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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

       “왜요? 과장님?”

        “하… 우리 부서 아주 큰일났어.”

        “뭔데요?”

        “우리 이제 못 놀아. 좋은 시절 다 갔다고. 이수아 헌터가 우리 빡세게 굴리겠대.”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거대한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게 다 뭐에요?”

        “우리가 처리해야하는 던전들.”

        “에에?”

       

        다들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어… 이거 헌터 1,2과 합친 수준 아니에요?”

        “응. 맞아. 그러래.”

       

        차과장은 해탈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와 동시에 6과 전체는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왜.뭐.어쩌라고.’

       

        다들 마치 이 일의 원흉이 나라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하~ 아니이~ 백지훈 씨. 증말. 어제 밤에 뭘 한거야? 도대체? 이수아 헌터 왜 화나게 만들었어?”

       

        ‘화가 나?’

       

        “아뇨. 아무 일도 없었는데요.”

        “무슨 소리야. 분명 무슨 일이 있었구만. 분명 남녀문젠데. 나 이래뵈도 눈치는 100단 이라니까?”

       

        차과장이 허리춤에 손을 얹고는 아주 자신있게 말했다.

       

        “도대체 뭐했어? 지훈 씨? 어젯밤에 있었던일 털어놔봐. 그래야 우리도 뭔지 알고 쳐맞지. 이게 뭐야? 이걸 우리가 다 어떻게 하라고”

       

        그는 테이블에 수북히 쌓인 업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하…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할 순 없지…’

        ‘이수아, 유하나, 채수현이 저희 집까지 따라왔더라니까요? 저를 두고 싸웠다고요.’

       

        이렇게 말하면 분명 어떤 반응이 올지 아니까.

       

        ‘엥? 지훈 씨. 미친 놈이었어? 정신병원 가야될 것 같은데?’

       

        분명 딱 이런 반응이 올 것이다.

        거의 망상병 환자라고 의심 받기에 좋은 설정이니까.

       

        차라리 그냥 지금 저 시선이 낫다.

       

        다들 내가 마치 헌터6과의 적이라는 듯이 바라보는 중이었다.

       

        “하… 저는 지훈 씨 들어와서 더 편해지나 싶었는데 이게 뭐에요?”

        “아니. 페이를 아무리 올려준다고 해도 이건 아니죠. 이러면 더 줘야된다고요.”

        “아. 나는 못해 못해. 페이 더 준다고 해도 못해. 아니 장난해? 헌터 2과 업무를 시켜도 힘든데 1,2과가 하는 일을 동시에 하라고? 장난하냐고~~”

       

        다들 불평불만을 털어놓는 중이었다.

       

        “아니. 과장님. 근데 이걸 그대로 받아오시면 어떡해요? 진짜?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들이받고 싸웠어야죠!!”

        “맞아요. 아니 이거 우리 이대로 하라고요? 그럼 저희 다 죽어요…”

       

        팀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별안간 아침부터 쏟아진 날벼락에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아 근데 이걸 말 안했네.”

        “뭔데요?”

        “우리 A팀 개편된대.”

        “어떻게요?”

        “우리 헌터6과가 이제 메인이고 헌터1,2과가 우리 지원할거래.”

        “????”

       

        다들 오잉? 하는 표정이 되었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듣고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데요…?”

        “헌터 1,2과가 우리를 백업해준다~ 이 소리야. 이거 내가 괜히 받아왔겠어? 나 차과장이야.”

        “헐….”

       

        다들 말도 안되는 소식을 듣고는 벌떡 일어나는 것이었다.

       

        “꺄아아아아악! 차과장님!!!!”

       

        얼싸안고 난리를 치는 것이었다.

       

        “와. 지훈 씨. 역시 믿고 있었어요. 지훈 씨가 우리 부서에 오니까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기네요.”

        “역시 지훈 씨야. 저는 지훈 씨 언제나 응원해요.”

        “어제 도대체 뭘 했는진 모르겠는데 대박인데요?”

       

        A팀 내의 역학관계가 조금씩 바뀌는 중이었다.

