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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7

       “하…지훈 오빠…”

       

        그녀는 문득 백지훈이 떠오른 상황이었다.

        4년간 백지훈과 고생했던 나날들이 떠올랐다.

       

        ‘아. 오빠. 좀만 더 힘 내봐. 아니. 나 곧 S급 헌터 된다니까? 그럼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거의 다 왔어. 오빠 주말이라고 쉬면 안되지.’

        ‘하… 오빠. 지금까지 잘 해놓고 왜 그래? 좀 더 열심히 해 봐.’

       

        백지훈에게 다그쳤던 자신이 떠올랐다.

       

        ‘하…젠장… 내가 왜 그랬지…?’

       

        방금 전에 이수아와 유하나를 보고는 갑자기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니. 진짜 이수아랑 유하나는 도대체 뭐야? 왜 갑자기 껴들어?’

       

        쾅. 쾅. 쾅.

       

        다시 열 받았는지 벽을 쳐대기 시작했다.

       

        “아니” 쾅.

        “왜” 쾅.

        “이수아랑” 쾅.

        “유하나는” 쾅.

        “나랑 오빠 사이에” 쾅

        “껴드냐고!!!!” 콰앙

       

        그녀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분명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 아프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움켜쥐었다.

        예전의 S급이었으면 별 것도 아니었을 일.

        하지만 지금은 E급 헌터 수준에 불과하다.

       

        ‘괜찮아.. 그래도 지훈 오빠를 다시 꼬시면…’

       

        백지훈을 다시 되돌리는 것.

        얼마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었으니까.

       

        지금까지 수년간 아주 손쉽게 백지훈을 조련해왔으니까.

       

        그런데 이수아와 유하나가 갑자기 그들 사이에 껴버린 것이었다.

       

        ‘하… 일반 여자여도 짜증나는데 하필 이수아, 유하나네. S급 헌터잖아.’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주 답답하다는 듯이.

        난이도가 갑자기 10배는 올라간 것 같았다.

       

        ‘오늘 아예 말도 못 걸어봤어. 아니 다가가지도 못 했다고.’

       

        백지훈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자신을 하찮게 내려다 보던 이수아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니 도대체 일주일 사이에 얼마나 가까워졌길래 거의 팔짱을 낄 정도야?’

       

        지금 채수현의 머리 속은 아주 혼란 그 자체였다.

       

        백지훈에게 느끼는 감정, 이수아, 유하나에게 느끼는 감정들은 혼재가 되어있었다.

       

        ‘하.. 씁.. 내가 지훈 오빠에게 좀 잘못하기는 했지… 너무 눈 앞에 이익에 급급해서 다그치기는 했어…’

       

        그녀는 조금씩 마음을 고쳐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자신이 압도적인 슈퍼갑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타인에 대해 조금도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아주 달라진 것이었다.

       

        점점 상하관계가 역전이 되어가는 중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흐음…’

       

        그녀는 오랜만에 상태창을 열었다.

       

        ‘하… 쓰읍…’

       

        백지훈에 대한 매혹도는 점점 떨어져서 이제 92%가 남은 상태였다.

       

        ‘게다가…’

       

        [ 호구남 ]

        [ 여자의 부탁이라면 별로 따져보지도 않고 들어주게 됩니다. ]

       

        백지훈에게 붙어있는 빨간 딱지.

       

        [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곧 소멸됩니다. ]

       

        특히나 백지훈을 다그치면서도 쉽사리 조종했던 이유.

        그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 이것 마저도 없어지면 진짜 귀찮고 힘들어질 것 같은데.’

       

        그녀는 마음이 급해졌다.

        백지훈에게 달려있는 자신에게 유리한 트레잇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설마 저 호구남 트레잇을 이수아나 유하나에게 발동한 거 아냐?’

       

        살짝 눈을 찡그렸다.

       

        지금까지는 백지훈을 자신이 완전히 독점하고 있었으니까.

