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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97

       

        

        

        

        

        

        

        

        

       “…당소 샤크 1-1. 웨스트 헤이븐의 샌디 포인트 버드 보호구역에 도착했다. DPD 투하를 확인. 해당 잠수정 수령 후 타고 이동하겠다.”

        

       -확인. 목표 위치는?

        

       “방위 10, 거리 3.3마이크, 타깃 로미오. 브레이크. 방위 0, 거리 3.2마이크. 타깃 찰리. 드론 정찰 결과 타깃 100m 이내에서 움직이는 적영 없음을 알림. 이상.”

        

       -확인했다. 잠수함 확보 코드는 해머 1과 해머 2, 전부 점령했을 시에는 해머 다운. 미사일 발사 코드는 OC 045523이다. 잊지 않기를 바란다. 작전 시작하라.

        

        

        

        새벽 12시 30분, 뉴헤이븐에서부터 남남서 방향으로 4.6km 가량 떨어진 웨스트 헤이븐.

        

        다섯 명의 인원들이 검은 하늘을 가르고 아주 느릿하게 해변가로 떨어져내리는 박스에 접근, 그것을 완력으로 뜯어낸다. 그 안엔 대략 평균적인 베개만한 크기의 수중침투기(DPD)와 수중침투용 장비 네 개가 안에 담겨있었다.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장비 – 오리발과 소형 폐쇄회로 잠수기, 산소 봄베 등 – 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수중침투기에는 아무런 TFT 디스플레이도 없었지만 상관없었다. 이카루스 기어가 그 역할을 했다.

        

        다른 이들이 장비를 착용하는 와중, 로렌티나는 기어의 부식방지기능 및 유기물 분해 기능을 시험하고 있었다. 총기에 바닷물이 들어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문제였으므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무인정찰기 화면을 통해 주변에 적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는 사이, 로건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너, 진짜 아무런 장비 착용도 안 해도 되냐?”

        

       “오히려 방해죠. 걱정하지 마요. 시간 맞춰서 진입할 거나 생각합시다. 지금 인원이 다섯이니…로건이랑 제가 로미오로, 오웬스랑 다른 두 분은 찰리로. 문제 없죠?”

        

       “문제는 이런 대규모 작전 와중 보낸 인력이 꼴랑 5명인 게 문제지. 환장하겠구만…아무튼 가보자고. 북쪽은 진즉 호프먼이랑 접선한 모양이니.”

        

       “좋아요. 시작해볼까요?”

        

        

        

        스르륵, 사각.

        

        질척거리는 모래 밟는 소리와 함께 한 명씩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5월 중순, 그리고 뉴욕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위도로 인해 수온은 무난하면서도 서늘했고, 연안이었기에 수심은 조금씩 깊어졌다.

        

        한 발자국씩 걸어감에 따라 느껴지는 미묘한 노스탤지어, 혹은 과거의 지긋지긋한 기억들. 바다는 이들에게 있어서 끔찍한 훈련의 기억만이 남아있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이들은 또다시 바닷물에 몸을 밀어넣었고, 수심은 점점 깊어지기 시작했다.

        

        허리까지 잠길 정도에서부터 평균 신장이 175cm를 넘는 이들의 키를 가볍게 삼켜버릴 정도로 깊게. 그리하여 다섯 명의 오퍼레이터들이 차례로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

        

        

        그 순간 이들은 로렌티나가 정확하게 무슨 동물인지를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다.

        

        

        

       -제가 말했죠?

        

       -이 미친 놈, 진짜였잖아….

        

        

        

        목 언저리에서 언뜻 보이는 아가미의 형태.

        

        그녀는 백상아리였다. 물 속에서 숨을 쉬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물 밖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것과 1도 다르지 않았다. 인간 크기로 압축되며 늘어난 몸무게와 줄어든 부력으로 수영이 불가능할 정도여야만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신경쓰는 이는 없었다. 한순간에 사람의 성별이 바뀐 판에 그 정도 물리법칙적 오류를 신경쓸 필요는 없었으니까. 단지 이전보다도 원활한 작전이 보장된단 사실에 안심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사실이 더 있었다.

