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678

       

        

        

        

        

        

        

        

        

        

        

        거의 대부분의 경우, 어딘가가 아픈 경우에는 집에서 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상황이 열악한 경우에는 그 누가 되었든 쉴 수가 없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나 이렇게 나라 자체가 비상상황에 돌입한 순간에는 더더욱 그러했다.

        

        얼마나 다쳤는지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건강한 몸은 현 시점에서 보유할 수 있는 가장 큰 재산이 되었고, 다쳤다는 사실을 인지받고 그 사실을 배려받는 사람들은 극도로 드물어졌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나는 배려를 받을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배려받는다는 사실이 방 안에서 편안하게 회복기에 접어드는 것을 보장받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근래 나에게 따뜻하게 말을 걸어준 이 분들은…인간을 초월해버린 신체능력을 보유했으면서, 충분히 그걸로만 먹고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는 무서운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괜히 있는 법이 아니었다.

        

        

        

       “총을 쓰거나 운동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것들은 알아놓아야겠지. 이카루스 기어의 기초작동법 교범 가져왔으니 읽어. 하루에 한 번씩 물어볼거니 긴장 놓는 일은 없어야겠지?”

        

       “흠, 기능 자체는 과거에 있던 스마트워치랑 크게 다를 건 없나…무난한데. 아직 홀로그램이 보일 정도의 단계는 아니라 아쉽다고 해야만 할지….”

        

       “우와아아앙….”

        

        

        

        신난다 신나. 너무 신나서 죽을 것 같아.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이해한다. 이 물건이 나중에 나의, 그리고 이 분들의 목숨을 구해줄 수 있게 될 테니까. 기어에 내장된 기능을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전문가 이상으로 잘 다룰 수 있어야만 하겠지.

        

        하지만…음…좀 가혹한 것도 사실이지. 게다가 그걸로 끝도 아니었다. 이 분들은 내 학습에 박차를 가한답시고 이제 영어를 끝도 없이 해댄다. 못 알아들으면 다시 말은 해주지만….

        

        그 덕분에 팔자에도 없이 영어만을 사용하고 있는 시점이다. 살아생전 이토록 영어를 많이 써본 적이 없었는데, 하루에 쓰는 영어의 양이 매일매일 갱신되고 있다는 것은 참…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닥 좋은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그래도. 내가 이렇게 조금씩 불만을 토로하고 있을지언정, 결코 그것이 싫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의 필요성은 이 자리에 있는 내가 가장 잘 느끼고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내가 반쯤 공식적으로 이카루스라는 곳에 들어감에 따라, 로렌 씨는 내게 여러 바깥 상황들을 알게 도와주었고…센트럴 파크 전체가 조금씩 조용해지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결코 좋은 뜻이 아니었다.

        

        

        

       ‘…나이브하게 생각하면 단순한 각자도생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공기 자체가 너무 불온하단 말이지.’

        

        

        

        일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거나 하는 것은 크게 상관은 없었다.

        

        사실 센트럴 파크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런 것을 바라고 있을 확률이 더 높았다. 근 한 달 가량 센트럴 파크의 바닥을 뒤엎은 이유는 민간인들에게 원활하게 식수 등을 공급하기 위함이었으니.

        

        불필요한 공사에 여력을 쓰지 않게 되는 것은 오히려 반길 만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센트럴 파크 내부 혹은 인근에 떨어지는 자원과 식량, 군용 물자들의 수량이 내부에 동봉된 물자 수량 기록지와 맞지 않는 것, 군 주둔지 같은 곳에 남겨진 폭발물이 탈취당했단 것 등은 문제였다.

        

        게다가 제107헌병중대원 전체, 제442헌병중대원 절반 가량이 일관적으로 언급했던 ‘비유도 로켓’까지. 듣자 하니 결코 군수 창고에서는 습득할 수 없는 물건이란다.

        

        특수한 물건이었는지는 몰라도, 나중에 클리너 – 뉴욕시 위생국(DSNY) 전신, 반쯤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우호적 무장집단 – 가 보내준 데이터에 의하면 이미 로켓포는 부스러진 지 오래.

        

        한 번 사용한 후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자괴하는 물건이란다.

        

        

        아무튼, 본래라면 정신나갔냐는 소리를 듣다 못해 총칼로 해산당하는 것이 당연할 무장집단이지만, 아쉽게도 현 맨해튼에서는 그걸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이 1도 없었다나 뭐라나.

