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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

   EP.68

     

   띠링!

     

   [모든 플레이어가 단체전 필드에 입장하셨습니다.]

   [30초 후, 단체전이 시작됩니다.]

     

   경쟁전의 두 번째 경기.

   개인전과는 달리 각 좌표 별로 뭉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된 어인들은 청린의 지시대로 곧장 주변 정찰을 시작했다.

     

   들판, 구릉, 산 따위로 이루어진 지형지물.

   개인전이 사막이나 설산, 화산 같이 극단적인 지형으로 딱딱 나눠진 필드였다면 단체전의 환경은 상당히 무난한 편이라 말할 수 있었다.

     

   “추운 날씨가 아니라는 게 다행이군.”

   “주변에 호수 같은 건 없나?”

     

   어인들은 호수가 있다면 단체전을 보다 유리하게 이끌 자신이 있었다.

   깃발 뺏기가 주제라면 호수 바닥에 깃발을 박고 그걸 사수하기만 한다면 어지간해서 깃발을 초반에 빼앗길 일은 없을 테니까.

     

   [단체전이 시작됩니다!]

     

   [모든 능력치가 Lv.10으로 고정됩니다.]

     

   —

   『단체전 – 깃발 뺏기』

     

   주제 : 이벤트

   난이도 : 이벤트

     

   설명 : 두 번째 경쟁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팀의 깃발을 사수하고 다른 팀의 깃발을 강탈하십시오. 깃발을 빼앗으면 해당 깃발이 팀의 깃발과 합쳐지며 깃발을 빼앗긴 팀은 자동 탈락 처리됩니다.

     

   임무 : 제한 시간 안에 가장 많은 깃발을 가진 순서대로 랭킹이 정해집니다.

     

   보상 : 제한 시간이 끝난 후, 결산.

   실패 페널티 : 하위 30%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팀은 능력치 일부를 잃습니다.

     

   ※ 해당 임무에서는 사망 시, 상처가 치유되며 경기장 밖으로 추방됩니다.

   —

     

   알림이 사라지는 동시에 허공에 팀 깃발이 하나 나타났다.

   적당히 한 손으로 들고 있을 만한 작은 사이즈에 마치 운동회 소품 같은 느낌의 붉은 계열의 깃발.

     

   눈앞에 떠오른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청린이 손을 뻗어 깃발을 잡아들었고 그때 그는 알림 하나가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띠링!

     

   [좌표, 크리티아스의 깃발의 주인은 ‘청린’입니다.]

   [깃발을 내려놓을 수는 있으나 해당 좌표의 타인이 깃발을 소지할 수 없습니다.]

     

   “응?”

     

   [깃발을 소지한 채 사망하면 깃발의 소유권을 빼앗깁니다.]

   [깃발을 필드에 숨겨둔 채 사망하면 다음 접촉자에게 소유권이 양도됩니다.]

     

   도우미가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 처음으로 깃발을 잡은 사람이 깃발의 주인이 되고 그 주인은 같은 좌표 내에서는 임의로 변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실험삼아 다른 어인이 깃발을 만져 보려 했지만 무형의 기운에 막혀 깃발을 만질 수가 없었다.

   그 말인 즉, 깃발을 숨기는 것도, 들고 다니며 도주하는 것도 결국 한 사람 몫이라는 의미.

     

   “이거…… 조금 곤란하게 되었군요.”

   “이대로는 작전을 수행할 수가…”

     

   어인들의 작전은 다른 사람들이 깃발을 숨기기 전에 청린을 포함한 소수 정예를 보내 다른 좌표를 선제 타격하는 것이었다.

     

   깃발을 숨기는 그룹을 따로 나눠 호수를 찾고 그들이 호수 바닥에서 깃발을 지키는 식.

   과도한 전력의 분산을 막고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 것이 그 이유였다.

     

   “어쩔 수 없군. 일단 호수를 찾기 전까지는 함께 움직이지.”

   “네, 알겠습니다.”

     

   청린은 부하들에게 그렇게 전달한 뒤, 금린을 찾아 그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금린. 옆에 서시죠.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아, 괜찮습니다. 깃발을 가지고 계시니 청린을 보호해야…”

   “아닙니다. 저는 문제없습니다. 척후병들은 조금 더 멀리까지 탐색을 할 수 있도록!”

