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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74

       

        

        

        

        

        

        

        

        

        

        

       “…이 분은 오늘도 안 들어오신 건가?”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3일을 넘어, 센트럴 파크에 온지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그나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쯤 걸레짝인지 누더기인지 모를 정도로 엉성하게 지어졌던 알파급 변이자들을 위한 숙소도 비교적 그 구색을 갖추었다. 물론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사치였지만 말이다.

        

        그래도 얼마 전과 비교해본다면 그야말로 경천동지의 수준이었다. 아주 조금이지만 전기가 들어온 것이 특히나 더욱 그랬다. 기껏해야 특정 시간대에 두 시간 가량 들어오는 게 끝이긴 했지만.

        

        하지만 이 5일 가량을 센트럴 파크에 머물면서 이곳의 상황이 그야말로 시궁창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 된 나였고, 그런 것들에 일일이 투정부리는 것도 못해먹을 짓이란 것을 알았다.

        

        그 사실을 현실로 체감한 건 꽤 오래 전 일이었다.

        

        

        

       “말로만 최중요 인력급으로 관리된다면서, 막노동이란 막노동은 다 시키고….”

        

        

        

        그치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검사 협력이란 부분을 제외하고도, 왜 이런 일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은 충분했다.

        

        센트럴 파크의 출입제한구역과 보건소 등을 제외한다면, 이곳은 근방의 건물들과는 달리 전기와 수자원 등등을 원활하게 가져올 수가 없었다.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 이유는 간단했다. 분수대나 센트럴 파크 곳곳에 존재하는 가로등 같은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 물과 전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가로등 정도에나 전기를 공급하라 놓아둔 전선이 느닷없이 HQ가 필요로 하는 엄청난 양의 전기를 감당할 수는 없었다. 설령 시행한다고 한들 과도한 전력 공급으로 인해 전선이 터져버리거나 했겠지.

        

        그러면 해야만 하는 일이란 간단했다.

        

        

        

       ‘…땅을 파고, 새 전력선과 수자원 공급라인을 까는 거지.’

        

        

        

        중장비로도 한참은 걸릴 대공사를 사람이 도맡아야만 했다.

        

        피난민들은 하루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식량을 받기 위해 삽과 곡괭이를 들었다. 너무 늙거나 어린 이들을 제외한 남녀 전원이 센트럴 파크의 땅을 팠다. 나무는 진즉 멸종된 지 오래였다.

        

        듣자 하니 센트럴 파크가 이렇게 급격하게 공사를 시행하게 된 것은 불과 3주도 안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이렇게 엄청난 난장판이 뒤따르는 것도 이해가 갔다.

        

        그걸 민간인에게 떠넘기는 건…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밖에는.

        

        게다가 내 움직임-데이터를 산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도 하니까, 공사에 참여하는 것은 검사에 협조한다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나로서는 좀 떨떠름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딱히 기술이 있다고 하기도 뭐한 내가 거기서 하는 일이란 간단했다. 곡괭이를 들고는 남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얼어붙은 땅을 산산이 부수고, 삽으로 흙을 퍼내는 그런 느낌이다.

        

        그 와중 더럽게 크고 무거운 배관도 가끔 한 번씩 들어서 내려놓고…내가 이곳에 떨어진 이유가 노가다를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생체실험을 당하지나 않을까 싶었지만, 이제는 의료부 측에서 하루종일 부르는 날이 있다면 차라리 그걸 원하게 될 정도였다.

        

       

        

       “으….”

        

        

        

        몸이 뻐근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간간이 샤워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정도. 방법은 간단했다. 근처에 있는 고층 빌딩들 중 극히 일부만 시설을 정상화시킨 다음, 건물 내의 샤워실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물론 원한다고 모두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긴 했다. 그나마 여기서 근무하며 갈려나가는 고위 공직자들 정도만 이틀에서 삼일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다나 뭐라나.

        

        1일 2샤워, 1일 1샤워는커녕 세면세족에 쓸 물도 부족해지는 시기였다. 더군다나 날이 추운 탓에 곳곳에 수도관이 동파된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아직 파탄이 나지 않는 게 신기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조만간 큰 일이 날 것 같기도 하지만…지금의 나로서는 그것보다도 더 궁금한 일이 있었다.

