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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

       아수라장이 펼쳐진 콜로세움.

         

       모두가 도망가려고 발버둥 치며, 본인이 먼저 빠져나가기 위해 사람들을 밀치고 넘어트리는 등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레이스가 펼쳐진다.

       자기 아이나 부모, 연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바치는 숭고한 이들도 있었으며, 혹은 마물이 뿜어대는 피어에 의해 혼절하거나 정신을 놓고 침을 흘리는 이들도 더러 있을 지경.

         

       참담하다.

         

       인지를 초월한, 인간은 감히 대항할 수 없는 마물의 등장이란 이런 것이다.

       패닉의 연속이며, 제정신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힘겹기 짝이 없는 일.

         

       그런 참담한 위기의 현장 속에서.

         

       “이건, 실패군.”

       “이렇게 ‘평화로워선’ 안 될 노릇인데, 참….”

         

       참담한 현장을 평화롭다 평하는 2인이 있었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유일하게 좌석에 앉은 채 평온한 대화를 나누는 두 남자의 모습은 이질적인 것이었다.

       허나 더욱 이질적인 건 두 남자가 신전의 사제복을 입은 사제란 점이었고, 한 사제의 경우는 고위사제의 사제복을 입고 있는데도 어느 누구도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점이리라.

       마치 아무도 그들의 존재를 눈치 못 챈 것처럼.

         

       난무하는 비명을 음악 삼아 듣던 고위사제가 입을 열었다.

         

       “기대한 대로 되지 않는군.”

         

       타인에겐 참담한 광경임이 분명하지만, 고위사제가 ‘계획’한 참혹함은 이토록 미적지근한 게 아니었다.

         

       죽음이, [희생]이 있어야 했다!

         

       참혹해야 했고, 피가 낭자하며, 무수한 절망의 낯빛을 지은 어린 양들이 가득해야만 했다.

       한데 지금은 어떠한가?

         

       “…마땅한 희생양이 없구나.”

         

       비록 상황 자체가 혼란의 도가니일지라도, 절망과 죽음은 없는 미적지근한 공간.

       이따위 혼란은 언제라도 수습될 것에 불과할지니.

         

       고위사제는 실망하며 고개를 저었다.

         

       “계획과 많이 틀어진 것 같군.”

       “으음, 죄송합니다, 대장. 신경 쓴다고 신경 썼는데, 이런 차질이 생기는군요.”

         

       젊은 하위사제가 송구함을 드러냈다.

       장난기 많은 하위사제도 지금만큼은 죄송함을 감추지 못하는 바.

       허나 고위사제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어찌 너의 탓일까. 오만하게도 모두 계획대로 돌아가리라 믿었던 나를 탓해야겠지.”

       “…….”

       “하니 너무 자신을 책망하지 않아도 좋다.”

       “…감사합니다, 대장.”

       “인사는 되었다. 그보다 지금은 계획과 달리 ‘제물’들이 다 빠져나가고 있으니, 어쩔 수 없군.”

       “무슨…?”

       “2차 소환진을 열도록.”

       “어어, 소비가 너무 심한 것이 아닐지…?”

         

       안 그래도 저만한 거대한 마물을 소환하는 데 든 품이 만만치 않았다.

       대략 왕국의 반년 치 예산?

       혹은 더 많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한데 그 상황에서 추가적 소비를 한다?

       이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지도 모를 일이다.

         

       허나 그는.

         

       “해라. 당장.”

       “…….”

         

       단호하게 명령을 내릴 뿐이었다.

       책임은 온전히 자기가 진다는 듯이.

         

       “어휴, 저도 모릅니다, 이제.”

         

       하위 사제는 묵묵히 상관의 명령을 따르며 품에서 지팡이를 꺼냈다.

         

       우웅.

         

       구정물처럼 탁한 마력이 움직였고, 고위사제는 그제야 고개를 주억거렸다.

       허나 잠시 시선만 줄 뿐, 그의 시선은 다시금 콜로세움의 중앙을 향했다.

         

       “-가증스러운 기사 따위가 감히 대업을 방해하는가.”

         

       가증스럽고 증오스럽다.

       마음 같아선 직접 나서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발기고 싶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이 무대는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니까.

         

       하지만 나서진 못할지라도.

         

       “무조건 죽여주마.”

