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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

     

    그러고 보면 아셀라가 내 이름을 부른 걸 들어본 적이 없었다.

     

    미래에선 멸시하는 의미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예도를 지키느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히 모르고 있었구나.

     

    “라스입니다. 라스 고트베르크.”

     

    “라스.”

     

    아셀라는 내 이름을 한 번 곱씹어보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긴 머리칼이 내 얼굴을 살짝 스쳐 지나간다.

     

    …희한한 향기가 나네.

     

    “공자, 원하는 걸 말해.”

     

    “갑자기요?”

     

    그보다 이름으로 부르진 않는구나. 하긴 갑자기 격식을 치우기도 모양이 이상하지.

     

    “장미꽃에 대한 정당한 대가야. 어마마마가 받으셨으니 그 꽃에는 가치가 생겼어.”

     

    일방적으로 약탈해갈 생각은 아니었구나?

    그 마음씨만으로도 감격했습니다요.

     

    “괜찮습니다. 호의로 받아주시죠.”

     

    “안 돼.”

     

    아셀라가 나를 홱 돌아보며 강조했다.

     

    “말했잖아, 대가라고. 얻었으면 내놓는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이야.”

     

    그녀가 손가락을 들어 간단한 마법진을 하나 그렸다. 성냥를 킨 듯, 작은 불꽃이 피어올라 허공으로 사라졌다.

     

    “적은 양의 마나로는 강력한 마법을 발동할 수 없는 법이야.”

     

    참 쓸데없는 데서 고집을 부린다.

    말씨름하기가 귀찮았기에 대충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도록 하지요.”

     

    “기다릴게.”

     

    아셀라는 인형처럼 사뿐사뿐 걸어 내게서 떠나갔다.

     

     

     

    ***

     

     

     

    오후, 나는 시버스와 함께 저택 부지를 돌아보며 안내를 받았다.

     

    저택 부지만 해도 상당히 넓은데, 기사들이 지키는 담장을 넘어가니 영지는 더 어마어마했다.

     

    남쪽은 영지민들이 사는 소도시다.

    서쪽엔 커다란 강이 흘러, 조금 춥긴 해도 경작하기 좋은 땅이었다.

     

    동쪽의 치유사 육성소는 합숙시설이 겸비된 일종의 소형 아카데미로, 교회 역할도 하지만 종교적 색채가 아주 짙진 않다.

     

    나는 합숙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원래는 저곳에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모양이다. 제대로 참석한 기억은 거의 없다.

     

    “허허, 도련님의 활약을 들었을 땐 정말 놀랐지 뭡니까! 저택 여기저기에 소문이 다 나서 도련님을 칭송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겠습니다요!”

     

    시버스가 지나치게 과한 텐션이었기에 손을 내저어 분위기를 환기했다.

     

    “그런 소문을 누가 믿겠어. 뒤에서는 씹고 있겠지.”

     

    “아이, 아닙니다요. 도련님이 정말 바뀌신 건 소인이 제일 잘 압니다. 자, 여기는….”

     

    시버스의 안내를 받으며 상태창을 함께 확인했다.

     

    “스탯.”

     

     

    ―――――――――――

     

    근력 : 6

    체력 : 6

    마력 : 1

    마나 : 12

    신성력 : 22

    신앙심 : 100

     

    ―――――――――――

     

     

    이야, 쓰레기네.

    이게 사람이야 종이인형이야.

     

    ‘이 상태로는 주치의 시험 빡세겠는데?’

     

    시버스에게 북쪽의 숲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쪽은 미개척지인가?”

     

    “그렇습니다. 제국의 북서쪽 경계이기도 하지요. 수해 너머는 미지의 땅이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강한 마물이 득시글거리지요.”

     

    “실기 시험은 이 숲에서 진행하겠네.”

     

    “역시 도련님의 통찰력이십니다. 기사들과 함께 마물을 토벌하며 치유사들의 능력을 시험하게 됩니다.”

     

    마물 토벌.

    용사 파티에서 질리게 하던 일이다.

    문제는 스탯이다.

