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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

       “…뭐?”

         

        유나는 문자를 받고 얼굴을 찌푸렸다.

       

        기분이 나빠서는 아니고, 그냥 좀 어이가 없어서.

         

        파랑이 보낸 문자에는 굉장히 신기한 면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유나의 방송에서 자기 방송을 홍보해 달라는 요청. 민폐 중에서도 민폐 끝판왕인 요청이다.

         

        그런데 디테일을 보면? 아주 논리정연하고 깔끔하며, 반박할 구석이 없다.

         

        심해의 괴어들이 실제로 위험한가? 그렇다. 유나는 죽을 뻔했다.

         

        심해의 괴어들이 지닌 위험성? 알려야 하는 것이 맞다.

         

        그걸 알리는 방법? 직접 보여주면서 얼마나 무시무시한 놈들인지 설명해 주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게 가능한 사람? 유파랑 헌터가 거의 유일하다.

         

        요즘 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즐겨보는 것? 인터넷 방송이다.

         

        파랑의 방송에 시청자를 들이붓듯 퍼줄 수 있는 사람? 유나다.

         

        여기까지가 파랑이 하는 주장.

         

        모든 사건과 그로부터 기인하는 주장, 근거가 딱딱 들어맞았다.

         

        심지어 생명의 은인이 하는 부탁이다.

         

        이건 뭐, 유나로서는 들어줄 수밖에 없는 부탁인 것이다.

         

        심지어 심해에 사는 미지의 괴이들을 직접 때려잡으며 해설을 해주는 방송이다.

         

        어지간히 재미없게 진행하지 않는 이상 안 흥할 리가 없다.

         

        심지어 파랑은 진행 능력도 평균 이상이다. 채팅창과 소통도 하지 않고 혼잣말만으로 깔끔한 진행을 해내지 않았는가.

         

        “으음….”

         

        그래도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 방송 장비도 필요할 테고, 아무리 홍보를 해준다고 해도, 모이는 사람도 적을 텐데.

       

        잠깐.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이 내가?”

         

        유나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지금 나는 목숨을 구해준 사람을 돕는 걸 망설이고 있는 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무슨 방송을 통째로 갖다 바치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샤라웃이나 한 번 해달라는 건데.

         

        약간 자존심까지 상했다. 내가 겨우 이런 인간이었다니, 하는 마음이 든 탓이다. 제멋대로 군 적은 있어도 사람 간의 도리만큼은 철저히 지켜온 유나다.

         

        즉시 그녀가 핸드폰을 집어들어 파바바박 문자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 안녕하세요 유파랑 헌터님. 제의해주신 방송의 필요성에 저 또한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하여, 추후 진행할 제 방송에서…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

         

        작성을 마친 유나는 잠시 턱을 매만졌다. 아무리 그래도 구명의 은을 입었는데, 홍보나 깔짝 해 주고(이미 깔짝 수준이 아니다) 마는 것은 너무 성의가 없어 보였다.

         

        진짜 샤라웃만 해 줘서는 유나의 이름이 운다. 유나는 즉시 장문의 문자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뭔가 더 해줄 수 있는 것이…

         

        “아.”

       

        [ 아울러, 유파랑 헌터님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직접 제작한 방송 장비를 지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지원해드릴 수 있는 품목으로는 마이크, 카메라… 추가로 필요하시다면 다음의 품목들도… ]

         

        이 정도는 해야 보은이지. S급 제작계 헌터 신유나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전송 버튼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

         

        그렇게 S급 제작계 헌터와 지구 최강의 해저계 헌터 간에 은밀한 약속이 성사되었다.

        유나는 즉시 자신이 알고 지내던 제작계 헌터들에게 메일을 돌렸다. A급이 10명, S급이 3명. 모두 절친한 사이다.

         

        “어, 여보세요? 응 난데, 아, 그러니까 그게…”

         

        기왕 하는 거, 세계는 몰라도 대한민국 정도는 뒤집어 놓고 싶었다.

         

        살면서 언제 또 목숨을 구원받아 보겠는가.

         

       

        그리고 다시 일주일 뒤, 7월 10일. 신유나가 운영하는 채널의 공지탭에 다음과 같은 공지가 게재되었다.

         

       

       

        [ (7/10 채널공지) 이벤트 안내 – A급 아티팩트, 신유나가 뿌린다! ]

        [ 안녕하세요 여러분, 스트리밍 헌터 신유나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전 잠수 컨텐츠 중 발생한 사건 이후, 유파랑 헌터와…

         

         

        …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7월 27일에 진행될 유파랑 헌터의 방송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한 뒤, 인증하신 분들에 한해 추첨을 진행하여 열 분에게 직접 제작한 A급 아티팩트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티팩트의 계열은 직접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email protected] 로 문의해 주세요. ]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터들이 전부 뒤집어졌다.

