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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86

       

        

        

        

        

        

        

        

        

       “…그래서, 당분간 로건은 그 변이자인가 하는 친구들이 있는 숙소에 머물러야만 한다는 소린가?”

        

       “그렇습니다. 이카루스 강령이 활성화되었고, 모든 알파급 변이자는 명령에 의해 이카루스 기어를 착용하여야 합니다.”

        

       “소속은?”

        

       “명목상 국토안보부 직속 오퍼레이터지만, 크게 상관없습니다. JSOC 소속이라고 하더라도 무방하고, 국토안보부 소속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대통령 직속이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전부 사실이니까요.”

        

       “…난장판이구만.”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상상 가능한 모든 곳에서 작전 협조 요청이 올 겁니다.”

        

        

        

        센트럴 파크, 오전 5시. 메인 브리핑 룸.

        

        EX1부터 EX5라는 패치를 어깨에 붙이고 있는 군인들이 무심한 표정으로 화면을, 그리고 연단에 서있는 센트럴 파크 HQ에서 파견나온 이카루스 소속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의 정체는 간단했다.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를 기점으로 발발하기 시작한 혼란을 막고, 치안 공백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온갖 중범죄를 발생시키는 인원들을 처리하기 위해 새로이 창설된 델타 포스 소속 킬 팀.

        

        EX, 다르게 말하면 처형부대(Execution Squardron)의 줄임말. 물론 당연하겠지만 그런 겉멋만 잔뜩 든 이상한 이름을 좋아하는 부대 일원들은 그 아무도 없었다.

        

        

        좌우지간, 현 시점에서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딱 예상한 범주 안에 있었다. 오히려 생각했던 것보다 높을 수도 있었다.

        

        딱히 좋은 뜻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이들의 기대치 자체가 극도로 낮았기 때문이었다.

        

        오웬스의 팀이 필라델피아에서 마주한, 그리고 해결해야만 했던 미션은 그들로서도 감내하기 벅찬 종류였고, 이들은 고작해야 2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500이 넘는 킬카운트를 쌓아올렸다.

        

        그런 점에서, 센트럴 파크의 상황은 생각보다는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긴 했다. 단지 소속 같은 행정적 부분에서 ‘이게 이렇게 처리가 되어도 괜찮은 건가?’라고 생각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 뿐.

        

        여하튼 크게 상관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티어 1 소속의 특수부대는 다양한 부분에서 상위 0.01%의 인재들이었고, 그것은 임기응변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였기에.

        

        

        

       “팀이 찢어지는 일은 막고 싶은데.”

        

       “에너지량 조정이 완료되는 대로 일반 오퍼레이터도 이카루스 기어의 착용을 고려해볼 예정입니다. 그 즈음 센트럴 파크에서 가용 가능한 전투인원 목록을 확인하고 별도의 태스크포스로 재편성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당신 정도면 스쿼드론을 찢어서 재편성한다는 일이 얼마나 비상식적인 건지 아주 잘 알고 있겠지. 되도록이면 원본은 남겨놓길 바라야만 하나?”

        

       “그 부분은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태스크포스 편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오퍼레이터 분들의 경험과 지식입니다.”

        

        

        

        최소한의 확답은 받아놓았나.

        

        그리 생각한 이들은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의자 대신 바닥에 앉아있는 한 명을 슬그머니 바라보았다. 그 끝에서 같은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묘한 실루엣이 잡혔다.

        

        허리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우윳빛 장발, 그리고 머리 위에서 느긋하게 움직이다 말기를 반복하는 앙증맞은 곰 귀까지. 누가 보더라도 북극곰을 사람으로 주조해내면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은 모습이었다.

        

        몸을 느긋하게 돌리며 일어난 그녀가 덧붙였다.

        

        

        

       “별 수 있나. 용케도 살아계신 대통령께서 내린 명령인데…선객들 얼굴이나 좀 보고 오지요. 말하는 걸 보니 금방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가서 난동부리면 안 된다, 로건. 건물 무너져.”

        

       “이 개새끼가. 가기 전에 팔 하나 꺾고 가?”

        

       “농담이다, 농담.”

       

       “그럼 로건 씨는 이쪽으로 오면 됩니다. 제가 안내하지요. 이카루스 서포트 오퍼레이터 소속 일리치 젠슨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머물 변이자 숙소 위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녀는 오른손을 목에 두고 이리저리 어깨를 주물렀고,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갔다.

