

        

        그것과는 별개로, 2소대장과 3소대장은 여전히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파쿼슨 대위는 고개를 내젓고는두 명을 내보냈다.

        

        저들이 하고자 하는 말이 짐작이 갔기 때문이었다. 보나마나 그 꼬맹이를 전투원으로 넣는 게 어떠냐는 등 아쉬운 소리를 해대리라. 하지만 당연히 불가능했다.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 되는 판에. 전투원이 부족한 것과 아무나 분대원으로 꽂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저들도 알고 있겠지만, 말했듯이 그냥 적당히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것이리라.

        

        

        어쨌든, 그것과는 별개로. 파쿼슨 대위는 유진을 호출할 예정이었다. 전투원이 아니라 비전투인력으로는 더없이 우수한 인력이었으니까.

        

        며칠 후,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을 떠나야만 할 때가 오면 그녀는 각종 무거운 물건들을 옮기는 데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가령, 그녀는 현 시점에서 제107현병중대가 보유한 가장 거대한 화력투사 수단인 Mk.47 스트라이커 ALGL – 발전형 경량 유탄발사기 – 와 같은 물건을 그 누구보다도 빨리 옮길 수 있을 터.

        

        

        

       ‘본래라면 다른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파기 물자로 분류된 상태였지만….’

        

        

        

        유탄발사기 자체의 무게도 그렇거니와 사격통제컴퓨터와 좌표측정드론도 들고 가야 했고, 유탄도 별도로 운반해야만 한다는 단점으로 인해 진즉 들고 갈 수 없다는 판정을 내린 물건.

        

        점령지역 순찰 및 질서유지, 수색정찰, 대테러 및 대게릴라, 호송 임무가 107th의 임무기도 했지만, 저런 신형 유탄발사기까지 사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당장 아직까지 저 물건의 교범도 다 못 읽어본 친구들이 수두룩할 정도.

        

        하지만…써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버려두는 것보단 들고 가는 것이 훨씬 나을 터.

        

        그리 생각하며 그는 미첼 하사에게 연락을 넣었고, 두 명이 오기 전까지 설명에 필요한 자료를 구비하기 시작했다. 그닥 많은 것을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유탄발사기의 위치와 화기를 실을 트럭의 번호판만 알려주면 끝이었으니.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아, 안녕하세요….”

        

       “<하루만이로군. 편하게 앉으면 된다. 초콜릿 바 하나 먹겠나?>”

        

       “에, 땡큐. 감사합니당….”

        

       “<…고맙다고 말하는 거 이외에는 하나도 못 알아듣겠구만.>”

        

       “<이 아이, 꽤 귀엽지 않나요? 영어도 꽤 빠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

        

        

        

        유진과 미첼 하사가 동시에 들어왔다.

        

        그는 주머니에서 초콜릿 바 하나를 꺼내 건넸고, 유진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표했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은 그는 유진이 가지고 있던 옥스포드 영한사전을 펼쳐 여러 단어를 표기했다.

        

        첫 번째 질문 – 그녀는 감염자인가, 아닌가. 그 시점에서 유진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미첼은 얇은 종이에 인쇄된 검사 결과를 그에게 보여주었다. 음성. 그녀는 비감염자였다.

       

        그제야 파쿼슨 대위는 본론을 꺼내들었다.

        

        

        

       “<네가 해줘야만 하는 일이 하나 있다.>”

        

       “<무엇…입니까?>”

        

       “<간단해. 물건을 옮기는 거다.>”

        

        

        

        최대한 간단하고 쉬운 단어로.

        

        특정한 타이밍에 A라는 물체를 B로 옮긴다는 아주 쉬운 설명. 허나 그 다음부터가 진정한 고난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럴 때를 대비해 상당한 시간을 준비해놓은 상태였다.

        

        그는 마치 유치원생에게 설명하듯 하나씩 개념을 말해나갔다 – 며칠 후 모두가 기지를 떠나 맨해튼으로 갈 예정이었고, 유진은 이때 유탄발사기와 사격통제장치, 유탄 박스를 옮길 예정이라는 것까지.

