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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

       한달이 지났다.

        ​

        “아아…이것은 또 다른 업무라는 것이다…”

        “어째서 바쁜 거지?어째서 바쁜 거지?어째서 바쁜 거지?”

        “느긋한 부서의 폐지를 막길 바랬지 부서의 일이 많아지길 원한게 아니야…”

        “업무를 끝냈는데 왜 또다른 업무가? 대체 왜?”

        ​

        무기 연구개발 부서는 아직 살아있다.

        하지만 부서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기존의 업무는 출근한뒤 잠깐 하면 됐는데, 지금 와서는 퇴근 전까지 업무를 수행해야 된다.

        물론 이전 부서의 일과가 이질적으로 일이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이전보다 바빠졌어도, 부서의 업무량은 무난한 편이다.

        적어도 정시 퇴근은 보장해 주지 않는가.

        ​

        제국의 대부분의 부서에서 정시 퇴근이라는 것은 한 분기에 한 두번 정도 있을까 말까한 일이다.

        그렇기에 무기 연구개발 부서 또한 여전히 워라벨이 보장되는 부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역체감이라는 말이 있다.

        길어야 두시간이면 하루 업무를 전부 끝마치고도 남았던 기존의 업무량이 배로 늘어났으니, 이에 불평을 토로하는 부서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

        “업무량이 불만이면, 다른 부서로 가는 걸 추천하겠네.”

        “아앗, 부서장님? 아닙니다!”

        ​

        후다닥.

        잽싸게 고개숙여 인사하곤 빠르게 자리로 돌아가는 부서원.

        부서장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집무실로 향했다.

        ​

        한편 그시각.

        브라운은 밀린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

        ‘왜 총알을 넣고 화약을 붓는거야? 장전을 두번 하는건 뭐고?’

        ​

        1차로 보급된 화승총 125정.

        그는 운용부대에서 보낸 정보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

        스윽.슥.

        ​

        -총열을 총몸에서 탈착 후 꼬질대로 밀어낼 것.

        ​

        종이에 해결 방안을 작성한 그는 다른 서류를 확인했다.

        ​

        ‘쓰다보면 총알이 장전중에 걸리거나 명중률이 저하된다고? 이건…’

        ​

        스스슥.

        ​

        -사격 후 총열 내부를 꼭 청소할 것.

        ​

        “다음은…어휴. 지랄.”

        ​

        총열이 폭발했다고 적혀있는 서류에, 브라운은 작게 중얼거렸다.

        ​

        스슥. 슥.

        ​

        -화약은 적정량만.

        ​

        ‘추가 보급 요청 들어온 화승총 주문도 넣고…대포 운용 정보는 언제 오려나.’

        ​

        어느새 평소가 되어버린 일상이었다.

        ​

        ***

        ​

        “긴장해라! 곧 해적들의 영역이다!”

        ​

        함장의 말에, 해병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

        “후우…”

        ​

       신호흡을 하며 주변을 살피는 잭.

        오늘은 그의 첫 실전이다.

       임무는 해적들로부터 상선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역을 경계하는 것.

        ​

        ‘미친 정신병자새끼들. 사람을 죽이는데 망설임이 없어.’

        ‘한번에 죽으면 다행이야. 일부러 한번에 죽지 않는 부위만 찌르는 놈들도 있어.’

        ‘내 동기가 해적들에게 잡혔다가 구출 되었는데. 미쳐서 폐인이 되었다니까?’

        ​

       때마침 선임들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오르며, 그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

        ‘내가 싸울 수 있을까?’

        ​

        최악의 경우 갑판에서 전투도 벌어진다고 들었기에, 창을 잡은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선임 중 한명이 그를 보고 웃으며 다가왔다.

        ​

        “어이, 신삥. 긴장 한 거야?”

        “아닙니다!”

        “아니긴, 나도 니 짬때 잔뜩 쫄았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 해적 그놈들 별거 아니야. 훈련받은 대로만 하면 돼.”

        “넵!”

