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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

       나는 곧바로 창을 내던졌다. 썩은 자들을 꿰뚫고 박힌 창이 보안장치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베아트리체! 그거 좀 불태워요!"

       【맡겨주세요!】

         

       성력을 잔뜩 담아 던진 브류나크에 불꽃이 붙었다. 마법 결계를 깊이 꿰뚫어, 일부 회로를 망가트렸다.

       

       "1차 보안 결계만 태워요!"

       【그게 뭔데요?!】

       "거기 있는 거 싹 다 불태우면 돼요! 그 옆에 거는 말고!"

         

       화륵

         

       말 그대로 불 지르기. 마법 결계는 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브류나크보다 강하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으랴아아아아앗!!!】

         

       거센 불꽃이 터졌다. 소리가 한순간에 멈췄다. 구워져버린 회로와 파괴된 1차 결계.

       도시를 무너트리는 소리가 멎자, 썩은 자들이 도로 빠지기 시작했다. 불이 붙은 채 도망가더니, 다시금 밤의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나는 우두둑 목을 풀었다. 

         

       "너희 뭔 생각으로 일을 저질렀냐?"

       "우, 우리는…"

         

       손을 뻗었다. 브류나크가 도로 손안으로 빨려 들어왔다. 훅하고 불을 털자 베아트리체의 영체가 어깨에 달라붙었다.

         

       【하아하아…더…더 많이 불태우고 싶어요…】

       "좀 참아요."

         

       도시 한 구역을 불로 날려버렸다. 여기까지 오느라 태워 먹은 건물의 숫자는 셀 수도 없지.

       범인이 나인 걸 알면, 나중에 파라메르를 복구할 때 걸고 넘어질 정도의 재산을 날려버렸다.

         

       진짜 나라 하나는 태워 먹어야 만족하려나.

         

       나는 후드를 뒤집어쓴 엘프의 뒷목을 탁 잡았다. 움찔한 엘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외쳤다.

         

       "노, 놓아라!"

       "감히 누구를!"

       "모르니까 얼굴 좀 보려고."

         

       나는 후드를 강제로 벗겼다.

         

       "너 누구…"

         

       눈이 마주쳤다.

         

       아름다운 백금발. 디모나와 언뜻 다른 색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눈이 멀 정도의 아름다움에 속한다는 사실은 똑같았다.

         

       엘프다. 보통의 엘프보다 훨씬 예쁘지만, 다른 엘프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비슷한 얼굴이면서 뭐 하러 숨기는…

         

       …어?

         

       백금발의 머리 위에 뭔가 달려있다. 하얀 꽃. 나는 쓱 손을 올렸다.

         

       하얀 꽃을 잡아 가볍게 잡아당겼다.

         

       "아, 아얏!"

       "무, 무슨 짓이냐!"

       "당장 놓아라!"

       "설마 이거…"

         

       나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 아 씨발.

         

       머리 위에 기생하는 꽃. 엘프가 정신 나간 년처럼 머리에 꽃 달고 다니는 경우는 하나밖에 없다.

         

       "요정 여왕의 딸이 왜 여기까지 온 거야?"

       "……!"

         

       붙잡힌 그녀가 놀란 토끼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저, 절 아세요?"

       "정령의 꽃을 아는 거지. 이름은?"

       "프, 플로라에요."

         

       아 시발. 왠지 아는 얼굴이다 싶더니.

         

       메인 NPC가 또 여기 왜 있냐!

         

       "플로라…그래. 플로라. 뭐 하러 온 건데? 응? 네가 한 짓 때문에 다 뒤질 뻔한 거 알아?"

       "모, 몰랐어요…"

       "모른다면 어! 그걸로 끝이야?!"

       "히, 히익."

       "당장 플로라님을 놓아라!"

       "이 개자식!"

         

       엘프들이 석궁을 들어 올렸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화살도 없는 거 집어넣어라. 응? 야. 너희들…"

         

       이 새끼들이 여기까지 왔으면 빼가려고 했던 건 하나겠지. 언제 어디서든, 늘 엘프란 족속들은 그 물건을 얻고 싶어했으니까.

         

       "이그드라실의 눈물이라도 찾고 있냐?"

       "…그, 그걸 어떻게…"

       "어떻게고 나발이야. 야. 저거 못 뚫어. 파라메르가 어디 변방 도시라도 되는 줄 알아? 대도시에다가 심지어 유서도 깊다고. 몇백 년은 훌쩍 뛰어넘은 녀석들이야. 그런 곳에 지하 창고가 하루아침에 뚫리겠냐?"

