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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79

       

        

        

        

        

        

        

        

        

        

       “…결국 여기까지 불꽃이 튀어버렸구만. 상부가 우리를 단순한 땅개 놈들마냥 취급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한테 이런 이야기가 들어올 리가 없는데.”

        

       “여력이 충분하다면 더 유닛 친구들을 보냈을 테지만…선박침투 특화인 내가 이 자리에서 이런 직위를 받아들고 일하고 있는 걸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뭔가 시도라도 해보고 싶으면 차라리 항공폭격이라도 보내주든지, 무장한 UAV 같은 건 한 대도 없으면서 적진에 우리까지 꼴아박아보겠다는 건…이건 정신나간 짓이야.”

        

       “말은 바로 해야지. 명목상으로는 간만 보고 오라는 거잖아?”

        

       “물개 놈들은 호랑이 수염 하나 뽑고 무사히 도망치는 걸 간만 보고 온다고 표현하냐? 미치고 환장하겠네, 증말. 아직 기어에 제대로 익숙해지지도 못했다고!”

        

        

        

        부우우웅!

        

        드론의 프로펠러가 공기를 힘차게 밀어내고 있지만, 그 사이에서도 들릴 정도의 다툼 아닌 다툼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정신을 집중해 생각만으로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내겐 매우 큰 디스어드밴티지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소음이면 사실 양호한 편이다. 애시당초 저 분들이 말하길 이런 드론을 실제로 운용하는 곳은 그 어디도 아닌 전쟁통 한복판이라고 했으니까.

        

        이것도 견디지 못하면 교전 중 들리는 총소리를 어떻게 견뎌내고 드론을 조종할 수 있겠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래도 매 주마다 나아지고 있는 내 리스닝 실력은 이 분들이 뭐라고 말하는지를 슬슬 무난하게 번역하고 있었다. 중간중간에 못 알아먹을 고유명사가 좀 있긴 하지만.

        

        아무튼, 주요한 내용은…아무래도 나를 포함한 인원들에게 이리저리 불똥이 튄 모양이었다. 듣자 하니 이곳으로부터 대략 2~3km 가량 떨어져있는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여러 끔찍한 일이 있었다고 하든데.

        

        센트럴 파크에 그렇게 많다고는 할 수 없는 전투인력을 일부 날려먹은 탓에 상부는 그나마 좋게 말하면 골머리를 썩고 있고, 나쁘게 말하면…상갓집 분위기라고 한다.

        

        그 즈음에서 이리저리 현실을 직시하게 되어버렸다.

        

        

        

       ‘진짜 삐끗하면…다음은 내가 총을 들 차례가 되어버리는 걸까.’

        

        

        

        바깥의 위험은 너무나도 가까웠다.

        

        하지만 이 분들의 말을 얼추 들어보면, 지금 논해지고 있는 유엔 본부 탈환 자체는 꼭 필요한 일 중 하나였다. 다른 선택지가 뉴욕을 휩쓸고 간 끔찍한 기상상황에 의해 하나둘씩 배제되고 있다나.

        

        요컨대 안테나 같은 것들이 못쓰게 됐단 소리다.

        

        정확히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추후 알게 되겠지. 아직까지 나는 비전투 인력이지만, 슬슬 사격보조시스템이란 게 안정적으로 동작하고 있다고 하니까 곧 총도 쏘게 될 거고.

        

        

        아무튼, 근래의 나는 공간지각력을 키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다. 내 꼬리를 원활히 움직이는 것도 그렇고, 특히 드론 조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간지각능력이었다.

        

        정찰 뿐만이 아니라 폭격,타격까지 가능한 드론이라는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 번 생각해보자. 펄스라는 기술을 통해 건물의 3D 맵을 만들고, 한쪽 눈으로는 드론의 기동루트를 짜고 벽 뒤에 숨은 적을 락온하는 한편, 다른 쪽으로는 다가오는 적을 사격해 무력화시키는 걸 말이다.

