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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4

    <684 – 충격고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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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아이* :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은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더 이상 누군가의 호감을 얻기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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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악한 아이* : 당신의 토벌을 사명으로 삼은 <용사>가 세계 어디선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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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게임을 너무 즐기기만 하면 부정적인 기능이 쑥쑥 자란다.

    무서운 아이 때에도 그랬다.

    나쁜 아이가 무언가 나쁜 기능이라는 예감이 들었음에도 실컷 즐기다 보니 호감도에 강력한 페널티가 주어지는 기능이 생겼다.

    심지어 이번에는?

    그보다 상위호환의 페널티가 열렸다.

     

    ‘전용대적자 시스템!’

     

    플레이어에게 반드시 위협적인 NPC.

    어디서 이런 놈이 나타났나 싶은 억까덩어리.

    세계 어딘가에 그런 억까NPC가 탄생했다.

     

    ‘갑자기 트럭에 치여 환생하는 것처럼 회차가 망하는 이유가 이렇게 밝혀졌구나!’

     

    <근 력올인한방캐릭좋아 해병>이 어린이는 아니어도 청소년 수준의 나이를 지니기는 했다.

    나쁜아이 착한아이와 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기능을 경험하기는 했던 것.

    전용 대적자 시스템 기능의 어린이판이라고 생각하면 사악한 아이 기능도 이해는 갔다.

     

    ‘이제부턴 스택 쌓듯이 점점 사악한 아이가 쌓일 때마다 용사도 강해지고 나한테 빠르게 접근하겠구나!’

     

    짐작건대 정확히 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기능을 많은 NPC들이 이미 지니고 있다.

    고위귀족, 거대조직의 수장, 한 국가의 군왕.

    많은 이들의 소망을 이루고자 더 많은 이들의 소망을 짓밟는 그런 자들.

    욕망의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노리거나 이미 첨단에 올라선 사람들.

    그들이 쌓아온 악이 사악함이 되었을 때, 세계 어딘가에는 그들을 노리는 대적자가 탄생하겠지.

     

    예를 들어, 혁명가의 대적자는 전대용사 디스트로이어였다.

    예를 들어, 선황의 대적자는 삼대거악이었다.

     

    그러나 악을 범하지 않았던 디스트로이어는 새로운 대적자에게 노려지지 않았고, 삼대거악은 노려졌다.

     

    ‘플레이어라는 이름의 나한테!’

     

    혁명가는 좋은 곳 가셨고 만신의 대리인도 슬슬 활동할 때가 되었지. 재단파파도 오늘의 일격을 토대로 착실히 좋은 곳 보내드릴 준비를 할 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악한 플레이, 지름길로 걷기에 심취했다간 선황이나 삼대거악이 대적자에게 발목을 붙잡혔듯이 목표를 이루기 전에 배드엔딩을 맞이할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으레, 그런 위험은 기프트 아카데미 내에서 탄생한다.

     

    ‘재학생 중의 누군가.’

    ‘호감도가 0 미만, 적대도가 열린 자.’

    ‘플레이어가 성공할수록 실패를 겪고 밀려난 사람.’

     

    누가 있을까?

    그런 상급반 재학생이.

     

    떠오르는 이름이야 많다.

     

    삼대공신가문의 상급반 트리오.

    오만한 반말 쓰는 창잡이, 호너 후라이드치킨.

    냉정한 존댓말 하는 책사, 체다 포테이토피자.

    저돌적인 난폭한 철갑기사, 레프 철판숯불갈비.

     

    용사파티의 일원.

    궁수할당제 픽으로 내정된 신궁의 후예, 스콜라.

    짐꾼할당제 픽으로 내정된 친위대장, 바닐라.

    수인할당제 픽으로 내정된 수인격투가, 제냐.

    졸지에 악신의 수녀가 되어 화가 난 벽력성천신교의 흑화 수녀, 니세.

     

    기프트 아카데미 전 기수 선배들.

    응애 만드라고라를 털린 식물동아리 부장은 그 밑의 3학년들을 포섭해서 감시하고 있으니 괜찮다.

    응애 크라켄 사태에 휘말린 2학년들이 품을 앙심도 월반해서 동기가 되어서 감시하고 있으니 괜찮다.

     

    ‘딱히 별로 없는데?’

     

    나 응애 됐다고 진짜 착하게 살았구나!

    이 정도면 착한아이와 친절한아이를 넘어서 <선량한아이> 정도는 내어줘도 되지 않을까?

    그런 아이에게 사악한아이라니, 기능창도 아주 못됐어, 정말!

     

    물론 나도 나쁜 짓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강의재료의 소유권 이전 작업에 입으로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도둑질 방비에 게으른 태도로 암묵적인 동의를 표한 선배들은 아니겠고.

    교수님의 랩실에 갇혀서 집에 보내달라고 엉엉 우는 선배들에게 탈출술식을 풀어서 나가라고 잠금마법을 알아보기 쉽게 공격마법으로 재조립해서 다시 걸어주고 지나간 것도 나쁜 짓이 아니겠고.

    신입생 삐약이들이 고렙 사냥터에 잘못 들어가려고 해서 안으로 진입할수록 정신을 파괴하는 정신마법을 지면에 새겨두어서 본능적으로 달아나게 만드는 짓도 딱히 나쁜 짓은 아니겠지만.

     

    뭔가 나쁜 짓을 하기는 했겠지.

    기프트 아카데미는 억까 판정이 심한 편이니까.