     

   청린의 명령이 떨어지자 전방에 있던 어인들이 넓게 퍼지며 정찰을 시작했다.

   호위 대상이 누구인지 모호해지는 분위기. 어인들은 잡생각을 떨치기 위해 고개를 털어냈다. 그들이 지켜야 할 우선순위는 더 이상 왕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그들 대부분은 이미 지금 깃발을 소유한 청린을 지키는 것이 더 옳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

     

   그 시각 신성국 진영.

     

   쿠구구……

     

   “…랜든, 혹시 무슨 소리 못 들으셨나요?”

     

   어디선가 들려온 소음에 신경이 곤두선 성녀가 그녀 곁을 지키던 적색 기사에게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에 있던 병사 몇몇을 지목했다.

     

   “빠르게 확인하고 돌아오도록.”

   “존명!”

     

   랜든은 개인전 이후로 어떤 사소한 것일지라도 더욱 신중하게 처리 하겠다 마음먹었다.

   다행히도 완전한 사망이 아니었지만 본인의 부족함으로 성녀를 잃고 두 사람의 손으로 신성국의 기사들을 전멸시켜 버린 일.

     

   물론 한기의 심장을 건드린 이후 기억은 가물가물했지만 개인전에서 사망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없었다면 정말 아찔할 뻔했다.

     

   파파팟!

     

   “전방에 다수의 플레이어가 있다는 보고입니다!”

     

   척후로 보냈던 기사들이 돌아와 랜든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소 적은 플레이어의 수와 얼굴을 대조한 결과, ‘지구’라는 좌표의 플레이어들로 추정. 도우미의 말마따나 다른 좌표들에 비해 전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지기에 공격하기에 적합하다 여겨집니다.”

     

   기사의 말에 랜든의 고개가 성녀를 향했다.

     

   그들에게 원한 같은 것은 없었다.

   도우미의 말에 따르자면 그들 중 하나가 한기의 저주를 받은 두 사람을 죽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일.

     

   당장 그들은 공격해서 깃발을 빼앗고 신성국의 전력을 올릴 수 있다면 썩 나쁘지 않은 장사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하지만.

     

   “공격은 잠시 보류하죠. 돌아서 깃발 먼저 숨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성녀의 말에 전투를 준비하던 기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봤다.

   하지만 단호한 얼굴은 랜든도 마찬가지. 두 사람의 의견이 ‘공격하지 말자’로 일치된 것이 이해되지 않던 중.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기사 하나가 성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걸 정말 몰라서 묻나?”

     

   랜든의 반문에 기사가 당황스럽다는 듯이 어벙한 얼굴을 한다.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원한이 없다고 말은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놓아줄 이유도 없다.

     

   “김시인이라는 플레이어 때문입니까?”

     

   그렇다면 이유는 한 가지.

   한기의 마녀가 되었던 성녀와 한기의 기사가 되었던 랜든. 이 두 사람을 잡고 그들을 고전시켰던 데스라는 인물까지 잡아낸 남자가 그곳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능력치가 고정이 되어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사들은 이번만큼은 두 사람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능력치가 같다면 전투의 승패는 물량으로 갈린다. 그런 상황에서 아직 성장하지 못한 괴물을 사냥한다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했다.

     

   “쯧,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두 사람이 지구 좌표를 굳이 건드리지 않은 이유.

     

   “개인전에서 Lv.5와 Lv.6의 몬스터를 단신으로 잡은 플레이어다. 과연 그 김시인이라는 사람의 능력치가 한기의 기사가 되었던 나보다 높았을까?”

   “그건 그가 단장님을 지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까지 그의 능력인 거다.”

     

   게다가 신기에 가까운 검술을 구사하는 위협적인 남자.

   랜든의 단호한 말에 질문을 던진 기사가 입을 다물었다.

     

   “능력치는 그저 신체적인 능력을 대변하는 것일 뿐. 정말 누군가를 이기고 싶다면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라. 전투, 특히 지금처럼 다수가 움직여야 하는 전쟁은 전략이 필수적이니.”

