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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9

     연회가 끝난 뒤. 정확히는 연회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뒤, 합스베르크 황태자는 즉시 연회장을 빠져나와 항구로 향했다.

     “오셨습니까.”

     “그래.”

     항구에 정박하고 있던 배 위로 훌쩍 뛰어오른 황태자는 넥타이를 잡아끌었다.

     “후….”

     황태자는 그대로 갑판을 지나, 함장실로 들어가 문을 굳게 닫았다.

     털썩.

     어딘가 피곤함에 지친 듯, 황태자는 쓰러지듯 흔들의자에 쓰러졌다.

     “바토리.”

     갑자기, 그는 입을 열었다.

     마법의 주문을 읊듯, 혹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듯.

     “바토리.”

     두 번 부르자, 황태자의 아래-그림자에서 무언가가 붉은색 안개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하암. 왜 불러?”

     안개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젊은 여인의 목소리.

     “한참 잘 자고 있었는데.”

     안개는 곧 사람의 형태를 갖췄고, 흰 머리카락과 붉은색 눈동자를 가진 인간이 되었다.

     특이점이 있다면, 여인의 귀가 길고 뾰족하다는 것.

     “너는 이해할 수 있나?”

     “뭘?”

     “왕국이 제안을 수락한 거.”

     “아니.”

     여인, 바토리는 키득거리며 함장실 책상에 엉덩이를 걸쳐 앉았다.

     “왕국의 머저리들, 화폐의 가치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거 아니야? 미개하잖아.”

     “미개하더라도 정도가 있지. 설령 왕국 전체가 미개하다고 하더라도, 그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는 그래서는 안 돼.”

     황태자는 울분을 토해내듯, 시뻘게진 얼굴로 가슴을 두드렸다.

     “놈들은 정녕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제국 화폐가 통용된다는 의미를.”

     “그걸 빌미로 왕국을 날름 삼켜버리려고 하시는 분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기 때문이다.”

     황태자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천장을 올려다봤다.

     “500년 동안 쓰러지지 않았던 왕국이, 고작 항구를 열어주고 제국의 돈 냄새를 맡게 해주는 것만으로 이렇게 살랑살랑 다리를 벌리다니.”

     “표현 한번 저급하기 짝이 없는데? 황태자님? 이렇게 쉽게 공략하는 거, 황태자님이 원하는 거 아니었어?”

     “이 정도로 쉬운 건 생각하지 못했어.”

     황태자는 두 손을 얼굴에 덮으며, 자신의 얼굴을 쥐어뜯었다.

     “500년 동안 제국은 저런 나라를 넘어서지 못했던 건가?”

     “으음….”

     “바토리. 네가 보기에는 어떻지?”

     “글쎄. 항상 같은 패턴이라서, 별 감흥이 없는데.”

     바토리는 다리를 꼬며 길게 하품했다.

     “왕국이 어떤 병신 짓을 하든, 그 짓을 전부 커버하는 영웅이 항상 튀어나오는 법이거든.”

     “이건 경우가 다르다. 경제침탈이라고.”

     “그러니까, 이런 짓을 하더라도 항상 그랬다니까?”

     바토리가 앞으로 손을 뻗는다.

     그녀의 손에서 흘러나온 붉은 기운이 지도와 같이 펼쳐졌다.

     “지금까지 왕국이 엄청 대단한 나라라서 살아남은 줄 알아? 천만에. 왕국이 잘난 게 아니라, 왕국의 인재들이 잘났던 거였어.”

     “영웅….”

     “화폐 잠식? 아아, 분명 상인 영웅이 하나 튀어나올걸. 제국에서 투입하는 탈러를 드래곤처럼 입을 벌리고 다 쓸어버리는 영웅이.”

     바토리가 벌떡 일어나더니, 책상 위에 두 발로 선 채로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오오, 우리나라를 제국의 경제침탈로부터 구한 거상이시여! 노스트럼이여, 영원하리라!”

     “하.”

     “내가 이런 소리를 몇 번이나 들었게요?”

     “듣고 싶지도 않군.”

     황태자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손잡이를 계속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모르가니아가 우리 쪽과 손을 잡으려고 한다는 것 정도인데….”