     

    그나마 마나나 신성력은 혈통빨로 좀 타고난 편이다.

    하지만 마력은 1. 마법 재능은 아예 없다.

     

    그럼 몸이라도 단련했어야 했는데 이 망나니는 성장기를 술만 먹고 놀고 있었다.

     

    현장을 뛰어다니기엔 아슬아슬한 체력이다.

    근력도 특별할 건 없고.

     

    ‘신앙심만 100인건 여전히 웃기네.’

     

    검 훈련을 하면 근력이 늘어나듯, 신앙심도 치유주문 훈련을 하면 늘어난다.

    신학 공부를 하거나 기도를 해서 신앙심을 단단히 해도 올라간다.

     

    나는 신앙심이 지나치게 단단한 케이스다.

     

    빙의자니까 세상에 신이 없다는 사실을 더할 나위 없이 잘 알고 있다.

     

    역설적으로 내 신에 대한 가치관은 절대 믿음이 안 흔들린다.

     

    10년 후에서도 신앙심은 항상 100이었다.

     

    문제는 훈련하지 못한 신성력이 발목을 잡아, 아주 강한 치유주문까지는 못 썼다는 점이다.

     

    ‘기스라는 녀석은 신성력이 25 정도겠지.’

     

    나름 육성소 에이스라고 했으니까 그 정도.

     

    ‘시험은 의학을 활용해서 치러봐야겠어.’

     

    면허도 없고 실습 몇 번 나가본 게 전부인 돌팔이 의사지만.

     

    ‘하지만 아무리 지식이 있어도 이 세상에선 결국 스킬이 필요해.’

     

    한 가지 눈이 가는 곳이 있다.

     

    상태창에서 늘 안 보이던 부분이다.

     

     

    ―――――――――――

     

    재능 : ■■■ (S)

            ■■ (S)

     

    ―――――――――――

     

     

    무엇인지는 알 수 없게 가려져 있다.

    마법사일 수도, 검사일 수도 있다.

     

    재능이 있으면 스킬트리를 열 수 있다.

     

    확실한 건 내 재능은 개방만 하면 대박이라는 점이다.

     

    S 등급이 무려 두 개다.

     

    ‘보통 재능은 한 명에게 하나야. 내게만 두 개인 게 전부터 이상했어.’

     

    이유야 모르겠지만 개방하지 않으면 어차피 그림의 떡이다.

     

    “열어볼까.”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범재보다는 천재로 살아야지.

     

    마침 좋은 기회가 있다.

     

     

     

    ***

     

     

     

    저녁 만찬 시간이 되었다.

     

    제3 황비와 고트베르크 가의 협치에 대해 공식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자리다.

     

    귀족에게는 예도와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 딱딱하게도 사는 족속들이다.

     

    나와 아셀라의 혼약도 그에 포함된 안건 중 하나다.

     

    “멋지십니다! 무도회였다면 온갖 집안의 영애들이 춤을 신청해 왔겠군요! 허허허.”

     

    중앙관으로 나설 채비를 마치니 시버스가 옷깃을 정리해주며 껄껄 웃었다.

     

    별관을 나서려니 테이블에 놓여있던 사탕 바구니가 눈에 들어왔다.

     

    “아, 황녀님께 드리려던 간식입니다만 거절하셨습니다.”

     

    “사탕 좋은데 왜 그랬대.”

     

    나중에 지루해지면 하나씩 까먹어야지 생각하고 한 웅큼 집어 주머니에 챙겼다.

     

    약속된 장소까지 걸음을 옮긴다.

     

    “아버지, 도착했습니다.”

     

    “라스, 일찍 나왔구나.”

     

    중앙관에 도착하니 아버지가 나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네가 전과 다르게 성실한 태도를 보여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구나.”

     

    “가문의 장남으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가문은 신경 쓰지 말거라. 네가 지금처럼 준비만 된다면 얼마든지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사람이 너무 좋아서 은근히 탈인 타입이다.

    조금만 신뢰하면 금방 보증서에 도장을 다 찍어버리겠어.

