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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6

    <686 – 충격고백(4)>

     

    알파의 입이 또 다시 닫혔다.

    마치 니알라토텝을 원망하면서도 그에 대해 감히 함부로 언급할 수 없다며 경원시하는 것처럼.

     

    “또 불리한 화제가 나오니까 그렇게 입 다무는 거예요?”

    “…”

    “흐응… 뭐 그런 겁쟁이라도 상관없긴 해요. 알파 아저씨에게는 아직 알아내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있으니까요. 디스트로이어 교수님의 현역시절 이야기라든가!”

     

    아무튼 전사캐답지 않게 생각이 많아보이는 알파 아저씨에게는 특효약이 있다.

     

    “어차피 다크노디 밑에서도 부하로 따라다녔죠? 당분간은 제 밑에서도 따라다니세요!”

    “무언가 계획이라도 있으십니까?”

     

    악천군 곽조가 벙어리 알파 대신 점수를 따려는 것처럼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음. 머 대단한 계획은 아니고요. 미뤄왔던 숙제 하듯이 수집을 좀 하려고요!”

    “수집…? 수집의 도시 가득 수집품을 쌓아놓고도 아직도 더 수집할 물건이 남아계시단 말입니까?”

    “물건? 물건도 맞긴 한데 사람이기도 해요!”

    “???”

    “+2강 악기가 생겼으면 빈자리에 연주가를 더 채워 넣어야죠. 오늘부터는 혈음악단 사냥이에요!”

    “…”

    “겸사겸사 다크노디가 한다고 했던 삼대거악 후보수집도 하고요! 근데 제가 먹으면 다크노디가 엄청 미워하겠죠? 걔들은 안 죽이고 생포만 해야 해요!”

    “죽이기도 힘든 작자들을 생포하려면 개조군단병이 남아나지 않을 겁니다.”

     

    악천군 곽조가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혹시 다크프린세스께서는 생포를 위한 특별한 계획이 있으십니까?”

    “넹? 계획이 왜 필요해요? 군단병이 이렇게 많은데.”

    “…”

    “히힣. 농담이에요. 다크노디 부하들은 아껴 써야 또 원망받지 않겠죠. 저도 다크노디가 아카데미에서 친구들이나 부하들을 잔뜩 죽여놓으면 화가 날 테니까요. 인명피해는 걱정 안 해도 돼요!”

     

    휴우.

    곽조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떻게든 살려만 드리면 되는 거잖아요?”

    “……?”

     

    너무 이른 안도의 한숨이었다.

     

     

    * * *

     

     

    내게는 혈음악단 간부들의 위치수집정보가 일부 존재했다.

     

    ━━━

    [교환신청정보]

    1. 적색마탑 사업장을 습격할 마인 <오르데 타코>의 정보

    2. 적색마탑 베수비오 화산지부의 빈약한 수비현황

    3. 황색마탑이 원로회 때문에 개판 난 이유

    4. 재단의 수석장학생 오크노디는 상태이상이 담긴 사탕을 주면 맛있게 잘 먹음

    ━━━

    ━━━

    [교환정보]

    1. 혈음악단 고참간부 <로사리오>의 위치

    2. 가치 없음

    3. 혈음악단 신입간부 <아르데>의 위치

    4. 혈음악단 2인자 <밤피르>의 위치

    ━━━

     

    일찍이 로지니와 뭔가 보여드리는 화산쇼를 시작하기 전에 유령호텔에 숙박하면서 그곳 직원이었던 발레포르 와사비 선배와 교환했던 정보들!

    마침 제국 북부와 중앙지대 사이에 위치한 약소국들 사이에 신입간부 아르데가 있었다.

     

    [중소연합국 공동관리구역]

    [제국지정금역]

    [대륙칠대마경 – 고립무원의 마경]

     

    삼대금림으로 유명한 금역.

    그런 금역 중 하나이자 삼대금림 못지않은 난이도를 지닌 대륙칠대마경이 바로 이 고립무원의 마경이 되시겠다.

    이곳은 플레이어 시절에는 <고렙 이벤트 던전>으로 쏠쏠하게 이용하던 시설이다.

     

    “보통 마경이란 강력한 마력재해에 의해 하나의 필드가 통째로 주변공간과 격리되어 변질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마경의 자연마나는 외부와는 별개의 고유한 법칙을 따라 움직이기도 하죠. 이 때문에 마경은 선발대나 관측병, 원주민의 정보가 중요합니다.”

