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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9

       새벽 1시부터 약 2시간 반 동안 이어진 이예나의 음주방송은, 나오나 갤러리에서는 그야말로 압도적으로 주목받는 방송이었다.

       

       감정의 기복이 없이 나른한 목소리로 게임만 하면서, 가끔씩은 뭔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을 기행을 일삼던 신입 스트리머.

       

       그런 스트리머가 챌린저 노방종 선언을 한지 불과 이틀만에 세계 최초 여성 챌린저를 가시권에 두고는, 갑자기 술먹방을 시작했으니- 남자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호기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이예나는 화제의 중심에서 모두에게 주목받게 된 것이다.

         

       [작성자: ㅇㅇ]

       [제목: 아따먹 얘 대체 몇살임?]

       [국민의례 왜케 좋아해

        

       방송 시작할 때 다같이 채팅으로 최고에요 도적도적 안 외치면 될 때까지 방종하고 리방할까 고민했다는게 대체 무슨 소리야

        

       미친년인가 진짜]

       –     썰로만 푸는게 어디냐……

       –     진짜 하지는 않기로 했다는 말 듣고 육성으로 다행이라고 함

       –     ㄴ 누가봐도 드립인데 과몰입 ㄴㄴ

       –     ㄴ 너 방송 안 봤구나

        

       [작성자: ㅇㅇ]

       [제목: 좆오좆하지말고 술먹방만 맨날 했으면 좋겠다]

       [(사진 캡쳐)

        

       내가 보기에 이 사이즈는 얼굴 안 까도 캠 키고 술먹방하면 만 명은 찍을 와꾼데

        

       어차피 술 마실 거 걍 좆오좆같은거 때려치고 육수나 우리지]

       –     오 누구임?

       –     ㄴ 아따먹/따아먹/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     ㄴㄴ  ??? 나갤 따아먹? 걔가 쟤라고?

       –     ㄴㄴ ㅇㅇ

       –     ㄹㅇ 걍 캠까고 여캠이나 했으면 좋겠음

       –     ㄴ 딱 보면 모르냐 얼굴이 빻았으니까 못까는 거지

       –     ㄴ 얼굴도 못 까는 듀라한 가지고 상상속의 이상형 그리면서 빠는거 역겹네 진짜 ㅋㅋㅋ

       –     ㄴㄴ 느그 주인 자리 뺏길까봐 벌벌떠는 똘견인거 너무 티난다~

        

       [작성자: ㅇㅇ]

       [제목: 비처녀 확정]

       [군대 다녀온 것도 아니면서 듣기로는~하면서 제식훈련이 어쩌고 ㅋ

        

       주변에 군대 다녀온 오빠가 얼마나 많으면ㅋ]

       –     느그 주인 자리 뺏길까봐 벌벌떠는 똘견인거 너무 티난다~

       –     ㄴ 뭐래 ㅋ 캠도 못까는 ㅈ빻은 듀라한 도루루한테 비비지마라

       –     ㄴ 응~ 다이아 겨우 찍고 컨셉질하면서 게임 잘하는 4차원 여스 포지션 잡았는데 진짜 또라이인 마스터 등장했쥬? 곧 챌린저쥬?

        

       [작성자: ㅇㅇ]

       [제목: 얘 얼마나 취한 건지 가늠이 안 되네]

       [평소에도 술취한 느낌이라 가늠이 안 돼

        

       언제쯤 캠 키라 그러면 킬거 같냐?]

       –     지금도 존나 취한 거 같은데

       –     ㄴ평소랑 비슷하지 않나?

       –     ㄴㄴ평소에도 술 취한 거 아닐까

       –     말 빨라진 거 보면 좀 취한 거 같긴 한데

        

       그에 더해, 혹시 이예나가 술에 더 취하면 캠을 키는 등의 사고를 치지 않을까 하는 음험한 기대를 품은 유입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제법 모여들었다.

