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687

       

        

        

        

        

        

        

        

        

        

       -[시야 암전 타이머 설정. 이 메시지는 훈련 대상자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비무장 인원 둘, 무장한 적군 다섯 축차 투입.]

        

       -[후드 박스(Hood Box) 시뮬레이션 시작까지 5초. // 훈련 대상자 – 로렌티나 크리스토퍼 브레넌.]

        

        

        

       ───스윽!

        

        

        

        단 한 점의 빛조차 침범할 수 없게끔 시야를 차단한 이카루스 기어의 훈련 전 절차가 일시에 해제됨과 동시에, 로렌티나의 적색 눈동자가 삽시간에 초점을 잡는다.

        

        그녀가 놀라운 속도로 주변을 스캔했다. 가장 먼저 정면을 확인하고, 총기를 들어올리며 등 뒤의 인기척을 파악한다. 그로부터 로렌티나는 두 가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다.

        

        등 뒤에 한 명.

        

        정면에 두 명.

        

        바로 앞에선 비무장 민간인 여성 한 명이 양손을 들며 달려오고 있었고, 그 뒤에는 총기를 든 무장한 괴한이 여성을 쫓고 있었다. 그 순간 로렌티나는 괴한을 향해 방아쇠를 두 번 당긴다. 가슴에 한 발, 머리에 한 발.

        

        무장 괴한 형상을 한 홀로그램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사이, 그녀는 등 뒤에 있는 인기척을 느끼고는 그 즉시 뒤돌아 남자의 모습을 확인한다. 건장한 남성. 그러나 무장하지 않았다.

        

        그녀는 망설임없이 홀스터에서 권총을 뽑아듬과 동시에 탄환을 비살상 충격마비탄으로 전환하고, 그의 무릎에 발포한다. 홀로그램이 실제와 매우 흡사한 모습으로 바닥에 널브러진다.

        

        그 순간 또 다른 적이 나타난다.

        

        

        

       “죽어-!”

        

        

        

        픽! 픽!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측면에서 튀어나온 적의 머리가 날아간다. 소음기를 통과해 먹먹해진 발포음이 박스 내부를 가득히 울리는 것이었다.

        

        비무장 인원 둘을 확인했고, 적군 다섯 중 두 명을 사살. 그 다음으로 튀어나온 것은 핀이 뽑혀있는 수류탄만을 들고 난입한 적군이었다. 로렌티나는 무릎 양쪽을 쏘아 다리를 부수고는 적군의 몸이 들고 있는 수류탄을 스스로 깔아뭉개도록 했다.

        

        그 와중 또다시 튀어나오는 적 둘을 차례로 사살. 그 순간 바닥에서 수류탄이 터져 남자의 몸이 폭발사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로렌티나는 그것을 무시한 채 여성의 홀로그램을 향해 사격한다.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집었기 때문이었다.

        

        

        무기질적인 소리와 함께 시뮬레이션이 끝난 순간, 위에서 어처구니없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로렌티나는 큭큭 웃으며 위를 올려다보았고, 그 위에는 후드 박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존재하는 발코니, 그리고 그 발코니 위에 올라선 세 명 가량의 인원이 존재했다.

        

        알파급 변이자들이었다.

        

        로건이 입을 열어 덧붙였다.

        

        

        

       “얘는 무슨 훈련이 아니라 영화를 찍고 있구만. 수류탄을 누가 그렇게 막아?”

        

       “핀 뽑힌 수류탄 들고 돌격하는 미친 사람은 자연재해지요. 등 뒤에 있던 비무장 남성을 지키려고 한 척을 안 한 건 조금 감점이겠지만….”

        

       “잘 아네.”

        

       “제가 그린 팀에서 훈련을 참관하고 있는 치프 인스트럭터였다면 그 부분에서 감점을 줬을 테니까요.”

        

        

        

        그린 팀.

        

        티어 2 – 네이비 씰 같은 – 특수부대에 소속된 부대원들이 티어 1 – 여기선 DEVGRU – 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갖췄는지를 끊임없이 시험하는 평가팀.

        

        여전히 김이 피어오르는 총구. 로렌티나는 이마 부분의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쓸어올리며 한숨을 내뱉었고, 마치 녹아내리는 것처럼 사라지는 홀로그램을 눈으로 담았다.