         

        [ 시발 신유나 공지쓴거 님들도 봄? ]

        [ 작성자: 대자연의이끼 ]

         

        (채널에 뜬 공지의 스크린샷)

         

        아니 A급 아티팩트를 뿌린다고? 심지어 S급 제작계가? 이거 맞냐?

         

        – 아니 ㅅㅂ B급 C급도 아니고 A급을 10개나 뿌린다고? 그냥 방송 하나 보면?

        – 이 사람이 누군데?

        ㄴ신유나라고 방송하는 S급 제작계 헌터임

        ㄴ유파랑이라는 사람은?

        ㄴ신유나 방송하다 사고난 거 구해준 사람

        ㄴ아니 뭔 사고였길래

        ㄴ잠수함 타고 심해탐사하다 그대로 침몰할 뻔함

        ㄴ??ㅅㅂ?

        – 와 ㅅㅂ A급 ㅋㅋㅋㅋ 그냥 장비도 아니고 아티팩트를 뿌려버리네 ㅋㅋㅋㅋㅋㅋ

        – 계열은 선택 가능합니다 이거 사실상 주문제작 아니냐? S급 제작계한테 A급 아티팩트를 주문제작 넣을 수 있는 기회 ㅋㅋㅋㅋㅋ

         

         

        소식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 생각해보면 진짜 광기의 집합임 ]

       [ 작성자: 픈픈 ]

         

        (채널에 뜬 공지의 스크린샷. A급 아티팩트 부분만 확대되어 있다.)

         

        S급 제작계 목숨 구해주고 “저 방송할 건데 홍보좀요” 하는 애나

        “아, 그러면 홍보하는 김에 아티팩트 함 뿌리죠?” 하는 애나

        그냥 쌍으로 미친거같음 ㅇㅇ

         

        – “함 뿌리죠?” <ㅡ 이게 ㅅㅂ 진짜 광기임 ㅋㅋㅋㅋㅋㅋㅋ

        – 아 ㅋㅋㅋ 목숨 구해줬다고 ㅋㅋㅋ

        – 신유나 얘 성격 보면 저거 다 해주고 뒤로도 S급 아티팩트 하나 쥐여줬을 가능성 충분하다.

         

        ‘역시 한 개만 드리는 건 좀 그런가.’

       

        커뮤니티를 둘러보던 유나가 생각했다.

         

        이미 S급 아티팩트는 일주일간 S급 둘이 달라붙어 제작해 유파랑 헌터에게 건넸다.

         

        보아하니 괴어를 잡을 때 공기 작살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서, 작살 형태의 아티팩트로.

       

        7월 27일에 있을 방송을 위해 미리 파랑의 괴어 사냥을 직접 본 그녀였다.

       

        그리고 확신했다.

         

        ‘이건 된다’고.

         

        이마에 카메라를 달다 보니 시점이 정신없고 상황 파악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제작계 헌터가 13명이 붙은 일이다.

         

        카메라의 개수를 늘려 다각도에서 촬영된 영상들을 실시간으로 재구성, 마치 FPS 게임의 화면처럼 보이도록 하는 데에 성공했다.

       

        네비게이션이 차량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의 영상을 조합해 탑 뷰의 영상을 만들어내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최종적으로 촬영한 영상의 퀄리티는 어마어마했다. 실시간으로 일인칭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느낌.

         

         

        그리고, 7월 27일이 되었다.

         

        유나를 포함한 제작계 헌터 13인과 방송팀의 매니저가 컨트롤 타워(유나의 집으로 정해졌다.)에 모여 긴장 섞인 침묵을 삼켰다.

         

        [LIVE – (A급 아티팩트 이벤트) 괴어잡기 실황]

         

        실시간 시청자 수

        130,472

       

        13만.

         

        13만 명이 파랑의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이거 보면 진짜 A급 아티팩트 주는 거야?”

         

        A급 아티팩트에 어그로가 끌린 사람들.

         

        “괴어면, 그때 봤던 그걸 잡는 거야?”

       

        괴어 사냥이라는 키워드에 끌린 사람들.

         

        “이 방송은 뭔데 13만 명이나 보고 있지?”

         

        자연스레 따라붙은 사람들.

       

        “방장님의 명령이다! 화력을 올려라!”

         

        신유나 결사단들.

       

        이 모두가 모여 13만이었다.

         

        대한민국 인구의 1000분의 1.

         

        그 많은 인원이 파랑의 방송에 몰려들었다.

         

        사일로 코퍼레이션의 슈퍼-서버컴퓨터는 이 부하를 거뜬히 견뎌냈다.

         

        그리고 파랑의 방송에 몰려든 13만 명의 시청자들이 제일 먼저 마주한 것은, 부둣가에서 바다를 찍고 있는 화면.

         

        그리고 그 가운데, 목 아래의 몸을 완전히 덮는 바디슈트를 입고 제 키의 1.5배는 되는 작살을 든 파랑이 있었다.