    “우왕, 예습 열심히 해두셨구나! 우리 뉴비 짤한다 짤한다 짤한다!”

     

    박수까지 치며 좋아하니까 곽조가 커다란 감격에 사로잡혔다.

     

    “크흑. 다크노디 님은 뉴비 주제에 자기 레벨에 맞는 컨텐츠 놔두고 엄한 곳에 눈길이나 준다면서 비웃기나 했을 텐데…! 다크프린세스 님은 분신보다 자비롭고 관대하신 분이셨군요! 이런 분을 분신과 같을 거라고 오해했던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에이 별 말씀을요. 다크노디는 여유가 없었으니 그럴 만도 했죠!”

     

    곽조를 바라보는 내 태도와 다크노디의 태도 차이는 애완동물을 기를 능력이 있는가와 없는가로 구분될 수 있다.

    당연히 제 성장도 쪼들리는 다크노디보다는 내가 더 여유가 있으니, 태도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하. 고립무원의 마경은 다른 마경들에 비하면 정보가 다소 풀린 편입니다. 전투직 고위계들의 마력폭주가 아닌 상인클래스 고위계의 마력폭주에 의해 생성된 금림이니 말입니다.”

     

    아카데미 휴학생 전용구역에 있는 재해구역이 그렇듯이 이곳 또한 고위계 강자들의 전투, 혹은 폭주에 의해 탄생한 지역.

    그것도 전투 클래스가 아닌 희귀하디 희귀한 고위계 상인의 폭주로 탄생한 땅이다.

     

    “이 마경은 체류하는 시간에 비례하여 자동적으로 금화가 소실되는 마경입니다. 안에는 마경탐사자들이 지닌 장비, 상인클래스의 자연마나에 의해 탄생한 보물 등이 존재하지만 무리해서 탐욕을 부렸다간 금화가 고갈되고 <강제징수>가 시작됩니다.”

    “우왕. 예습 제대로 해오셨구나!”

    “다행히도 저희 개조군단은 선황폐하의 지원을 받아 제국의 비자금 중 일부를 털어 충분한 금화를 확보했습니다. 다만, 개인당 별도의 금화가 소모되는 시스템을 감안하면 복수의 인원, 특히나 약자들이 진입하는 것은 무모합니다.”

     

    적당한 규모의 약자들은 짐을 싣고 나르기 위해서 필요하기는 하다.

     

    “괜찮아요. 저한텐 배낭배낭이 있으니까요!”

     

    이미 인벤토리 보관용량이 떡상을 한 고인물에게는 아무런 장애물도 되지 않지만!

     

    “그럼 개조군단의 고위간부급만 따라와요!”

     

    악천군 곽조와 전대용사파티의 알파, 못 보던 사이에 많이 의젓해진 기세의 벨로카시오 선배에 이어서 커다란 골렘이 쿵쿵 거리며 다가왔다.

     

    “나, 탑승물 졸업해도 되나…?”

    “아하. 다크노디가 탑승물로 삼으셨구나? 그럼 승차감은 좋겠네요. 일로 건너타야지!”

     

    호위골렘 어깨에서 폴짝 뛰어내려서 생체형 골렘 로시난테의 어깨에 올라탔다.

    골렘이 시무룩해하며 고개를 숙이니, 마지막 남은 간부가 눈에 들어왔다.

    초창기 즈앙이 떠오를 정도로 무표정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인형처럼 어여쁜 소녀 크루엘.

     

    “안녕하세요, 전대 아가씨!”

    “네 번째.”

    “다크노디랑은 사이좋게 지냈어요?”

     

    크루엘의 손끝에 종족개변의 마나파장이 떠올랐다.

     

    “배웠어.”

    “헉. 그런 치트 기술을? 쉽게 안 알려줬을 텐데요!”

    “눈으로 보고.”

     

    재능 하나는 고인물에 비견할 정도로 대단한 아가씨인가 보다.

    조나의 비밀실험실에서 발견한 역대 아가씨들의 기록물을 보아도 <세 번째>는 격이 다른 강함과 재주를 지녔다고 나왔었지.

     

    ━━━

    #아카데미 체류 89일차.

    *만델라 카스테라의 광역능력에 의해 암시와 세뇌가 강제로 해제됨.

    *학생들을 집단퇴학 시키려던 계획의 진행불가.

    *대감옥에의 장기간 수감이 확정됨.