        만년 꼴찌 부서인 헌터6과가 올라서는 중.

       

        “아니. 차과장.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거야?”

       

        헌터6과 사람들이 환호성을 내 지르는 와중에 헌터 1,2과의 과장이 찾아왔다.

       

        “허허… 김과장, 박과장”

       

        차과장은 자신들의 동기를 보며 씨익 웃었다.

        동기들에게 수년간 밀려온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이해가 안되는데? 우리가 헌터6과를 백업하라고? 여기 쭉정이만 있잖아?”

        “아니. 쭉정이라뇨. 김과장님. 너무 말이 심하시네요.”

        “하. 아니 헌터 등급으로만 따져도 쭉정이는 맞잖아…?”

       

        사실이긴 사실이었다.

       

        헌터 1,2과는 거의 엘리트만 모여있는 집단이라고 불렸으니까.

        그에 비해서 헌터 6과는 좀 더 보편적인 느낌이 강했다.

       

        “하. 저희 이제 앞으로 잘할 거거든요? 기다려보세요. 우리는 백지훈 씨가 있으니까.”

       

        김대리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 나는 왜…’

       

        원치않는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이수아, 유하나, 채수현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근데 이제 헌터1,2,6과의 전쟁에 휘말리게 될 수도 있는 느낌.

       

        “흠… 자넨가…이 사건의 모든 원인이…”

       

        헌터1,2과 과장은 나를 노려보는 것이었다.

        매우 억울하고 분하다는 듯이.

       

        “아니…저는 아무 것도 안했습니다…”

       

        나는 분명히 딱 잘라 말했다.

        내가 부서 개편을 요구했냐? 길드에 뭘 해달라고 했냐? 아니다.

        아무 것도 안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된 거라니까?

       

        ‘하… 정말…’

       

        ***

       

        끼이익.

       

        이수아에게 지금 사태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왔다.

        이수아는 뭔가 집중해서 일처리를 하는 중이었다.

       

        “저기…”

        “네. 지훈 씨.”

       

        나를 보고는 밝게 웃는 것이었다.

        방금 전까지 꽤 진지하게 일을 하던 모습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그… 부서 개편 얘기를 들었거든요?”

        “녜에~”

        “헌터6과가 메인이고 1,2과가 백업을 해준다는…?”

        “녜에~”

        “그거 저 때문에 그런 거에요?”

        “녜에~”

       

        ‘아이 시발…’

       

        “왜요? 지금 난리가 난 것 같은데. 헌터 1,2과쪽에서 불만이 많은 것 같아서…”

        “괜찮아요. 그 쪽엔 제가 섭섭하지 않게 또 다른 당근을 줄 거니까.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이수아는 전혀 걱정이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지훈 씨?”

        “네.”

        “저는 우리 블루길드 전체를 지훈 씨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들 생각이에요.”

       

        ‘시발. 이건 또 무슨 소리.’

       

        “그래야 지훈 씨가 어디 못도망가죠.”

       

        이수아는 갑자기 무서운 표정이 되었다.

        나는 조용히 눈알을 굴릴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블루길드원 모두가 아주 단결한 모습으로 뭉칠겁니다. 그래서 완전한 길드계의 1위가 될 거에요. 블루길드는 길드의 1위, 저는 S급 헌터 1위. 그럼 되겠죠?”

       

        그리고 싱긋 웃음을 지어보이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

       

        “그리고 백지훈 씨도 어서 S급 헌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투입할 예정이고요. 몇 년만 고생하면 빡세게 굴려져서 S급 헌터가 되실 거에요. 원하지 않더라도요.”

       

        무서운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4달 후에 S급 헌터로 올릴 생각이었지만.

        포인트가 넘쳐나니까 매달마다 승급을 하면 문제 없다.

       

        ‘형석이가 괜히 다른 사람에겐 쓰지 말라고 했었지…’

       

        좀 정신을 차리기로 했으니까.

        빠르게 S급이 될 거였긴 했다.

       

        하지만 지금 A팀의 급격한 움직임은 나로서 당황할 수 밖에 없는 문제였다.