        

        인간이 처리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될 정도의 수많은 상황을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하는 것. 그것이 이카루스 오퍼레이터가 기본적으로 갖춰야만 하는 역량이라나 뭐라나.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걸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맞나?’싶은 것들은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 로렌 씨도 올리비아 씨도 평등하게 골머리를 썩였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가장 먼저 익숙해진 건 올리비아 씨였다. 부엉이라 그런지 시력도 말도 안 될 정도였고, 반향정위에 한없이 수렴하는 청각 지도를 만들어 드론을 무섭도록 정확히 운용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드론 조종에 익숙해진 건 나였다. 여기엔 약간의 편법이 있었는데, 드론과 감각을 약간 링크하여, 드론이 공기를 밀어낼 때 다시 돌아오며 느껴지는 진동을 조종에 참고할 수 있었다.

        

        물론 드론이 총을 쏘거나 하면 진동이고 나발이고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초창기에 감을 잡기 위해 쓴 것빼곤 없지만.

        

        

        아무튼.

        

        

        

       “경과관찰실에서 대기 중인 내 팀원들이 세 명 정도 있지만, 애시당초 이글 팀은 파라레스큐라니까. HVT – 고가치 표적 – 처리나 건물 점령은 할 일이 못 된다고. 공항 점령 같은 거라면 몰라도.”

        

       “동시에 현재 센트럴 파크에서 가용 가능한 최중요 전력이기도 하지. 어쨌든 작전 이행 명령이 떨어지면 가야만 하니,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정신적으로 편할 걸.”

        

       “환장하겠네, 진짜…일단 선제투입됐다가 골로 가버린 친구들이 왜 죽었는지나 확인해보자고. 작전 타임라인이랑 침투 루트 받아온 거 있어?”

        

       “여기.”

        

        

        

        뭔가 수상쩍은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오가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무시하면서 드론 조종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나는 이번 작전인지 뭐시깽이인지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나는 능이버섯이다…나는 그냥 탱자탱자 놀면서 만기전역한 허접물병장이다아….

        

        물론 어림도 없었고, 나는 그로부터 1분도 지나지 않아 두 무서운 언니들에게 붙잡혀 보쌈당했고, 옆에 앉혀졌다. 디브리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주 잘 알게 된 건 덤이고.

         

        

        

       “침투로를 지상으로 한정한 것도 그렇고, 야간투시경 없다고 낮에 투입했다고? 진짜 미치고 환장하겠네. 저격지원 없었으면 투입한 애들 죄다 관짝에 실려있었겠어.”

        

       “덕분에 교섭할 여지는 없어졌지. 우리가 투입되는 게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이미 상부는 완전절멸작전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일단 투입로랑 침투로부터 다시 짜보자고.”

        

       “적 위치는?”

        

       “유엔 본부 앞의 지상주차장과 메인 빌딩 1층과 2층. 초병 위치 및 경계구역은 전부 앞의 도로에 국한되어있고…어림잡아 130명 가량의 병력이 상주 중인 걸로 추정돼.”

        

       “조디악 – 소형 고속단정 – 타고 시동 끈 다음 이스트 강 쪽에서부터 접근하는 건?

        

       “들키면 꽤 곤란한 일이긴 한데, 수중침투용 잠수복이 있는지부터 확인해봐야겠는 걸. 파라레스큐 교육과정 중에 수중침투가 있었나?”

        

       “당연히 있지. 우리를 뭘로 보는 거야.”

        

        

        

        그러던 와중 내 쪽을 향해 고개를 휙 돌리는 두 분.

        

        갑자기 표정이 심각해지는 걸 보니 무언가 불똥이 튈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런 시점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불쌍한 척을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나는 능이버섯이다…나는 아무런 것도 못하는 응애다…힘쓰는 일만 잘하는 비얌이다….

        

        

        당연하겠지만 어림도 없었다.

        

        두 분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 꼬맹이를 데리고 갈 수가 있을까?”

        

       “괜한 도박을 할 필요는 없지. 기어코 낑겨갈 거라면 작전구역 밖에서 드론으로 적 찍어주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거면 센트럴 파크 뒤져서 드론조종사로 복무하던 사람 데려오는 게 나아.”