        

        고작해야 새벽 5시. 아직 햇빛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광공해가 사라진 지 한참이나 되었기에 하늘 위에서는 별빛이 반짝거렸다. 맨해튼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곤 1도 생각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변변찮은 짐도 챙겨오지 못했다. 그나마 가져온 것이라곤 등 뒤에 메고 있는 더플백,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약간의 개인물품 정도였다. 

        

        거기에 옆에 있는 수상쩍기 짝이 없는 일리치 젠슨이라는 동양인 요원까지.

        

        

        그녀는 그 모습을 잠시 흘깃했고, 생각보다는 인간적인 면모 몇 개를 발견했다.

        

        

        

       “…그닥 근무 환경이 좋은 것 같지는 않은데.”

        

       “좁아터진 방보다는 소파에서 잘 때가 많거든요, 하하. 이리저리 꽤 곤란한 시점입니다.”

        

       “그렇겠지. 안 그런 곳이 어딨겠냐만은…아무튼, 그건 그렇고. 그 알파급 변이자 숙소인지 뭔지 하는 곳에 짱박혀있는 친구들은 몇 명이나 되지?”

        

       “세 명입니다. 로건 오퍼레이터까지 합치면 네 명이겠군요.”

        

       “가는 길이 좀 있는 것 같은데, 뭐하는 친구들인지 이야기나 좀 듣자고.”

        

        

        

        그리 어렵지 않은 부탁이었으나, 거기 담긴 내용 자체는 로건조차 헛웃음을 터뜨리게 할 정도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 명은 올리비아 닉스 로렐라이 상사, 개명 전 이름은 올리버 닉스 로렐라이. 현재 34세고, 티어 1급 부대인 제24특수전술대대에서 PJ로 활동, 얼마 전까진 이글 팀의 리더였습니다.”

        

       “…뭐?”

        

       “두 번째로는…로렌티나 크리스토퍼 브레너, 개명 전 이름은 로렌 C. 브레너. 36세고, 현재 2등준위장입니다. DEVGRU의 골드 스쿼드론 소속, 알파 팀의 팀장이었습니다.”

        

       “허. 기가 막히는구만. 당황스러울 정도인데…물개랑 독수리 놈들은 도대체 뭐하다가 여기 와있는거야? 이거 설마 육해공 균형 맞추기라도 되는 건 아니겠지?”

        

       “우연입니다, 우연. 그래도 남은 다른 한 명은 평범한 일반인입니다. 한국 출신이라더군요. 여행을 왔다가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에 휘말려버린 모양입니다.”

        

       “…그건 또 그것대로 유니크한 일이로군.”

        

        

        

        어처구니가 사라질 법한 말이었지만, 그런 걸 일일이 따지기에는 이미 실로 멀리 온 시점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녀는 그 이상 별도로 묻지 않았다. 알파급 변이자라는 놈들이 죄다 티어 1급 특수부대의 팀장급 인원들일 수가 있는가-와 같은 아이러니를 소화하기도 벅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그녀는 또다른 가장 중요한 데이터 중 하나인 성별을 물어보지 않았다 – 알파급 변이자들이 어째서 개명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는 일이었지만, 그것까지는 신경을 쓸 수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로건은 머잖아 알파급 변이자 숙소라는 곳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건물 자체는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최소 스무 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을 곳에 고작해야 세 명 가량밖에 없다는 사실은 센트럴 파크가 이곳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로건은 그리 생각했고, 내부를 살폈다. 창문 위에 두껍게 덮인 천 너머로 불빛이 미약하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놀랍게도 아직 불이 꺼져있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1시간 30분 전에 호송대 습격이 있었습니다. 이카루스 기어를 보유한 변이자 분들은 긴급대응팀으로 편성되었고, 얼마 전부터 종종 출동을 나가곤 합니다.”

        

       “…아까 듣기로는 분명히 한국 출신 민간인이 섞여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사실입니다. 단지 그 친구도 대응팀에 편성해야만 할 만큼 상황이 급해지고 있지요.”

        

       “아주 가시밭길이 따로 없구만…그쪽도 슬슬 들어가라고. 꼬라지를 보니 꽤 피곤한 것 같은데.”

        

       “그러면 그 배려 받겠습니다. 가서 자리는 아무 곳에나 잡으시고…최대한 빨리 서로 안면을 트길 바라겠습니다.”

        

        

        

        어련하시겠어.