        

        

        그러나 파쿼슨 대위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유진은 이미 비슷한 것을 해본 적이 있단 점이었다.

        

        

        

       “아, 이거 약간 전투준비태세 훈련 같은 거구나…예스, 예스! 아이 노(I know)!  언더스탠!”

        

       “<…믿어도 되는 거겠지, 미첼?>”

        

       “<제가 나중에 복습시키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 친구가 뭘 들고 가야만 하는지는 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지.>”

        

        

        

        드르륵!

        

        오물오물 초코바를 씹고 있던 유진이 한순간 눈을 끔뻑거리는 사이, 미첼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면서 덧붙였다.

        

        

        

       “<그럼, 이제 네가 뭘 운반해야만 하는지 한 번 보러 가자고.>”

        

        

        

        

        

        

        

        

       “<…실제로 보니 정말 말도 안 되는군.>”

        

       “<안 무겁니?>”

        

       “노 헤비! 노 헤비! 잇츠 오케이!”

        

        

        

        몇 분 후.

        

        파쿼슨 대위와 미첼 하사는 도합 120kg가 넘는 짐을 들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달리는 유진을 보고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49번가 개척 작업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눈이 다시 오고 있다는 점이 조금 곤란한 부분이지만, 적어도 이틀 안에는 차량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대로가 확보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젠 놀랍지도 않군. 유진 그 친구 덕분이겠지? 너무 그 아이만 부려먹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야.>”

        

       “<당사자는 군말없이 잘 해내고 있는 듯합니다만, 일단 나중에 한 번 물어보지요. 쉴 땐 쉬어야 하니.>”

        

       “<좋아. 진척 사항은 지도에 표시해두게. 추후 확인하지. 행운이 굴러들어왔군….>”

        

        

        

        오후 11시, 브루클린 메이모니즈 메디컬 센터 지휘통제실.

        

        본래라면 병원 벽면 곳곳에 달린 CCTV가 비추는 화면이 나와야만 할 TV가 눈이 부슬부슬 내리는 어두운 바깥을 비추었다. 외부에 띄워놓은 드론과 직결된 화면이었다.

        

        빛이 꺼지지 않는 도시, 맨해튼과 가장 가까운 브루클린의 바깥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가득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한참 전부터 전기가 끊겨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오늘.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진 브루클린의 밤하늘 아래, 대략 수십 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말 그대로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유진이 존재했다.

        

        

        

       ───그그극!

        

        

        

        길을 가로막은 차량을 말 그대로 ‘들어서’ 옮긴다.

        

        방식은 간단했다. 스파이크가 달린 해머로 자동차의 측면 유리를 깨부수고, 브레이크를 풀어버린 뒤 사람이 직접 견인하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것인가 –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해지며 길거리에 버려지다시피 한 차량들이 도로를 막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민간인 70명 가량, 거기다 그와 엇비슷한 숫자의 제107헌병중대까지 안전하고 신속하게 철수 지점으로 향하기 위해선 군용 차량의 운용이 불가피했고, 도로의 개척은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왜 사람이 직접 길을 개척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있었다.

        

        

        

       “<스토커 팀. 주변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없나?>”

        

       “<여기는 스토커 1-1, 현재까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확인. 계속해서 사주경계하도록.>”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람이 길을 개척한다기보단 중장비를 동원할 수 없단 것에 가까웠다.

        

        중장비의 연료 문제와 소음 문제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가장 큰 원인은 작업 현장을 급습할 수도 있는 적들의 유무 때문이었다. 당장 며칠 전 기지가 습격당할 뻔했기에 더더욱 주의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했다.

        

        바로 그 때문에 파쿼슨 대위를 비롯한 지휘통제실 내부 인력들은 주변에서 접근하는 인영이 있나 계속해서 확인했지만…그것도 화면 너머로 보이는 진기명기에 금방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만다.

        

        단 한 명이 차량의 뒤쪽을 잡고 들어올리면, 옆에 네다섯 명이 붙어 차량을 길 옆 혹은 다른 차량 위로 밀어 치워버린다. 본래라면 하나 치우기도 버거웠던 것이 고작 15초 안에 끝나는 것이었다.