        

       “그렇겠지. 알아들었지, 뱀 꼬마? 얌전히 집 지키고 있어야 한다.”

        

       “…전부 무사히 돌아오는 것 맞죠?”

        

       “당연한 말을. 우리만큼 오래 살아야만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그, 그런가?

        

        그래도 옛날 제107헌병중대 분들을 도울 때와는 완전히 이야기가 달랐다. 같이 지내면서 이 분들이 트레이닝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았고…아무리 생각해도 이 분들이 상처입는 게 상상이 안 간단 말이지.

        

        그냥 말 그대로 날아다니신다, 이 분들은. 뭐라고 해야 하나, 미국에 떨어지기 전 즐겁게 플레이했던 하이퍼 FPS를 보는 것 같았다. 조금만 지나면 벽 차고 도약도 하시겠어.

        

        아니다, 올리비아 씨는 지금도 할 수 있구나. 날개 달아주면 단거리 비행까지는 가능할지도.

        

        

        아무튼 이리저리 잡음은 있는 것 같았지만, 까놓고 말해서 이 분들이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실제로 어느 정도는 승산이 있는 것이 아닐까.

        

        어려운 사실이라든지 병력비율라든지 그런 건 모른다. 진짜 자살행위적 작전이었다면 이 분들은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지랄은 거기까지다’ 하고 거부했을 테니까.

        

        …근데 생각해보면, 만약 내가 나중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되면, 나도 저런 작전에 투입되는 건가? 진짜 미치고 환장하겠네.

        

        세계의 경찰이라던 미국이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을까 몰라.

        

        

        

       “…일단 필요한 물자부터 생각해보자고. 완전절멸작전은 미친 소리고, 130명 중에서 20% 가량만 허드슨 강에 던져버려도 전의를 잃어버릴 걸. 최대한 일방적으로 패고 탈출하면 되겠지.”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저격팀 투입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겠어.”

        

       “일단 이쪽은 센트럴 파크 방위팀 돌아다니면서 협조 가능한 드론조종사 좀 찾아볼 테니, 침투에 필요한 물건들 준비 좀 해줘. 잠수복 같은 거.”

        

       “두말하면 잔소리지.”

        

        

        

        털썩.

        

        그와 동시에 두 분은 마치 서로 짜기라도 한 듯 침대에 걸터앉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해야만 할지는 몰라도, 최근 알파급 변이자를 위한 숙소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있었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접이식 침대 대신 바로 근처의 플라자 호텔에서 뜯어온 침대가 대대적으로 보급되었고, 그 덕분에 현 시점에서는 다들 그나마 사람다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 말고도, 알파급 변이자의 숫자가 정말…정말로 적다는 점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아무튼 그건 그거고,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었다는 말은 단 한 마디도 안 했다.

        

        나는 상당히 친해졌다고 생각한 올리비아 씨에게 덧붙였다. 불안불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위험하면 바로 도망나와야 해요. 꼭이에요.”

        

       “걱정 마렴. 작전은 새벽에 시작이니까, 네가 한숨 자고 일어날 즈음이면 끝나있겠지. 나중에 작전 녹화영상 보고 앞으로 네가 뭘 하게 될지 볼 준비나 하려무나.”

        

       “로렌티나, 애한테는 좀 더 다정하게 대해줘야 한다고.”

        

       “풀네임으로 부르지 말랬지, 내가.”

        

       “로, 로렌티나…이름 예뻐요.”

        

       “풉.”

        

        

        

        에, 역린인가…?

        

        그치만 이름 예쁜데. 물론 로렌이라는 것도 상당히 어울리는 이름이긴 했다…만, 뭐라고 해야 할까. 다들 개명한 이름일까 하는 궁금증이 문득 들었다.

        

        그리 생각하면 유진은 상당히 중성적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올리비아 씨가 덧붙였다.

        

        

        

       “쟤가 말하는 것중 틀린 건 없으니, 우리는 신경쓰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둬. 그게 지금 시점에서 네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네에.”

        

       “그건 그렇고, 뱀이면 해군 소속인가? 저 자식이 기고만장한 꼴을 보는 건 좀 배알이 꼴리는데.”