    그러니 이용할 생각만 그득한 황비에게도 홀라당 넘어갔지.

     

    “라스, 너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네 어머니와 약속했었던 걸 내가 잊고 있었구나. 돌아보니 그간 네 태도는 일을 더 중요시한 내 잘못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런데도 먼저 철들어줘서 고맙구나. 역시 내 아들이다.”

     

    “하하, 그 점은 의심하실 일 없으십니다.”

     

    “든든하구나. 앞으로는 일을 줄이고 너희에게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단다.”

     

    너희라는 표현이 나왔다.

    고트베르크 가에는 나 말고도 영애가 한 명 있다.

     

    “그런데 황녀님의 주치의 시험은 괜찮겠느냐? 갑작스럽게 결정되었구나.”

     

    “솔직히 조금 걱정됩니다. 황실에 들어가면 물론 경사이고, 혼약자로서 그림도 좋은 모양이겠습니다만.”

     

    “음, 다른 이도 아닌 내 아들이니 잘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단다. 응원하마.”

     

    아버지의 천진한 눈을 보니 이 사람을 데리고 편법을 쓰기는 힘들겠다 직감이 왔다.

     

    정치 돌아가는 판에 깜깜한 건 당연하고 평생 뇌물 한 번 안 받아봤을 타입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3 황비파가 썩은 동아줄 같은데.’

     

    그래서 그 사건에서 가문이 반역을 꾸몄다는 모함에 찍소리도 못하고 멸문했지.

     

    탈 거면 황비가 아니라 아셀라만 타셔야 합니다, 아버지.

     

    그쪽은 승차감 좋을 텐데 말이죠.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응접실로 시녀와 함께 들어오는 이가 있었다.

     

    “아버지, 저녁 문안 인사드려요.”

     

    “아, 어서 오거라, 네리아.”

     

    공손히 아버지에게 인사한 자그마한 소녀.

     

    ‘네리아 고트베르크.’

     

    내 이복여동생이다.

     

    누가 봐도 우리가 한눈에 가족이라고 알 수 있었는데, 세 사람의 머리 색이 모두 하얀 계통이었기 때문이다.

     

    강한 신성력을 타고난 이들의 특징이다.

     

    아버지는 잿빛, 네리아는 회색, 나는 거의 백발이다.

     

    네리아는 열 살 남짓한 어린아이였지만 퍽 의젓한 태도였다.

     

    “안녕, 네리아.”

     

    나는 자연스럽게 미소지으며 여동생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하지만 네리아는 나를 약간 무서워하는 태도였다.

     

    “아, 오라버니… 안녕하셨어요.”

     

    시선을 피하는 네리아.

    10년 후에서 많이 본 태도라 익숙했다.

     

    ‘네리아는 용사파티의 성녀야.’

     

    지금은 아직 평범한 소녀다. 성녀로 선택받는 것도 용사가 등장한 다음이니 우리 가문이 멸문한 이후 시점이다.

     

    내가 용사파티의 치유사로 뽑힌 건 네리아의 남매라는 이유도 있었겠지.

     

    네리아에게는 그다지 나쁜 감정이 없다.

    성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내게 친절하게 대해준 몇 안 되는 사람이다.

     

    과거의 앙금 때문에 늘 무서워하는 태도긴 했지만 말이다.

     

    앞으론 자주 봐야 할 테니 사이좋게 지내는 쪽이 좋겠지.

     

    “드레스가 잘 어울리네. 키가 커 보여.”

     

    “아, 정말요…?”

     

    네리아가 내 말에 슬쩍 자기 치마를 내려다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얘는 늘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으니 커 보인다고 하면 좋아한다.

     

    “다들 모였으니 연회장으로 가자꾸나.”

     

    아버지를 따라 이동했다.

    널찍한 복도를 걷는다.

     

    내 옆에서 걷는 네리아는 어깨를 조금 움츠리고 있다.

     

    ‘황실이 왔대서 쫄았구나.’

     

    나는 네리아의 어깨를 톡톡 쳤다.