       

        “지훈 씨는 그냥 별 걱정없이 받아들이시면 돼요. 아 그리고 감시도 더 강화할 거고요.”

        “네?”

        “거 봐요. 어.제.일.”

       

        이수아는 갑자기 아주 무서운 소름돋는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제가 그랬죠? 다른 길드에서 접근할 거라고?”

        “네?”

        “봐봐요. 어제 유하나, 채수현. 백지훈 씨에게 접근했잖아요? 이거 헌터계에선 비일비재하다니까요? 백호 길드에서 어떻게 지훈 씨에 대해 알고 채수현을 보냈는지 몰라~”

       

        이수아는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아. 다행이군. 이수아는 채수현이 나를 스카웃하려고 온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듣던 중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이래서~ 제가 미리 준비한 거에요. 그래서 감시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던 거라고요. 원래 각 길드들, 핵심 인재 보호에 엄청 신경 쓰거든요. 다른 길드도 다 이 정돈 해요. 아시잖아요?”

        “네… 그렇긴 하죠.”

       

        대충은 들어서 알고 있기는 했다.

       

        “저… 근데 감시대상 허락을 철회하고 싶은데요…”

       

        어제 밤에 형석이랑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괜히 내가 너무 호구남처럼 다 허락을 해서 문제가 된 것이라는 것.

       

        “안.됩.니.다.”

       

        아주 단호하고 싸늘한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오히려 감시를 강화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드론까지 띄워야할 수도…”

       

        그녀는 거의 광기가 흘러넘치는 느낌이었다.

       

        “어제 제 예상은 확실하게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백호 길드가 지훈 씨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확인이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유하나도…”

       

        그녀는 절대로 봐주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히려 감시를 더 강화하자고 주장하는 상황.

       

        “지훈 씨 집에도 감시를 추가해야…”

        “안됩니다.”

       

        이번엔 내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래야 채수현이나 유하나가 접근하는 걸…”

        “안됩니다.”

       

        형석이 말대로 하는 것이 옳다.

        너무 호락호락하면 안좋지.

        그랬다가 문제가 쌓이고 쌓인 것 같으니까.

       

        “하… 수아 씨?”

        “네…?”

        “자꾸 그러면 저 이직합니다?”

        “헙.”

       

        이수아는 놀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역시 잘 먹히네.’

       

        물론 말로만 협박하고 실제론 하지 않을 생각.

        블루길드에서 다른 데 갈만한 곳도 없을 뿐 더러…

        실제로 이직하면 더 큰 난리가 날 것 같았으니까.

        무조건 이수아 헌터가 나를 쫓아다니면서 헤집어 놓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한가지는 확실했다.

        이직이라는 단어 하나 만으로 이수아를 완전히 조련할 수 있다는 것.

       

        ‘휴. 적어도 채찍은 내 손에 들어온 것 같은데.’

       

        “아니. 지… 지훈 씨… 어.. 음…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너무 까불었죠. 호호호. 감시 강화는 철회할게요. 그건 그냥 넝.담.이었고요. 호호. 말이 안돼죠~ 이미 지훈 씨 집 근처에 감시를 깔아둔 것 만으로도 선을 넘긴 했죠? 호호호호.”

       

        완전히 당황해서는 호들갑을 떠는 느낌이었다.

       

        ‘자기도 알고는 있었네?’

       

        “호호. 아무튼 앞으로 우리 A팀, 아니 블루 길드는 백지훈 씨 보호에 전념할 예정입니다.”

       

        그녀는 아주 진지한 목소리였다.

       

        ***

       

        “하…”

       

        분장실의 유하나는 자신의 머리를 감싸쥔 채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나야… 왜 그래…”

        “오빠… 나… 도저히 못 참겠는데…”

        “그럼 화장실을 가.”

        “아니이! 그거 말고!!!”

       

        답답하다는 듯이 매니저를 노려봤다.

       

        “그럼 뭐…?”

        “쓰읍…. 백지훈 씨…”

       

        유하나는 아련한 표정으로 매니저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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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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