         

       설사 천문학적인 출혈이 생길지언정, 저 기사만큼은 반드시 죽이리라 그는 신께 맹세했다.

         

       * * *

         

       -칠흑 속 공간에서 놈은 울부짖었다.

         

       [[Grrrrr…!]]

         

       …얼마나 거대한지 가늠이 안 되었다.

         

       크기가 얼마나 거대하면 목소리만으로도 학술원 전체에 불온한 소리를 울려대고 있는 건지.

       허나 놈의 덩치보다 끔찍한 건.

         

       화르르륵!

         

       꾸물…꾸물…!

         

       놈은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에도 재생되는 중이란 사실이다.

       엄청난 재생력이다.

         

       ‘괴물 놈, 그것이 어떤 일격이었는데…!’

         

       오만한 마법사 오드왈.

       그는 기사를 경멸하지만, 기사의 실력조차 파악 못 하는 얼간이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안다.

         

       저 무식한 기사 놈이 날린 발리스타는 최고위 마법사가 직접 나서도 재현하기 힘든 일격이었음을.

         

       즉, 웬만한 대형 마물조차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게 정상적이란 뜻이다.

         

       하여 여전히 멀쩡할 뿐만 아니라, 데미지조차 입지 않은 채 꾸역꾸역 회복하는 저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었고, 이는 곧 공포로 다가왔다.

         

       ‘대체 어떤 자가 저만한 마물을 소환했단 말인가!!?’

         

       최소 백년 단위다.

       인간형 마물들은 오래 살았을수록 그 덩치가 커지긴 마련이며, 그 포악성과 힘 또한 만만치 않으니까.

       하니 저놈은 최소로 잡아도 백년 이상을 산 마물임이 분명하리라.

         

       그리고 백년 이상을 살아왔다는 것 자체가 마물이 가진 강함을 증명하는 바.

       오래 살았다는 건 곧 먹고 먹히는 자연의 생태계에서 살아남았다는 뜻이니.

         

       ‘백년이라니, 그만한 개체가 아직도 대륙에 남아 있단 말인가?’

         

       믿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저만한 개체는 이미 선왕의 치세에서 다 멸절시켰다고 여겼거늘.

         

       “야, 노예야 하나만 물어보자. 저거 마법 같아 보이는데, 어떻게 못 지우냐?”

       “…멍청하다 못해 화병이 나는 소리를 하는구나, 소환마법은 ‘절대적 약속’에 의해 발동한다. 하니, 저것은….”

       “됐다, 못 하면 못 한다고 하면 되지 뭐 이리 혓바닥이 길어, …쓸모없는 놈.”

       “!!?”

         

       억울했다.

         

       아니, 그만 못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마법사를 데리고 와도 절대 저 마법을 파훼하지 못할 터인데, 왜 자신만 갈군단 말인가!

         

       “실력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비명처럼 내지른 말대로 실력의 문제가 아니다.

       저 소환마법은 틀림없이 막대한 제물을 통해 발동했을 것임이 분명할 터.

         

       그리고 제물을 통한 소환마법은 절대적이다.

         

       반드시 이 세상에 강림하는, 어떤 식으로도 뒤집을 수 없는 ‘약속’일지니.

       그러니 저 마물은 반드시 세상에 강림하리라.

       

       지금이야 지나치게 거대한 몸뚱어리 때문에 구멍 속에서 나오지 못할 뿐이지, 언제라도 출현할 테지.

         

       “도, 도망가야 한다! 아니면 당장 왕국에 지원군을 부탁해라! 저 마물은 결코 네놈 혼자서 잡을 수 없단 말이다!”

       “…….”

       “멍청이처럼 굴지 말란 말이다! 영웅이라도 되고 싶은 거냐, 네놈은…!”

         

       오드왈은 악다구니를 지리듯 기사를 설득하는 중이었다.

       그도 살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고.

       한데 그놈의 ‘맹약’ 때문에 저놈의 명령을 거절할 수도 없다.

         

       하여 애원하고 만다.

       제발 도망가자고.

         

       …허나.

         

       “관람객들도 슬슬 다 도망간 것 같고, 우리도 튀어도 될 것 같긴 하거든.”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드디어 멍청한 소리를 하지 않는구나!”

       “근데 말이야, 아무래도 저놈은 우리를 보내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뭔 헛소리를…!”