        

        

        

       -기뢰다.

        

       -미친 놈들, 아예 자기네들 집으로 만들려고 작정했군. 건드리는 순간 여기서 장례식 여는 거야. 시체는 아무도 못 찾을 거고.

        

       -갈라진다. 물개랑 잘 하고 와라, 로건.

        

       -조심해서 갔다오십쇼. 거기서 죽기라도 했다간 울 겁니다.

        

       -말 더럽게 안 듣는 부팀장 우는 건 보고 싶긴 한데, 이런 농담 더 했다간 쟤가 날 죽일 것 같으니 슬슬 입 닫고 있어야겠구만. 나중에 보자고.

        

        

        

        뉴헤이븐 만 곳곳에 일정 간격을 둔 채 위치해있는 대형 기뢰들.

        

        그것을 느긋하게 피해내며 로건과 로렌티나는 타깃 로미오 – 러시아의 앞글자를 따서 지은 야센급 잠수함을 향해 이동했다. 수중은 실로 조용하기 그지없었으나, 오늘은 바깥 역시도 그러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로건과 로렌티나는 수면으로부터 50m 지점에서 아주 느릿하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속도가 그렇게 느린 것은 아니었다.

        

        이카루스 기어가 지속적으로 생산 중인 나노머신은 신체 일부를 변형하고 혈액의 질소 농도를 조절, 기포가 혈관을 돌아다니며 막는 결과를 막고 별개의 통로를 통해 원활히 배출하도록 도왔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두 명의 변이자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다용도 파우치에서 꺼낸 기묘한 형태의 부착물이 서로 부딪히며 아주 작게 잘각거리는 소리를 냈고, 로렌티나는 그것을 동체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흡사 클라이밍 시설에 존재하는 발판. 그리고 실제로도 딱히 다르지 않았다. 두 명은 발판을 밟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선체의 가장 위로 올라왔다.

        

        전략병기인 잠수함이 이런 시점에서 수면 위로 부상해 접안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주변에 적영 없음. 선체 스캔.”

        

       “타깃 로미오 내부에 잔존하는 병력…25명이라. 생각보다는 많은데. 그새 조금은 정신을 차렸나?”

        

       “나중에 중요 인물들을 싸그리 인질로 잡고 난 다음 물어보도록 하자고요…당소 샤크 1-1. 타깃 로미오에 도착했다. 현 시간부로 돌입 절차를 밟겠다. 입감했는지, 샤크 2?”

        

       “현재 선체 등반 중. 대기하라.”

        

        

        

        물론 곧이 곧대로 대기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로렌티나는 잠수함의 선미와 가까운 해치를 확인했고, 해당 지점에 왼손을 올렸다. 이카루스 기어가 해치 센서의 위치를 스캔하고 펄스를 뿜어내기 시작했으며, 해치의 개폐 확인 센서는 즉시 고장났다.

        

        그러나 심도를 감지하는 부분은 고장나지 않았고, 잠수함의 복잡한 체계는 현재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와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는 즉시 후미 해치를 열기 시작했다.

        

        푸슈욱-하는 열리는 소리와 함께, 로렌티나는 작게 웃었다.

        

        

        

       “작전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면 항상 즐겁지요.”

        

       “…네가 무슨 한니발 중령이냐?”

        

       “저런. 저는 A-Team은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로 봤답니다. 재밌었죠. 아무튼 슬슬 들어갈 준비나 합시다. 이 멍청이들의 엉덩이를 호되게 걷어차줄 시간이 왔군요.”

        

       “좋아. 저쪽에서도 진입 사인 떴으니…어디 한 번 러시아 놈들의 최신형 잠수함 내부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구경하러 가보자고.”

        

        

        

        두 변이자는 큭큭대며 웃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멍청한 국가의 해군이 전략병기 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것으로 여겨지는 핵잠을 이렇게 무방비하게 적국 연안에 처박아놓을 수 있을까.