        “그리고 대포도 있으니까. 뭐 써본적은 없지만. 이론 대로면 크게 문제 없을거야. 접근하기도 전에 끝날걸?”

        ​

        선임의 말에 조금은 긴장이 풀린 잭.

        ​

        “근데, 무시못할 해적이 딱 하나 있다. 검은수염 해적단이라고…”

        ​

        표정을 굳히며 설명을 이어나가는 선임.

        ​

        “그놈들은 어중이 떠중이 일반 해적들하고는 달라. 미친놈마냥 달려 드는데다가 싸움도 잘해서 눈 깜짝하면 한순간이야. 그놈들한테 걸리면…”

        ​

        이어지는 선임의 말에, 다시 표정이 굳었다.

        ​

        “쫄긴. 그새끼들 뜨는건 어쩌다 한번이야. 안보고 전역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말라고.”

        “…알겠습니다!”

        “그려. 눈치껏 쉬…”

        ​

        “다섯시 방향 해적 출현!”

        ​

        선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돛대 꼭대기에서 경비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함장은 망원경을 꺼내 해적선이 포착된 방향을 바라봤다.

        ​

        ‘도망칠 수 있을까.’

        ​

        배는 3척.

        수량에서 밀렸다.

        ​

        큰 범선 한척과 중형급 범선 두척으로, 돛에 툭유의 기분나쁜 해골 마크가 그려져 있었다.

        함선의 크기와, 돛의 차이로 함선이 해적선을 따돌리고 도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다른 함선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기 전에 따라잡힐 게 분명했다.

        싸울 수 밖에 없었다.

        ​

        “전투준비!”

        ​

        다시금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 전투 준비를 하는 해병들.

        잭 또한 위치로 향하며 적들을 확인했다.

        ​

        “씨발…검은수염 해적단이야!”

        ​

        눈이 좋은 해병 한 명이 외쳤다.

        ​

        “!”

        ​

        방금 들은 말 때문일까.

        잭 또한 그 말을 듣고는 동요하기 시작했다.

        다른 해병들도 동요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

        “왼쪽으로 틀어라!”

        ​

        함장의 명령에 함선이 방향을 틀며 기울기 시작했다.

        몸이 옆으로 밀리는걸 방지하기 위해 잭은 함선의 난간을 붙잡았다.

        멀리서 배 3척이 빠르게 다가오는게 보이기 시작했다.

        ​

        “대포 장전!”

        ​

        “대…대포 장전!”

        ​

        잭은 선임들과 협동하여 대포를 장전하기 시작했다.

        고정되어 있는 대포를 풀어 뒤로 밀고, 화약과 탄약을 집어 넣었다.

        ​

        “끄으읍!”

        ​

        훈련 때도 무겁게 느껴지던 대포알은, 긴장한 탓에 더욱 무겁게 느껴젔다.

        ​

        장전을 마치고 다시 대포를 밀어 난간에 고정했다.

        ​

        “사정거리 내로 접근할 때까지 대기하라!”

        ​

        잭은 다시 해적들의 함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큰 함선은 정지했고, 비교적 작은 함선 두척이 빠르게 함선으로 접근했다.

        어느새 해적선에 서있는 사람들이 작게나마 보이기 시작 할 때쯤, 함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

        “발사!”

        ​

        곧바로 선임이 대포에 횃불을 갖다 댔다.

        ​

        -퍼버벙!

        ​

        좌측의 대포가 동시다발적으로 화염을 토해낸다.

        동시에 포물선을 그리며 나아간 대포알은, 이윽고 함선에 격돌했다.

        ​

        “일곱 발중 세 발 명중입니다!”

        ​

        한 발은 오른쪽 해적선에 명중.

        나머지 두 발은 방향을 돌려 반대편으로 돌아서 접근하려 했던 좌측 함선에 명중했다.

        나무가 부서지며 파편이 튀는 모습이 보인다.

        ​

        세 발 중 한 발은 좌측 함선의 갑판을 휩쓸며 지나갔다.