        

        그 뒤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로렌 씨나 올리비아 씨도 아니고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그 때문에 요즘 나는 그냥…’아 그런가보다’하고 적당히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밖에 안 하고 있었다. 다른 분들도 대충 이해만 하고 있으라며 덧붙이기도 했고.

        

        

        게다가 요즘 내가 신경쓰고 있는 건 다른 일이었다.

        

        

        

       “꼬맹이. 간식 먹을래?”

        

       “녜!”

        

       “…언제 사육사가 된 걸까, 올리비아?”

        

        

        

        …그.

        

        올리비아라는 분이 요즘 나를 좀…적극적으로 예뻐하신다.

        

        처음에는 그냥 빨리 친해지기 위한 일환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것도 일주일이 넘어가면 조금…당황스러운 법이다. 게다가 로렌 씨가 저렇게 반응하는 걸 보면 이게 딱히 일반적인 건 아닌 것 같고.

        

        …근데 간식은 좋아. 까까 마시따. 히히. 조금 부담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도 간식 앞에서는 사르르 녹아가는 게, 음…내가 이렇게 간식에 약한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

        

        아무튼 당사자인 내가 말하기는 조금 웃기긴 하지만, 올리비아 씨의 간식을 통한 애완동물 길들이기는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내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다들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뻔하지.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입대했다고 얼추 듣긴 했지만, 그게…지금 그 모습이랑 연관이 있는 걸까?”

        

       “귀엽잖아. 애들은.”

        

       “저기, 저는 어린애가 아닌데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넵, 어린애 할게요오….”

        

        

        

        …뭐어. 마음에 들어하면 좋은 게 아닐까.

        

        게다가 이렇게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센트럴 파크에 온 이후 많이 안정되긴 했어도…여전히 부모님과 원래 세상이 그리웠다. 엄마랑 아빠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리고 이 분들이 나를 챙겨줄 때, 그래도 그런 걱정과 불안이 조금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브루클린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을 겪을 뻔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은 오로지 나 뿐이었지만, 이 두 분은 평소 내가 보여주는 모습 사이에서 그 행간을 읽어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게 일종의 멘탈 클리닉일지도 모르겠지만…지금 이 상황이 이 두 분이 의도했을지 아닐지는 몰라도,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고마웠다. 그러면 보답하는 거지, 뭐.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흐힝, 간지러워요….”

        

       “우리 뱀 꼬마는…이런 건 뭘로 관리해야하는 거야? 솔로 닦나?”

        

       “에, 그냥 샤워할 때 열심히 손으로 닦아요.”

        

       “그걸로 되나 싶기도 한데….”

        

        

        

        그 와중 올리비아 씨가 신기하다는 듯 내 꼬리를 손가락으로 콕콕 찌른다.

        

        그동안 꼬리를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연습을 좀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콕콕 찌르자마자 느껴지는 간지러움에 나는 꼬리를 파득대기 시작했다.

        

        만난 지 며칠 정도 되었을 즈음 만져도 된다고 허락을 했기에 그녀는 내 꼬리를 손으로 움켜잡았다. 아직은 올리비아 씨의 힘을 이기질 못했기에 내 꼬리는 손아귀 속에서 얌전해진다.

        

        …팔씨름 같은 느낌으로 트레이닝을 하면 여기도 근육이 좀 붙으려나.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꼬리는 근육덩어리고, 근육은 트레이닝을 통해서 성장하는 법이니까.

        

        아무튼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어느덧 로렌티나 씨는 반대편 테이블에 앉아 덧붙였다.

        

        

        

       “현재 DARPA에서 생산된 각종 스킬 시제품이 수송기에 실리고 있겠지. 아마 며칠 정도 후에는 시제품을 받아볼 수 있을 거야.”

        

       “…DARPA? 내가 아는 워싱턴 D.C의 거기를 말하는 건가? 용케도 멀쩡히 돌아가고…아니. 생각해보니 당신이 거기서 왔다고 했나. 어째서 태스크포스 블루가 거길 가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비밀임무국 친구들이 목숨을 걸고 수도의 혼란 대부분을 수습했거든. 그 대가는 시크릿 서비스의 공중분해였지만…현 시점에서 워싱턴 D.C에는 산산이 찢어진 비밀임무국 조각만이 남아있겠지.”

        

       “너희들은 전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차출된 거고. 그렇겠지?”

        

       “잘 아네.”

        

        

        

        미국의 중추인 워싱턴 D.C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전부 알아듣기에는 쪼끔 어려웠지만, 얼추 맥락은 이해할 수 있었다. 수도에서 여러 일이 있었다는 뜻이겠지. 아마 그 핵심에 대해 들으려면 3일 밤낮 즈음이 걸리겠지만…중요한 건 그건 아니고.