        

       《아. 술……떨어졌네요. 음……술만 배달시키는 건 왜 안 되지. 누가 이거 사업해주면 안 되나요. 아, 불법……그렇구나. 그러면 우리만의 비밀로 하면…….》

        

       그러나 그들에게는 안타깝게도, 이예나는 주저리주저리 헛소리를 늘어 놓다가,

        

       《만 원 감사합니다. 캠 좀 켜라……제가 캠이 없어서요. 음……그래도, 도네까지 주셨으니……대신 우리 도적 얼굴 띄워 드릴게요.》

        

       방송 화면이 가득 차도록 키운 도적 초상화를 띄워 놓을 뿐이었다.

        

       《노래라도 틀자……그럴까요. 뭘 틀면 좋을까……아, 추천곡이요? 음……어차피 우리가 다 같이 아는 노래는, 없을 거라서요. 그냥, 저작권 없는 노래 아무거나……아. 이건 또 그대로네. 좋다. 이걸로 틀게요.》

        

       그리고 이어서, 지튜브에서 ‘베토벤 교향곡 전곡 듣기’를 찾아 틀어 놓고는, 음정과 박자 모두 미묘하게 어긋난 허밍을 시작하더니,

        

       《클래식은 뭔가 술 마시고 들으면, 좋지 않나요. 그냥 주정뱅이가 아니라 교양있는 주취자가 된 느낌이라. 다음엔 이거……이거 오카리나로 연습해올게요. 오카리나도 할 줄 아냐……아, 새로 오셨구나. 잠시만요. 취해서 잘 될지 모르겠는데. 한 곡만 해드릴테니까 들어보세요.》

        

       급기야, 다시 오카리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이런 저런 경로로 유입된 이들은 제각각 가지고 왔던 목적과 기대를 잊은 채, 모두 같은 생각을 공유하게 되었다.

        

       아- 이거,

        

       미친년이구나, 하고.

        

       – 제발그만해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도네도 구독도 모두 주겠다! 오카리나만 그만 해다오】

        

       《음……그러면 슬슬, 마무리할까요. 일찍 일어나서, 조금 졸리기도 하고.》

        

       《가지말라니……앵콜 신청, 인가요. 처음 받아보는 앵콜이라 조금 기쁘네요. 무슨 곡으로 하지…….》

        

       그렇게, 쏟아지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유명 공포 영화의 OST 연주까지 마무리한 이예나는, ‘감사합니다. 오후에 올게요.’ 라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사라졌다.

        

       방송에는, ‘아따먹 팬튜브’의 동영상들을 재생해둔 채였다.

        

       .

       .

       .

        

       그리고, 다음날.

        

       오후 2시가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 이예나의 방송에서는, 복습 영상들만 하염없이 재생되고 있었다.

        

       이미 몇 차례 되지도 않는 방송을 바닥까지 여러 차례 핥아먹은 팬들로서는, 눈을 감고도 다음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영상들.

        

       그렇기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녹화방송은 음소거한 채, 채팅창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눌 뿐이었다.

        

       돌아오겠다는 ‘오후’가, 대체 언제일지. 오늘 내로 챌린저를 찍을 수 있을지. 어제 술을 진탕 마신 것 같던데, 이 길로 또 일주일 정도 휴방을 하는 건 아닐지. 

        

       하지만 채팅창에 가득 찬 불안 섞인 투덜거림과 불평불만과는 대조적으로, 오후 12시부터 다시 불어난 시청자 수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세계 최초의 여성 챌린저가 탄생하는 순간은, 그 자체로도 분명 직관할 가치가 있는 장면이었거니와-

        

       이런 저런 이유로 유입되었다가 그만 스며들듯 팬이 되어버린 이들로서는, 좋아하는 스트리머가 그런 업적을 달성하는 순간만큼은 결코 놓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론 이 방송을 직관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올드비와 유입이 나뉠 것임이 틀림없다는 도네이션이, 많은 이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했다.

        

       .

       .

       .

        

       그렇게, 오후 5시.

        

       오후 12시부터 혹시나 하는 기대로 대기하던 시청자들조차도 지쳐, 대부분 이예나의 방송은 작게 축소한 채 다른 일을 하러 떠나간 시점.