     “걔들은 원래 그랬어. 제국한테서 좀 빼먹을 거 있나 보다가, 먹었다가 체할 것 같으면 바로 뱉어낼걸?”

     “달콤하다면?”

     “500년 왕조를 포기할 만큼 달콤한 게 뭐가 있을까? 그 권력에 미친 자들이.”

     “……글쎄. 이거?”

     황태자가 흔들의자 옆에 있는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

     “이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거, 진짜 하려고?”

     “이미 퍼뜨리고 있는데, 못할 것도 없지.”

     유리병에는 하얀 가루가 한가득 담겨있었다.

     밀가루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거친 느낌의 무언가가.

     “백은이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 흐음. 그러면 막 백은을 무력화하는 약물을 만들어내는 영웅이 튀어나올걸?”

     “하….”

     “짜증 내지 마. 사실인 걸 어떡해?”

     바토리는 두 팔을 벌리며 책상 위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역병이 터졌을 때, 왕국에서는 역병을 해독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해냈지.”

     “역병이 유행하기 전부터 역병에 대비하는 약을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었고.”

     “오염지대의 마물들이 대량으로 발생했을 때, 당시 국왕이었던 샤를마뉴 지오 노스트럼은 소드 마스터 12명을 찾아내서 역병 지대를 쓸어버렸지.”

     “망나니 귀족부터 고아, 심지어 제국 출신 노예까지 고르는 족족 마스터가 뽑혔죠.”

     “젠장.”

     황태자가 다시 손으로 얼굴을 쥐어뜯었다.

     “제국은 무슨 짓을 하든 왕국을 무너뜨릴 수 없단 말인가? 또 영웅이 튀어나올 걸 두려워해서?”

     “어머. 고작 그 정도 끈기를 가진 사람이었나요? 우리 황태자님은?”

     “…아니. 전혀.”

     눈을 덮은 손 아래, 황태자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비틀렸다.

     “나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인간이야. 설령 이 ‘현재’가 무의미하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다음’의 나 또한 지금의 나처럼 죽어라 발버둥을 치겠지.”

     “후후후….”

     “그런 의미에서, 내가 제일 두려운 인간이 누군지 알고 있나?”

     “당연히 알고 있죠. 그래서 최대한 접촉을 피했던 거 아닌가요?”

     바토리가 이번에는 자기 손으로 제 목을 움켜쥔다.

     “세인트 지오 노스트럼. 무능왕.”

     “그래. 나는 그자가 제일 무서워.”

     남들이 들으면 기가 막혀서 코웃음이 흘러나올 소리였으나, 황태자는 진심이었다.

     “어쩌면 이번 일도 세인트 지오가 저지른 짓일지도 몰라. 어떻게 내가 왕국을 망하게 하는지, 그 방법을 경험하는 거지.”

     “왕국은 망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지금의 왕국은 망하겠지. 하지만….”

     “결과적으로, 왕국은 망하지 않을 것이다.”

     “…보란 듯이 역사에는 제국의 황태자가 쓴 수작을 파훼한 영웅님께서 등장하시겠지. 500년 동안 그러했던 것처럼.”

     영웅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기대하는 건, 어쩌면 그저 신에게 기도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황태자는 흔들의자에서 일어났다.

     “설령 이번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현재에 목숨을 걸겠다.”

     “예, 그러셔야죠. 그래야 황태자님이죠.”

     “바토리. 결정했다.”

     황태자가 벽에 걸린 지도에 손을 올렸다.

     “세이레네 항구로 들어가는 탈러는 최소한으로 줄인다.”

     “탈러의 유통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평화협정이 완벽히 체결되고 나면, 마찬가지로 우리 쪽도 개항하지.”

     황태자는 제국의 남쪽, 세이레네 영지와 마주 보고 있는 땅을 가리켰다.

     “카사블랑카 항구를 개항하여, 왕국의 손님들을 맞이한다.”

     “왕국의 원숭이들이 깜짝 놀라서 기겁할 텐데요?”

     “그렇다면 더더욱 좋지. 왕국으로 돌아갔을 때, 자신들이 얼마나 우물 안에 갇혀있었는지 잘 알게 될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러면 탈러는 그들이 카사블랑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필요성을 느끼게 하면 되겠네요?”