        

        과거의 작전관이 들었다면 ‘너는 인텔이 아니라 희망사항 가지고 작전을 짜냐?’며 오만가지 욕을 얻어먹고, 오퍼레이터 평가 등급도 순식간에 나락으로 처박히겠지만, 현실은 그 이상으로 냉혹하고 기이했다.

        

        전쟁이 ‘누가 덜 멍청한 짓을 더 많이 하는가’로 승패가 정해지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이었지만, 세상은 그보다도 더욱 아이러니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상대가 바보같은 짓거리를 했다면 즉시 낼름 받아먹는 것이 도리.

        

        두 명은 펄스를 가동하여 잠수함 내부에 있는 승조원의 위치를 확인하였고, 해치 아래의 사다리 사이드레일을 잡고는 주우욱 내려갔다.

        

        잠수함 특유의 퀘퀘한 물비린내. 아무리 넘쳐나는 전력으로 내부의 습기를 제거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불쾌한 냄새. 그것을 뒤로 한 채 로건은 앞장섰고, 로렌티나는 소중하게 모셔온 MP7A2를 들었다.

        

        소음기와 아음속탄의 조합. 이 두 명의 목적은 그 무엇보다도 빠르게 잠수함의 통신을 차단해버린 후 함 내부에 남아있는 적들을 싸그리 으깨버리는 것이었다.

        

        시작이었다.

        

        

        

       ───투두둑!

        

        

        

       “끄억…!”

        

       “승조원이 고작해야 25명밖에 안 되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 찾기 참 힘든데. 다들 늘어지게 자고 있나?”

        

       “그럴 확률이 높죠. 무기는커녕 라이터랑 담배만 들고 다닐 걸요. 격렬한 교전을 대비해서 기관단총을 들고 왔던 건데, 비무장병력을 잡게 생겼군요.”

        

       “그것 참…다행스러운 말이네.”

        

        

        

        앞에 선 로건은 권총과 택티컬 나이프를 들었다. 왼손에는 언제든지 찌를 수 있도록 역수로 단검을 잡고, 왼손 손목 위에 소음기 달린 권총을 든 것이었다.

        

        그 다음은 간단했다. 말 그대로 손을 내미면 멱살을 잡힐 정도로 가까운 거리의 코너에서 마주한 이들은 단검으로 살해하고, 그보다 조금 애매한 상황이면 머리를 날려버린다.

        

        그것만으로도 끝이었다.

        

        두 명의 변이자가 굳건하게 잠겨있는 함교 문 앞까지 돌입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그제서야 로건과 로렌티나는 나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덧붙였다.

        

        

        

       “여기까지 와서야 제대로 된 저항을 마주하다니, 이걸 놀랍다고 해야 하나?”

        

       “신경쓸 필요는 없죠. 왔던 길목마다 있던 격벽 문 잠그고 오시길. 기껏 들고 온 브리칭 차지가 쓸모없게 되지는 않겠네요.”

        

       “좋아.”

        

        

        

        키패드와 키카드, 지문감식기 등으로 굳건하게 가로막혀있는 철문.

        

        로렌티나는 문의 상부에 조용히 대량의 브리칭 차지를 부착했고, 그 다음 문의 양쪽에도 길다란 원통 모양의 차지를 붙였다. 그 사이 로건은 왔던 길목마다 존재하는 문을 싸그리 잠가버렸다.

        

        브리칭 차지 격발 후 돌입. 뉴헤이븐에 도착한 지 30분만에 가까스로 맞이한 특수부대로서의 아주 기본적인 소양.

        

        

        두 명의 변이자는 문 양쪽에 섰고, 뇌관에 전기신호를 보냈다.

        

        귀가 터질 정도의 굉음과 그에 상응하는 폭발이 쇳덩어리 그 자체인 함교 문을 통째로 날려버린 것은 그 다음이었다.

        

        

        

       ───콰아아앙!

        

        

        

       “무, 무슨!”

        

       “우와아악-!”