       “헛소리가 아니라, 봐.”

       “이놈, 무슨 짓을……, 음!?”

         

       …운명은 도망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하였다.

         

       기사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의해 목이 꺾일 것처럼 하늘로 시선이 향한 오드왈은 어디 무례한 짓이냐며 소리치려 했지만, 곧장 말문이 막히고 만다.

         

       하늘에서….

         

       “이런 미친…!”

         

       새로운 소환마법진이 열렸다.

         

         

         

         

       후두둑!

         

       …처음 저것을 본 사람들은 우박이라 오해했을지도 모른다.

         

       검거나 녹빛을 띤 우박.

       왠지 모를 거부감을 주는 우박이었고, 그것이 점차 떨어질수록….

         

       “마, 마물이 하늘에서 떨어진다…!”

         

       우박의 정체를 아는 것도 쉬워졌다.

         

       둥글게 몸을 만 채 공중에서 떨어지는 생명체들.

       인간의 천적이요, 공존이 불가한 타고난 식인귀들일지니.

         

       먹구름은 거대한 마물만을 토해낼 뿐만이 아니라, 작은 마물조차 토해내고 있었다.

         

       쿠웅-!

         

       마물이 비처럼 쏟아진다.

       얼마나 많은지 가늠조차 가지 않을 지경.

         

       못해도 수백 마리를 거뜬히 넘는 숫자였고, 이를 보며 대경실색하고 만다.

         

       쿠웅!

       쿠우웅-!

         

       수백 개의 개체가 수십 미터 상공에서 지상으로 추락하며 거대한 먼지구름이 일어났다.

       추락으로 인해 죽었더라면 좋을 테지만, 소환마법이란 건 그런 것이다.

       웬만해선 약한 놈들을 소환하지 않고, 소환된 놈들은 마물 중에서도 강력한 놈들인 법.

         

       즉.

         

       [Kiaaa!!]

       [KRR-!]

         

       -수십 미터 상공에서 떨구어졌다고 해서 죽을 정도로 생명력이 약한 놈들이 없다는 거였다.

         

       “노, 놀이다!”

         

       놀.

       개와 하이에나 등을 섞어 놓은 것만 같은 이형의 마물.

       온몸 전체가 오물 독으로 뒤덮여 있으며, 질병을 퍼트리고 다니는 놈들.

       한데 독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죽조차 두꺼워 활에 맞아도 잘 죽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아이, 아이와 여인을 숨겨라! 얼른-!!”

         

       갓난아기와 젊은 여성.

         

       인간이 가장 증오스러워하며 역겨워하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마물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놀이.

         

       [KiAAA!!]

         

       수백이 넘게 모여 있었으며 일제히 하울링을 내뱉었다.

         

       [Kieee…!]

         

       강탈한 갑옷과 도끼 등을 착용한 놈들이 침을 질질 흘리며 충혈되다 못해 붉게 물든 눈으로 갑작스럽게 등장한 가장 좋아하는 먹이들의 냄새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놀들 입장에선 눈을 깜빡이고 보니 만한전석이 눈이 닿는 곳곳에 펼쳐진 판일지니.

       뭘 골라도 먹음직스러움을 알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같잖게도 말이다.

         

         

       -숭겅!!

         

       투욱….

         

       [……?]

         

       놀은 순간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옆에 있던 동료 하나의 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

         

       슬로우 모션처럼 보이는 그 광경 속에서 서서히 놀 한 마리가 고개를 돌리며 인생 마지막으로 본 광경은…!

         

       “짖지 마, 냄새 나니까.”

         

       서걱!

         

       어느 무서운 수컷 인간이 휘두르는 도끼의 궤적이었다.

         

       투욱!

         

       다시금 추가되는 머리와 몸이 분리된 놀의 시체였고, 중상위 마물인 놀을 마치 허수아비처럼 쉽게 베어내는 도끼 전사, 아니-.

         

       “검둥아.”

       “로엔 드미트리 드 라이오넬, 여기 있습니다, 교관님.”

       “전시 상황이니 경이라고 부르도록.”

       “명하십시오, Sir, 이한.”

         

       기사 이한.

       전에 없을 분노에 찬 표정을 지은 기사가 거기 있었으니.

         

       그처럼 놀 한 마리를 처리하고 곁까지 다가온 로엔이 명령을 기다렸다.