        

        

        

       “…나 말고 다른 알파급 변이자인가 하는 사람들은 안 오는 건가…?”

        

        

        

        넉넉잡아 수십 명 가량은 수용 가능한 2층 건물이었지만…대강 어림해봤을 때 훈련소 방의 절반 크기의 방이 1층과 2층에 하나씩. 나는 2층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 말하는 의문의 누군가는 1층을 사용 중이었다. 미국은 프라이버시가 민감한 곳이라고 하니 안까지 들어가서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밖에서는 안이 조금 보이긴 했다.

        

        불이 켜져있지 않았기에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식별 가능한 것이 있다면 군대에서나 쓰는 디지털 무늬의 가방과 여러 옷들, 안이 텅 비어있는 듯한 대형 캐비닛, 아직 제목이 뭔지는 모르는 책 등.

        

        …말을 걸어보고 싶은데, 군인이라고 추측되는 이 사람은 아예 나랑 분리된 장소에서 별도의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 듯했다. 막상 또 만나게 되면 상당히 무서운 사람일지도.

        

        험상궂은 남자가 아니길 빌어야겠다.

        

        

        

       “…한 번쯤 깨어있다가 만나보려고 했더니, 이렇게 힘든 일만 시키면 어떻게 안 자고 버티란 거야….”

        

        

        

        …그래도, 뭐어. 무섭게 생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좋은 사람일 수 있겠지.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만난 군인들은 전부 좋은 사람들이었고…그러고 보니, 제107헌병중대 분들은 생각보다도 무척이나 금방 만나게 될 수 있었다. 오래 격리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더라.

        

        하기야, 극도의 인력 부족 상태에서 그런 엘리트 분들을 계속 가둬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겠지. 그리고 그런 생각은 적중했고, 나는 얼마 전 건설현장 통제를 맡던 부대원 분들과 며칠만에 조우했다.

        

        그 분들이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를 달달한 콜라도 하나 주었다. 이래서 사람 간의 관계가 좋아야만 하는 법이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결국 오늘도 그닥 소득없이 자게 됐네.”

        

        

        

        제나 씨가 어딨는지를 파악하고 알려주겠단 리전 요원님은 감감무소식에, 1층에 사는 사람과는 아직 한 번도 못 만나봤고.

        

        그나마 맨날 하던 영어공부까지는 할 수 있는 체력이 있어서 다행이다.

        

        살아남기 위해 다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꽤나 생경한 기분이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나도 안 들리던 다른 사람의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된다고 해야만 할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어디에 초점을 두어 공부해야하는지를 알게 됐다 – 단어였다. 내가 단어를 모르는 이상 내가 말하고 싶은 바를 표현할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지난 번처럼 공부하다가 책에 얼굴을 박고 자는 일은 피해야겠지. 그땐 종이가 침으로 다 젖었다.

        

        

        한 시간, 두 시간, 그리고 세 시간.

        

        어느덧 더 이상 머릿속에 아무런 것도 안 들어오고, 눈이 침침해지며 하품이 끊임없이 날 때가 슬슬 잘 때였다. 다행히도 오늘은 책을 완전히 덮었고, 나는 그것을 베개 밑에 넣어 높이를 올렸다.

        

        하루의 피로가 몰려온다. 어쩌면 내일은 아직 얼굴도 못 본 다른 분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하려나, MBTI가 I로 시작하는 나로선 두렵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슬슬 잦아들고, 나는 천천히 수면에 젖어들었다.

        

        오늘은 어쩌면 한국의, 그리고 부모님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과 함께.

        

        그리고-

        

        

        

        

        

        

        

        

        

        

       “에, 아, 그….”

        

       “<…어떤 칙칙한 친구가 있나 싶었더니, 예상보다도 더 조그만한 아이가 있었네. 반가워라.>”

        

        

        

        그로부터 몇 시간 후.

        

        갑작스러운 복통에 의해, 새벽에 급하게 화장실을 가려던 나를 맞이한 것은…마치 북유럽 어딘가의 고성에 감금되어있다가 나온 듯한 공주님처럼 생긴 사람이었다.

        

        나보다 키가 한참이나 더 크단 사실은 조금 슬펐다.