        

       “기기에서 손 떼, 이 새끼들아!”

        

       “끄그그극…!”

        

        

        

        피잉, 피잉, 피잉!

        

        권총 탄창에 가득히 삽입된 마비충격탄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변변찮은 무장과 방탄복조차 입고 있지 않은 승조원의 몸을 두들긴 순간 이어지는 격렬한 반응.

        

        마치 실 끊긴 인형과도 같이 바닥에 쓰러지는 열 명 가량의 당직 인원들. 로건이 통신장비를 전부 꺼버리는 사이, 로렌티나는 가장 높은 계급을 가진 인원을 식별하고는 그에게 접근했다.

        

        다음 순간 기다렸다는 듯 폭발 소음을 들은 승조원들이 일어나 함교로 함내 전화를 걸었고, 로렌티나는 단검을 돌리며 아주 능숙한 러시아어로 덧붙였다.

        

        

        

       “아무 일 없다고 말하시길. 당장.”

        

        

        

        당직함장은 항거할 수 없는 폭력 앞에서 순응했고,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들어 덧붙인 후 즉시 원래대로 되돌려놓았다.

        

        로렌티나가 빙긋 웃었다.

        

        

        

       “…보일러관에 문제가 생긴 듯하다. 외부에 나가있는 승조원을 부를 예정이다. 다시 취침하도록.”

        

       “아주 잘 했어요. 그럼 이제 세르게이 잘로프 함장의 위치도 불어볼까요?”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 꼴을 보며 로렌티나는 통신 채널을 돌려 덧붙였다.

        

        

        

       “당소 샤크 1-1, 해머 1. 반복한다, 해머 1.”

        

        

        

        로렌티나 C. 브레너.

        

        그녀는 단검 한 자루로 야센급 핵잠수함을 구매한 희대의 장사꾼이 되었다.

        

        

        

        

        

        

        

        

        

        

        

        

        

        

        

        

        

       -작전 중인 전 오퍼레이터에게 알린다. 해머 다운, 반복한다. 해머 다운.

        

       “망할, 해머 다운이고 나발이고 잠수함 뺏었으면 1차투입요원한테 넘긴 다음 청소나 도와! 여긴 고작 네다섯 명으로 100명 넘는 놈들이랑 싸우고 있다고!”

        

       -인수인계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됨. 샤크 1과 2에게 해당 요청을 전달하겠음.

        

       “이 망할 놈들이….”

        

        

        

        투두두두!

        

        한 발, 두 발, 세 발. 금속 탄피가 몇 번이고 허공으로 튕겨나가고, 격발한 탄환은 허공을 가로질러 적의 몸을 헤집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한 명을 잡아 죽이는 순간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도대체 어디서 구했는지는 몰라도 – 높은 확률로 라이커들이 공급했을 것이었다 – 서던 코네티컷 주립 대학에 머무는 러시아군들은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

        

        .277 퓨리 탄환을 정통으로 맞고도 죽지 않고 살아서 권총을 갈기다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는 사람들의 존재가 이글 팀이 마주한 골치아픈 상황을 증명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씨발, 빌어먹을!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이년은 죽는-컥!”

        

       “…이 새끼는 이제 와서 그런 걸 신경쓸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인질극.

        

        아직 살아있는 민간인 공동체를 습격하여 사람들을 데려온 다음 오만가지 일들을 시킨 적군다운 행동이었지만, 변이자의 압도적 반응속도는 그 모든 것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그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고, 동시에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변이자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시력이 좋은 수리부엉이 변이자인 올리비아였다.

        

        차원이 다른 반응속도와 압도적인 시력의 조합은 민간인들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적 병사의 검지손가락과 방아쇠를 통째로 날려버렸다. 요행도 운도 아닌 평균적인 결과물이었다.

        

        그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호프먼이 덧붙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뉴헤이븐에서 고군분투하는 1차투입요원을 좀 더 일찍 부를 걸 그랬군요.”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이제 와서 아쉬워할 필요는 없지만, 저쪽이 너무 스무스하게 해머 다운을 발령해버린 탓에…아, 해머 다운은 미션달성코드입니다. 두 대의 잠수함을 탈취했단 뜻이지요.”

