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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

        

       =승리!=

        

       장장 40분에 걸친 장기전.

        

       사실상 20분 전부터 7할 이상 확정되어 있었던 승부의 결과가, 레드팀의 첨탑에서 휘날리는 푸른 깃발로 형상화되고 있었고-

        

       그 화면을 보며, 혹여 항복이 나올까 두려워 가슴을 졸이던 시청자들은 일제히 기쁨을 쏟아내고 있었다.

        

       『시발 다행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아까 진짜 서렌하는줄 알고 심장 멎을 뻔했다』

       『다 행 이 다』

       『저격러도 오카리나는 듣기 싫지』

       『씹카리나를 막아낸 열사님들ㅠㅠ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이 겜을 최선을 다하네』

       『아무리 봐도 방장이 제일 악질새끼인거같은데』

       『저격러가 불쌍해지는건 처음이네 진짜루』

       『고생했어요 열사님들ㅠㅠㅠ』

       『당신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어느새, 저격러들이 열사로까지 칭송받는 상황.

        

       그야말로, 저격을 한 사람들이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는 걸 막아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여론이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니 서렌하면 지 방송을 던지겠다고 협박하는 스트리머가 어딨냐고 미친년아】

        

       『ㄹㅇㅋㅋㅋㅋㅋ』

       『저격러니?』

       『누가 서렌하지 말라고 칼들고 협박함(진짜 함)』

       『누가 오카리나 들고 협박함?』

       『미친년… 미친년… 미친년…』

        

       물론,

        

       《시간이, 미묘하네요. 한 번……아니, 두 번 정도만 더 돌려볼까요.》

        

       아직도 채팅창을 축소해둔 상태인 이예나의 반응은, 한결같았지만.

        

       * * * *

        

       게임이 끝나는 순간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개의 도네이션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몰랐는데, 도네이션에도 대기열이 생길 수 있더라.

        

       도네이션에 담긴 문장들에서는 이런저런 감정이 날 것 그대로 느껴졌다.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담아 전달하는 편지같은 느낌. 

        

       얼핏 보기에도, 상당 수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협박……협박까지는 아니었는데. 권고……과장해도, 경고 정도의 부드러운 워딩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아직 실력이 조금, 부족한 건 알지만…….

        

       ……씹좆혐나는 너무하지 않나. 원 단어가 오카리나라는 걸 알아보기도 힘들어.

        

       오카리나……이렇게 단체로 기겁할 정도였구나.

        

       약간 우울해졌지만, 좋은 걸 알았다. 언젠간 쓸 일이 있는 지식이겠지.

        

       그렇게 가볍게 털어내고, 다시 큐를 돌리기를 4차례.

        

       3번의 승리와, 1번의 패배를 적립하고 나고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덧 새벽 1시였다.

        

       개인적으로는 한창 게임을 하기 좋은 시간대라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널리 받아들여지는 의견은 아니거니와- 지금으로서는, 내 입장에서도 미묘한 것이 사실이다.

        

       새벽 1시부터 5시 사이에 이 정도 랭크에서 큐를 돌리면, 방송을 하지 않아도 늘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지금, 어째서인지 내 방송에는 소독차 뒤에 모이는 아이들 같은 시청자들이 6,000명이 넘게 모여있었고-

        

       당연하게도, 사람들이 아직 제법 남아있는 밤 12시에 돌렸던 조금 전의 큐에서조차 무려 9명이 시청자였다.

        

       다시 말해,

        

       새벽 1시인 지금 큐를 돌리면……아마, 11명이 모두 시청자인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까.

        

       시청자참여형 팀게임이 나름 즐겁다는 사실은 부정할 생각이 없지만……몇 번이고 계속 반복하기엔, 조금 피곤하다.

        

       나오나는 오더를 하기에 편한 게임이 결코 아니다.

        

       미니맵에서는 정보가 그다지 많이 주어지지 않는 데다가, 오더를 하면서도 실시간으로 눈 앞의 적과 교전을 이어 나가야 하니까.

        

       오더하는 중이니 잠깐 휴전하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내 앞에 선 적수가 그런 소리를 한다면, 당장 나부터 휴전보다 좋은 종전을 선사해주겠다고 외치며 머리에 칼을 박아주러 달려들겠지.

        

       그렇다고, 팀게임을 하면서 정작 중요한 오더를 외면하는 건……도저히, 내키지 않았다.

        

       전생이라지만, 판짜기와 오더 실력을 무기로 프로게이머의 문을 두드렸던 입장에서……뭔가, 이것만은 지켜야 하는 나오나 게이머로서의 정체성과도 같다고 해야 하나.

        

       큐를 잡는 동안 화면을 가리는 등의 잡기술을 써볼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런 걸로는 시청자 참여를 막을 수 없다는 건,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고 있다.

        

       결국, 티어와 시간이 문제다. 이 티어, 이 시간에는……어떻게 해도 피할 수 없겠지.

        

       그렇다면, 차라리.

        

       “잠깐, 쉴까요.”

        

       마침, 이번 승리로 챌린저가 가시권에 들어온 시점이다. 이 정도 페이스면……하루 정도 쉬어도, 대회 신청까지 남은 시간 동안 챌린저에 도달하기엔 충분하고도 넘치지 않을까.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조금 쉬고 나서 사람이 많은 시간대를 노리자.

