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692

       

        

        

        

        

        

        

       “제6차 정기통신 종료. 이전과 내용은 다를 바 없습니다. UAV 정찰 데이터와 교차검증한 결과 발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이 새끼들, 설마…로어 맨해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아예 모르는 건가? 진심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며, 3일이 지난다.

        

        로어 맨해튼에서는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았고, 한 번 33 토마스 스트리트 빌딩에, 그리고 러-중 연합군 네트워크에 접속한 국가안보국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는 아르테미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로건과 로렌티나가 말 그대로 킵스 베이를 갈아엎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올리비아와 유진은 로어 맨해튼의 적 네트워크를 통째로 삼켜버렸고.

        

        현장에 나가지 않은 서포트 오피서들 중 유진이 네트워크망을 통째로 꿀떡 삼키는 상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었지만, 그것을 진지하게 여러 번 상상한 사람은 없었다.

        

        아나콘다 주제에 호에엥 하고 무지막지하게 무해한 소리를 내고 다니는 유진을 보고 그런 발칙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무방했기에.

        

        

        좌우지간, 느닷없이 정보-방첩을 하기 시작한 NSA로서는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었다.

        

        혹시나 저들이 먼저 물어볼 경우, 어떻게든 뉴헤이븐에 있는 적 본부가 속을 만한 시나리오를 짜내고, 동시에 아직 화마가 걷히지 않은 로어 맨해튼까지 내려가 죽은 연합군 군복과 총기까지 수거해 네트워커가 안 털렸단 증거를 꾸며내려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뉴헤이븐에 필요한 물자가 있다며 말을 걸거나, 거기 있는 술 좀 보내줄 수 없냐-같은 개소리만을 해댈 뿐.

        

        국가안보국으로서는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해야 할 일은 해야 했다.

       

        그리고 뉴헤이븐의 원정군 사령부는 그런 점에서 참 속여넘기기 쉬웠다. 

        

        

        

       -[당소 우르수스 액츄얼. 추가로 알아낸 점은? 맨해튼 인근에 수송기가 자주 다니던 이유는 알아내었나?]

        

       -[단순히 민간인 지원을 위한 것이라 추측된다. 일부 광학미채 적용 수송기는 아르테미스의 것으로, 센트럴 파크 인근에서 폭도들을 무장시키기 위함인 것으로 확인됨.]

        

       -[알겠다. 최근에도 맨해튼에 수송기가 자주 다니는지?]

        

       -[지속적으로 다니는 것을 확인. 본 지휘부가 있는 빌딩에 있는 통신장비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점차적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측됨. 주요 대도시를 목표로 할 것으로 추정.]

        

        

        

       “…좋아. 자연스럽게 끼워넣었다.”

        

       “별다른 언질은 없었지만, 욕심만 그득한 저 친구들이라면 뉴헤이븐에도 곧 비슷한 일이 벌어질 거라는 사실을 알겠지요. 저 친구들이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좀 다르겠지만….”

        

       “그 부분은 좀 더 구슬려보자고. 혹시나 모를 정찰 방지를 위한 대공 전력이 있냐고 물어봐야겠어. 제대로 답해줄지는 미지수긴 한데.”

        

        

        

        하나, 둘, 셋.

        

        여태까지 획득한 정보들만 하더라도 한 바가지였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었다. 그리고 국가안보국은 고작 3일 정도밖에 이어지지 않은 정기통신에서 수많은 고급 인텔을 확보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 사전에 예상했듯이, 미국에 상륙한 적성국 승조원들이 불온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사실 그마저도 상당히 시간이 지난 일이었고.

        

        이유는 간단했다. 그저 뉴헤이븐에 상륙한 이후 승조원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불평불만이 대부분 해소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대가로 잠수함에 머무는 인력이 140명 중 10명도 안 된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긴 했지만.

        

        물론 미국, 그리고 국가안보국 입장에서는 그저 희극이었다.