        단 한 번도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애초에 자신의 주변에만 뒀기 때문에 다른 여자들이 백지훈에게 다가올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런 시간을 주지도 않았다.

       

        그런데 단 1주일.

        방생을 한 지 1주일 만에 백지훈은 S급 2명을 꼬신 것처럼 보이는 중이었다.

       

        ‘하… 이거 뭐야… 설마 카사노바처럼 된 건가?’

       

        점점 채수현의 표정은 어두워져갔다.

        아무래도 백지훈의 특성들을 종합해서 보면 남에게 포인트를 뿌리는 호구남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그걸 계속해서 반복한다면?

       

        마치 카사노바 남이 된다.

       

        ‘안.돼.’

       

        그녀는 마음 속으로 단호하게 외쳤다.

        만약에 지금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이 된다면 어떻게 될 지 뻔했다.

       

        ‘전국의 모든 S급 헌터들이 지훈 오빠에게 매달리게 된다.’

       

        절대로 그래선 안됐다.

       

        무조건 자신만이 백지훈을 독점할 수 있어야 했다.

       

        ‘하.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내가 아주 심각하게 오판했어.’

       

        지금 생각해보니 백지훈은 아주 물건이었다.

        매우 중요한 사람.

        그런데 너무 눈앞의 재벌에 목숨을 거느라 손쉽게 내준 것이었다.

       

        ‘이거 내 탓이야. 지훈 오빠를 그냥 쉽게 방생했잖아? 그리고 그 틈에 일주일 만에 이수아랑 유하나가 들러붙었고? 하. 진짜 이 멍청한 년!!’

       

        채수현은 자신의 머리를 세게 쥐어박았다.

        머리가 터질 수준으로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자신이 쉽게 잡은 값비싼 물고기를 너무 허무하게 풀어줬다는 생각이었다.

       

        ‘큰일이다. 빨리… 지훈 오빠를 다시 내 쪽으로 끌어와야…’

       

        벌컥.

       

        “수현아.”

       

        이진혁이 들어왔다.

       

        “너 괜찮아? 자꾸 벽치는 소리가 나던데?”

       

        꽤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아 괜찮아. 그냥… 뭐 좀 생각하느라…”

       

        채수현은 착한 척을 하며 이진혁을 바라보았다.

       

        “흠. 너 좀 나아진 것 같긴 해?”

        “우웅…”

        “혹시 다른 문제는 없는지 헌터 판정소에 가봐야 하지 않을까?”

        “응? 아냐아냐. 안 그래도 돼.”

       

        채수현은 양손을 번쩍 들고는 손을 저었다.

       

        ‘지금 가면 무조건 E급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그걸 할 이유가 없지. 미쳤어?’

       

        아주 완강했다.

       

        “근데 오빠.”

        “응.”

        “백호 길드에선 혹시 다른 사람 어떻게 영입해…?”

        “음…비밀 스카웃 팀을 운영하지? 뒤로 접촉해서 하는게 보통이고… 뭐 작은 길드는 그냥 통채로 사버리기도 하고?”

       

        별 것 아니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음~ 그럼 블루 길드에 있는 사람을 영입하려면?”

        “블루 길드? 거기에 영입할만한 사람이 있나? 이수아 정도? 나머지는 딱히 볼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하… 이수아는 말고.”

       

        이수아 얘기가 나오자 채수현이 표정을 찡그렸다.

       

        “아. 그렇지. 이수아는 너가 제꼈으니까. 데리고 올 사람은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아니. 그냥 만약에 블루 길드에서 꼭 빼내오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할 건데?”

        “뭘 어떻게 해. 그냥 돈이랑 높은 지위 제시하면서 데리고 와야지. 아니면 그 사람의 약점을 캐낸담에 유출하겠다고 협박을 하던가. 방법은 많지?”

