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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69

    <669 – 무책임한 쾌락(17)>

     

    갈릭 후라이드치킨.

    제국삼대공신가문의 위세를 등에 업고도 다크프린세스 오크노디의 진군 과정에서 포로로 잡혀 인근 모든 군단을 무용지물로 만든 가문의 수치.

    가문을 벗어나 재단의 손을 잡은 이래로 그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기세로 승승장구했다.

     

    “오크노디는 뱀피노디가 확실합니다. 이는 갈릭 지휘관님과 동행한 저희들도 입증할 수 있습니다.”

    “피부는 창백하고 송곳니는 뾰족하며 등 뒤로 작은 날개와 꼬리마저 생겼으니, 뱀피가 인간으로 변장을 해왔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예로부터 뱀파이어들은 태양빛에 취약하니, 빛을 주 무기로 다루는 티토소가와 친구가 된 것도 낮은 강도의 빛부터 점진적으로 강도를 올려 태양빛에도 저항하기 위한 기능저항작업의 일종이라 생각합니다.”

     

    갈릭의 부대에 배속되었던 암흑추적자들이 실제 뱀피노디를 목격한 이래로 갈릭을 진정으로 지휘관으로 인정하고 그의 공적을 상부에 보고한 것!

     

    “갈릭 후라이드치킨. 자네는 오늘부로 와이히엠하이 재단의 간부일세. 추가인력과 지원장비를 보내주지. 앞으로도 뱀피노디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게.”

     

    약자의 목숨을 값싼 소모품 정도로 여기는 약자경시사상이 팽배한 조직에서 정식지원까지 받았다는 사실에 부대원들은 몹시 감격했다.

    이 모든 일이 갈릭 덕분이었으니, 갈릭의 부대장악력이 상승하고 간부로서의 첫 발을 순탄하게 내딛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고맙다, 뱀피노디. 이 갈릭 후라이드치킨의 인생 제 2의 전성기는 네 덕분에 찾아왔다!”

     

    솔직히 그는 제국공작가의 일원으로 군단장 노릇을 하던 시절보다 재단의 간부이자 첩보부대 대장 노릇을 하는 지금이 더 즐거웠다.

     

    -후라이드치킨 가문의 후손들이여, 기억하라. 자신의 힘을 과시해야만 비로소 강자가 될 수 있음을.

     

    전대가주는 누구보다도 많은 인재를 수집하고 인재의 힘을 통해 가주가 되었다.

    현 가주는 모든 무술을 수집하고 이를 하나의 무공으로 수렴하여 인재의 벽을 뚫고 단신으로 가주의 자리를 쟁취해내었다.

    갈릭 후라이드치킨에게도 가주가 되고자 하는 야망은 있었으나, 그에게는 현 가주를 따라할 재능이 없었다.

     

    ‘아니 싯팔, 이놈의 무공은 지렁이 기어가는 것마냥 뜬구름 잡는 소리만 9할이고 심득이라는 1할 남짓한 것들은 따라하기도 버겁네!’

    ‘되지도 않을 무술을 파고드는 것도 무리지만 인재들을 모을 인품도 내게는 부족하다. 하면 인품 없는 자도 쓸 수 있는 권력을 쓰면 되겠구나!’

     

    갈릭은 영리했다.

    현 가주의 무술수집과 뛰어난 무술재능, 전대가주의 인재수집과 뛰어난 인품.

    그들의 <수집>의 힘을 실감하고 모방하되, 자신에게 없는 재능 대신 권력의 힘으로 이를 대체했다.

    수많은 인재 대신 압도적으로 더 많은 병사들을.

    개인의 고강한 무력 대신 군단이 발휘하는 집단의 무력을.

    군사혁명으로 언젠가 공작위를 탈환할 꿈마저 꾸며 병사를 모으던 그였지만, 해가 지날수록 미래설계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자네, 들었는가? 이번에 공작님께서 4m급 빨강거인을 단신으로 토벌하셨다는군!

    -예끼, 무슨 소식이 그리도 느린가? 8m급 주황거인을 토벌하셨다는 소문이 이미 영지에 파다한데.

    -이 친구들 최신정보도 못 듣고 사는가? 변방에서 온 병사가 말하기를 이미 11m급 노랑거인도 토벌하셨다고 하네.