        

        

        당연하겠지만, 진급 잠수함의 승조원들 역시 딱히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3개월 이상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욕구의 결핍에 시달린 군인들은 뉴헤이븐에 상륙한 순간 남들보다 조금 더 아는 것이 많은 약탈자들이 되었고, 250명 가량의 중무장 정규군 폭도들이 미국의 땅 위에 상륙한 순간 가져갈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쓸어갔다.

        

        사람이라기보단 차라리 메뚜기 떼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약탈자들의 욕구를 뉴헤이븐은 아슬아슬하게 채워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대략 1주일 동안만.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다, 바깥을 걷고 싶다, 바깥의 음식을 먹고 싶다와 같은 1차적인 욕구가 해방되는 순간 만족하면 좋았으련만, 1차 욕구가 해결된 순간의 이들이 하는 생각은 거기서 거기인 법이었다.

        

        그것을 장려하는 사람과 막는 사람이 대립한 결과는 이러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함장 세르게이 잘로프 대령과 부함장인 안드레이 보로딘 중령 간의 알력 다툼이 본격적인 하극상으로 번지고 있고, 터지기 직전까지 갔다라….”

        

       “양쪽 모두 개인 채널을 통해 20명 정도만 뉴헤이븐으로 복귀하여 자신을 지원해주면 안 되냐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가서 좀 웃고 와도 됩니까?”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구만. 이걸 우리만 보고 있다는 게 아까울 지경인데.”

        

        

        

        대강 짐작은 갔다.

        

        오랜 수중 작전 후 간신히 맞이한 지상. 사기관리 한답시고 승조원 좀 내보냈더니 140명 중 130명이 바깥을 싸돌아다닌다는 초유의 사태 발생. 함장 입장에선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싶을 것이었다.

        

        잘로프 대령으로선 당연히 말도 안 듣는 금쪽이들을 어떻게든 복귀시켜야만 했지만, 상식적으로 누가 다시 들어가고 싶겠나. 군법 위반과 지시불이행이 밥먹듯이 발생하는 건 기본일 것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진급 잠수함에서 일어난 상황에 비하면 나았다. 그쪽은 아예 서로를 쏴죽이는 사태까지 일어났다고 하니 – 여기까지가 저쪽이 알아서 설명해준 내용들이었다.

        

        

        하도 어처구니없는 내용이기도 했거니와, 어차피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들에게 공유해야만 하는 사항들이었다.

        

        국가안보국은 이카루스 오퍼레이터 – 이제 막 기어를 이식받은 이들 포함 – 들을 전부 그 자리에 불렀고, 여태까지의 상황을 전부 공유하였다.

        

        사방팔방에서 웃음이 터져나오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게 뭐냐?”

        

       “푸, 후흐흡….”

        

       “…너 너무 웃는 거 아니냐?”

        

       “남의 집을 흙발로 들어와놓고는 자기들끼리 싸우는 꼬라지 좀 보라지. 잘만 하면 잠수함도 통째로 뺏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농담하냐? 운용할 사람은 어떻게 뽑고? 같은 승조원끼리 잠수함 호환된다는 이야기를 할 건 아니겠지?”

        

       “미쳤냐. 교리부터 시스템까지 싸그리 다를 텐데. 그래도 자침보다는 낫다 이거잖아.”

        

        

        

        다들 한 마디씩 던지는 와중, 그걸 듣고 있던 서포트 오피서들과 국가안보국 요원들이 그 이야기를 들으며 큭큭대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한 말들이 나오고 있어서 그런지 머리가 다 어지러울 지경이로군요. 타국의 잠수함을 탈취한다는 가정 자체가 참…대단합니다.”

        

       “전례없는 일이지.”

        

       “뭐어, 바이러스 하나 터졌다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부터 전례없는 일이지요. 이 시점에서 전례라는 건 없는 단어라고 해도 무방할 테고…아예 처음부터 대도시 교전 교범을 다시 써야만 하는 시점이지 않나요.”

