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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70

    <670 – 무책임한 쾌락(18)>

     

    재단 간부들은 진심으로 당황했다.

    오크노디는 둘째 치고 저 송곳니가 귀여운 오크노디를 쏙 닮은 짭퉁노디는 정체가 뭐지?

    심지어 둘은 같은 편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갈릭 후라이드치킨. 그에게 지령을 전달하십시오. 선황의 황금마차에 동행하여 내리는 ‘거구의 전사’, ‘무표정한 소녀’가 포착되거든 즉시 보고하고 현지에서 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고.

     

    일찍이 재단 지령실에서 갈릭을 간부로 발탁하고 정보를 취득했던 비서실장이 그에게서 올라오는 정보를 재단본부에 알리지 않았던 탓이었다.

     

    -아케미 웨스커도, 알파도, 크루엘도 아닙니다. 저는 당신이라는 칼을 쥔 겁니다. 오크노디.

     

    비서실장은 오래도록 이사장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적대하면서도 충성을 바쳐왔다.

    그런 그가 혁명가 시절에도 드러내지 않았던 역심을 오크노디를 통해 품었다.

    그 스노우볼이 집사장 휘하 간부들에게 거대한 눈덩이가 되어 돌아왔다.

     

    “황제파파를 도와서 언더월드를 평정했어. 지하의 힘을 지상으로 손실 없이 투입하기 위해 개조군단을 만들었고. 그런데도 황제파파는 날 좋아하지 않아.”

     

    다크노디는 그 사실이 그리 기쁘지 않았다.

    재단 따위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목적이 있으니까.

    그녀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직 하나.

     

    “그래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야. 가짜인 내가 진짜인 널 능가한다면.”

    “헉. 지금 하극상을 하려는 거야?”

    “하극상은 약한 사람이 강한 사람에게 하는 거야. 난 너보다 약하지 않아. 내 것이어야할 자리를 되찾을 뿐이지. 알잖아? 내가 얼마나 탐욕적인 플레이어인지는. 너도 나니까.”

     

    다크노디의 눈이 차갑게 번뜩였다.

     

    “영구분신. 본체와 동시에 존재하며, 생성시점에서 본체와 100% 동일한 스펙을 지닌 존재. 시작은 같았을지 몰라도 이후는 노력에 달렸지. 난 너보다 더 노력했어.”

    “무슨 노력을 해왔는데?”

    “금기를 아낌없이 썼어. 군단을 강화해서 황제파파의 도움이 되었고, 지휘권을 인정받았지. 덕분에 대감옥에서 건져온 대죄인들도 이제는 내 부하들이야.”

     

    다크노디를 어깨에 태운 생체형 골렘이 구슬픈 목소리로 늑대인간 특유의 하울링을 내질렀다.

    4계층 수감자, 로시난테라 불리던 늑대인간 수인의 가엾은 말로였다.

     

    “실례하겠소이다. 소인은 악천군 곽조라는 미명으로 불리는 4계층 출신 수감자라 하오. 부족하나마 책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

     

    인간을 벗어난 창백한 혈색의 피부와 검은 망토, 세로로 갈라진 눈을 지닌 남자는 뱀파이어의 피를 하사받아 개조된 책사, 악천군 곽조였다.

     

    “그리고 이쪽은 우리 군의 돌격대장, 무면귀검. 그리고 특수전 대장, 크루엘 님이라고 하오.”

     

    로브를 뒤집어쓴 거대한 괴인은 그 덩치만큼이나 커다란 대검을 짊어진 채,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오크노디를 관찰하고 있었다.

    마차에 탄 단아한 분위기의 아가씨가 금발의 머리를 올려묶은 채, 창 너머로 뚫어져라 오크노디를 쳐다보기는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말하자면, 결코 오크노디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차가운 분위기였다.

     

    “와! 친구 자랑하기 시간! 나도 새 친구 많이 사귀었어. 인사해! 여기는 환락쇠사 1좌야!”

    “…대수림 엘프 대전사 이예르. 비록 재단의 다크프린세스라고는 해도, 같은 재단에게 칼을 겨눌 것을 약속한 그녀를 위해 이 칼을 영원의 나무테가 열 바퀴 늘어날 때까지 충성을 바치리라 맹세하였다.”

    “이예르는 세계수가 홀라당 불타서 복수하려고 상경했다가 재단이 너무 강해서 영약 좀 더 먹으려고 도박했다가 패가망신한 친구야! 머리가 좀 나쁘긴 해도 애는 착해!”

    “……”

     

    다크노디의 부하 일동은 기가 막힌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자신들이 저딴 것과 비교되는 처지에 놓였다는 현실이 믿기지도 않았다.

     

    “우릴… 업신여기는 건가?”

    “진정하시오, 로시난테 경. 발작해봤자 다크노디 님의 손에 전기고문만 당할 뿐이니. 오크노디는 선황의 양녀이나 그 심성이 제 2 황녀 매스각키 못지 않다고 하여 도발에 능통한 쿠소가키라고도 불리고 있다는 은밀한 정보를 입수했소.”

    “헉! 정말요? 저한테 그런 별명이 있었다니! 근데 쿠소가키라고 불리면 뭐가 좋아져요? 근력? 지능? 민첩? 지능?”

    “악명이 좋아지오.”

    “에이. 괜히 신났네. 안 그래도 많은 거 더 늘어봤자 티도 안 나는데.”

     

    근황토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오크노디 휘하 49인의 환락쇠사들과 다크노디 휘하 개조군단은 쉼없이 간부들과 산하 집사, 그 외 하수인들을 몰아쳤다.

    표적이 겹친 환락쇠사와 개조군단은 서로를 향해서도 칼을 들이밀었고, 삼파전은 격화되었다.