    *최우선 목표 <기프트 아카데미에서 살아남기>의 지속수행불가능.

    *집사는 답을 제시하는 자.

    *생존 불가능한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허락한 자.

    *목표재설정을 위해 집사와의 대면 필요.

    *수감 이전 아카데미 탈주를 위해 암시와 세뇌와 별개로 작용하는 <암흑마나>를 이용한 고학년 장학생들의 강제폭주 발현.

    *이상으로 아카데미에서의 기록을 종료한다.

    ━━━

     

    기존의 주 능력은 암시와 세뇌.

    정신지배계통의 정신마법.

    의식하고 바라보니 개조군단원들 대부분의 정신에도 이미 세뇌가 걸렸음이 눈에 보였다.

    고위간부들은 세뇌까지는 아니어도 암시에 걸렸다.

    크루엘을 의식하지 않고, 그녀의 부탁을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들어주는 암시다.

     

    <평정>

    <명상>

    <각성>

     

    정신제어기능을 연이어 발동하자 내게도 심어졌던 암시가 깔끔하게 밀려난 것이 느껴졌다.

     

    ‘모자선배님을 응애 돌보라고 남겨두고 와서 아쉽네!’

     

    초대 아가씨인 앨리스 선배가 여기에 있었다면 삼대 빌런 아가씨와 마주치고 고유이벤트, 아가씨들의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데 역대 조나의 아가씨들이 만나면 어떤 상호작용 이벤트가 열리는 걸까?

     

    내가 진정한 조나의 아가씨야.

    전대는 상했잖아, 나가 있어.

     

    그런 거려나?

    헤헹. 이 논리라면 네 번째이자 마지막 아가씨인 내가 무조건 유리하다.

     

    “네 번째. 다크프린세스 오크노디. 너에 대해선 다크노디에게 들었어.”

    “다크노디가 머라고 했는데요?”

    “음식을 뺏어 먹으면 수집 완료가 안 되어서 화가 남. 눈앞에서 채집하려던 곤충을 뺏어가면 열받음. 호감도 올리던 NPC를 먼저 꼬시면 본성이 드러남.”

    “…아니, 다크노디는 왜 그런 무서운 금단의 지식들을 알려준 거야!”

    “감정을 조종하면 암시와 세뇌가 더 잘 걸리니까.”

     

    아하.

    다크노디도 아무 생각없이 무턱대고 나와 역할을 바꾼 것은 아니었나 보다.

    내가 크루엘에게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었으니 미리 크루엘에게 나를 경계하고 제어할 방법을 속성교육으로 알차게 때려박은 것이다.

     

    “그래서 저랑은 어떻게 지내고 싶으신 건데요?”

    “조나와 보낸 시간을 들려줘.”

    “다 듣고 나면요?”

    “거래해.”

    “무슨 거래요?”

    “만델라 카스테라. 날 패배시켰던 980기의 수장. 그녀의 공략법을 알려줄 수 있어. 그 대가로 조나와 만나게 해줘. 날 버리고 멋대로 혼자 조나를 만나러 간 다크노디랑은 다를 거라고 믿어.”

    “만델라 선배의 광역음파공격은 혈음악단 모아서 전용브금 깔면 해결되는데요? 이미 공략법 수집하고 있는 도중이에요!”

    “…”

    “다른 건 뭐 없어요?”

    “차기 학생회장 후보들의 이름과 주력기술, 약점을 알아. 학생회는 기프트 아카데미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직이니 이 정보의 가치는 높아.”

    “이런 거 말이죠?”

     

    배낭배낭을 뒤적거리다가 책 한 권을 꺼냈다.

     

    [학생회 공략집]

     

    “…”

    “딴 거 뭐 또 없어요?”

     

    보통의 학생이라면 이대로 침묵하거나 낙심했겠지만 크루엘은 과연 만만찮은 아가씨였다.

    그녀 또한 작은 등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조그마한 다이어리를 꺼냈다.

     

    [조나 사진집]

     

    “…!”

    “이걸 빌려줄 수 있어.”

    “암시 걸었던 건 용서해 줄게요. 우리 이제부터 친하게 지내요!”

     

    비가시투명모기들을 뒤로 물리며 악수를 했다.

    새 친구가 생긴 것 같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크노디 호감도아이템 : 조나사진집

    후원 감사합니다. 오크노디는 학년이 오르면서 나이를 먹었지만 배낭배낭의 효과로 신체가 변화하지 않아 신체연령은 그대로입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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