        

        

        

        그 말대로.

        

        이 자리에 모인 전원은 인류의 절반 이상을 내세로 보내버린 바이러스 사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이들은 스스로 생존의, 그리고 승리의 역사를 써야만 했다.

        

        

        대화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동시에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방법론 자체는 간단했다.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소탕하며, 잠수함의 출항을 막는다. 출항을 막는 방법은 간단했다. 뉴헤이븐에 상륙한 잠수함 승조원들을 전부 믹서기처럼 갈아버리면 되는 것이 아닌가.

        

        문제 아닌 문제라면 승조원들이 얼마나 흩어져있는지를 알 수 없다는 점이었지만, 정찰 드론을 띄우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남은 것은 동선을 얼마나 잘 짜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대화가 이어졌다.

        

        

        

       “거기 북극곰이랑 델타 친구들, 선박 공격 경험 많죠? 잠수함 침투는 자신있는지?”

        

       “훈련이야 안 할 리가 없지만, 적국 최신형 잠수함에 직접 침투해본 적은…있겠냐?” 

        

       “잠수함 내부 구조도도 없긴 한데…별 수 없죠. 가용 가능한 인력도 별로 없으니 할 수 있는데까지 해봅시다. 공군은 위치추적기 달린 물자 뿌리면 되고…진입부터 탈출까지 전부 헬리콥터로?”

        

       “HALO로 떨어지는 건?”

        

       “변이자 전용 낙하산 개발 전까진 좀 어려울걸. 사일런트 호크 2대에 나눠서 가자고.”

        

       “그러면 작전은 길어봐야 2시간 안에 끝내는 걸로. 작전 시작 이후 달성해야만 하는 소목표만 적당히 짜놓고, 나머지는 개별 판단에 맡긴다. 그걸로 좋지?”

        

       “좋군요.”

        

        

        

        그리하여 작전의 개요가 순식간에 짜여지고, 여러가지 세부사항들로 구분된다.

        

        그 중에서 지금부터 해야만 하는 준비 – 각종 물자에 위치추적기를 붙여놓는 등의 행동 – 같은 것은 즉각적으로 하달되었고, 최대한 빠르게 시행될 예정이었다.

        

        물론 이들만 이렇게 별도로 작전을 짜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이 직접 가야만 하는 타격 작전을 제외하고도, 육군과 해군, 공군의 고위 장교들은 별도의 작전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령 – 혹시나 두 척의 잠수함이 도망가는 틈을 타, 롱 아일랜드 만으로 들어오는 좁은 해상길목에 소나와 기뢰를 잔뜩 뿌려놓는 것과 같은 일들.

        

        확실한 것은, 이들은 적을 전혀 놓쳐줄 생각이 없었다.

        

        

        물론 그게 끝은 아니었다.

        

        

        

       “요즘 맨해튼 북쪽이 꽤 시끄럽다고 들었는데.”

        

       “브루클린 쪽으로 내려간 브롱스 갱단이 다시 북상하고 있어. 거기 클리너랑 신나게 싸우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라이커 숫자가 너무 많아. 적잖아 1개 연대급 인원이 쏟아진 모양이야.”

        

       “꼬라지를 보니 이번 뉴헤이븐 작전 끝난 다음 바로 투입되게 생겼구만. 이렇게 하드한 스케줄은 20년 군문 인생 역사상 처음인데….”

        

       “별 수 있나. 켄싱턴에서 했던 짓거리 그대로 하는 거지, 뭐.”

        

       “거기서 뭐 했었나요?”

        

       “마약에 절여진 채 총질하던 놈들이랑, 그런 놈들한테 약 팔던 갱단 새끼들 1천 명 정도 쏴죽이고 다녔지, 씨발. 여기 와서도 비슷한 짓거리 하게 생겼네.”

        

        

        

        로건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짜증을 냈지만, 그 말을 들은 로렌티나는 후후 웃으며 덧붙였다.