     “그래. 환전소를 설치해. 가이드를 붙이고, 좋은 경험이 되도록 유도한다.”

     “가격은 후려치나요?”

     “아니. 전서구가 되어줄 자들은 ‘풀코스’로 대접하고, 나중에 대규모로 여행을 올 때부터 후려치라고 해.”

     

     순식간에, 제국의 정책이 정해진다.

     “도박판도 좀 깔아두고, 아예 카지노를 새로 세우는 것도 좋겠군. 그리고 무엇보다도….”

     황태자가 엄지와 검지를 가볍게 문질렀다.

     “약 빨고 즐길 수 있게, 확실하게 대접해드리라고.”

     “후후. 얼마든지요. 그러면 세이레네 영지로 보내는 거, 그대로 진행할까요?”

     “상인들에게 왕국과 거래를 할 때, 탈러 대신 보석으로 지급하도록.”

     “어머. 보석이요?”

     왕국의 물건을 사들이는 대가로, 탈러도 골드도 아닌 보석을 지급한다.

     “제값을 받을 수나 있으려나? 이참에 저희 쪽 악성 재고를 털어버리는 건 어때요?”

     “골드는 아직 가치가 있어. 녹여서 기념주화라도 만들어서 팔아야지. 그리고 싸구려 마석을 보석처럼 깎아서 주면 그만이다.”

     황태자는 자기 정장 아래, 커프스를 가리키며 씩 웃었다.

     “어차피 아직 왕국은 큐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더군. 적어도 세이레네에는.”

     “큐빅마저 구분할 수 있는 감별사 영웅이 나오면-흐흐, 죄송해요. 그만할게요.”

     황태자의 눈길에 바토리는 키득거리며 허리를 숙였다.

     “성공하면 다행인 거고, 그런 영웅이 나타난다면 제국 쪽으로 전향하도록 설득하면 되는 거죠?”

     “그래. 그림자는 마음껏 동원해라. 상단 운영은 네 휘하에 있는 녀석들에게 맡기마.”

     “어머, 에르윈 양 회사가 아니고요? 저희 애들, 좀 거친데…?”

     바토리가 자신의 윗입술을 들어 올리며 웃었다.

     달빛에 비친 그녀의 송곳니는 아래로 날카롭게 쭉 뻗어있었다.

     “걸리지만 않으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

     “지금, 무엇이든 이라고 하셨습니다? 분명?”

     “그래. 무엇이든.”

     황태자는 ‘무엇이든’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천장을 올려다봤다.

     “제국의 염원을, 나의 염원을 위해, 나는 무엇이든 할 것이다.”

     * * *

     황태자가 떠났다.

     너무나도 일이 쉽게 풀렸다고 생각을 하며 좋아하겠지만, 또 그런 상황에서 자기 이득을 챙기기 위해 온갖 계획을 세울 인간이다.

     ‘당분간은 세이레네 백작령에 집중하겠네.’

     백작령을 시작으로 탈러가 본격적으로 유통된다면, 최소 3년-빠르면 2년 정도 걸리겠지.

     “그레이. 고생했다. 예상했던 사람은 오지 않았지만, 네 통역 덕분에 잘 해결된 것 같구나.”

     카르멘은 편안한 복장으로 나를 치하했다.

     황태자를 맞이하기 위해 상당히 날이 서 있었던 만큼, 카르멘은 지금 모든 긴장이 풀린 이 순간이 몹시 편해 보였다.

     “남은 건 제국의 자본을 어떻게든 틀어막거나,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건가….”

     “어차피 가만히 놔둬도 당장은 탈러를 쓰지 않을 겁니다. 아마도 장난을 치는 데 사용하겠죠.”

     “장난?”

     “여기, 탈러화 지폐 뒤에 제국 황제의 얼굴이 그려져 있지 않습니까?”

     나는 지폐를 펼친 다음.

     “이러고 노는 데 쓰겠죠.”

     그대로 중지를 들어, 황제의 얼굴을 파버렸다.

     “…너, 그게 얼마짜리인지 아니?”

     “백성들은 모를 겁니다. 여기 적힌 숫자의 가치를. 10이라고 적혀있으니, 10골드라고 생각하겠죠.”

     “하….”