        

        무서울지도 모르는 언니가 생긴 순간이었다.

        

        

        

        

        

        

        

        

        

        

        

        

        

        

        

        

        

        

        

        

        

        

       ‘상황이 그닥 좋지가 않아, 상황이….’ 

        

        

        

        전쟁.

        

        ‘교전’도, ‘전투’도 아닌 ‘전쟁’…그 규모가 크건 작건, 전쟁이라는 것은 자원과 비용을 소용돌이처럼 빨아먹는 거대한 무저갱과도 같은 것이었다.

        

        비단 나라와 나라 뿐만의 전쟁이 아니었다. 범죄와의 전쟁, 테러와의 전쟁, 마약과의 전쟁…전쟁이라는 단어의 앞에는 수많은 단어가 붙었고, 그것은 캐치프레이즈가 되어 사회를 떠돌아다녔다.

        

        그리고 그 어느 하나조차, 나라에 있어서는 무서울 정도의 여력을 소모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바이러스와의 전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얼마나 많은 자원을, 예산을, 그리고 목숨을 소모품처럼 써야만 하는 것일까.

        

        

        

       ‘….’

        

        

        

        그 대답은 수많은 전우들을 워싱턴 D.C의 한 병원에 남겨두고 온 DEVGRU의 골드 스쿼드론 알파 팀 팀장 로렌 C. 브레너, 아니…이제는 로렌티나 C. 브레너라고 개명한 그녀조차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센트럴 파크 HQ에 온 이후로, 그녀는 어느 정도 그 대답에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 그러나 진실에 다가간다는 것은 꼭 명쾌한 해답과 밝은 앞날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은 참담한 기분을 그녀에게 선사할 뿐.

        

        

        

       ‘지금은 외부에서의 공격이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세상의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극소수의 인원 중 한 명이 된 그녀는, 현 시점에서 대통령이 테러에 휘말려 방공호가 있는 샤이엔 산으로 가지 못하고 센트럴 파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본래라면 지금이라도 수십 번씩 기지에 도착하고 기지를 떠나는 수송기 중 한 대에 탑승해 떠나야만 하는 것이 맞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와 리스크가 섞인 탓에 일은 그렇게 맘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이 테러의 직접적 당사자가 되었단 점이었다. 심지어는 에어포스 원까지 침입당했다. 그야말로 보안이 훤히 뚫렸다는 뜻이랑 똑같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적성 국가와, 혹은 테러리스트와 내통한 사람이 누군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 와중 다시금 대통령을 방공호로 탈출시키려고 한다면?’

        

        

        

        생각해볼 가능성은 몇 개 정도가 있었으나, 확실한 것은 대통령이 탄 수송기가 방공호가 있는 콜로라도의 절반도 도달하지 못하고 누가 쏜지도 모르는 미사일에 요격당할 수도 있단 점이었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그도 어느 정도 그 사실을 깨닫고는 센트럴 파크에 임시로 지어지고 있는 방공호에서 아주 열심히 집무 중이라는 것 정도. 그리고 그 사실은 그 어디에도 새어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이 센트럴 파크라는 곳이, 내부에 대통령이 숨겨져있건 아니건 간에, 주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잠재적인 테러리스트 혹은 위협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단 점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녀는 HQ에 오자마자 맨해튼의 위험도를 평가했고, 불온한 상황에 대응 가능한 병력을 육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일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길어봤자 1개월에서 2개월 정도, 그 이상이 지나면 무조건 일이 터진다.’

        

        

        

        유래없을 정도로 가혹한 추위의 겨울이었지만, 그마저도 곧 있으면 2월이 된다.

        

        서서히 날씨가 풀려갈 것이고, 더 이상 추위가 사람들의 행동을 가로막을 수 없을 때가 되면, 그 시점에야말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상황이 가시화될 것이다.

        

        라이커 섬에서 풀려난 갱단, 최첨단 화기로 무장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들, 먹고 살기 위해 폭도로 돌변한 민간인들….

        

        백 년에 한 번 올까 싶은 한파와 전기 공급의 중단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인해 감염 숙주가 싸그리 죽어나가며 오메가 바이러스의 기승은 말 그대로 수직으로 꺾여버렸지만, 앞으로가 문제였다.