        

       “후후. 너는 내가 찜해둔 거 알지? 다른 길로 새면 안 돼. 공군이나 육군은 네가 갈 길이 아니야. 모름지기 사람은 마음 속에 트라이던트를 하나씩 품어야 진짜 남자 대접을 받는 거란다.”

        

       “지금은 여자잖아.”

        

       “말이 그렇다는 거잖니, 말이.”

        

        

        

        …이 사람들이 왜 갑자기 내 차후 소속을 두고 다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쉽다면 아쉽게도. 나는 아직 그런 것을 생각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었다.

        

        어쩌면 나는 해군 쪽으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리 생각하며 두 분의 옥신각신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리고 나중의 일이었지만, 어쩌면 내가 해군을 갔더라면 상어가 나를 찰지게 괴롭히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육군으로 가기까지 어림잡아 6개월 가량 전의 어느 날이었다.

        

        

        

        

        

        

        

        

        

        

        

        

        

        

        

        

        

        

        

        

       “이 꼬맹이를 나중에 전선에 투입하게 될 날이 올까?”

        

       “생각보다도 금방이겠지. 그러니까 애 좀 그만 쓰다듬어. 그러다가 깨겠다.”

        

       “의외로 잘 안 깨더라고. 잘 땐 그래도 꽤 신경줄 굵더라.”

        

        

        

        오전 2시 40분, 센트럴 파크 HQ.

        

        등화관제라는 명목, 거기에 더불어 고질적인 전력 부족 문제로 인해 한 점의 인공적인 불빛조차 없는 어둠 속, 두 명의 인원이 침대 위에서 코코낸내 중이었던 유진을 옆에 둔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텁게 겹쳐입은 방어구와 장구류, 그 위를 덮은 전술조끼의 파우치 안에 가득히 들어찬 여러 개의 탄창과 그 위를 아주 은은하게 흐르는 에너지막. 흡사 금방이라도 액션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면, 두 명 중 단 한 명도 헬멧을 착용한 사람이 없단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야간투시경 – 올리비아는 원래 필요가 없었지만 – 도 없었다.

        

        

        자세히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볼 수 없을 정도로 엷게 빛나는 눈동자.

        

        이들의 눈 앞에는 수많은 홀로그램이 떠다니고 있었다.

        

        

        

       -[프로토타입 이카루스 기어 가동 중…포터블 에너지 실드 정상 가동을 확인.]

        

       -[에너지 배리어 집중…노출 부위인 팔과 다리, 머리를 확인. 해당 부위를 집중적으로 방어합니다.]

        

       -[실드 잔량을 개별적으로 표시합니다.]

        

        

        

       “…실제로 기동하는 건 처음이지만, 그닥 믿음직하지는 않은데. 괜찮은 건지 모르겠구만….”

        

       “테스트는 여러 번 이뤄졌다고 하네. 듣자 하니 50구경 탄환을 10발 가량 막을 수 있다는데…그 사실을 맹신하지만 않으면 되려나.”

        

       “그렇지…슬슬 출발하자고. 지휘권은 맡긴다. 못 하면 작전팀장 지휘 뺏어올 거야.”

        

       “뺏기는 것만으로 끝이라면 관대한걸. 원대에서는 실수하면 방출되는 게 일상이잖아?”

        

        

        

        철컥.

        

        월광조차 없는 밤하늘이 보인다. 어둠 속에서 다섯 명의 인원들이 각자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변이자 둘, 그리고 올리비아의 휘하에 있던 이글 팀 인원 세 명. 오늘 작전의 핵심을 맡을 최고 전력이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들은 CQB를 메인으로 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그런 사소한 사실은 의미가 없었다. 센트럴 파크가 그만큼 급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올리비아는 자신의 앞에 있는 세 명의 팀원을 보았다. 변이자들과는 다르게 세 명은 옵스코어 헬멧을 착용한 상태였다. 헬멧 마운트에는 ENVG – 진보된 야간투시경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그 뒤, 특수침투를 위한 사일런트 MTV 한 대가 존재했다. 뒤에는 5명 분량의 잠수 장비가 딸린 상태였다.