        

       라고, 결정하고 선언한 순간.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핫생녹은 아니지? 제발 아니라고 해줘 정신 나갈 것 같아 진짜】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핫 생 녹 핫 생 녹 핫 생 녹 핫 생 녹 핫 생 녹】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선생님 다시보기 이미 5번씩 꼭꼭 씹어먹고 되새김질해서 다시 먹고 대사 외울 때까지 또 먹었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숨이 안 쉬어질 것 같아요 제발】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핫생녹 안 시켰다고!!! 그냥 생으로 달라고!!!】

        

       가벼운 공지에 대해서, 매우 격한 반응이 돌아왔다.

        

       ……과장이 심하네.

        

       6,000여명이 모두 복습을 마쳤을 리가 없잖아. 원래 시청자가 1,000여명이었는데.

        

       아. 그러면, 기존 시청자가 모두 다시 왔다고 가정해도, 지금 무려 5,000여명의 잠재적인 도적방송인이 들어온 상황이니까-

        

       “음……복습이 싫으면, 자습을 할까요. 자습……한지 좀, 오래된 거 같은데.”

        

       자습방송도 괜찮지 않을까.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진짜 제발 지랄하지 마십쇼 선생님】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자습이 뭔지 모르는 유입새끼들은 일단 횃불부터 들고 검색해라】

        

       ……반발이 조금, 있긴 한데.

        

       “예습, 복습, 자습의 효과는 검증된 바 있어요. 매년 수석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3형젠데.”

        

       저번엔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인원수가 대폭 늘어난 지금은 다를지도 몰라.

        

       음…….

        

       어떻게 하면 좋으려나.

        

       – 레미제라블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민중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가? 분노의 노래를 부르고 있노라!】

        

       – 우리는노예가되지않는다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잃을 것은 강제 방송이요, 얻을 것은 대검 기사이니. 일어나라! 어깨를 맞대고 단결하여 쟁취하라!】

        

       그렇게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다양한 1점 리뷰가 도네이션으로 반복하여 울려퍼지고 있었다.

        

       즐거워 보이네.

        

       보고 있자니, 문득 배달음식도 리뷰를 등록하면 사장님에게 음성으로 재생되는 기능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유료 리뷰면 괜찮지 않을까. 주문한 음식 가격의 30%를 지불하면 음성리뷰가 나오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을 할 시간은 아니다.

        

       축소된 채팅창에서 움직이는 자그마한 점들의 대부분이 붉게 물든 상태였다.

        

       채팅을 치는 사람보다, 불 이모티콘을 도배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여론조사라도, 할까.

        

       말을 개울가까지 데려갈 수는 있으나, 강제로 물을 먹일 수는 없는 법.

        

       미리미리 민심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지난 자습 방송에서 확실히 배웠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되겠지.

        

       투표권을……아무한테나 주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쉬긴 쉬어야 해요. 지금 계속 큐를 돌리기는 애매해서……복습, 자습, 연주, 음주 정도로 투표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투표를 설정하고, 약 3분 후.

        

       결과는, 반가우면서도 당혹스러웠다.

        

       [복습 4%]

       [자습 11%]

       [연주 1 %]

       [음주 84%]

        

       습자 돌림은 2갠데 주자 돌림이 1개인 것이 어딘가 외로워 보여서, 충동적으로 넣은 선택지였는데.

        

       ……이게 1등을 하네.

        

       ……뭐가 1등을 하든 연주는 한 번 하고 다음 순서로 가려 했는데…….

        

       음…….

        

       나쁘진 않……은가?

        

       * * * *

        

       이예나는 방송에서 술을 제법 자주 마시는 편이었다.

        

       굳이 술을 마시는 중이라고 공언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마시는 소리가 날 때면 십중팔구는 술이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일 정도로.

        

       그렇기에, 이런 저런 소리가 들려와도 시청자들은 이제와서 놀라지 않았다. 간혹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의문을 표하는 유입들도, 5분 정도 듣고 있다보면 짐작이 가는 것이다.

        

       이를 테면,

        

       -흐흫.

        

       평소에 비해 한 두음 높은 웃음소리나,

        

       -쪼르륵.

        

       무언가를 따르고,

        

       -꿀꺽.

        

       마신 후,

        

       -크읏! 콜록, 큼.

        

       술냄새가 나는 듯한 숨을 내뱉다가, 기침을 하는 소리처럼.

        

       그렇듯 일상적으로 음주를 하는 스트리머에게 시청자들이 적응할 정도였으니, 음주를 하는 본인인 이예나가 자신의 주량을 모를 리는 없었다.

        

       다만,

        

       《자, 그러니까 무슨 말인가……다시 처음부터 말씀드릴겧…게요? 오해, 오해가 좀 있을 수도……있나? 아무튼, 그럴 것 같아서요. 흫.》

        

       『아무도 오해하지 않아써 제발 그만해』

       『야 얘 누가 술먹였냐』

       『얘 일부러 이러냐?』

        

       이런 저런 이유로,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방송을 하러 달려온 이예나는, 평소보다 많이 피곤한 상태였고-

        

       그렇게 피로할 때면, 같은 양의 알코올에도 쉽게 취하는 법이다.

        

       《자. 요약하자면, 행사엔 국민의례가……그런 요식행위가, 중요한 거예요. 군대에서 제일 먼저 제식부터 가르치는 이유가 뭐냐……아, 이거 얘기했었나. 얘기했어요?》

        

       『17번 정도 얘기했습니다 선생님』

       『엄마 술냄새나』

       『군필여고생이 군대 얘기를 해도 이 정도론 안 한다』

       『제발 가서 자라』

        

       – 레미제라블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핫생녹이 그리운 트수는 개추】

        

       《개추!》

        

       

       봄날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실수로 빠르게 업로드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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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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