         

       “이거, 누구 짓인지 아냐?”

       “…모릅니다.”

       “거짓은 없겠지.”

       “제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그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냉정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눈동자 속 떨림을 숨기지 못했다.

       그 또한 지금 상황을 모른다는 거겠지.

       회귀자조차 모르는 사건이란 의미.

         

       허나 지금 이한에게 중요한 건 회귀자조차 모르는 사건이 아니었다.

       그저.

         

       “그럼 너를 믿겠다.”

       “…….”

         

       우수한 칼잡이 하나가 필요할 뿐.

         

       “지금부터 명령한다. 널 내 대리인으로 삼을 것이고, 레비 폴트를 부관으로 삼아 지휘권을 가져가라. 멀쩡한 애들 데리고 어떻게든 이 역겨운 새끼들 다 없애버려.”

       “…….”

         

       로엔이 쉽사리 답하지 못할 때, 놀 열 마리가 은밀하게 기척을 죽인 상태로 이한을 덮쳤다.

         

       [KiAA!!]

         

       기본적으로 성인 장정의 두 배 덩치를 자랑하는 놈들이었고, 위협스럽기 그지없는 순간이었지만.

         

       푸화악!!

         

       “알았냐고 물었다.”

       “…그냥 경께서 다 죽이셔도 될 것 같습니다만.”

         

       이한의 도끼가 횡으로 그어지며 놀 아홉 마리가 순식간에 핏덩어리고 변모했다.

         

       [Ki…-.]

         

       나머지 한 놈의 경우는 이한의 한 손에 잡혀 발버둥을 쳤으나.

         

       우두두둑!

         

       그의 다섯 손가락이 두개골을 파고들었고, 놀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그대로 즉사했다.

         

       이한은 더러운 흙먼지를 털어내듯 가볍게 놀을 털어낸 뒤, 고개를 저었다.

         

       “난 따로 상대해야 할 놈이 있어서.”

         

       척 하고 하늘을 가리키는 손가락.

       로엔은 낯빛이 어둡게 물들었다.

         

       “…혼자서 괜찮으시겠습니까?”

       “이기진 못해도 버텨는 봐야지.”

       “…….”

       “그래서, 대답은?”

       “…명을 따르겠습니다.”

         

       그를 믿어주고 뒤를 맡겨주는 사내가 있다.

       이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어찌 자신이 북부의 전사라 할 수 있겠는가.

         

       로엔은 그립으로 제 심장을 치는 경례를 올렸다.

         

       심장을 바쳐서라도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북부식 경례였다.

         

       “그래야지.”

         

       그렇게 이한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는 동시에 숨을 있는 힘껏 들이키며.

         

       후우웁!

         

       [[─백팔나한은 들어라!!]]

         

       사방 일대를 쩌렁쩌렁 울릴 포효를 내뱉었다.

         

       […!?!]

         

       사자후.

         

       이한의 사자후가 일순 콜로세움 전체를 진동시키며 날뛰려던 놀 무리를 무력화시켰다.

       놀을 향한 살의가 담긴 사자후의 기백은 놀 전체를 잠시 마비시킬 위력을 선사했으니.

         

       그리고 이토록 쩌렁쩌렁한 사자후 속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은 기사의 제자들이 토끼 눈을 뜬 채 주목했고….

         

       [[로엔 드미트리 드 라이오넬과 레비 폴트, 이 두 사람을 임시적으로 내 대리인으로 임명하겠다. 싸울 수 있는 자들은 모두 지휘에 따라 이 구역질나는 새끼들 전부를 도륙해라!]]

         

       -…….

         

       [[알겠나, 한 놈도 안 남기고 전부다! 모조리 다 없애버려!]]

         

       -…악!!!

         

       백팔나한, 아니 검술학부 1학년 생도 전원은 자신들의 신분과 관계없이 전원이 답변하며 경례와 함께 칼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1학년 80명의 생도 중, 도망가는 이들은 없었다.

         

         

         

       “…정말 혼자서 못 하시는 거 맞습니까?”

         

       목소리 하나만으로 놀 수백을 압도하는 기백을 선보이는 그를 보며, 재차 자신이 나설 의미가 있나 되묻고 마는 로엔이었다.

         

         

       난투전의 시작이었다.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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