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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7

        

       마스터 중상위권.

        

       속칭, ‘망령촌’.

        

       나오나가 전성기를 누리던 시즌 1~2를 기준으로, 나오나를 평범하게 즐기는 일반인들은 대부분 브론즈, 실버, 골드였다. 드물게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경우에도 플레티넘에 머무르기 마련이었고.

        

       플레티넘부터 요구되는 실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탓도 있었지만, 아득바득 올라갈 유인이 낮기도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플레 정도면 어디에 가든 나오나 좀 한다 소리는 들을 수 있으니까.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하면, 플레티넘은 피시방비에 햄버거까지 걸린 반대항전에도 당당하게 나갈 수 있는 티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까지 등반하는 사람들은, 약간은 별종인 종자들이다.

        

       이들과 현실에서 마주치는 일은 드물다. 단순히 수가 적어서……만은 아니긴 한데.

        

       아무튼, 다이아가 그 정도면 마스터는 뭐냐-고 하면, 두 부류 중 하나다.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든, 프로게이머를 하고 있든- 결국, 챌린저에 올라가는 과정에 있는 부류들과,

       현실보다 나오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아무리 판수를 박아도 챌린저까지는 올라갈 수 없음을 깨달은, 망령들.

        

       절대 다수의 마스터들은 후자고- 이들은 보통 다이아들과 만나는 최하위권부터 간혹 프로들도 등장하는 중상위권을 배회하듯 부유한다.

        

       자신의 한계 티어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 만큼, 점수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이들이 승리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기는게 기분 좋아서니- 어떤 의미에선, 가장 순수한 게이머들일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어차피 기분 좋게 이기기 힘들겠다 싶은 순간 가장 빠르게 트롤로 전향하는 것도 이 망령들이라는 점이다.

        

       조합 마음에 안 든다고 던져, 킬 내줬다고 던져, 아이템 별로라고 던져, 팀원 아이디가 특정 사이트를 연상시킨다고 던져…….

        

       당연히, 도적을 골랐다는 이유만으로 던지는 사람들도 다시 폭증하기 시작하는 구간인데-

        

       [갱생광질(성기사): 도적 좋죠?]

       [제2포병단백호(마법사): 도적 좋죠!]

       [이뮨입니다(사제): 최고에요!]

        

       픽창에서부터 놀라울 정도로 우호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수상할 정도로 수상한 채팅을 치는 사람들이어서 그렇지.

        

       『광질 게이야……』

       『저새끼 태세 변환 속도보소 진짜』

       『광질아 갤에 써둔 쌍욕은 다 지웠냐』

       『배우들 숨길 생각 1도 없는 거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격만 몇 명이냐 이 판』

        

       시청자 참여를 시도한 자들이 모두 상대팀이 될 리는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등반 난이도는 낮아졌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 고의 트롤을 하거나, 남탓을 하며 싸우는 비율은 많이 내려갈 것 아닌가.

        

       그런데……. 잠깐만.

        

       저격이고, 시청자참여고, 다 좋은데…….

        

       이러면, 도적부흥운동의 성과를 어떻게 확인하지……?

        

       이 사람들이 도적에 환호하는 이유는, 결국 방송에 출연하는 게 신나서 아닐까. 그렇다면, 스트리머가 없는 큐에서 다른 도적을 만났을 때는 이렇게 호의적일리가 없을 텐데.

        

       고민해볼 일이다.

        

       주변에, 첩자들을 섭외한다든가…….

        

       아크나, 빌깎레님한테 부탁해볼까.

        

       ‘여론조사 방법 알아보기’를 머리 한 켠의 할 일 목록에 적어 두고, 우리 조합을 살폈다.

        

       성기사, 성기사, 마법사, 궁수, 사제, 도적.

        

       정석적인……픽이긴 한데.

        

       혹시, 정말, 모두가 배우라면-

        

       대회에 참여하기에 앞서, 미리 연습해보고 싶은 일이 하나 있기는 했다.

        

       “혹시, 지금 우리 팀에 무고한 일반인 있나요.”

        

       [이뮨입니다(사제): 무고한 배우입니다]

       [제2포병단백호(마법사): 배우가 뭔가요 선생님]

       [초코칩은촉촉하게(성기사): 안녕하세요, 지나가던 무고..무고곡!]