        

        필요한 것은 오직 유진의 체력과 힘이 회복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뿐.

        

        

        

       “<남은 차량이 몇 대라고 했지?>”

        

       “<38대 정도입니다. 이 중 22대 가량은 랭온 측에서 전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빠르면 오늘, 아무리 늦어도 내일 즈음에 끝나겠군…걱정했던 것보단 무난하게 철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라이커들이 또다시 쳐들어오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철수 우선순위는 랭온 측이라고 들었는데, 당일에 별 일이 없으면 좋겠군요.>”

        

       “<…아마 있겠지.>”

        

       

        

        오히려 없다고 말한다면 그게 더욱 이상하리라. 적어도 이들은 희망사항과 현실 간의 간극은 능숙하게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반대로, 그런 능력이 없는 이들은 전부 평등하게 시체가 되어 바닥에 널브러져있었으니.

        

        그러나 그 와중, 작전보좌관은 파쿼슨 대위의 표정이 생각보다는 좋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한 마디 덧붙였다.

        

        

        

       “<그런 것치곤 표정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보이나?>”

        

       “<자칫하다간 철수도 못하고 남겨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꽤 암담해서 말입니다. 적어도 맨해튼의 상황은 여기보단 낫지 않겠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군. 하지만 저들이 우리를 잘라버릴 수는 없을 거다. 단정하지.>”

        

       “<그렇습니까?>”

        

        

        

        반 정도는 미심쩍은 표정.

        

        그에 파쿼슨 대위는 가장 최근에 맨해튼 센트럴 파크 HQ로부터 날아온 여러 메시지 중 하나를 눈 앞에 띄웠다 –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작전보좌관은 입에 자그마한 미소를 띄웠다.

        

        

        

       “<과연. 이거라면 거기 있는 친구들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철수를 돕겠군요. 제때 도착하지 않는다면 도착하게 만드는 미끼를 던지면 된다라, 타이밍이 좋군요.>”

        

       “<그래…베이커 그 자식이 마지막까지 도움을 주려는 모양이다.>”

        

        

        

       -[해당 메시지를 수신 가능한 모든 군 부대에, 맨해튼 센트럴 파크 HQ로부터 전달.]

        

       -[동물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는 인간, 속칭 ‘변이자(Mutant)’에 대한 정보를 보호하고 있거나, 해당 인원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는 부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HQ에 보고할 것.]

        

       -[정확한 증거자료 첨부 요망.]

        

        

       .

        

        

       .

        

        

        

       “<…변이자라. 피를 뽑아서 백신을 만든다거나 하는 일은 아니겠죠?>”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마라, 이 자식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과연 어떨까. 이런 혼란한 세상에서는 광인이 할 법한 생각도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존재했으니 말이다.

        

        화면에 잡히는 딸 뻘의 꼬맹이-유진을 보며, 이들은 그저 자신들의 불길한 상상이 부디 기우이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됐고, 코코아나 한 잔 진하게 타서 준비나 해둬라. 돌아오면 저 꼬맹이한테만 몰래 건네주고. 어차피 저기 나간 애들한테 전부 줄 수도 없으니.>”

        

       “<알겠습니다. 대위님은 안 드십니까?>”

        

       “<난 단 거 별로 안 좋아한다. 담배나 피고 올 테니, 특이사항 있으면 호출하도록.>”

        

       “<여부 있겠습니까.>”

        

        

        

        그와 동시에 파쿼슨 대위는 느릿하게 지휘통제실에서 빠져나갔고, 작전보좌관은 주변을 한 번 확인한 후 탕비실 안쪽에 숨겨져있던 코코아 분말과 설탕을 꺼낸 후, 얼마 남지 않은 우유를 데우기 시작했다.

        

        여전히 바깥에서는 눈이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전기도, 사람도 없는 브루클린은 너무나도 어두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일단 주5~6일 연재라고 했지만 대충 제가 원할 때 하루정도 안 올라올 수 있습니다

    날이 벌써 덥네요. 후원메시지는 근시일 안에 갱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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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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