        

        로건은 데이터 플레이트에 이런저런 기록을 덧붙이고는 입을 열었다.

        

        

        

       “어이가 없네. 태스크포스 블루 – DEVGRU의 다른 이름 – 는 이런 미친 놈을 도대체 골드 스쿼드론까지 올려놓은 거냐?”

        

       “바닥에 떨어진 총 잡은 민간인 홀로그램 머리에 구멍낸 게 뭐가 문젠가요?”

        

       “총 잡기를 기다리고 있었잖아, 미친 놈아.”

        

       “그리고 당신 정도의 고급 땅개라면 격렬한 교전 중 언어로 무장해제를 시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화근을 날려버리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겠죠.”

        

        

        

        그 말대로.

        

        로렌티나는 선을 넘지 않지만 동시에 선을 농락하고 있었다.

        

        로건은 자신의 어처구니가 사라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경험 중이었지만…놀랍게도 저 정도면 정말 아슬아슬하게 봐줄 수 있는 선에 올라와있었다.

        

        합당한 행동이었다. 그 어떠한 교전 강령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어린애든 노인이든 여자든 일단 총을 손에 집는 순간 무장한 인원으로 취급되었고, 죽여야만 했으니까.

        

        로건은 단지 찜찜할 뿐이었다.

        

        상어가 덧붙였다.

        

        

        

       “뭐, 그쪽이 뭘 우려하는지는 알아요. 그쪽이 보기엔 제가 그런 사살을 조금…즐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 틀린 말은 아니군요. 덕분에 온갖 블랙옵스를 도맡았고, 그 덕분에 36살밖에 안 됐는데도 2등준위장 달았으니까요.” 

        

       “…그리고 그걸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으니 물개 놈들이 그쪽 어깨에 준사관 달아줬겠지. 아주 환장하겠구만. 나중에 우리 숙소에 군사경찰 들이닥치면 너만 잡아가라고 해야겠다.”

        

       “16년 동안 군생활하면서 그런 적 없으니 안심하시길. 정 궁금하면 같이 작전 뛰었던 저 부엉이한테 물어보든지요.”

        

       “…놀랍게도 같이 작전하면서 일부러 민간인 대가리에 구멍낸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대충 그런가보다 해. 그냥 쟤는 군인의 본분에 쓸데없이 충실한 것뿐이야. 사람 죽이는 거 있잖아.”

        

       “알았다, 알았어. 말을 말자.”

        

        

        

        이 멤버가 제대로 갈 수 있기나 할까.

        

        로건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을 그녀 자신이 판명해낼 수는 없었다.

        

        애시당초 티어 1이 단순히 싸움박질을 잘 하고, 체력 좋고, 남 대가리에 구멍 잘 뚫는 똑똑이들을 뽑는 건 절대 아니었다. 오만가지 심리 테스트와 사회 배경 조사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그리고 로렌티나는 그것을 싸그리 통과하다 못해 물개 중에서도 특출난 물개만 모아놓는 골드 스쿼드론에서 2등준위장까지 단 상위 0.001%의 인재였고….

        

        

        

       ‘…세상이 지랄이 났으니 튀어보이는 거지, 딱히 문제는 없긴 해.’

        

        

        

        로건은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이내 마음의 안식처가 있는 곳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물론 그 마음의 안식처가 유진이라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북극곰은 모찌를 인간으로 빚어 만든 듯한 무해한 아나콘다의 볼따구를 쪼물대며 말했다.

        

        

        

       “너는 저런 나쁜 물개한테 물들면 안 된다.”

        

       “우에에-?”

        

       “거기 땅개! 우리 막내 내려놔요! 저 친구도 후드 훈련 시켜야한다고요!”

        

       “꼬우면 올라오든가.”

        

        

        

        물론 이들의 신체는 고작해야 2~3미터 정도는 뛰어서 붙잡아 올라올 수 있을 정도였다.

        

        30kg 가량의 군장을 착용한 채 서전트 점프로 1미터 가량을 뛰어오른 상어는 발코니의 철제 난간을 잡았고 – 물론 무게 때문에 찌그러졌다 – , 그 상태에서 그대로 올라와 유진을 쪼물대는 로건을 응징했다.

        

        그리하여 유진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래로 내려갔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이자 마지막인 유진의 후드 박스 훈련 차례가 되었다.