        

        로렌 씨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쪽 역시도 길면 2주 안에 이카루스 기어의 스킬 시스템에 실제로 접속할 수 있겠지. 요 꼬맹이는 앞으로 1주일도 안 남았을 거고….”

        

       “…안구에 직접적으로 증강 렌즈를 형성한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도통 감이 안 잡혔는데, 이런 거였나. 이건 더 이상 기어가 아니야. 신체이식형 증강물이지.”

        

       “별반 다를 것도 없지. 그 말대로야. 그렇지 않고서야 앞으로 있을 지난한 시간을 버텨낼 수 없을 테니까. 방탄복과 헬멧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

        

        

        

        …아직 이 분들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기는 힘들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스킬이니 뭐니 하는 건 둘째치더라도, 일주일도 안 남았다는 것에서는 무언가 짚이는 것이 있었으니까.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눈 앞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적합한 표현이 무엇이 있을까. 홀로그램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과거 근미래를 바탕으로 한 사이버펑크 창작물에서는 흔히 전뇌 다이브라는 개념을 볼 수 있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네트워크를 수족처럼 다루는 듯한 바로 그것 말이다.

        

        그것을 실제로 느끼고 다룰 수 있게 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하지만 그리 생각하고 있는 동안, 누군가가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누군지 굳이 고개를 돌려 볼 필요는 없었다. 이런 걸 할 사람은 단 한 명이었으니까. 나는 입에서 바보같은 소리를 흘려댔고, 올리비아 씨는 작게 웃으며 덧붙였다.

        

        

        

       “나나 너는 몰라도, 이런 꼬맹이한테 너무 무거운 짐을 지게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누구나 그랬지. 20년 전의 나한테 누가 이런 거 시켰으면 미쳤냔 소리를 듣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으니까.”

        

       “…얘를 특수부대원으로 만들겠다는 소리지?”

        

        

        

        한순간 찾아오는 정적.

        

        하지만 나는 그 시점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 그러나 그것은 내가 앞으로 있을 나의 암울한 미래에 놀랐기 때문이 아니었다.

        

        로렌 씨의 말이 기폭제였다.

        

        내 머리가 옆으로 끼기긱 돌아갔다.

        

        

        

       “…로렌 씨.”

        

       “…뭔가 하고 싶은 말이라도?”

        

       “아뇨, 그게 아니라….”

        

        

        

        잠깐의 정적.

        

        내 입이 열렸다.

        

        

        

       “…혹시 40살 넘었어요?”

        

       “….”

        

        

        

        그 순간, 나는 분위기가 싸해진 것을 느꼈다.

        

        변이자들의 나이는 도저히 추측할 수가 없었다.

        

        진짜 환장하겠네.

        

        

        

        

        

        

        

        

        

        

        

        

       “…대통령 님. 제1차 센트럴 파크 종합 보고서가 완성되었습니다.”

        

       “올 것이 왔군. 판도라의 상자를 열 때가 되었나.”

        

        

        

        한편, 센트럴 파크 HQ, 대통령 집무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미국의 현 상황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보고서 한 부가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신은 주사위를 던졌고, 헨리는 그것을 받아들었다.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군. 어디부터 손을 대야만 할지도 모르겠어….”

        

       “이곳에 계속 머무신다는 결정을 내리셨다면, 가장 먼저 센트럴 파크의 요새화를 해야만 하지 않겠습니까.”

        

       “그 전에 민간인들의 추가 수용을 종료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 몇 주 전부터 발생 중인 이탈 사례는 파크의 밀집도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증거입니다.”

        

       “…전부 듣고 있네. 센트럴 파크 HQ의 대전제는 변하지 않을 걸세. 국가로서의 기능 존속 및 유지는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만 하는 전제임을 명심하게.”

        

       “이해했습니다, 대통령 각하.”

        

        

        

        센트럴 파크 HQ 지하, 아크.

        

        아직도 편암을 깨부수고 있는 소리가 나직하게 울리고 있는 기지 지하 내부, 단촐하게 꾸며진 집무실 옆 회의실 내부에 몇 명의 인원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

        

        뉴욕 주방위군 사령관인 레이먼드 왓슨 소장과 뉴욕시 수자원 재정청 및 물 관리위원장 피터 테렌스, 국토안보부 산하 이카루스 국장 아드리안 베티슨 솔로몬을 위시한 여러 인원들.