        그쪽에 서있던 이들은…

        ​

        “대포 장전!”

        ​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배들의 속력은 늦춰지지 않았으니까.

        ​

        좌측 배는 어느새 대포의 발사각을 벗어났다.

        우측 배는 여전히 직진해 오고 있었다.

        ​

        “뭐해! 빨리 장전해!”

        “…넵!”

        ​

        다시금 대포를 장전한 뒤, 함선의 난간에 고정시켰다.

        ​

        “발사!”

        ​

        -퍼퍼펑!

        ​

        대포 방향을 조금씩 틀어 해적선 방향으로 돌린 탓일까.

        ​

        일곱 발중 네 발이 해적선에 명중했다.

        그중 한 발은 해적선의 하단부를 파괴했다.

        ​

        이윽고 해적선이 속도를 잃으며 기울었다.

        하단부의 부서진 틈으로 물이 들어차기 시작한 것이다.

        ​

        돌아서 접근하려던 해적선 한 척은, 그 모습을 확인하자 그대로 방향을 돌려 도주하기 시작했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큰 해적선 또한 방향을 돌렸다.

       

        그 모습을 본 잭은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다른 선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투의 열기는 곧 환호성으로 바꼈다.

        ​

        “쫒습니까?”

        “아니, 우선 함선 상태부터 파악한다.”

        ​

        함장은 교전 후 상태파악에 들어갔다.

        하지만 해적과 근접전을 벌인 것도 아니고, 원거리에서 일방적으로 해적을 공격했으니, 부상자나 사상자가 있을 리도 없고 함선또한 멀쩡했다.

        ​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해적들과의 교전에서는, 함선과 인원들 또한 손실을 각오하고 싸워야 한다.

        게다가 상대는 3척.

        평소처럼 싸우게 된다면, 규모에 밀려 패배했을 것이다.

        ​

        그런 불리한 상황을 신무기인 대포로 역전시켰다.

        아니, 역전뿐이랴.

        ​

        대승이었다.

        ​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난타했다.

        ​

        “흐음…”

        ​

        함장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대포의 위력은 굉장했다.

        ​

        “수고했다. 최소 인원을 제외하고 전 대원 정리 후 휴식에 들어간다.”

        ​

        함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함장실로 향했다.

        ​

        ‘시험 함선이 된게 다행이군.’

        ​

        대포가 없었다면,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함장은 잠시 고민하다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

        ***

        ​

        “운용 보고서입니다.”

        “음. ”

        ​

        해군 제독은 함장에게 보고서를 받아들곤 읽기 시작했다.

        ​

        “이게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믿기 어렵군…손실은 없고…부상자는…”

        “대포 운용 미숙으로 벌어진 사고입니다. 사소한 찰과상으로 치료 후 바로 임무 복귀 가능했습니다.”

        “…생각보다 대포의 위력이 뛰어난 모양이군. 고생했네. 이만 쉬러 가보게.”

        “예. 제독님.”

        ​

        경례를 마친 후 집무실을 벗어나는 함장.

        보고서를 마저 읽던 제독은 부관을 불렀다.

        ​

        “예. 제독님.”

        “…”

        ​

        ***

        ​

        브라운은 해군에서 보낸 평가서를 읽기 시작했다.

        ​

        ‘…상상 이상으로 함선과 궁합이 좋나 보네.’

        ​

        이렇다 할 운용 정보가 없는 화승총과는 다르게, 교전을 해서 그런지.

        평가서에는 대포의 성과와 운용 정보 등이 알차게 적혀 있었다.

        대포 추가 보급을 희망한다고도 적혀있고.

        ​

        ‘함선 자문을 구하고 싶다고?’

        ​

        마지막으로 적혀있는 문구는, 브라운에게 직접 배 설계를 부탁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걸 왜…나한테…?’

       

        브라운의 작업내역 이(가)추가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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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무기개발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nted to prevent the abolition of the the Cushion Honey filled Department.

I made a weapon using memories from my past life.

I didn’t expect things to escalate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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