        

        바로 그 때문에 그녀는 알파급 변이자들이 머물게 될 숙소에 적당히 짐만을 풀어둔 채 하루에 16시간 이상 주어진 일들을 소화해야 했고, 그것이 건물이 지어진 이후에도 유진과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이유였다.

        

        

        불과 5초 전까지는 그러했다.

        

        

        

       “….”

        

       “<에, 그, 안녕하세요오…저는 유진이고, 2층에 살고 있고…처음 뵙겠습니다.>”

        

       “<…로렌. 그렇게 불러.>”

        

        

        

        아직 로렌티나는 익숙하지 않으니까.

        

        그, 아니, 그녀는 뒷말을 삼켰고, 188cm에 달하는 신장으로 인해 자동으로 내려다볼수밖에 없는 아래의 꼬맹이를 눈으로 살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혼탁한 벽안이 아닌 사파이어같은 눈동자가 보였다.

        

        허리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와 순둥해보이는 얼굴.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남자 주먹만한 조막만한 머리.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신체와 엉덩이 부분에서 삐죽 나온 뱀꼬리까지.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들은 것 같기도 했다. 얼추 비슷한 타이밍에 온 알파급 변이자가 또 있다고. 그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지만….

        

        

        

       “<…이렇게 무해하게 생겼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아파여어-”

        

       “<아, 실례였나.>”

        

        

        

        아나콘다를 모티브로 한 것치고는 너무 순둥하게 생긴 것 아닌가.

        

        예로부터 뱀이 사이하고 요사스러운 동물 취급을 받는 것은 당연했고, 그런 걸 모티브로 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어느 정도 그런 점을 이어야만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로렌티나는 머잖아 그 사실을 망각했다.

        

        엉덩이에 뱀꼬리가 달렸다는 점을 제외하면 마치…일본의 모찌를 그대로 인간으로 빚은 것만 같은 무해하게 생긴 꼬맹이. 그녀는 잠시 유진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지다가 이내 조심스레 손가락을 뗐다.

        

        그동안 반쯤 잊고 살았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이런 꼬맹이한테 지금 당장 이카루스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리는 없겠지.’

        

        

        

        특히나 이카루스 기어에 대한 이야기는 더더욱.

        

        지금도 1차 투입 요원들이 맨해튼 주변을 누비며 갱단을 힘겹게 솎아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들은 특수부대원이 받아야만 하는 정도의 장비지원 하에 위험천만한 교전에 나서고 있었다.

        

        그리고 국토안보부 산하의 이카루스ICARUS, 다르게 말하면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해당 부서는…극비리에 개발 중이던 이카루스 기어라는 것을 사용할 인원을 찾고 있었다.

        

        

        일반적인 오퍼레이터들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전투력을 보장해주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지만, 아직 인간이 사용해도 될지조차 알 수 없다는 위험성을 내포한 물건.

        

        인간의 신체로는 어쩌면 견뎌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면, 인간을 뛰어넘은 알파급 변이자들에게 사용을 요청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여 일반적인 오퍼레이터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치를 조정한다.

        

        좋게 말하면 실험군이고, 나쁘게 말하면 피실험자였다.

        

        

        

       ‘…실험 도중 죽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런 순진무구한 꼬맹이를 전장에 던져놓기 위한 밑준비라고 생각한다면, 그녀로서는 상당히 꺼려지는 것 역시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한다면…까놓고 말해, 센트럴 파크와 그 인근은 머잖아 전장이 될 것이었다. 전화(戰火)는 이제서야 타오를 준비를 마쳤고, 한 번 불타오르기 시작하면 몇 년은 꺼지지 않을 터.

        

        이 아이를 아무런 대비도 시켜주지 않고 전쟁통 한복판에 방치해놓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닌가. 살아남을 기회를 제 손으로 쟁취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마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터.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원래 힘든 법이다.

        

        그녀는 그리 생각했다.

        

        

        아, 물론.

        

        

        

       “<초콜릿 바 하나 먹겠니? 포장도 안 뜯었는데.>”

        

       “<먹을래요!>”

        

        

        

        귀여운 건 귀여운 거였다.

        

        로렌티나의 입가에 실로 오랜만에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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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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