        

        

        

       “여기 갱단은 아르테미스 놈들 때문에 자동화기랑 로켓 런처도 쏜답니다. 미리 알아두시길.”

        

       “…지랄. 농담하는 거지?”

        

       “농담이었으면 좋겠군요. 아무튼 투입은 3일 정도 걸릴 듯하니 다들 컨디션 조절이나 해두시죠.”

        

       “필라델피아가 더 나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망할….”

        

        

        

        실로 어두운 시간이었지만, 이제 시작이었다.

        

        오메가 바이러스는 거의 사그라들었지만, 망가진 세상은 여전히 더 많은 피를 원했다.

        

        

        

        

        

        

        

        

       -조디악 이 개새끼, 뭔가 알고 있었어. 불구덩이에 일부러 아군을 몰아넣은 거야.

        

       -잡아 죽여야 해. 죽여버리기 전까지는 아는 걸 싸그리 토해내게 만들어야 된다고. 거기서만 1천 명이 넘게 죽었어. 하운드도 뒈져버렸다고!

        

       -지금 확실히 뽑아버려야 해. 영악한 새끼라 시간을 조금만 줘도 어떻게 될지 몰라.

        

       -씨발, 전투병력 대부분이 싸그리 으깨졌어. 재편성만 하더라도 한참은 걸릴 거라고.

        

       -그럼 보낼 수 있는 새끼들만이라도 보내든가! 조디악 배신하고 튄 놈들 받아들인 다음 그 새끼 목 따오면 사면해준다고 하면 되잖아!

        

        

        

       “…그럼 그렇지, 빌어먹을.”

        

       “어쩔 겁니까, 보스?”

        

       “정보란 정보는 싸그리 받아처먹은 그 놈들이 염치가 있길 바랄 수밖에.”

        

        

        

        지식은 부족하지만 결코 멍청한 것은 아닌 라이커, 그리고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라이커 중 얼마 되지 않는 이들만이 사용 가능한 통신장비에 도청장치를 심어놓은 조디악까지.

        

        그녀는 통신기를 작동시켰고, 결코 누르지 않기를 바랐던 크고 빨간 단추를 눌렀다. 센트럴 파크에 직통으로 통하는 긴급구조요청이었다.

        

        작전이 3일 남았다고 해서 센트럴 파크가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자식 꼭 구해야 하냐?”

        

       “시작부터 아주 훌륭한 제안이로군요. 지금 여기 모인 이유가 ‘어떻게’ 구출할 것인지를 논하는 장소가 아니었더라면 그것도 논의해볼만한 이야기인 것 같긴 한데.”

        

       “반대로 생각해보자고. 구하지 않을 이유도 없잖아? 그 자식만큼 센트럴 파크를 직간접적으로 도와준 놈도 찾기 힘들 걸.”

        

       “농담이야, 농담. 망할. 구해줘야지. 근데 그 놈…년이냐? 하여튼 걔만 데려오는 거라면 몰라도 수백 명씩 데려오려면 동원해야만 하는 게 얼마나 많은데. 브루클린에만 탈옥수가 5천 명이 넘는다면서? 구출작전 와중에 걔네 다 몰려오면 어쩔 건데?”

        

       “그래서 뭐. 공중지원용으로 스펙터(AC-130의 별명 중 하나)라도 부를까?”

        

       “그런 거라도 있으면 좋겠구만.”

        

        

        

        뉴헤이븐 출장 작전의 개요가 짜여진 바로 그 당일, 오후 10시.

        

        단 하나의 인공적인 불빛도 없는, 혹은 있지만 의도적으로 가려진 센트럴 파크 HQ 내부의 브리핑 룸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고작 몇 분 전에 온 메시지 때문이었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메시지도 아니었다. 말 그대로, 지휘통제실의 한 켠에 위치한 수많은 외부 요원들 중 한 명이 긴급탈출을 요구하는 호출과 동일한 그것이었다.

        

        그러나 그걸 뜨뜻미지근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수백 명을 한 번에 실어오려면 수송기가 5대는 필요할 걸?”