        

        그녀는 속으로만 그리 중얼거렸다. 안 그래도 피곤해보이기 그지없는 사람까지 괴롭히는 취미는 없기 때문이었다.

        

        젠슨 요원과의 대화를 통해 내부에 건캐비닛이 있다는 것은 들었고, 로건은 들어가자마자 총부터 그 안에 집어넣기로 마음먹었다. 총을 들고 들어가면 분위기가 싸해질 것은 기정사실이었으니까.

        

        그래도 서로 다른 군에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거대한 공통분모로 단단히 묶여있었기에, 로건은 실제로는 그리 큰 걱정은 들지 않았다.

        

        단지 이런 독특한 모습을 보고 상대방이 놀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 뿐.

        

        

        그리하여 그녀는 숙소에 발을 디뎠고,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 동안 같이 지내게 될지 모르는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노크를 한 후 곧장 문을 열었다.

        

        그리고-

        

        

        

       “으그극, 더 이상은 힘들어요오…!”

        

       “고작해야 200kg밖에 안 돼요, 막내! 몸이 변하기 전에도 저는 이 정도 무게는 했답니다! 더 분발하세요!”

        

       “아으, 등에 업혀서 말하지 마세요! 귀 울리니…어윽, 우와악…?!”

        

       “못 버티고 쓰러지다니. 아직 한참 멀었군요, 막내. 특수부대의 알파요 오메가는 하체라는 것을…와우.”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건지를 모르겠는데.”

        

        

        

        그 말대로.

        

        로건은 들어오자마자 기묘하다 못해 설명하기 불가능할 정도의 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누군가를 등에 업고 스쿼트를 하는 것이 그닥 특별한 것은 아니었지만, 새벽 다섯 시 즈음에 이런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괴상한 광경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물론 거기에 추가적으로 더해, 처음으로 만나게 된 다른 변이자들의 외형 또한 그러했다.

        

        누가 봐도 뱀을 모티브로 한 것만 같은 여성과 부엉이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의 여성, 그리고 외관상으로만 보기에는 어떤 동물을 모티브로 했는지 전혀 모르겠는 다른 한 명까지.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로건은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느꼈고, 이내 덧붙였다.

        

        

        

       “…푸, 하핫. 로건이라고 한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고.”

        

       “말이 잘 통하는 친구가 왔군요. 앞으로 잘 지내보죠.”

        

       “이하동문이야. 앞으로 일손 좀 덜어달라고.”

        

       “아, 안녕하세요오….”

        

        

        

        그 말대로.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개성 강한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적어도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로건은 문득 이들을 EX 스쿼드론에 소개시켜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해 떴네요.”

        

       “밤낮 바뀌는 건 일상이지, 막내. 앞으로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야. 잘 수 있는 시간이라면 언제든 쪽잠 자둬. 낮에 깨어있고 밤에 잔다는 당연한 사실은 이제부터 없다고 생각해.”

        

       “…그런 것 같긴 해요. 두 분 맨날 틈날 때마다 자는 거 보고 처음에는 왜 그랬는지 몰랐는데.”

        

       “이 친구는 아예 민간인인가?”

        

       “2개월 전만 하더라도 그랬지요. 지금도 딱히 다를 바 없구요.”

        

        

        

        센트럴 파크, 오전 7시 반.

        

        년초와는 다르게 이제는 해가 조금 더 금방금방 뜨고 있다. 하지만 잠자다가 깨고, 몸에 근육통이 올 정도로 긴장하며 교전에 임한 후 복귀하여 디브리핑을 듣고 있는 이 시점에선 좋은 아침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있나, 누군지도 모르는 놈들이 사정이랑 시간 봐주면서 교전을 거는 것도 아니고…그리하여 오늘도 나는 올리비아 씨에게 PTSD 방지용 흉부 피드백을 받게 되었다.

        

        빅찌찌 너무 조아….

        

        조금 창피하긴 했지만 올리비아 씨도 딱히 싫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그걸 다행이라고 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만약 그 모습을 로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분에게 들켰으면 좀 많이 창피할 뻔했다.

        

        

        아무튼, 다른 분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눈을 흘기며 조심스럽게 입을 닫는 것이 최선이었다. 군 경력을 싸그리 합치면 내 나이보다도 50% 넘게 많은 분이니까…그 앞에서 입 여는 거 아냐.

        

        그래도 내가 알아놓아야만 하는 데이터도 꽤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뽑자면 이것이었다.