        

        팀의 막내가 그닥 자신없는 표정으로 계단을 뚜벅뚜벅 내려가는 사이, 세 명의 평가관은 서로 웃음을 터뜨리며 덧붙였다.

        

        

        

       “육해공에서 골라 뽑은 티어 1 팀장급 인원들이 훈련을 한꺼번에 봐준다라. 내가 저 밑에 있는 친구였으면 긴장해서 혀 깨물었을 걸.”

        

       “망할, 그리 생각하니 그린 팀에서 굴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적잖이 끔찍했는데….”

        

       “우린 저런 건 별로 안 해. 대신 야전에서 아주 지랄을 하고 다녔지. 니들은 훈련 잘 안 하면 근거리에서 총 맞아서 죽지만, 여기는 좌표 잘못 부르면 아군한테 총이랑 폭탄 맞아서 죽거든.”

        

       “슬슬 시작한다. 타이머 세팅하자고.”

        

        

        

        딸깍.

        

        그와 동시에 유진만 볼 수 없는 타이머가 째깍거린다. 얼마나 지났을까. 홀로그램이 형성된다. 수많은 적들과 비무장 민간인들이 만들어지는 사이, 세 명은 아래에서 손가락을 달달 떠는 유진을 바라본다.

        

        그녀에겐 안타까운 소리였지만, 아쉽게도 이번 후드 박스 트레이닝은 말 그대로 극한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는 로렌티나조차 살짝 곤란함을 겪을 정도였으니.

        

        거기에 더해, 유진은 불과 몇 주 전까진 이런 일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민간인.

        

        

        그러나 이카루스 기어와 변이자라는 두 개의 특성이 결합된 순간, 유진은 이들이 생각한 기대치 이상의 퍼포먼스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오호라.”

        

       “자꾸 멈칫멈칫거리는 건 나만 불편하냐?”

        

       “그럴 수밖에 없죠. 그 멈칫거리는 것마저 그린 팀 친구들보다 빠른 걸 제외하면 말이에요.”

        

       “이카루스 기어랑 변이자라는 점 때문에, 부족한 상황판단능력을 깡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건가? 잘만 만지작거리면 금방금방 올라올 수 있겠어.”

        

        

        

        그 말대로.

        

        인간의 청각 반응속도의 한계인 0.1초, 그리고 시각적 반응속도의 한계인 0.2초 – 근사치 – . 그것을 유진은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러했다.

        

        족히 0.01초에 준하는 반응속도 근사치. 로건도 로렌티나도 올리비아도 전부 느낀, 세상이 느리게 보인다는 바로 그 감각들. 근거리에서 사람의 검지손가락 움직임을 보고 총알을 피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당연하겠지만, 총알을 보고 피하는 것은 아니었다.

        

        

        좌우지간, 그 말대로. 유진은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근육기억과 본능만으로 움직여야만 하는 찰나의 순간 속에서 일일이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며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단순히 그것만으로도 일반적인 티어 2 특수부대원의 퍼포먼스를 따라잡을 수 있단 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우수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인재였다.

        

        당연하겠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오로지 유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세 명은 수많은 지적점을 하나둘씩 표기해나갔다.

        

        고작해야 10초도 지나지 않았을 즈음 첫 번째 세션이 완료되고, 이들은 숨길 수 없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덧붙였다.

        

        

        

       “기대 이상인데?”

        

       “앞으로 할 일이 많겠어, 막내. 계속 가보자고.”

        

       “우에에엥….”

        

        

        

        풋.

        

        누군가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흘렸지만, 다행히도 유진은 그것을 듣지 못한 채 다음 세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말하긴 뭐했지만, 실로 귀여웠다.

        

        오늘도 이 셋은 막내 덕분에 웃고 있었다.

        

        

        

        

        

        

        

        

        

        

        

        

        

        

        

        

        

        

        

       “아르테미스 테크놀로지는 방위산업체가 적성 국가의 주구로 변절된 케이스야. 그 중에서도 군에 납품하는 드론과 각종 UGV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던 곳이지. 현재는 관련 인원 전체가 말살 1순위로 지정된 상태지만.”

        

       “이들은 해킹을 통해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 초반에 동부방공구역에 포함된 버몬트, 메인, 뉴햄프셔,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등등에 위치한 방공기지의 네트워크를 NORAD와 분리시켰지. 이 틈을 타 적성국이 최소 어느 정도의 정찰분견대를 파견한 것으로 추측 중이고.”

