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67

       비밀 안가에는 마땅한 가구 하나 없었습니다. 윤택한 삶을 위한 도구는 몸 뉘일 낡은 매트리스 하나가 전부입니다. 그 외의 공간에는 업무와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통조림으로 구성된 일주일 치 식량. 권총 두 자루와 탄환 다섯 발. 벽에 커다랗게 걸린 도시의 지도. 이상한 문양이 그려진 목걸이. 그리고 온갖 불온서적과 자료들.

       

       “정말로 조사를 하기 위해서 마련한 거점이라는 느낌이네. 의자 하나 없을 줄은 몰랐어.”

       

       “그만큼 임무에 주의를 기울였다는 의미겠지.”

       

       타라는 주변을 휘휘 둘러보다가, 권총을 발견하고는 집어 들었습니다. 그 작은 무기가 발휘하는 살상력에 관심이 많은 듯했습니다.

       

       “이게 조금 전에, 베네트 어깨를 뚫어 놓은 물건이지?”

       

       “⋯⋯⋯⋯.”

       

       “니오레, 마침 화이트보드가 있다. 네가 들고 다니던 것보다는 사이즈가 작지만⋯⋯.”

       

       베네트는 비밀 안가에 놓여 있던 화이트보드를 집어 니오레에게 건넸습니다. 니오레는 두손으로 화이트보드를 받아 들자마자, 무언가를 휘갈겨 적어내려다가.

       

       “사과는 필요 없어. 잉크를 낭비하지 마.”

       

       [⋯⋯네.]

       

       베네트의 제지에 손을 멈췄습니다. 

       

       베네트는 외벽을 가볍게 두드려 소리를 내, 주의를 집중시키고.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두 쌍의 눈동자가 그를 향했습니다.

       

       “우선은 비밀 안가에 대한 조사를 끝내지. 은의 황혼 교단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뒤에, 향후 방침을 의논하고, 움직인다.”

       

       [네, 알았어요 베네트. 열심히 할게요. 이번에는 도움이 될게요.]

       

       “딱히 별건 없는 것 같은데⋯⋯ 이 총, 내가 가져도 돼?”

       

       “살상력이 부족한 건 니오레 쪽이⋯⋯.”

       

       베네트는 이전의 니오레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녀에게 권총을 차게 하려다가. 광신도와의 전투에서 그녀가 사용했던 불길한 주문에 생각이 닿았습니다. 수천 개의 입이 달린 거대한 기둥.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니오레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니오레.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

       

       “그건, 광신도들과 같은 종류의 주문으로 보였어. 주문의 코스트는 하나같이 극단적이었지. 어떻게 알게 된 건지, 그리고 주문으로 뭘 소모한 건지를 알아야겠다.”

       

       [이사악이 이걸 줬어요.]

       

       “⋯⋯아브라함의 딸이?”

       

       니오레는 품 안에서 마도서를 꺼내 들었습니다. 겉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제대로 된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불길하고 꺼림칙했습니다.

       

       [내용을 이해하는 게 힘들고, 시간이 좀 걸리지만.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에요.]

       

       “전혀 유익해 보이지 않아. 내 생각에는, 그건 마검이나 다를 바 없는 아티팩트다. 사용자를 해치는 물건이야. 사용하지 않는 편이⋯⋯.”

       

       니오레는 마도서를 품안에 끌어안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습니다. 아끼는 장난감을 내놓으라는 소리를 들은 어린아이처럼. 그리고 다급하게 변명했습니다.

       

       [도움이 될 거예요!]

       

       “마검이 그렇듯이, 사악한 아티팩트는 결국 사용자를 파멸로 몰아넣는다. 그걸 쓰지 않아도 너는 충분히 도움이 돼. 봉인해 줄 테니까 순순히 넘겨.”

       

       “⋯⋯⋯⋯으, 우.”

       

       니오레는 고개를 홰홰 젓고, 베네트를 올려다보며 울먹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으니까. 광신도를 단숨에 처리할 수 있었다면, 어쩌면 늦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베네트는 마도서에 세뇌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강제로라도 그녀에게서 빼앗으려고 할 때. 권총에 잘그락거리며 탄환을 장전하던 타라가 끼어들었습니다.

       

       “그냥 두지 그래? 베네트.”

       

       “뭐?”

       

       “힘이 필요한 건 맞잖아. 은의 황혼 교단은 건재하고, 죽여야 할 놈들도 많은걸. 우리에게는 대량 살상이 가능한 마법이 필요해.”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두자는 거냐? 비정상적으로 강력한 힘에는 언제나 대가가──.”

       

       철컥. 기계장치가 맞물려 돌아가며, 탄환이 장전되는 소리가 베네트의 말을 끊었습니다. 권총을 바라보며 대화하던 타라는, 고개를 들어 베네트와 시선을 마주쳤습니다.

       

       “네가 치루는 대가가 아니잖아. 그렇지?”

       

       “⋯⋯⋯⋯.”