       

        이진혁은 그런건 왜 물어보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음. 알겠어. 일단…”

       

        이진혁은 나갔다.

       

        ‘흠… 약점이라…’

        ‘하… 지훈 오빠를… 일단 블루 길드에서 빼내야…’

       

        채수현은 지금 온통 머리 속엔 백지훈 밖에 없었다.

        그를 어떻게 해서든 이수아와 떨어트려놔야 자신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어렵네. 일단 백호 길드의 힘을 이용해서 블루 길드에서 빼내는 걸 해야겠어. 그래서 다시 내 쪽으로 데리고 와야. 뭘 할 수 있을 거야.’

       

        벌떡 일어나서는 백호길드에 대해 이것저것 따져보기 시작했다.

       

        ***

       

        또각또각.

       

        이수아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들어섰다.

       

        “저. 이수아 헌터님? 오늘은 뭐 기분이 안좋으신가요?”

        “차과장님.”

        “네.”

        “오늘부터 좀 빡세게 활동해야할 것 같아요.”

        “네?”

        “헌터6과 말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너무 관심을 안줬죠?”

        “네…?”

       

        차과장은 점점 땀을 삐질삐질 흘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헌터 6과는 이수아 눈에 들고자 수년간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정작 이수아의 눈에 들기 시작하자 부담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좀 활발하게 활동을 하려고요. 앞으로 부서 개편을 진행할 거에요. 그래서 헌터 6과를 중심으로 빡세게 A팀을 굴리려고 합니다.”

       

        이수아는 상당히 무서운 표정이 되었다.

       

        “왜…에…요…?”

       

        차과장은 자신이 원했던 것이 이런 것은 아니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조금 주춤이는 듯한 모습.

       

        “왜라뇨? 헌터 6과가 지금까지 저와 열심히 활동하고 싶어서 노력했던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성원에 보답하여 기회를 드리려는 거에요. 그리고 저 S급 1위도 탈환해야 하고요.”

       

        아주 굳은 의지가 보였다.

       

        “하…알…겠습니다…”

       

        차과장은 대충 눈치를 보고는 어느 정도 알아차렸다.

       

        “그리고 우리 A팀에 아주 큰 위협이 생겼습니다.”

        “에. 뭐죠?”

        “다른 길드에서 백지훈 씨를 빼가려고 해요.”

        “예?”

       

        살짝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표정이었다.

       

        “왜요? 그냥 D급 헌터잖아요?”

        “하… 자세히는 아실 건 없고… 그래서 백지훈 씨에 대한 보호 체계를 좀 강화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헌터6과가 좀 신경 써주세요.”

       

        이수아는 차과장을 똑바로 바라보며 기대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네…넵…”

       

        ***

       

        “아니 백지훈 씨?”

        “네.”

       

        아침부터 다소 흥분한 것 같은 차과장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뭐야.’

       

        “하… 지훈 씨. 혹시 무슨 사고 쳤어요?”

        “네?”

       

        당연히 당황할 수 밖에 없는 질문.

       

        “혹시 어제 밤에 무슨 일 없었어요?”

       

        나를 흘겨보는 것이었다.

       

        ‘하.. 뭐지? 어디까지 아는 거지? 어제 우리집에 채수현, 유하나, 이수아가 왔던 걸 알아챈 건가…?’

       

        아무래도 블루길드 직원은 꽤 많으니까.

        우리 동네에 혹시라도 누군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오늘 이수아 헌터가 뭔가 많이 달라진 거 같은데… 쓰읍… 내 생각엔 말이야. 이거 치정싸움인 것 같아. 그치? 지훈 씨. 혹시 양다리…? 세다리? 뭐 그런거 하는 건 아니지?”

       

        아주 의심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째려보는 것이었다.

       

        “아뇨. 전혀 아닙니다.”

       

        ‘아주 이런 건 귀신같이 잘 아네.’

       

        어쩐지 어떻게 해서 과장을 달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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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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