        

       “…에, NORAD가 뭔가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의 줄임말이랍니다, 막내. 공부하랬죠? 1볼따구 적립이에요.”

        

       “으, 지금 상환할게요….”

        

        

        

        쪼물딱쪼물딱.

        

        오늘도 내 볼따구는 남아나지를 않는다. 완전군장 후 체력단련을 해야 상환할 수 있는 벌칙을 볼따구 하나로 땜빵하게 되니 그것만큼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지만…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도 공부, 내일도, 공부, 모레도 공부…요즘은 그야말로 공부가 내 인생의 전부가 되었다. 그리고 그냥 공부도 아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걸. 배운 지식을 말 그대로 즉각즉각 써먹게 된다고 해야만 할까.

        

        이론으로 배우고 실전에서 체득한다. 근데 보통…대학교 같은 걸 기준으로 하면 4년간의 학부생 생활을 통해 지식을 배우고 실무에서 써먹는 느낌이지만, 지금은 뭐…오늘 배운 걸 내일 써먹고 있다.

        

        너무 하드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상당히 이해하기가 편했다. 앞으로 우리가 누구랑 교전해야만 하는지, 그 뒷배경을 아는 건 생각보다 흥미로웠으니까.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라는 끔찍한 바이러스 판데믹 와중 나라를 팔아먹는 놈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런 일이 진짜로 발생하긴 하는구나. 하기야 한국도 비슷한 일을 겪었고….

        

        하지만 슬프게도, 지금의 상황은 과거 일제강점기 때보다도 압도적으로 불행했다. 단적으로만 봐도 러시아와 중국이 따블로 쳐들어올 예정인데 뭐어. 이 정도로 운이 없으면 그건 자연재해급이다.

        

        단지 나라는 나라 단위로 들 수 있는 자연재해 보험이 없다는 점 정도.

        

        

        

       “그럼 저희들은 앞으로 뭘 하게 되는 건가요오-?”

        

       “간단해요. 자신있게 미국을 흙발로 비집고 들어온 저 친구들에게 성대한 환영인사를 해줘야겠지요. 본국에 일러바치는 짓거리도 겸사겸사 막고, 들고 온 장난감도 꺾어줍시다. 벌써부터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에, 그러니까. 다리를 분지르고, 통신을 막고, 장비도 부수고 노획한다…란 뜻일까요?”

        

       “노획은 상상도 못했는데…굳이 그 친구들 총까지 뺏을 필요는 없겠지요. 보유 중인 군수물자가 없는 것도 아니고.”

        

       “네에.”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사실을 의미했는데, 화면에 비춰지는 작전 반경이 너무나도 거대하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아마 이건…내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중-장기 작전이 될 확률이 높았다.

        

        내가 유일하게 한 중장기 작전훈련은 고작해야 혹한기 훈련 정도가 끝이…아니구나. 그나마 KCTC가 있으려나. 아마 그런 걸 생각하면 될지도 모르겠다.

        

        굳이 내 예상이 맞는지 아닌지를 따질 필요는 없었다. 바로 그 다음 순간 본론이 시작되었으니까.

        

        올리비아 씨가 말을 이었다.

        

        

        

       “아무튼, 다들 예상했다시피…우리가 간다. 목표는 단 하나. 로어 맨해튼에 발을 디디고 활동하는 아시아 친구들을 전부 땅에 묻어버리는 거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부 으깨버리면 되는 편한 일이지.”

        

       “적 규모는?”

        

       “대충 2개 중대 정도. 우리는 꼴랑 4명이지. 최대로 끌어모으면…열한 명 정도인가. 이글 팀이랑 EX 스쿼드론 다 포함하면 그 정도.”

        

       “한 사람이 스무 명씩 잡으면…되겠냐, 시발. 진짜 작전 꼬라지, 정신이 나가버렸구만.”

        

       “대신 가능한 한 모든 공중지원이 있지. 주변에 민간인이 없단 사실만 파악되면 일방적으로 저 친구들을 으깨버릴 수 있어. 문제는 그걸 위해서는 SR(Special Reconnaissance, 특수정찰)이 가능한 친구가 필요하단 거지.”

        

       “…올리비아?”