         

       그나마 1차 보안쯤에 막아서 그렇지. 2차 보안이 뚫렸으면 경고음을 멈출 방법 자체가 사라질뻔 했다.

         

       최대한 빨리 온 보람이 있었다. 나는 플로라의 목에 창날을 들이댔다. 마음 같아서는 죽이고 싶지만…

         

       세계수에 링크되어있는 그녀를 죽일 수는 없다. 내게 흔적이 남을 테고, 세계수가 날 공적으로 선포하겠지. 엘프들한테 평생 쫓겨다닐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래도 넘어가 줄 수는 없지. 내가 고생한 걸 생각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주마!

         

       다행히 죽이는 것 말고도 혼내는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엘프의 자존심을 긁어먹는 방법쯤이야 눈 감고 세도 수백 개니.

         

       그걸로 해볼까.

         

       "엎드려."

         

       엘프들이 게거품을 물었다.

         

       "개소리 말고 플로라님을 놓아라! 지금 당장!"

       "어어? 말 안 듣네? 안 엎드려?!"

       "지, 지금 무슨 말을…"

       "엎드려! 이 새끼들아! 엉덩이나 이쪽으로 돌려! 애 목 날아간다!"

       "뭐, 뭐라는 거냐?! 서, 설마 우리를 범하려는 건…!"

       "팍씨. 진짜 해버릴까 보다. 엎드려서 이쪽으로 엉덩이 잘 보이게 내밀라고! 지금 당장! 아니면 너희들이 아끼는 요정 여왕의 혈육이…"

         

       나는 킬킬거리며 웃었다. 플로라의 목에 보란 듯이 브류나크를 더 깊숙이 들이댔다.

         

       "어떻게 될 거 같아? 응?"

       "…이…악마…!"

       "사제한테 못 하는 말이 없네. 닥치고 전부 다 엎드려! 새끼들아!"

         

       엘프들이 큭-소리를 내며 엎드렸다. 엉덩이를 내쪽으로 돌렸다.

         

       나는 천천히 다가갔다. 플로라가 품에서 발버둥 쳤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요! 그러지 마세요!"

       "잘못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지."

         

       나는 플로라의 손을 잡았다.

         

       엘프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충성심 또한 강하며, 지조가 있고 한결같다.

         

       그러니 그것이 부서졌을 때의 충격 또한 크다.

         

       죽음을 경험하는 거나 다름없지!

         

       "자 플로라. 손을 이렇게 펼쳐서."

       "에? 에? 에?"

       "잘못한 아이들은 벌을 받아야지?"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엘프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찰싹!

         

       엘프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아, 아읏?! 프, 플로라님?!"

       "아, 아니?! 내가 한 게 아닌…?!"

         

       나는 활짝 웃었다.

         

       "사랑해 마지않는 주인의 손으로 백 대씩만 맞자. 알겠지?"

       "시, 싫어어어어어!!"

       "아읏! 아읏!"

       "흐으으읏!"

         

       때리는 쪽이나 맞는 쪽이나 둘 다 벌인 완벽한 방식.

         

       엘프훈육법으로는 최고지!

         

         

         

        . . .

         

         

         

       시계탑의 지하. 피난민들이 갇혀 있던 곳.

         

       로즈메리는 그 안으로 발을 뻗었다. 너무 조용하다. 바깥에서 들려오던 소음은 지하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 이쪽입니다."

         

       도시락을 건네주었던 낯선 남자가 길을 안내했다. 파라메르의 지하에 펼쳐져 있는 하수도를 따라서 움직이자, 먼지로 가득 쌓인 열린 문이 보였다.

         

       한때는 굳게 닫혀 있어, 아무도 열지 못했던 곳.

         

       "제, 제 이름은 아이딜 도어입니다."

         

       침묵을 애써 풀어보려는 듯, 낯선 남자가 자신을 소개했다.

         

       "파라메르의 고위 공무원이었며, 행정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어디죠?"

       "시계탑의 지하는 원래 전쟁을 대비해 만든 일종의 벙커였습니다. 영주님과 소수의 공무원들만이 아는 곳…저희는 파라메르에 역병이 퍼지기 시작하자 곧바로 이곳으로 도망왔습니다."

       "…역병이요?"

       "그것을 병이라 표현해야 할지, 아니면 저주라 표현해야할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 기괴한 울음소리와 함께 도시 전체가 어두워졌습니다. 시계탑에서 솟아난 검은 안개가 파라메르 전체에 밀려들었죠."

         

       아이딜이 몸을 떨었다.