   “……예.”

     

   기사의 모습을 확인한 랜든이 고개를 들어 추가로 돌아오는 척후병들을 돌아봤다.

   전쟁에서 적을 압도하기 위해서는 적보다 높은 수준의 정보와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것은 그것을 해내기 위한 일련의 과정.

     

   ‘그들에게 군사(軍師)가 없기를 기도해야겠군.’

     

   뛰어난 지략가가 있다면 그들과의 교전은 피하는 것이 옳았다. 아니면 압도적인 성장을 이룬 이후, 힘으로 완전히 찍어눌러 버리던가.

     

   “추가 보고입니다!”

   “저들은 뭘 하고 있지?”

   “저, 그게……”

     

   척후를 다녀온 기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땅을 파고 있습니다.”

   “뭐?”

     

   땅을 파? 지금 이런 상황에서 땅을 파는 이유가 도대체…

   기사가 본인도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말했고 랜든이 그를 빤히 바라보자 그는 추가적인 설명을 이어 나갔다.

     

   “한 플레이어가 마법으로 동굴 같은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손을 교차하고 언덕을 치니까 구덩이 같은 게 조금씩 넓어지는 것이… 아마도 깃발을 숨기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

     

   랜든은 헛웃음이 터졌다.

   그들에게 지략가는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대놓고 이런 소란을 피우면서 깃발을 숨긴다? 당당해도 너무 당당했고 그 수준을 넘어 멍청하게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그들이 깃발을 숨긴 곳을 잘 기억해 둬라. 사람이 빠지면 깃발만 신속하게 회수한다.”

   “존명!”

     

   당연히 함정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 주변이 조용해진다면 소수 인원으로 충분히 방문해 볼 가치가 있었다.

     

   ***

     

   쿠구궁!

     

   “이거 맞습니까?”

   “그…… 너무 시끄러워서 위치만 노출시키는 꼴이 아닐지……”

     

   단체전이 시작한 직후부터 계속해서 땅을 파헤치던 남궁천호가 걱정스럽다는 듯 중얼거리는 사람들에게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간결하게 대꾸했다.

     

   “저도 압니다.”

   “네? 뭘요?”

   “위치 노출이요.”

     

   콰가가각!

     

   쉬지 않고 수인을 맺은 덕에 드디어 그럴싸한 동굴이 만들어지자 그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웃음 지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완성됐군요.”

   “내부에 약간 공간이 있더군요. 덕분에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나도 좀 배워 보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되려나?”

   “시인 씨 은근히 욕심이 많으시네요.”

   “뭐, 기본이죠.”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완성된 어두운 공간에 내가 말하자 그가 손을 내밀어 동굴 내부를 가리켰다.

     

   “자, 이제 시인 씨 차롑니다. 최대한 깊숙이 던지고 오시죠.”

   “네.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내가 몸을 살짝 풀며 동굴 안으로 몸을 옮기자,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남궁천호에게 이유를 묻는 게 눈에 들어왔다.

     

   예상보다 훨씬 크게 만들어진 동굴 내부.

   너무나도 완벽한 환경에 감탄도 잠시, 나는 한 번 사용해 봤던 반지를 꺼내 자연스럽게 착용했다.

     

   —

   [소환의 반지]

   종류 : 보물

   랭크 : A+

   설명 : 마녀가 가지고 있던 물건이다. 특정한 몬스터를 한정된 시간 동안 소환할 수 있다. 단, 소환물과 관련된 매개체가 필요하다.

   효과

   – 몬스터 소환 가능

   – 몬스터의 파편을 소지해야 함

   —

     

   모든 사람의 능력치가 Lv.10으로 고정된 상황에서 결코 사냥할 수 없는 몬스터.

     

   —

   [사막 지주왕의 돌]

   종류 : 보물

   랭크 : Lv.4

   설명 : 사막 지주왕이 그려진 돌이다.

   효과

   – ■■■

   —

     

   아무리 생각해도 이만큼 완벽한 골키퍼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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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You to Climb the Tower? 누가 탑 오르라고 협박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A sudden message arrived, heralding the end of humanity.

[Climb the tower. If you refuse, you will die.]

We are being threatened by a mysterious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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