        

        

        

        그와 동시에 모두가 올리비아 씨를 쳐다보았다.

        

        나도 힐끔 쳐다보았다. 다른 분들이 전부 쳐다보길래 반사적으로 쳐다본 것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올리비아 씨가 소속된 제24특수전술대대는 각각 공정통제(CCT: Combat Control Team), 항공구조(PJ: Pararescue Jumper), 특수정찰(SR: Special Reconnaissance), 전술항공통제(TACP : Tactical Air Control Party)로 나뉘어져있다나.

        

        그 중에서 오늘 필요한 것은 특수정찰이었고, 그 부분에 조예가 있는 것은 올리비아 씨 정도였다. 듣자 하니 로렌티나 씨나 로건 씨는 그런 걸 배워놓기보단 제24특수전술대대에서 인원을 차출해온다고 한다.

        

        

        말이 많았지만, 아무튼 중요한 사실은 올리비아 씨가 이번 작전 진행에 필수적인 정찰이 가능한 유일한 인재란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 야간 정찰.

        

        그녀가 입을 떼었다.

        

        

        

       “…불가능한 건 아닌데, 내 전문 특기가 아니라 조금 전문성은 떨어져.”

        

       “이글 팀은?”

        

       “SR이 주특기인 친구는 없기도 하고, 지금 다 경상으로 쉬고 있어. 게다가 애시당초 이런 대도시에서는 특수정찰이라는 게 거의 의미가 없어. 건물 안에 숨어들기만 해도 열화상이고 뭐고 일반적인 장비로는 할 수 있는 게 없거든.”

        

       “그럼 일반적인 장비가 아니면 되는 거군요. 저나 로건을 데려가면 되는 게 아닌지?”

        

       “로건은 이제 막 이카루스 기어 적응 중이라 안 되고, 너는…널 특수정찰임무에 편성하면 타격팀 밸런스가 안 맞아.”

        

       “그러면 막내를 데리고 가겠다고?”

        

       “….”

        

        

        

        …잠깐?

        

        이게 이렇게 불똥이 튀는 게 맞나 싶었지만, 대화는 멋대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내가 말 그대로 어버버하고 있는 사이에도 계속해서 말이 이어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이카루스 오퍼레이터 말고는 기어와 연동된 드론을 제대로 운용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긴 하죠.”

        

       “망할, 그게 그 정도라고? 차라리 내가 올리비아랑 동행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막내가 필요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이카루스 기어는 필요하거든. 그런 점에서 넌 아직 기어를 잘 못 다루니 꽝이야. 작전 결행 시간까지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니 그 전까지 잘 생각해서 결정해보자고.”

        

        

        

        그와 동시에 올리비아는 내 등 뒤로 왔고, 이어 덧붙였다.

        

        포근말랑한 감촉…이 아니라. 이제 대놓고 말하자면 빅찌찌가 내 등을 지긋이 눌렀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괜찮아, 막내. 작전 결행까진 아직 2주 정도 남았으니, 그동안 제반사항이 바뀔 수도 있겠지. 그 전까지 열심히 노력해보자고.”

        

       “…우우.”

        

        

        

        나는 그 순간 나도 안정적으로 작전에 참여할 수 있는 멤버가 되고 싶다는 생각과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데려가면 좋겠다는 상반된 생각에 휩싸였다.

        

        내가 갈 길은 아직 너무도 멀었다.

        

        

        

        

        

        

        

        

        

       “…와우. 두께가 심상치가 않군요. 이건 뭔가요? 전술항공통제TACP 교범?”

        

       “그거랑 특수정찰까지 같이 붙어있는 물건이지. 어차피 다 배워야하는 물건이니 미리 주려고.”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내가 하긴 좀 이상한 말인데, 애한테 너무 가혹한 거 아니냐?”

        

       “그렇겠지. 그러니까 뭐…최대한 어떻게든 힐링을 해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힐링?”

        

       “…아니야. 그런 게 있어.”

        

        

        

        그리고 몇 시간 후, 유진을 제외한 세 변이자들의 모임.

        

        테이블 위에 놓인 두꺼운 교범을 만지작거리던 와중, 올리비아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로건의 눈을 피했다.

        

        적어도 아직까진 알려줄 수 없는 힐링 방법이었다.

        

        로건이 진상을 알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예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티어 1에게만 전해지는 비전의 힐링법(아님)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