         

       "그, 그건 지옥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공격하고, 이상한 썩은 악취를 풍기는 괴물들이 일어나는 지옥. 저희는 도망쳤습니다. 지하로 가 사태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죠. 하지만…"

       "10년 동안 갇혀 있었다는 건가요?"

       "…예. 한 번 잠긴 문은 이상하게 다시 열리지 않았습니다. 쌓아둔 비상식량은 3년 만에 동이 나버렸습니다. 저희는 배가 고팠습니다. 그래서…"

         

       공기가 무거워졌다. 로즈메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먹을 게 없는 고립된 환경. 그리고 아직 살아있음을 뜻하는 건 하나뿐이었다.

         

       "…식인(食人)을 했나요."

       "…모,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희미합니다. 저희는 그저 살고 싶을 뿐입니다. 사제님. 자비를…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먹을 것을 제발…"

         

       아이딜이 흐느꼈다. 로즈메리는 말없이 걸었다.

         

       저들의 사정이 딱하긴 하나, 마음은 다른 곳에 쏠려 있었다. 다른 것을 생각할 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등을 보이고 다른 이들을 가장 먼저 대피시킨 성기사. 여전히 지상에 남아 있을 자신의 후배이자 원수.

         

       로즈메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의 손으로 죽인다고 맹세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사지로 간 지금, 어째서 기분이 더 나빠지는 걸까. 왜 계속 걱정이 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다. 기우다. 그냥 착각인 것에 불과하겠지. 로즈메리는 애써 새어나오는 마음을 눌렀다. 머릿속에서 자하드가 속삭였다.

         

       -제가 보고 싶은 거죠?

         

       아니거든요?! 입 닫아요!

         

       홧김에 내뻗은 발이 무언가에 걸렸다.

         

       탁.

         

       로즈메리는 넘어질 뻔한 몸을 바로 잡았다. 길이 끝나 있었다.

         

       어두운 광장. 검은 반점을 지닌 사람들이 겁을 먹은 듯 벽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 누군가 있었다.

         

       "…호오?"

         

       횃불을 들고 있는 또 하나의 무리. 검은 반점을 가진 인간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을 짓밟고 있는 사람이다.

       불빛에 번쩍이는 갑옷과, 여유만만한 태도.

         

       먼저 도착해 있었던 듯한 제국 기사와 마법사들이 자신을 돌아보았다.

         

       "놀랍군. 살아있었다는 건가. 교단의 무리."

       "…이안 파멜."

         

       제국의 기사는 웃고 있었다. 횃불이 흔들림에 따라 웃음의 그림자 또한 길게 늘어졌다.

         

       "어떻게 살아남은 거지? 저 썩은 자들에게 약점이라도 있나? 아주 놀라워. 교단에서 뜻밖에 실력자를 보냈나 보군."

       "…이 개새끼가!"

       "너도 살아있었나. 용병. 분명 손에 확실히 감촉이 있었는데, 그걸 살렸다는 건가? 실력이 꽤 좋나 보군. 사제. 하지만 인제 와서는 그것도 전부 상관없는 이야기지."

       "죽여버린…!"

         

       로즈메리가 다니엘의 목덜미를 탁 잡았다. 어째서인지 분위기가 이상했다.

       마법사 허드슨이 침묵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국의 기사들은 조용히 검 위에 손을 얹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관 없다는 게 무슨 소리죠?"

       "말 그대로다. 상관이 없어졌다는 거지."

         

       이안이 손을 흔들었다. 쥐고 있는 건 일기장처럼 보이는 책.

         

       "파라메르의 수색은 끝이다."

       "…뭐라고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파라메르의 비밀을 파헤쳤고, 그 비밀 또한 우리의 손에 돌아왔다. 축하한다. 교단의 무리. 너희는 살아남았다. 자축해도 좋다."

       "그게 무슨 개소리입니까?!"

       "설명부터 하세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간단하다."

         

       기사들이 검을 뽑았다. 마법사들의 손에 마법이 일어났다.

         

       이안이 속삭였다.

         

       "파라메르의 비밀이 내 손안에 들어왔다는 소리다. 이걸로 우리는 더 나아갈 수 있다. 나는 예전의 몰락한 기사단의 단장이 아니라는 소리다."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르는 거죠?"

       "그거 아나? 시계탑의 가장 위에는 괴물이 산다는 것. 그리고 그 바로 밑에는 한 소녀가 있다. 썩은 녀석 중에서 유일하게 썩지 않은 것이더군. 그녀는 이성을 가지고 있고, 대화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시계탑 위에 사는 괴물을 그녀가 다룰 수 있다는 점이었지. 그건 병기다. 무기이며, 시계탑에 잠든 괴물을 움직일 단 하나의 방법이다."