        

       “탈옥수들을 실어온다는 것도 그닥 마음에 안 드는데. 그 새끼들이 여기 와서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절반 가량은 기술자라고 하긴 하는데…뭐어, 까놓고 말해서 그건 우리가 알 바가 아니지. 일단 실어오고 나중에 알아서 정리하자고.”

        

       “환장하겠네, 진짜. 다녀오면 새벽 다 되어있겠어. 갑자기 인원 분류해야하는 친구들은 밤새 잠도 못 잘 거고.”

        

       “골치아프겠구만.”

        

        

        

        그 말대로.

        

        1명만, 아무리 많아봐야 10명 가량이 일제히 탈출을 요구한다면 무난한 헬리콥터 한 대를 보내는 것으로 어떻게든 끝나게 되지만, 수백 명이란 수는 그리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말했듯이, 데려와야 하는 사람들 중에는 탈옥수와 범죄자들도 얼마든지 섞여있는 상황. 곤란하기 짝이 없었다. 바로 그 때문에 HQ는 어마어마한 고민에 휩싸였다.

        

        

        하지만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상황은 실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풀리는 법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숨길 필요조차 없다는 듯, 통신기 건너편의 조디악이 급하게 말했다.

        

        

        

       -젠장, 300명 중 100명 가량은 이미 절 배신하고 저쪽으로 도망쳤다고요. 제 목을 대가로 전향을 받아준다고 을러댄 탓에 150명 가량 되는 전투병력 중 2/3이 저한테 총부리를 돌렸습니다!

        

       “…그건 꽤 기이한 일인데. 아무튼 동원 가능한 수송기 숫자가 5대에서 3대로 줄었군. 그래서 얼마나 많은 탈옥수들이 그쪽이 있는 포트 해밀턴으로 가고 있나?”

        

       -씨발, 몰라요! 어림잡아 최소 500명 가량은 오겠죠, 빌어먹을! 거기에 변절한 놈들까지 100명 더 얹어서 600명 가량은 쏟아질 겁니다!

        

       “환장하겠네.”

        

        

        

        체면이고 나발이고 뭐고 1도 신경쓰지 않는 듯한 발언.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당연했다.

        

        그 자리에 모인 오퍼레이터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를 진즉 직감한 상태였고, 벌써부터 긴급투입 절차에 돌입했다. 장구류를 갖춰입고 무기를 들었단 뜻이었다.

        

        밖에서는 한창 틸트로터 3대 가량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엔진과 화기를 점검하고, 숙면 중이던, 혹은 숙면 준비를 하고 있던 파일럿들을 황급히 불렀을 터.

        

        상부에서는 별 말은 없었지만, 이미 헨리는 사전에 ‘예고 없는 긴급투입작전 설계는 전적으로 오퍼레이터의 재량에 맡긴다’는 명령을 구두로 전달해둔 상황이었다.

        

        오퍼레이터들은 필요한 것을 전달했고, 상부는 응했다.

        

        

        그렇게 모두가 준비된 순간, 수송기 세 대와 정찰기 1대, 그리고 화력지원을 할 수 있도록 CBU-115 집속소이열압력탄 6발을 장착한 UAV 한 대가 완전히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당소 호출명 정정, 현 시간부로 태스크포스 대거가 작전에 돌입한다. 오폭이 발생할 수 있으니 민간인들을 최대한 포트 해밀턴의 남쪽으로 이동시켜라. 북쪽은 불바다가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래서 몇 분 후에 오는 겁니까!?

        

       “UAV가 2분 후 도착하여 포트 해밀턴 북부를 먼저 폭격할 것임. 탈출지원팀 도착까지 4분.”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열한 명에 달하는 이카루스 오퍼레이터가 브루클린을 강습하기까지 4분이 남은 시점이었다.

        

        뉴욕의 밤은 오늘도 화끈했고, 화끈할 예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변이자겟또ww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