        

        

        

       “드디어 미국을 팔아먹은 친구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군요. 이제 와서라고는 하지만 너무 늦었어요.”

        

       “극비구역에서 근무하던 과학자 일부도 마치 먼지처럼 사라져버렸어. 아르테미스 이 새끼들, 이카루스 기어에도 관여했다고 하지 않았나? 불안한데.”

        

       “그건 아닐 거예요. 정확하게는 이카루스 기어라기보단 기어와 연동 가능한 스킬 일부의 개발에 관여한 거라서 큰 문제는 없을 거고…머리는 텅텅 비었는데 야망만 큰 친구들이로군요.”

        

       “그러니 저런 웃긴 결정을 해대는 거지. 멍청하면 나라도 잘 못 팔아.”

        

       “…블랙 유머가 너무 무서운데요.”

        

        

        

        …중간에 적잖이 무서운 유머들이 섞여있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런 내용이었다.

        

        특히나 그 로켓포. 브루클린 때부터 보였던 비유도 로켓포의 정체가 드디어 밝혀진 것이었다 – 요컨대 그 아르테미스인가 하는 친구들이 범인이라나 뭐라나.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듣자 하니 5대 군산복합체를 잇는 새로운 회사였고 제법 전도유망했다든데,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에 휩쓸려 적당히 망한 줄로만 알았더니 뒤에서 이상한 짓거리를 하고 있었단다. 참 웃기는 일이다.

        

        

        아무튼,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이야기.

        

        본격적으로 인원이 증편되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는 혹시나 모를 긴급 출동에 대비하는 것 말고도 별도의 재건 작전을 진행해야만 했다 – 이 분들은 내게 그렇게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그게 무어냐 하니, 요컨대 이런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그때그때 일어나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만 가장 급급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 지속 가능한 시설 구축을 해야 설령 작전이 실패하더라도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으니까.”

        

       “그 때문에라도 이제는 조금…주요 시설을 통제하고 개량, 발전시킬 수 있는 실무자 혹은 그 이상의 전문가들을 최대한 데려오는 게 급선무가 될 거예요.”

        

       “…이 꼬맹이보다는 나를 위해서 설명해주는 것 같은데.”

        

       “그럴 수밖에요. 게다가 이 꼬맹이는 어차피 여러 번 말해줘야 나중에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는 타입이거든요. 그닥 신경쓰지 마시길.”

        

       “우우….”

        

        

        

        너무해에….

        

        나도 빠릿빠릿해지고 싶어어.

        

        하지만 이 사람들이 나랑 달리 엄청나게 행동이 빠른 이유는 애시당초 그런 경험과 훈련이 이따시만큼 많아서 그런 거겠지. 나도 언젠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내가 그렇게 옆에서 잉잉대고 있는 와중, 갑자기 손 비스무리한 게 내 머리 위에 얹혔다. 순간 올리비아나 로렌티나 씨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잠깐만, 그렇다는 건 설마….

        

        

        

       “오호라아.”

        

       “얌마! 걔는 내 거야! 건드리지 마!”

        

       “세상에. 이미 소유권도 정해져있었냐? 지금이 남북전쟁 시기였을 줄은 몰랐는데. 난 알래스카 출신이라 노예제도는 잘 모른다고.”

        

       “저를 두고 도대체 다들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너무해, 너무해.

        

        나는 필사적으로 씩씩대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애처로운 발버둥조차 이 분들에겐 일종의…애교로 보여버린 듯했다.

        

        순식간에 나 빼고 다른 분들과 공감대를 쌓은 로건이란 분이 입을 열었다.

        

        

        

       “이 꼬맹이가 여기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내 착각인가?”

        

       “보다시피 귀여운 마스코트죠.아직 갈 길이 먼 막내랍니다.”

        

       “…그래. 이런 식으로 정신적 피로 완화에 도움 주는 애들 하나쯤은 있어야지. 반쯤 초면이지만 나도 이 친구한테 신세 좀 많이 져야겠어.”

        

       “우에엥….”

        

       “북극곰은 좋아하니? 난 이제부터 뱀이 꽤 좋아질 것 같은데.”

        

       “여기 무슨 육식동물들밖에 없어어어….”

        

        

        

        슬프다면 슬프게도, 어째서인지 나는 그게 싫지 않아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당분간, 혹은 앞으로도 계속 나는 이 분들의 애착인형 비스무리한 게 될 것 같았다.

        

        힝잉잉.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애착비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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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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