       "…뭐요?"

       "이 모든 검은 안개의 원인은 시계탑의 괴물에게 있다. 그것을 죽이면, 검은 안개 또한 사라지겠지. 우리는 그걸 죽이지 않기로 했다."

       "그걸 병기로 쓰기 위해서요? 그걸 시발, 허드슨. 그쪽도 동의했다고요? 그건 파라메르에 재앙을 끌고 온 존재에요! 수많은 사람을 죽인 괴물이라고요! 그걸…그걸 길들이기로 했다고요?! 이건 미친 짓이에요!!!"

         

       허드슨이 시선을 피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청색 마탑이 이곳에 온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제껏 가져본 적 없는 종류의 연구 샘플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이 정신이 나간 계획에 참여했다고요? 고작 연구 샘플을 대가로?"

       "…고작이 아닙니다. 저희의 생명줄입니다."

         

       허드슨이 이를 악물었다. 여태껏 숨겨오던 가면을 벗듯, 악의를 드러냈다.

         

       "저희 또한 방법이 없습니다. 로즈메리 이단심문관. 청색 마탑은 저희를 버린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기회를 얻기 위해 이곳으로 왔습니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합니다. 애당초 단순히 파라메르를 되찾는 것으로 만족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고대의 괴물을 이용한다면, 제가 속한 학파가 다시금 청색 마탑의 정상으로 떠오를 수 있겠죠. 저는…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제 제자들이 갈 곳을 마련해야 합니다. 제가 키운 아이들이 버려지는 걸 저는 용납 못 합니다."

         

       다니엘이 버럭 화를 냈다.

         

       "마법사님이 직접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마탑은 전쟁 병기를 만드는 데 관여하지 않는다고!"

       "…이안 경이 말씀했습니다. 병기로 만들어도, 그것이 쓰이지 않는다면 병기가 아니라는 것을. 그저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힘'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견해의 차이죠."

       "그런 말도 안 되는 설득에 넘어간 겁니까?!"

       "우, 우리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여마법사가 비명 같은 소리를 냈다.

         

       "하,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마법 연구의 지원금은 죄다 끊겼고, 마탑에서 성과가 없는 우리를 공식적으로 제명하기 전에 여길 보낸 거라고요!"

       "…당신은 절 구해 주려 했던 거 아니었나요?"

       "누구나…누구나 사정이 있기는 마련이잖아요. 저, 저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혀, 협조하면 미래를 얻을 수 있어요…말뿐인 포상으로 만족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어, 어쩌면 여기에 우리만의 마탑을 만들 수도…"

       "그 말 그대로다. 우리는 서로에게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지. 괴물을 제어할 가능성을 본 이상, 우리는 끝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로즈메리가 도끼를 잡았다.

         

       "…수많은 사람을 죽인 더러운 괴물을 조련하려는 걸, 우리 교단들이 가만히 보고 있을 거 같나요?"

       "신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인간의 시대지. 그 위에 고작 고대의 괴물을 하나 더 얹는 것뿐이다. 교단이 알아봤자 뭘 할 수 있지? 고작 제국의 하수인들 아닌가?"

         

       이안이 어깨를 들썩였다.

         

       "로즈메리라고 했나. 라의 교단의 사제. 두렵지도 않은 교단은 이 일을 알 수조차 없을 것이다. 너희는 이곳에 묻히고, 그로서 모든 건 끝났다. 얌전히 엎드린다면, 편히 죽여주도록 하지."

       "…하."

         

       로즈메리가 으르렁거렸다. 들어 올린 도끼에 불이 붙었다.

         

       "이제부터 일어날 일은 자업자득이에요."

         

       넘쳐난 성력이 한순간 훅하고 밀려 들어왔다.

         

       "전부 죽여버려도 할 말은 없겠죠."

       "실컷 떠들어두도록."

         

       이안의 검이 붉게 물들었다.

         

       "그 입을 움직이는 것도 지금이 마지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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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성기사가 성물을 독차지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 world where magic reigns supreme and the influence of gods wanes, a young boy finds himself unexpectedly thrust into the role of an acolyte in the declining Sun God’s Temple. Blessed with the divine stigma of the Sun God, he must navigate the temple’s internal politics, the hostility of his fellow acolytes, and the challenges that come with his newfound powers.

As he delves deeper into the mysteries of the temple, he discovers hidden secrets and powerful artifacts that could change the course of his destiny. With the guidance of an enigmatic senior acolyte and the unwavering faith in his own abilities, he sets out to prove his worth and carve his own path in a world that has all but forgotten the true power of the di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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