    -마나보드 놔두고 왜 굳이 미개한 발로 뛰는 전령의 보고를 듣고 있나? 마나보드 최신일간지에 따르면 19m급 초록거인도 토벌했다네.

    -전령은 마나보드가 먹히지 않는 마나과포화지대도 드나들 수 있음은 몰랐나보군. 이건 비공식적인 이야기지만 금역에서 22m급 파랑거인을 토벌했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5m 단위로 커질 때마다 색이 바뀌는 무지개거인의 5단계까지 토벌했다는 소식이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요즘은 파랑도 넘어서 26m~30m급의 남색거인에게 도전한다고 하니, 휘하 군단을 모두 돌격시켜도 파랑거인 선에서 정리될 것을 직감한 갈릭은 가주직 찬탈은 글러먹었음을 깨닫고 체념해왔다.

     

    그런데 이제 희망이 생겼다.

    재단이라는 막강한 뒷배가 생겼다.

     

    가주가 아무리 대단해도 뭐 하겠나.

    재단이 내 편인데!

    세계각국,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단이 마음만 먹으면 가주직을 뒤바꾸기란 손 뒤집듯이 쉽다.

     

    -간부가 된 기념으로 내려지는 특별지령을 완수하거든 자네 부대의 규모가 크게 달라질 걸세. 능력 증명을 위한 기회를 놓치지 말게.

    -제 첫 번째 간부지령은 무엇입니까?

    -뱀피노디의 추적 및 급습.

     

    환락의 도시와 재단간부진이 충돌하며 주기적으로 충격파가 대지를 휩쓰는 난장판에 뱀피노디까지 끼어들거든 확실히 상황이 곤란해질 터.

    자신의 군 경력과 공작가의 입지를 망가뜨린 오크노디에게 복수하는 심정으로 그는 기꺼이 출진했다.

     

    “응?”

     

    그리고 목격했다.

     

    “돌진 앞으로!”

    “우아아아아, 다크프린세스를 위하여!!”

     

    키가 큰 사내의 어깨에 걸터앉아 지휘봉을 앞으로 내지르며 돌진을 외치는 오크노디와 재단의 어둠추적자를 너덧 명씩 빼빼로 부수듯이 뚝 분질러버릴 강자들로 이루어진 부대를.

    그는 몰랐다.

    그들이 세간에는 환락쇠사로 불렸던 이들이자, 환락영역을 재해석하여 역으로 환락쇠사들의 영혼지배권을 빼앗고 자신의 지배 하에 둔 오크노디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아니 오크노디는 저 뒤에 있어야하는데…?”

     

    오크노디와 49인의 환락쇠사들이 저 멀리 떠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생체형 골렘이 된 로시난테의 어깨에 앉은 뱀피노디가 지휘봉을 들고 전방을 향해 외쳤다.

     

    “돌진 앞으로!”

    “우아아아아, 뱀피프린세스를 위하여!”

     

    기시감마저 느껴지는 광경!

    부하들만 다르지, 하는 짓은 똑같은 두 오크노디를 보고 갈릭은 식은땀을 흘렸다.

    뭐지.

    어째서 오크노디가 둘이나 있는 거지?

    세상에 이런 잔혹한 일이 벌어져도 되는 건가?

    갈릭은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대로 은신하면서 튀자.”

     

    하나만 있어도 무서운 오크노디가 둘이나 모인 자리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살아날 길이 안 보였다.

    그는 곧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집사들이 쓸려나가는 소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크프린세스와 환락쇠사들이 집사장과 떨어져 전장을 구경하던 집사들을 덮친 것이다.

     

    “원본…?”

     

    멍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던 뱀피노디가 세차게 엄지를 깨물더니 피를 일으키며 혈마법을 펼쳤다.

     

    “막아. 놈들이 강해지게 두지 마!”

     

    오크노디와 49인의 환락쇠사들, 와이히엠하이 재단 간부진, 언더월드의 개조군단.

    세 개의 세력이 격돌했다.

     

     

    * * *

     

     

    환락쇠사들을 줍줍하기는 쉬웠다.

    저들의 행동을 강제하던 만큼의 환락을 이쪽에서도 부여하면 그만이었으니까.

     

    ━━━

    식품도감수집

    장비도감수집

    ━━━

    10배수 반복수련 능력치 경험점 상승공식

    업적달성 능력치 경험점 상승공식

    ━━━

     

    “어…?”