     “백성들 이야기는 뭐 저희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게 아니니, 다른 쪽으로 돈 이야기나 할까요?”

     돈을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버는 방법에 대하여.

     “제국은 탈러를 가져올 겁니다.”

     나는 모른다.

     “탈러가 애매하다? 그러면 뭐든지 돈이 되는 물건을 가져올 겁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금화든, 아니면 보석이든. 혹은 제국산 비단이라도 가져오려고 하겠죠.”

     “현금 대신?”

     “예. 그게 세이레네 영지로 들어가는 거….”

     하지만 어두운 방향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일이라고 한다면.

     “저는 싫습니다. 시장이 세이레네에서 가장 먼저 열리더라도, 가장 많은 제국의 자본이 들어오는 곳은 세이레네가 아니라 지브롤터였으면 좋겠습니다.”

     “지브롤터에서 제국의 재화를 흡수하겠다는 거니?”

     “예.”

     “…감당은?”

     “그건, 저희가 팔 수 있는 아주 가치 있는 물건을 준비하는 걸로.”

     “경룡이라는 도박,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다.”

     카르멘은 진지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리 제법 그럴싸해 보이는 도박이라고 해도, 제국의 상인들도 멍청하게 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야. 도박은 하는 사람만 하지, 안 하는 사람은 죽어도 안 하는 법이거든.”

     “그런가요? 그러면 투자, 안 하실 겁니까?”

     “투자는 할 건데, 아직 경룡장이라는 게 만들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잖니. 당장 3개월 안으로 준비할 수 있어?”

     없다.

     경룡장이라는 건 최소한 2~3년을 두고 봐야 하는 개념이지, 당장 뚝딱하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어머니. 상인들은 자금 흐름을 한 방향으로만 만들지는 않습니다.”

     “다른 거, 팔 게 무엇이 있다고. 잠깐. 너, 설마.”

     카르멘이 눈을 부라리며 나를 째려본다.

     “또 네 아버지를 팔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백작님에게 또 다른 여자를 불러서, 그 여자한테 ‘당신은 내 새어머니입니다’라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겠…으윽.”

     카르멘이 내 볼을 잡아당겼다.

     “건방진 녀석. 감히 내 앞에서 대놓고 그런 소리를 해?”

     “그, 그러면 그만큼 보상을 해주셔야죠.”

     “하. 새어머니를 들이지 않았을 때만큼의 경제적 이득이 되는 투자를 하라는 말이더냐? 그래, 뭘 팔려고?”

     “일단, 아버지의 화보를 팔 겁니다.”

     “…….”

     사진이라거나 화보라거나.

     “어머님께 아버지 단독 컷을 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버지 몰래 찍은 개인적인 사진도.”

     이건 이미 에르윈 회장을 통해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난 상태다.

     “그, 그런 걸로 내가 흔들릴 거라고 생각하니?”

     “예.”

     “흔들리기는 하겠지만, 그걸로 엄청난 돈을 긁어모을 수는 없어!”

     “그렇기에, 지브롤터를 팔려고요.”

     나는 검을 움켜쥔 자세를 취한 다음, 아래로 쭉 뻗었다.

     “작위를 팔죠.”

     “…작위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제국 사람이 왕국의 작위를 사들일 거라고 생각해? 바로 제국에 대한 반역으로 목이 날아갈 거야.”

     “왕국의 작위가 아닙니다. 지브롤터에서 특별히 내려주는 작위입니다.”

     아무런 물질적 가치는 없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는 법. 사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값을 얼마로 부르든 저희 마음이죠.”

     돈을 내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팔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팔아치울 수 있다.

     “크림슨 지브롤터 변경백으로부터 받는 명예 기사 훈장.”

     “…….”

     “왕국과 제국을 넘어, 변경백의 앞에 당당히 서서 인정받는 겁니다. 왕국식 작위 수여식 체험. 그것도 크림슨 지브롤터에게 ‘검의 세례식’을 받았다는 경험을.”

     나는 무릎을 꿇은 이에게 어깨에 한 번, 반대쪽에 한 번, 그리고 머리에 한 번 검을 뻗었다.

     “도박 말고도 팔 수 있는 건 얼마든지 있습니다. 어머님.”

     팝니다.

     소드 마스터의 인정.

     특별제작한 휘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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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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