        

        다르게 말하면, 센트럴 파크를 기반으로 어떻게든 잔존 인원을 긁어모으고, 얼마 남지 않은 행정력을 간신히 투사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지는 않게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

        

        이들의 앞에는 끝도 없는 문제들이 산재한 시점이었다. 

        

        

        

       “본부 바깥의 동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네. 구체적으로 어떻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자세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군수물자들이 지속적으로 분실당하고 있습니다. 클리너는 공식적으로 이번 일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답변했습니다.”

        

       “그거야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곤란하군. 그 자들이라도 합류한다면 최소한의 무력은 확보되는 셈이겠지만.”

        

       “….”

        

        

        

        정적이 일었다.

        

        클리너. 전신은 뉴욕시 위생국. 동시에 브루클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무력집단…오메가 바이러스 사태 초반 수많은 시체를 묻다가 정신적으로 큰 대미지를 받아, 소각에 광적으로 집착하게 된 병든 자들.

        

        헨리가 볼멘소리를 내뱉었지만, 그 역시도 클리너를 아군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자진해서 지휘체계에서 나간 이들이기 때문이었다.

        

        사람을 산채로 화형시키는 자신들의 대의를 미국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바로 그 때문에 이들은 스스로의 목숨마저 불살라 모든 오염체를 소각하자는 용납 불가능한 사명을 스스로 짊어졌고, 직간접적으로 센트럴 파크가 운용하는 병력들을 돕는 선에서 행동하고 있었다.

        

        

        좌우지간.

        

        현 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명제는 단 하나였다 –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센트럴 파크는 폭풍을 견뎌내기 위해 지상에 깊게 뿌리를 내려야만 했다.

        

        군 병력을 봉쇄된 맨해튼에 파병해 대통령을 구출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했다. 미국을 배신한 이들의 윤곽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는 와중 벌어질 구출 작전은 위험 부담이 너무나 컸다.

        

        하지만, 비밀리에 어느 정도의 군사적 조력을 받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헨리는 그 점을 조심스럽게 입에 담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군사적 통신이 차단되고 있습니다. 브루클린 철수 작전이 마무리된 이후로 확인되었습니다.”

        

       “워싱턴 D.C에 미 항공우주국 본부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곳이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겠어. 별도의 통신체계를 새로 구축해야할지도 모르겠군. 맨해튼 내부에 구심점이 될 만한 곳이 있나?”

        

       “…상당한 전력과 트래픽 감당을 위한 장치가 필요할 겁니다. 이를 구축할 수 있는 장소는 그리 많지 않지만, 반대로 그 덕분에 쉽게 추려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했네. 최대한 많은 방법을 강구해보게. 그건 그렇고 풀톤 회수 같은 선택지는 불가능하다고 들었네만. 여전히 그러한가?”

        

       “풍선을 띄운다는 것 자체로 리스크가 너무 거대합니다, 각하.”

        

        

        

        그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미국 정상화를 위해 모인 태스크포스는 노트북 등을 두드리며 구심점이 될 만한 곳을 확인했다.

        

        여러 고층 건물에 설치된 안테나와 통신 시스템이 가장 먼저 선택지에 올라왔고, 가능한 한 모든 곳을 조사해본다는 선택지가 자연스럽게 선택되었다.

        

        하나, 둘, 셋, 넷. HQ의 위치와 접근성 등을 감안하여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던 와중, 대통령의 눈은 슬그머니 맨해튼 중부의 우측을 향했다.

        

        

        

       “저 곳은 어떤가? 뉴욕 유엔 본부 말일세.”

        

       “유엔 본부…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회담 등을 위해 국제통신회선 등이 구축되어있을 테니 말입니다.”

        

       “좋아. 저 곳도 추가해놓게.”

        

       “이해했습니다. 추후 조사팀을 구성하겠습니다. 1차 파견 요원들을 투입합니까?”

        

       “그리 하게. 아직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는 준비되지 않았다고 들었으니.”

        

       “그렇습니다.”

        

       “그 부분은 솔로몬 국장에게 맡기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각하.”

        

        

        

        그는 그리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고, 그날 회의에서는 추후 센트럴 파크의 운영에 대한 얼개가 정해졌다.

        

        헨리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긴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센트럴 파크 사령부는 유엔 본부가 잘 무장된 폭도들 및 변절한 군경 등에 의해 점거되어있단 사실과 네 명분의 관짝을 받아들었다.

        

        센트럴 파크를 둘러싼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실제로 40살이란건 아닙니다(중요)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