       

       [저는 각오했어요. 제 결정이에요, 베네트.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베네트는, 본인 스스로가 니오레를 지적할 처지가 아니었으며. 타라의 말마따나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습니다. 리스크를 감수할 정도로 필사적인 동료가 있다는 건 오히려 이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입에서는 무척이나 쓴맛이 났습니다.

       

       

       베네트는 물러났습니다. 세 사람은 침묵 속에서 비밀 안가의 물건들을 조사했습니다. 은의 황혼 교단의 목걸이는, 신분을 위장하는 데에 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교단 건물에 숨어들 수 있을지도.

       

       온갖 불온서적과 자료들 안에서는 은의 황혼 교단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신도 수는 공식적인 인원만 세도 100명가량. 비공식적인 인원까지 포함하면 두, 세 배로 늘어날 터.

       

       전면전으로는 승산이 없었습니다. 수는 폭력이고, 목숨을 바쳐서 괴상한 주문을 쏘아내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랬습니다. 정면으로 싸운다면, 소모전의 끝에 죽을 겁니다.

       

       또한, 은의 황혼 교단의 목적을 파악해 낼 수 있었습니다. 큰 수확입니다.

       

       조사원이 교단에 잠입해서 훔쳐내었던 듯, 자료 중에는 교단 내부의 기밀 자료가 있었습니다. 모독적인 신의 이름과, 배배 꼬인 메타포로 내용을 겹겹히 감싸놓은 자료였지만, 니오레는 그것을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딘가 몽롱한 표정으로 문자를 적어 내려갔습니다.

       

       [저들은, 신을 불러내려고 하고 있어요.]

       

       “⋯⋯신? 여신님 같은?”

       

       [모르겠어요. 다만, 아주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라는 것만은 확실해요. 그분은 부왕(副王)이라고 불리며, 이 우주에서도 두 번째로 높은 분이시며,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권능을 갖추고 있어요.]

       

        “광신도 놈들의 주문은, 그⋯⋯ 존재의 힘을 빌려온 건가.”

       

       [그분은, 머나먼 우주에서부터 이곳으로 다가오고 계세요. 본래라면 미물들이 감히 부를 수 없는 존재이지만,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에, 은의 황혼 교단은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그분의 일부나마 소환하려고 해요.]

       

       소환.

       

       니오레의 설명은 어딘가 붕 뜬 듯 도취되어 있어서 직관적이지 않았기에, 베네트는 머릿속으로 빠르게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말로 풀어놓았습니다.

       

       1. 부왕(副王)이라고 불리는 악신은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힘을 지녔다. 그렇기에, 그들이 섬기는 신으로부터 힘을 빌려오는 은의 황혼 교단 놈들은, 시간과 공간을 다룬다.

       

       2. 소환 마법은 거리가 가까울수록, 대상의 위치를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을수록 난이도와 마력 소모가 낮아진다. 마침, 악신은 이 세계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악신 소환의 성공률은 높아질 것.

       

       그 말을 듣고 떠오르는 것은, 아브라함의 연구였습니다. 그는 인간의 눈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거대한 에너지가⋯⋯ 우주를 가로지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에너지 덩어리의 이름이 부왕(副王)이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맞아떨어집니다.

       

       그것이 소환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브라함은 이미 예견한 바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의 죽음. 행성째로 흩어져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이것은 은의 황혼 교단의, 거대한 자살 의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은의 황혼 교단은 아브라함의 연구를 방해했을까.

       

       악신 강림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에, 노인의 작은 연구가 대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연구를 방해하고, 노인을 죽이고, 저택째로 지워버린 걸까.

       

       마법을 얕고 넓게 배운 베네트는, 소환 주문에 대해서도 약간이나마 알고 있었습니다. 소환 주문을 거꾸로 뒤집으면 역소환 주문이 됩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소환과 역소환은 따로 떨어지지 않는 한 몸이었습니다.

       

       소환할 수 있다면, 반대로 돌려보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α값.

       

       다가오는 에너지 덩어리의 가속도를 계산한 값. 그리고, 아브라함이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우주를 관측한 자료들. 이것들이 있다면.

       

       부왕(副王)이 우주의 어느 부분을 지나가고 있는지── 즉,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역소환을 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신적인 존재를 돌려보내는 마법이니, 막대한 힘이 필요하겠지만.

       

       α값이 있고 없고에 따라, 가능과 불가능이 나뉘게 될 터.

       

       어쩌면, 아브라함의 연구가── 인류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브라함의 연구가 덧없지는 않았네. 위협이 되었던 거구나. 그들에게.”

       

       [그렇다면, 얼른 금서고로 가서 α값을 구하고, 세계를 구해내야⋯⋯.]

       

       “잠깐. 리스크도 있다. 좌표가 있으면 편해지는 건 소환도 마찬가지니까.”

       

       반대로 α값이 은의 황혼 교단 측에 들어가게 된다면, 그들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악신을 소환해 낼 것입니다. 양날의 검이었습니다.

       

       

       타라의 의견은 명료했습니다.

       

       “은의 황혼 교단한테 엿을 먹일 수 있는 거라면, 나는 좋아. 아브라함을 죽여가면서까지 이루려고 했던 목표라면, 놈들의 골통과 함께 내 손으로 부숴버릴 거야.”