    “이, 이건.”

    “성장… 강해지는 방법…?”

     

    환락쇠사들의 눈가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어떤 조직, 어떤 단체에서도 감히 함부로 유출할 리 없을 지식이 체계적으로 뇌리에 펼쳐졌다.

     

    ━━━

    근력 경험점이 쌓이는 감각

    근력 70 돌파

    근력 80 돌파

    ━━━

     

    신체가 성장하면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지, 마치 그들의 미래를 예고하듯이 벅찬 감동이 전신을 스치며 별안간 찾아오는 깨달음처럼 곁을 맴돌았다.

     

    ━━━

    근력 90 돌파

    ━━━

     

    그 감동이 마지 브레이크를 모르는 폭주자동차마냥 점점 가속하니, 몇몇은 눈을 까뒤집고 침을 흘리며 벌벌 떨었다.

     

    “오우 쉣!!!”

    “전능감… 전능감이 느껴진다…!!”

    “인간은 이렇게까지 강해질 수 있다고? 어떤 기능, 어떤 외도에 기대지 않고서도…?”

     

    ━━━

    근력 99

    ━━━

     

    “아, 안 돼… 이대로 가다간… 전능감에 머리가 터져버리고 말아…!”

    “그런 커다란 만족감이 뇌리에 들어왔다간 다시는 허약한 멸치바디에 만족할 수 없어버려!!”

    “오, 오지 마. 오지 마아아아!”

     

    절규하며 뒷걸음질 치는 환락쇠사들의 몸이 <염동마법>에 붙들려 강제로 정지했다.

    피할 수도 달아날 수도 없이 발이 묶인 뉴비들을 향해 고인물의 극태성장감각이 연약한 몸부림과 저항을 뚫고 파고들었다.

     

    ━━━

    근력 100

    ━━━

     

    이 순간, 모든 환락쇠사들을 얽매었던 목줄이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영적구속구가 그들의 앞에 펼쳐졌다.

    전의 것보다 훨씬 커다란, 한 번 착용하면 두 번 다시 풀려날 수 없는 근력에 미친 사악한 족쇄가.

    받는다면 해방될 수 없다.

    영혼이 사멸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앞의 존재를 위해 헌신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자신이 느꼈던 전능감을 체득할 수 있다면.

    그런 힘을 쌓는 것을 허락할 정도로 충분히 강하고 여유로운 주인을 모신다면, 그 삶이 반드시 불행하다고만 단정지을 수 있을까?

     

    “사료도 제대로 주지 않고 사람 막 굴려대던 환락의 도시 시장에게 지킬 의리가 남아있는 사람들은 머 굳이 말리지 않아요. 혼자서 제가 보여준 성장을 이룰 수 있겠다 싶은 사람도 떠나도 좋아요. 그런데 만일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면… 계약을 체결하세요. 그리고 제게 충성을 바치세요!”

     

    환락쇠사들은 만장일치로 다크프린세스의 수하가 되기를 자처했다.

     

    ━━━

    최상급 마나연공법 – 암흑폭기공

    ━━━

     

    재단의 집사들이 한 순간에 어마어마하게 강해진 적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헤헹. 낙승이네!”

     

    이대로 재단 집사들도 저항의지를 없앤 뒤에 유사환락영역으로 집어삼킬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별안간 어디선가 날아든 거대한 붉은 창들이 환락쇠사 몇의 몸통을 꿰뚫었다.

     

    “내 성장의 발판마저 빼앗겠다고? 흥. 그렇게는 두지 않아.”

    “헉. 다크노디?”

     

    집 나간 영구분신이 원판도 알아보기 힘든 마개조군단과 함께 나타나 훼방을 놓았다.

     

    “원군인가?”

    “어디서 온 놈들인지는 몰라도 협력은 고맙… 컥!”

     

    다크노디의 손에서 뻗어나갔던 손톱이 스르륵 돌아오자 집사 한 명의 목에서 피가 쏟아졌다.

     

    “고맙긴 뭐가 고마워. 못 들었어? 너흰 내 성장의 발판. 신발에 넣는 깔창. 키높이 구두라고!”

     

    재단간부들은 적만 두 배로 늘었다는 사실에 일제히 표정이 굳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헬창타락해버린 환락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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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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