        

       그녀의 위게더 게시판에, 하나의 충격적인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ㅇㅇ]

       [제목: 방장 게임 중인데?]

       [(전적 화면 캡쳐)

        

       오후 5시 전적 업데이트 되자마자 확인했는데

        

       방장 3시간 전부터 게임 중이었는데?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한 5연승만 더 하면 챌린저 커트 넘겠는데???]

       –     ?????

       –     ????????????

       –     ???????????

       –     방송은 아직 녹방인데????

       –     아 미친년 진짜

        

       * * * *

        

       – 야이미친년아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이 미친년아 당장 나와!!!】

        

       아.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선생님……? 아니죠? 설마 진짜 그렇게까지 미친년은 아니죠?】

        

       ……슬슬, 방송을 시작하려 하긴 했는데.

        

       이제 막 컴퓨터를 끄고 공부를 시작하려던 순간에 방문을 연 부모님과 마주한 순간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 왜일까.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챌린저까지 노방종이 아니라 챌린저까지 노방송을 하고 앉아있네 이 무친년 이거】

        

       고의……는 아니었는데, 할 말은 없다.

        

       일어나서 가볍게 손을 풀기 위해 한 판을 돌렸는데, 숙취 탓인지 내 플레이는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 와중에 게임은 오늘따라 잘 풀려서, 무난하게 캐리받은 느낌이 더 마음에 안 들었던 탓에…….

        

       한 판, 딱 한 판만 더 손을 풀자, 라고 생각했던게 분명, 2시 반 정도였는데. 지금 시간이-

        

       아.

        

       시간이 언제 이렇게 됐지.

        

       -달칵.

        

       마이크를 켜고, 빠르게 사과부터 했다.

        

       “죄송합니다.”

        

       『미친 시1발 700점 넘었잖아』

       『진짜 노방송 챌린저 찍으려했네 이 미친년이 진짜』

       『선생님 대체 왜 이러시는 거에요……』

       『 🔥 🔥 🔥 🔥 🔥 🔥 🔥 🔥 🔥 🔥』

       『몇 판을 돌린거야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거면 방제 바꿔 시11발아』

       『 🔥 🔥 🔥 🔥 🔥 🔥 🔥 🔥 🔥 🔥』

       『선생님 어디 사십니까 진짜로 농담 아닙니다』

        

       횃불을 든 혁명군의 행렬을 채팅창으로 그려내면 이런 모양일까.

        

       반성의 의미로 조금 확대하여 살펴본 채팅창은,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나를 기요틴으로 끌고 갈 기세였다.  

        

       ……화가, 많이 났네.

        

       “……설명할 수 있어요.”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우리도 사람이야 사람!! 사람이라고!!】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나 이렇게는 못 살아 진짜】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해명할 시간에 나가 뒤지십쇼 선생님】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돈은 정직하게 법시다】

        

       ……이럴 때, 프로 스트리머들은 어떻게 민심을 잡더라.

        

       즐겨보던 스트리머들의 사례를 주욱 떠올려봤으나- 다른 스트리머들의 채팅창은 이렇게 불이 나지 않더라는 사실을 새삼 상기하게 될 뿐이었다.

        

       왜지.

        

       되게……잘 나던데.

        

       일단, 지튜브를 종료하고 송출 화면을 변경했다.

        

       게임을 중간부터 보는 건 확실히 재미가 덜하겠지만- 더 미뤄지는 것보다는 낫겠지.

        

       『지금도 게임중이었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젠 웃음만 나와요 센세』

        

       –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팩트) 방장은 오후에 오겠다고 했고 지금은 아직 오후다. 방장은 약속을 지켰다.】

        

       『너는 또 어디사냐』

       『이벤트 당첨되셨어요 주소 불러주세요』

       『아 나 숨이 안 쉬어져 아 아』

       『몰랭 할거면 점수를 떨구기라도 하든가!!!!!!!』

       『그 와중에 비방으론 장검기사 하고 있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1팔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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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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