       

       니오레 또한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분이 소환되면, 삼켜진 영혼은 무한히 고통받을 거예요. 한없이 늘어진 시간 속에서. 세계 전체를 지옥으로 넣어버리는 일은, 막아야 해요.]

       

       그러나 베네트는 망설였습니다.

       

       “⋯⋯⋯⋯.”

       

       베네트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이유가 있는가. 일행의 목적은, 아니. 자신의 목적은 빛나는 부등변다면체의 입수였습니다. 이세계가 악신의 손아귀에 삼켜져 먼짓덩어리가 된대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아브라함의 연구가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기억하는 이는 한 명도 남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여동생을 구해내는 것만이 목적이니, 오히려 무시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마음 한켠에 가시가 박힌 듯 걸리적거려서.

       

       베네트는 다급하게 머리를 굴려, 이유를 생각해 냈습니다.

       

       “⋯⋯협상 카드로 쓸 수 있겠어.”

       

       “협상?”

       

       “그래. 빛나는 부등변다면체는, 은의 황혼 교단이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α값과 거래를 조건으로 부등변다면체를 양도받을 수도 있을 테고⋯⋯.”

       

       “여전하구나, 베네트.”

       

       베네트는 시선을 피하며 말을 돌렸습니다.

       

       “연구자료를 입수하는 것까지는 생각이 일치했군. 다음 행선지는⋯⋯ 미스캐토닉 대학 도서관의 금서고다.”

       

       계획이 정해졌습니다.

       

       ===============================================================

       

       6일차. 손목의 시계 문신은 0으로 다가서고 있었습니다. 

       

       일행 모두는 ‘시간이 없다’는 데에 동의했습니다. 시간이 다해서 중간에 돌아가게 되더라도, 한시라도 빨리 아브라함의 연구를 입수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연이은 전투와 긴장 속에서 일행은 상당히 소모된 상태였으므로.

       

       [지금 당장 출발해도⋯⋯.]

       

       “1시간은 쉬고 가자.”

       

       “3시간.”

       

       베네트의 선언에, 타라와 니오레가 불만과 초조함을 내뱉었습니다.

       

       “너무 쉬는 거 아니야? 2시간.”

       

       [얼른, 얼른 가야 하는 거 아닐까요? 1시간만 쉬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3시간. 이의는 받지 않을 테니까, 얌전히 눈이라도 붙여라.”

       

       베네트는 팔짱을 끼고, 벽에 등을 기댄 채로 눈을 감았습니다. 충분한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고, 일행은 날밤을 꼬박 새운 상태였으니. 3시간도 타이트하게 잡은 휴식 시간이었습니다.

       

       타라는 궁시렁대면서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따금씩 입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우물거리는 것을 보아, 가족들과 단란하게 식사하는 꿈이라도 꾸는 모양이었습니다.

       

       니오레는 눈치를 보다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도서를 펼쳐 들었습니다. 악신의 힘을 빌려오는 수많은 마법이 적힌 이 책이라면, 역소환 마법도 있을 법했습니다. 마법을 찾아내서, 세계를 구하고, 아브라함의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들어야⋯⋯.

       

       마도서를 읽으면, 뇌가 가려웠습니다. 분명 뇌에는 통각세포가 없을 것이지만, 머리 가장 깊숙한 곳에 개미라도 기어들어 간 것처럼. 절대로 긁을 수 없는 곳이 간질거립니다. 

       

       꾹 참고. 너무 가려우면, 이마를 벽에 박거나.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면서. 그렇게 마도서를 읽어내렸습니다.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 때문에 베네트는, 총까지 맞았습니다. 만회할 수 있습니다. 만회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베네트는, 꿈을 꾸지 않았습니다.

       

       ===============================================================

       

       아무것도 없는 흰 공간에서, 베네트는 눈을 떴다.

       

       그의 앞에는, 분홍빛이 감도는 보라색 눈동자가 특징적인 소녀가 서 있었다. 양 갈래로 묶은 금발이 조용히 흔들렸다. 소녀는, 무척이나 초조하고 다급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몽롱했다. 꿈인가, 이것은.

       

       “있잖아, 베네트.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중요한 일이야⋯⋯!”

       

       얼마나 중요한 일이길래?

       

       “한 사람을 구하는 일.”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닌데.

       

       “그렇지 않아. 네 미래를 생각해서도 중요할걸? 강의가 엄청 어려워지고, 다음에는, 크툴루보다 더한 생지옥으로 보내버릴지도 몰라.”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자세한 건 밖에서 설명할 테니까⋯⋯. 이것만 기억해 줘. 부왕(副王)을 퇴거시키면, 모든 게 잘 풀릴 거야. 알겠지?”

       

       소녀는 이상한 말만을 내뱉은 뒤에, 사라졌다. 베네트 또한, 현실과 환상이 애매모호한 상태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촛불이 꺼지듯이 사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굿 데이, 마이 프렌즈. 다시금 찾아온 주말이랍니다!
    다시 한번 재회를 약속하도록 할까요⋯⋯! 월요일날 뵙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