       [이뮨입니다(사제): 무고한 무자식들이 아주 많네요]

       [저격용계정(궁수): 아 오해를 자주 받긴 하는데]

       [저격용계정(궁수): 전 저격 아니에요]

       [갱생광질(성기사): 쉽지 않네;]

        

       ……솔직해서 좋네.

        

       “네……알겠습니다. 그러면 기왕에 다들 불법 시청자참여 하시는 거, 저 믿고 성기사 하나만 지하로 빌려주세요.”

        

       [제2포병단백호(마법사): 뭘 빌려달라고요?]

       [갱생광질(성기사): 저요]

       [초코칩은촉촉하게(성기사): ㄴㄴ 제각 ㅏㅁ]

       [갱생광질(성기사): 늦음]

        

       “아니, 이게 뭐라고……아무튼, 봇기사는 빼기 좀 그러니까, 갱생광질님이 와주세요. 이번판 2지하로 갑니다. 나머지 분들은 중앙 힘싸움 안 붙는 거리 유지 잘 해주시고……. 아, 가능하면 방송은 끄시고, 보이스챗 들어와주세요.”

        

       오랜만의 팀게임에, 가슴이 조금 두근거려오기 시작했다.

        

       팀게임이 별 건가.

        

       오더 있고, 오더 듣는 사람들 있으면 그게 팀게임이지.

        

       * * * *

        

       《파머님, 고블린팩 먹고 3번통로 막아요. 싸우진 말고.》

        

       [갱생광질(성기사): 네]

       [갱생광질(성기사): 근데 혹시 왜 저만 파머인지 말씀좀]

        

       《중앙 봇쪽으로 상대 광전사 뛸 거예요. 사제, 궁수 탑쪽으로 도세요.》

        

       《6렙 되면 티켓 브리핑부터 해주세요. 법사님부터.》

        

       《다음 웨이브 도착 10초 전부터 지상 압박하세요. 적 사제 전장 이탈시킬 거예요.》

        

       《궁수님 방송 안 끈 거 다 보여요. 끄세요.》

        

       《파머님, 해골팩 확인하고 있으면 먹어요.》

        

       [갱생광질(성기사): 없네요]

       [갱생광질(성기사): 근데 헷갈리는데 그냥 기사나 광질이라고]

        

       《해골도 없으면 후퇴 동선이네. 법사님 전진배치 준비하고, 콜 주면 바로 다음 자리로 뛰어요. 파머님은 저랑 달리죠.》

        

       그 어느 때보다도 오디오가 꽉 찬 방송이었다.

        

       오로지 목소리를 들으려 모인 팬층도 있는 이예나의 방송 특성상, 모두가 목소리 얘기만 해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으나-

        

       채팅창은,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오더에 감탄하느라 바빴다.

        

       『도적이 오더가 되네』

       『매의 시야 왜 씀? 그냥 다 읽어내면 되는데』

       『궁수 피눈물행』

       『탑 찌른다 해놓고 어디가요ㅋㅋㅋㅋㅋ』

       『그냥 궁수하고 오더만 해도 1인분이겠는데』

       『근데 중간에 헛소리 왜케 많아』

       『ㄹㅇ 맵핵인가 어케 다 알지』

        

       부드러운 목소리로 세세하게 전술적 움직임을 지시하는 이예나. 그리고 그녀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팀원들과, 차근차근 전장이 장악되어가는 흐름은, 흡사 RTS(Real-Time Strategy) 게임 방송을 보는 듯했다.

        

       그동안 그녀가 혼자 피지컬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모습만 봐왔던 시청자들로서는, 제법 신선하고도 흥미로운 그림이었다.

        

       언제나 괴이하고 부족한 설명만 해댔던 탓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의 맵리딩도, 전체적인 오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정도 감이 오는 것이다.