        

        

        간단한 수화가 이어졌고, 다섯 명은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은 놀랍도록 조용한 소리를 내며 센트럴 파크 동물원이었던 곳이 있는 동쪽으로 빠져나갔고, 운전수는 사전에 확인해두었던 기동 루트를 정확하게 지켜가며 이스트 강으로 향했다.

        

        슬슬 입김이 사라지는 날씨였다.

        

        올리비아가 입을 열었다.

        

        

        

       “훈련만 할 때는 잘 몰랐는데, 이리 생각하니…군인은 참 못해먹을 직업이네. 특히 이럴 때는.”

        

       “갑작스럽네.”

        

       “그 꼬맹이가 우리가 없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시작부터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마십쇼, 팀장님. 센트럴 파크 와서 하는 첫 작전 아닙니까. 부정 탑니다.”

        

       “시끄러워, 이 자식들아. 너희들이 여자의 복잡미묘한 마음을 알아?”

        

       “작년까지만 해도 남자였잖습니까.”

        

        

        

        한 마디도 안 지는구만.

        

        올리비아는 그리 생각하며 웃음과 한숨을 동시에 토해냈다. 그 시점에서 방금 있었던 쓸데없는 생각은 조금씩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긴 했지만.

        

        그 말대로였다. 센트럴 파크에 와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직접적인 타격 작전. 1차 투입 요원들, 혹은 그 이하의 인원들로는 성공시킬 수 없는 정밀한 수술과도 같은 작전.

        

        

        어둠에 잠긴 이스트 강이 죽어버린 빌딩의 숲 사이로 보이는 사이, 차량은 이스트 강의 바로 옆을 타고 이어지는 고속도로의 바로 앞에서 멈춰선다.

        

        도로 위는 차량으로 가득했다. 거의 대부분의 차량들은 안에 아무런 것도 들어있지 않았고, 창문은 깨져있었으며, 문은 열려있었다. 그 사이에선 바닥에 널브러진 채 말라 비틀어져 부패한 시체도 보였다.

        

        그것을 뒤로 한 채, 이들은 주섬주섬 장비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타이머가 세팅되고, 거리계가 남은 거리를 표시한다.

        

        

        

       “침투 지점까지 1.5km. 물살 방향은 북에서 남으로, 침투 방향과 동일. 길어봐야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거고…드론 스캔에 의하면 강 방향에는 초병이 없어.”

        

       “뒤통수를 간지럽히기엔 최적의 조건이네.”

        

       “뭐어, 그렇지.”

        

        

        

        스르릉.

        

        오로지 사람을 효율적으로 죽이기 위한 픽스드 나이프 한 자루를 칼집 안에 집어넣은 로렌티나가 느긋하게 웃었다. 루비 같은 적색 눈동자가 스산하게 빛났다.

        

        

        

       “뒤통수를 간지럽히라고 오라고 했으니, 뒤통수에 칼을 꽂아도 간지러울 테지. 그리고…저 친구들의 뒤통수를 굳이 두 번씩이나 간지럽힐 필요는 없지 않을까?”

        

       “누가 아니래.”

        

       “한 번에 끝낸다. 가자.”

        

        

        

        찰캉!

        

        그녀는 벽에 느슨하게 레펠용 앵커를 걸었고, 가장 먼저 줄을 타고 내려가 차가운 이스트 강에 몸을 담갔다. 호흡기도 산소 봄베도 뭣도 없었다. 대신 침투 후 팀원이 사용할 장비 등을 대거 짊어진 상태였다.

        

        한 명씩, 한 명씩. 그렇게 다섯 명의 인원이 차가운 강에 몸을 담갔을 즈음, 로렌티나는 웃으며 수면 밖으로 엄지손가락을 꺼내들고는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그 순간, 이스트 강 위에 떠있던 다섯 개의 머리가 자취를 감추었다.

        

        

        알파급 변이자가 공식적으로 작전에 투입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얌 엄마아?빠 동시외부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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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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