     

    내가 부리던 암흑진화초신속스텔스모기 중에 한 마리가 “흑흑 사람이 너무 불쌍해, 가엾어.”하면서 사람 피는 생전 한 번도 빨지 않았는데 내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과일의 과즙 대신 사람 피를 빠는 악행을 범했다며 카르마가 올라갔을지도 모르잖아?

     

    “너. <낙인>이 찍혔군.”

     

    바로 그때, 개조군단 한편에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 흐릿하게 서 있던 2m가 넘는 거대한 체구의 로브를 뒤집어쓴 괴인이 입을 열었다.

    그가 대감옥에 수감 되었던 조나와 동격의 대죄인 중 한 명인 알파임을 알아차리기는 어렵지 않았다.

     

    “맙소사. 저놈 벙어리가 아니었어?!”

    “말을, 말을 할 수 있었다니!!”

    “그럼 친해지자는 내 인사는 귀머거리라서 못 들은 게 아니라 그냥 듣고 씹은 거였어!!”

    “알파. 도무지 속을 알 수 없군.”

    “역시 대죄인들은 하나같이 뭔가 다 이상해!”

    “…”

     

    개조군단병들의 호들갑이 알려줬으니까.

     

    “안녕하세요! 디스트로이어 교수님에게 가끔 알파 용사님의 이름을 들었어요!”

    “…”

    “은퇴한 전대용사파티의 일원이셨죠? 근데 왜 지금은 따로 계셨어요? 그것도 심지어 대감옥 5계층 대죄인 특별수감동에. 용사파티면 살인허가증은 기본으로 발급받고 범죄조직 토벌을 위한 면책권도 부여받았을 텐데. 화끈하게 도시 하나라도 지도에서 지우셨어요? 어라? 근데 이상하다. 대륙 전도는 제가 알던 모양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신이 나서 와다다다 말을 토해내니까 개조군단병들이 겁에 질렸다.

     

    “히이익, 우린 이제 다 죽었어.”

    “다크노디 님이 입을 열 때면 우리 중 누군가가 죽어나갈 정도로 위험한 일이 벌어졌지. 저렇게 많은 말을 하면 대체 몇 명이 죽을 일이 벌어지는 거지?”

    “응애. 나 애기군단병. 살려줘.”

     

    충격에 유아퇴행까지 일으키는 안쓰러운 군단병들이야 뒤로한 채, 열심히 알파에게 시선을 보내니 그 무거운 입이 다시금 열렸다.

     

    “낙인이 찍힌 존재를 토벌하면 용사들은 막대한 기여도를 얻지. 너는 선신들의 <토벌대상>이다.”

     

    …열심히 했던 말들이 전부 무시당했다.

    문자 읽고 씹기보다 더한 앞에서 듣고 씹기잖아!

    나빴어, 정말!

     

    “그럼에도 신들의 호의 또한 느껴지는군. 아마도 너는 디스트로이어보단 내게 가까운 존재일 것이다.”

    “흥. 말도 안 돼. 제가 어떻게 사람 말을 들은 체도 안 하고 자기 할 말만 하는 스크립트 읽는 구시대 원시NPC랑 같을 수가 있어요?”

     

    이런 소리 듣는다고 친구들이 “오크노디는 자기 할 말만 하고 용건만 보면 사라지는 나쁜 아이 맞아요!”라고 대답하지도 않을 텐데.

    지금껏 내가 살아온 착한 인생이 나와 전대용사 알파가 다름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용사아저씨에게는 달리 생각이 더 있었다.

     

    “신들은 네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너는 선신연합의 적이 되었지만, 자신에게 굴종한다면 연합의 수배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겠다고. 즉, 너는 사도계약을 받아들일 때까지 점점 더 큰 위기에 처할 것이다.”

    “흥. 선신연합의 비공정에 교황에 성녀들도 부순 마당에 그 정도는 진즉에 생각해 뒀고 감당할 수도 있거든요?”

    “나 또한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니알라토텝 역시 조력을 약속했었고. 그러나 신들의 강함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모험은 한계에 도달했고, 우리의 모험 또한 종말을 맞이했지.”

     

    괘씸한 전대용사님이기는 해도 <전대용사파티>가 은퇴한 이유, 라는 디스트로이어 교수님도 알려주지 않았던 비사를 입에 담으려 하기에 냉큼 귀 기울이려다가 손등에 띄운 신호마법이 깜빡거리길래 급히 외쳤다.

     

    “앗, 잠시만요! 나중에 듣기 할게요!”

    “…”

    “아이참, 레드 타이드. 벌써 결계가 뚫리면 어떡해요? 이렇게 된 이상 마력재해로 시공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혼돈의 틈새로 달아나세요! 지금 제가 전송하는 술식을 따라 하면 틈새에서 정령계로 안전하게 도피하는 방법을 알 수 있어요!”

    “…”

    “너는 뭔데 날 돕냐고요? 정말 귀찮네… 무슨 뉴비들이 이렇게 따지는 게 많담? 그럼 호감도로 퉁칠게요. 저 다크프린세스 칭호 있잖아요. 이거면 됐죠?”

     

    말 안 듣고 의심병환자처럼 자꾸만 의심만 해대면서 자기 명줄 재촉하는 레드 타이드를 겨우 설득해서 살리는 데 성공했다.

    집사장 아저씨도 일 참 열심히 하시네.

    저 멀리 달아난 레드 타이드를 벌써 쫓아가다니.

    이래서 신비가 귀찮다.

    유틸기 스킬을 100개쯤 들고 있어서 이동이나 추적이 너무 강해!

     

    “됐어요! 근데 우리 어디까지 말했죠?”

    “…너는 선신들에게 당해도 싼 것 같군.”

     

    알파의 입이 굳게 다물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사악한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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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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