        

       “…무서운 실행력이로군요.”

        

       “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 생각하며 올리비아는 눈 앞에 띄워진 인터페이스의 우측을 확인했다.

        

        그녀의 킬카운트는 12였고, 토탈 킬카운트는 45. 대학 내에 주둔하는 적군의 절반 가까운 미만을 지워 없앴고, 현재는 생포한 안드레이 보로딘 중령과 덱스터 노스무어 선임연구원을 LZ로 이송하는 중.

        

        지금쯤 올리비아와 함께 왔었던 이글 팀의 3명은 두 명의 인질을 이끌고 탈출 지점을 향해 이동하고 있을 것이었다.

        

        보로딘 중령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얌전히 수갑을 받아들었지만, 덱스터인지 하는 놈은….

        

        

        

       “망할, 덱스터인지 하는 그 망할 자식이 이상한 짓거리만 안 했어도 여기서 시간이 지체되는 일은 없었을 텐데….”

        

       “그 부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신체에 부분적인 개조를 했을 거라고는….”

        

       “단검이 아니라 토마호크 같은 거였으면 이상한 거 달린 팔뚝을 통째로 잘라버렸을 텐데…뭐어, 지나간 일이니까 어쩔 수 없죠.”

        

        

        

        달칵. 

        

        그리 중얼거린 올리비아는 다용도 파우치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 추적 지뢰였다. 기이하게 생긴 원형의 지뢰가 바닥에 던져진 순간 치이익-하는 불길한 소리가 복도를 작게 울렸다.

        

        순식간에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복도를 가로지른 그것은 단번에 여러 개로 분리되었고, 머잖아 계단통을 올라오는 적의 발 밑에서 폭발하였다.

        

        귀청이 떨어질 정도의 굉음이 홀을 몇 번이나 두들기며 잘게 부서지는 사이, 올리비아는 목을 주물거렸다. 그리고 그것을 본 호프먼은 기가 질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것도 그 이카루스 오퍼레이터의 무기 중 하나입니까? 마치…이런 상황을 상정하고 오랫동안 개발해온 결과 탄생한 병기처럼 보이는군요.”

        

       “대통령 두세 명의 레임덕과 의회에 대한 불신을 제물로 삼아 만들어진 안전장치지요. 아무튼 저 아래에서 잠수함을 통째로 집어먹은 친구들 덕분에 항공전력을 불러도 그 사실이 러시아랑 중국에 알려질 일은 없단 게 다행이로군요. 미리 불러놓길 잘했어요.”

        

       “미리…불러놨다고요?”

        

       “작전이 실패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거든요.”

        

        

        

        투두두두두!

        

        그렇게 말하는 와중에도 복도에 설치해놓은 터렛은 여전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총알을 토해내고 있었고, 올리비아는 한창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손목 태블릿으로 항공전력 배치도를 확인했다.

        

        그것을 보며, 호프먼은 문득 두려워졌지만 – 한편으로는 그 또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정도가 아니면 늪에 머리 끝까지 빠져버린 미국을 꺼낼 수 없겠지.’

        

        

        

        당돌함이라는 단계를 한참이나 넘어 광인이나 할 법한 작전 계획,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현실에 구현하는 압도적인 무력과 정확한 타이밍 계산까지.

        

        목숨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와 같은 진부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언가.

        

        그런 와중에도 대학 내부는 착실하게 ‘청소’가 이뤄지고 있었고, 올리비아는 손목의 태블릿을 끄고는 탄창을 교환했다.

        

        

        

       “갑시다. 잠수함에 죽치고 있는 놈들을 기다리기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예, 그러죠.”

        

        

        

        하고자 하는 말은 많았지만, 그는 입을 다물었다.

        

        뉴헤이븐에서는 여전히 총성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단검 한자루로 핵잠을 구매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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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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