     

    “상관없어. 사람은 약해지면 착해지니까. 널 착하게 만들어줄게.”

     

    다크노디가 손을 휘두르자 전장의 피보라와 땀으로 일어난 증기에 <산성><안개화><금속부식>의 주문이 걸린 금속부식의 산성안개 주문이 펼쳐졌다.

    이미 개조를 통해 부식내성을 얻은 개조군단은 주문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집사들은 신체를 보호하는 마도구가 일제히 강하게 빛을 발산할 정도로 마도구의 잔여마나 소모를 강요받았다.

    그러나 정작 노렸던 오크노디는 멀쩡하기만 했고, 휘하 환락쇠사들도 멀쩡하기만 했다.

     

    <부여마법>

    <속성저항부여 – 산성>

     

    대화에 응하는 사이에 개조군단의 속성을 한눈에 간파한 오크노디가 본인과 환락쇠사들에게 맞춤형 버프를 걸어두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반대로 오크노디가 환락영역의 전개를 다크노디 휘하 개조군단에게도 펼쳤다.

     

    <환락저항>

    <인지된 지식에 대한 저항발현>

     

    “아닛, 영화 개봉하기도 전에 결말을 알려주는 스포충 같은 짓을 해놓다니!”

    “흥. 원본이 할 짓이야 뻔하지.”

     

    누가 본체와 분신 사이 아니랄까 봐 서로 똑같은 저항작업을 펼치는 더블노디들!

    덕분에 환락영역에도 저항하느라 정신보호 마도구의 마나소모속도만 두 배로 빨라진 재단 소속 간부세력만 마음이 급해졌다.

     

    “한쪽이라도 말살하지 않으면 마나가 다 쓸려나가서 우리 애들이 싹 다 죽겠군.”

    “고르자고. 어느 쪽을 칠지.”

    “양쪽 다 눈엣가시처럼 거슬리지만, 우리를 넘고 지나가서 집사장님에게 더 위험할 존재는… 역시 다크프린세스다.”

     

    현재까지의 정황상 다크프린세스의 재단을 향한 배신행위는 명백한 상황.

    충성을 바친 적이 없었으니 배신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의문이지만, 아무튼 다크프린세스가 집사장 습격에 가세한다면 금방 위기에 처할 것이 틀림없다.

     

    <마도구 – 바람의 탈리스만>

    <바람의 상급정령>

    <피부를 찢는 칼바람>

     

    <마도구 – 저속의 오브>

    <느림의 상급정령>

    <인지저속의 광역파장>

     

    <마도구 – 물귀신 부츠>

    <물의 상급정령>

    <진창으로부터의 손길>

     

    간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마도구 능력을 전개하며 마력이 고갈되기 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빠르게 몰아치던 환락쇠사들과 개조군단이 뒷걸음질을 치며 거리를 벌리자, 간부들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환락쇠사들의 사이로 달려들었다.

     

    “안 돼, 내 신상장난감!”

     

    오크노디의 애처로운 비명과 함께 환락쇠사 사이에서 간부들의 영역이 동시에 전개되었다.

     

    <눈물영역>

    <네 가족이야>

    <감지효과 : 모든 공격행위가 극도의 슬픔을 동반하며 행동을 저지한다.>

     

    <기록영역>

    <지식의 오아시스>

    <감지효과 : 잘못된 기술사용법이 각인되어 기술의 그릇된 사용확률이 증가한다.>

     

    <수행영역>

    <수행의 장원>

    <감지효과 : 수련시간에 비례하여 개인의 강함이 배율보정을 받는다.>

     

    여간부를 향해 무기를 겨누던 환락쇠사들이 미처 손을 뻗지 못하고 망설이거나 검끝이 스스로 빗나가며 무용지물이 되었다.

    간부는 냉혹한 얼굴로 두 손 가득 모았던 기를 발사하며 환락쇠사 일곱의 몸통에 커다란 구멍을 여럿 만들어주었다.

     

    로브를 두른 간부가 대마법을 시전하는 사이, 그를 막아야 할 환락쇠사들은 기술의 올바른 전개에 실패하고 대마법의 발현을 허락했다.

    바닥에서부터 솟구치는 수백 개의 가시가 그들의 신체를 들어올리며 난도질했다.

     

    무복 차림의 간부는 환락쇠사 수십의 공격을 홀로 받아내며 어떠한 피해조차도 입지 않고 팔짱을 낀 모습 그대로 우뚝 섰다.

     

    “얕구나. 너희가 쌓아온 수행은.”

    “저, 저 자식… 괴물인가? 대체 몇 명의 공격을 혼자서 받아내는 거야…!”

    “이번엔 내 차례다. 보여주지. 무의 구도자가 쌓아온 수행의 업이 얼마나 깊은지.”

     

    무도가가 달려들자 환락쇠사들이 장난감처럼 사방팔방 튕겨나가며 비명을 내질렀다.

    순식간에 환락쇠사들이 두세 명만 남고 전멸해버릴 정도로 강력한 화력을 선보인 재단간부진!

    집사들은 이에 전율에 휩싸였다.

     

    “우리도 하면 되잖아.”

    “다크프린세스도 별거 없지 않아?”

    “이대로 저것까지 해치우면 뒤의 놈들은 별것도 아니지. 다크프린세스가 지닌 암흑마나의 일부만 흡수해도 소모한 힘은 다 충원되고도 남을 텐데!”

     

    희망에 찬 그들과 달리, 장난감을 잃은 오크노디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용서 못 해. 아카데미에 데려가서 친구들의 성장용 샌드백으로 삼을 재료를 멋대로 해치워버리다니. 모두의 샌드백을 터뜨린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

     

    살아남은 환락쇠사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왜 우리만 이 전장에서 편이 없는 것 같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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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멍청한 테디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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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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