        

       물론,

        

       《법사 암살하러 갈게요. 지원사격 해주세요.》

        

       라고 말하며 상자를 열러 가거나,

        

       《탑 찌르러 가요. 모르는 척 뒤로 빠지면서 끌어들이세요.》

        

       라는 오더를 하고는, 곧이어 《탑 비우고 센터 합류하세요》 따위의 정반대 지시를 하는 등,

        

       청기들어 백기내려 급으로 왔다갔다 하는 오더에 채팅창에서는 저게 뭐하는 짓이냐고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으나-

        

       정작 팀원들은 아무 문제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시청자들도 천천히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보이스 컨으로 오더 섞고 있는 거 아님?】

        

       『ㅇㅇㅇ 보이스 음소거하고 헛소리하고 풀고 오더하고 반복 중인듯』

       『그게 되나?』

       『안 될 건 없지……』

       『가짜오더를 일일이 만들고 있다고?』

       『헷갈려서 뇌사올거같은데』

       『이게 나악귀구나…』

        

       보이스챗만 듣는 팀원들 입장에서는, 들려오는 오더를 모두 따르면 그만이다.

        

       하지만 방송을 들으며 방플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대체 뭐가 진짜 오더인지 도무지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

        

       더욱이, 시청자들은 알 수 없었지만-

        

       이예나는, 핵심적인 오더를 할 때는 역으로 방송에 송출되는 마이크를 음소거하고, 보이스챗에만 내보내고 있었다.

       

       방플이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

        

       그렇게, 허위 오더에 낚인 탓에 발생하는 손해가 하나하나 누적되며- 게임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넘어가고 있었다.

        

       =블루팀이 중앙 거점을 점령하였습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 저격이 왜 문제지? 나처럼 대처하면 되는데】

        

       『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당한게 나쁜 거라고~ 난 대처 된다고~』

       『???: 꼬우면 제가 저격했을 때도 이렇게 하세요』

        

       그리고, 중앙 거점을 점령한 순간을 기점으로, 기묘한 오더가 추가로 섞이기 시작했다.

        

       《법사, 궁수, 감정표현 띄우세요. 웃는 걸로. 아, 그거 좋네.》

        

       《지금부터 대치만 하고…사제는 상대 봇기사한테 힐 넣어요. 네. 괜찮아요. 어차피 거의 풀피라.》

        

       《봇기사 지금 칼 버려요. 네, 괜찮아요. 나중에 제가 주워드릴게. 어떻게 버리면 되냐니…… 음……혹시, 배트 플립…빠던이라고 아세요?》

        

       《내가 춤 좀 춘다, 하는 분……없나요? 아……아쉽네. 제가 올라가서 출게요.》

        

       『저거도 가짜 오더 맞지……?』

       『아따먹/나오나/논란』

       『왜 감정표현 오더가 진짜냐』

       『아따먹/논란』

       『이딴게…오더?』

        

       《저분 흥분했네. 끌어들여서 잡아요.》

        

       《아……전체채팅은 자제하시고요. 게임 외적으로 사람을 흔드는 건 비겁한 짓이에요.》

        

       《네, 춤은 춰도 되죠. 인게임 모션이잖아요. 오, 잘 추시네. 왜 못 춘다 했어요. 가서 한 번 더 추세요.》

        

       끝없는 도발과 티배깅, 그리고 그조차 이용한 매복과 급습.

        

       그에 더해, 추태에 가까운 플레이가 실시간으로 5,000여명의 시청자들에게 공개되고 있었다.

        

       여자 스트리머 좀 괴롭혀보겠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저격을 한 이들이 평정을 유지하기엔, 정말이지 너무나 힘겨운 시련이니-

        

       당연히, 레드팀에서는 서렌 투표가 올라가도 여러 차례 올라갔을 것이다.

        

       물론,

        

       《아. 아. 레드팀 여러분, 아직 듣고 계신가요? 기껏 시청자참여를 해주셨는데…… 혹시 빠르게 서렌을 치시거나 하면, 저……정말 실망할 것 같아요.》

        

       이예나는 그렇게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실망하면……글쎄요. 아마, 음악으로 치유받지 않을까요. 오카리나가 심신 안정에 좋더라고요.》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니네 서렌치면 뒤진다 개새끼들아】

        

       『절 대 버 텨』

       『친추 5000배』

       『서렌 치기만 해봐라 시1발아』

       

       『아이디 외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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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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