       

         

        머리에 쓴 왕관(카메라다.) 때문에 마치 해저 왕국의 공주 같은 느낌마저도 들었다.

         

        심지어 어딘지 모를 기백까지도 그녀에게서는 느껴졌다. 마치 전사 같은….

         

        그리고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파랑이 입을 열었다.

         

        “안녕, 크흠!! 안녕하세, 아니,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헌터 유파랑입니다.”

         

        “엥?”

         

        방송을 보던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웠다.

         

        파랑은 머리 위에 아주 시뻘건 느낌표가 뜬 느낌이었다.

         

        ‘허억…허억…!!’

         

        긴장돼서 미칠 것 같았다. 지금 내 모습을 13만 명이 보고 있는 건가? 얼굴 빨개진 건 아니겠지? 방금 삑사리 난 거 같은데?

         

        아니, 많이 모일수록 좋은 건 맞는데, 13만이라니.

         

        태어나서 방송도 한 번 안 해본 파랑에게는 너무도 압도적인 긴장감이었다.

         

        파랑은 눈앞의 화면을 보았다.

         

        부둣가에 선 자신, 그 옆에서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채팅들.

         

        자그마치 13만명이 내는 화력이다. 실제로 채팅을 치는 사람은 3만명도 안 되겠지만, 사실 그것도 굉장히 많은 숫자다.

       

        “실제로 A급 아티팩트를 열 분에게 드립니다. 방송 종료 후 송출될 QR코드를 통해 인증 사이트와 연결해 드릴 텐데, 거기에 2시간 이상 시청했음을 인증해 주시면 돼요.”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된 대사를 쳤다.

         

        그리고는, 대사가 끊겼다. 무려 30초 동안.

         

        30초 동안이나 멀뚱히 카메라 앞에 서서, 아무 것도 못 하고 얼어 있었다는 것이다.

         

        13만 명이나 모아 놓고 말을 더듬으며 긴장한 티를 역력히 드러내는 일.

         

        초대형 방송사고라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실에서 이 상황을 보고 있던 유나는 오히려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이미 예상한 일이었고, 곧 해결될 문제다.

       

        이미 리허설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도 보지 않는 가운데 카메라로 영상만 찍는 데도 긴장할 정도로 무대 공포증이 심했다.

         

        유나는 여유롭게 시청자 수를 살폈다.

         

        12만 8천 명.

         

        방금 그런 치명적인 실수를 했는데도 시청자는 빠져나가지 않고 있었다.

       

        왜? 아티팩트 때문에.

         

        무리해가면서 큰 보상을 내건 보람이 있었다.

         

        A급 아티팩트는 13만:10의 경쟁률에 도전해가며 얻을 가치가 있는 물건이니까.

         

        심지어, 그 도전이 가만히 앉아 방송만 보는 거라면 더더욱.

         

        아마 지금쯤 방송만 틀어 놓고 다른 걸 하는 사람이 10만은 되겠지.

         

        나머지 3만도 기대감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식어가는 중일 거다.

         

        하지만 상관없다.

         

        그녀의 무대 공포증은, 철저히 육지 한정이니까.

         

        딴짓하는 10만은 몰라도, 3만 명은 확실히 잡을 수 있을 거다.

         

        첫 방송에 고정 시청자 3만 명을 확보하는 신인 방송인이라.

         

        헛웃음이 나왔다.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물속으로 뛰어들어서 진행하세요. 그게 더 나으니까요.”

         

        한편 파랑은 유나의 조언을 떠올려,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그래. 바다로 뛰어들자.’

         

        그러면 마음이 확실히 편해질 것 같았다.

         

        “후우… 나머지 부분은 내려가며 설명하겠습니다.”

         

        파랑은 부둣가를 등지고 선 자세 그대로 뒤쪽으로 점프해 백덤블링했다.

         

        그리고는 곧게 편 손끝부터 입수. 물거품 하나 생기지 않는 완벽한 다이빙이었다.

         

        이윽고 카메라의 시점이 물속에 있는 그녀의 1인칭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화는 내일 저녁 7시 30분에 올라갑니다.

    사실 오늘 내용은 스토리상 빌드업이라 연참으로 풀려고 했는데, 귀신같이 연참 요청을 해주셔서 좀 놀랐습니다.

    이것이 싸이코메트리?

    다음화 보기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Deep Sea Fish Hunting Specialty Broadcast

심해어 사냥 전문방송
Score 4.5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He reincarnated into a hunter world and became an underwater hunter.

There were only 20 people in the entire country in this minor profession, but it didn’t matter. He liked the sea.

“Crazy! There’s a real artifact?!”

“Ahahaha!! How much is all this worth!!”

But then, the Great Diving Era began.

“Ah, it’s so beautiful… I want to see more, more…”

“W-What is that!! Save me!!!”

“Aaaargh!!! My head!! It feels like my head is going to explode!!”

…It would be better not to go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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