     

    “와앗, 네에?”

     

    주머니에서 마침 넣어뒀던 사탕 하나를 꺼내 네리아의 손에 올려줬다.

     

    “긴장하지 마. 아까 황비님이랑 황녀님 만나고 왔는데 평범하더라.”

     

    “그, 그래요…?”

     

    “식사시간이라고 뭐 안 먹었지? 그거 하나 먹어. 단 거 먹으면 금방 기분이 풀려.”

     

    “앗, 감사합니다아….”

     

    네리아가 조그마한 사탕을 입에 쏙 집어넣었다.

     

    금방 얼굴에 반짝반짝 미소가 퍼진다.

     

    “달콤해요!”

     

    당분이 에너지원으로 바뀌는 게 빠르니까 금방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성장기에는 뭐가 됐든 무조건 많이 먹는 게 좋고.

     

    “정말로 긴장이 풀렸어요. 오라버니, 박학다식하시네요.”

     

    열 살 치고 어려운 단어를 쓰는 네리아 네가 더 박학다식한데.

     

    “또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네리아의 정수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려주니 작은 동물처럼 어깨가 움츠러들었다가 금방 풀어진다.

     

    나는 네리아가 쳐다보는 시선을 내내 받으며 연회장에 들어섰다.

     

     

    저녁 만찬은 고급 음식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아버지와 나, 네리아, 황비, 아셀라 다섯뿐인 만찬이지만 배가 되는 시종이 음식과 포도주를 날랐다.

     

    나와 아셀라는 간단하게 공식적인 인사를 나누었다.

     

    이후로는 아버지와 황비의 딱딱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하품만 나오네. 턱뼈 다 나가겠다.

     

    대부분 금방 쓸모없어질 정치 얘기고.

     

    황비는 어떻게든 아버지를 황실의 힘싸움에 끌어들이고 싶은 모양인데.

     

    아버지는 득실을 명확히 저울질하고 있으니 은근히 대화가 평행선이다.

     

    주도권은 아버지에게 있지만 계급은 상대가 높다 보니 예의도 지켜야 하고.

     

    원, 이런 걸 언제까지 들어야 해?

     

     

    황비는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재잘댔다.

    마법사가 아니라 광대라고 해도 믿겠어.

     

    “황실에서는 패를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가령 10년 후 마왕이 침공하는 신탁이 내렸다 보세요. 모든 파벌이 원하는 무기가 무엇이겠습니까?”

     

    “용사겠군요. 용사를 가진 파벌은 황실에서 강한 발언권이 생길테니까요.”

     

    “최선의 선택은 물론 용사이지요. 허나 고트베르크 가에는 그와 동급인 차선책을 손에 넣을 만하지 않겠어요?”

     

    “성녀 말씀이시군요. 실제로 고트베르크 가의 선대에는 성녀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황비에게 긍정했다.

     

    “성녀 없이는 용사도 마왕을 쓰러트릴 수 없는 법이지요. 어떠신가요? 고트베르크 가 육성소에 성녀가 될 인재는 없던가요?”

     

    “아직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없으면 만들어야지요. 괜히 성녀 후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와 고트베르크 가문은 이제 한 배를 탔습니다. 자녀들이 혼인을 기약했으니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황비는 어떻게든 우리 가문에서 써먹을 패를 뽑아보려고 혈안이 되어있었다.

     

    그녀는 아무리 봐도 썩은 동아줄이다.

    얼마나 밑천이 없으면 저렇게 급해?

     

    아버지의 인생 최대 실수는 아셀라를 나와 약혼시킨 일이다.

     

    “선대에 성녀님도 계시다 하셨지요. 어떠신가요? 그 피를 물려받은 자제님이라면.”

     

    황비가 슬쩍 네리아를 바라보았다.

    네리아가 흠칫 몸을 떨었다.

     

    아버지도 그쯤 되니 불편하다는 눈치를 보였다.

     

    하지만 황비도 아셀라의 모친 아니랄까 봐 독불장군이었다.

     

    그녀가 대기하던 시종에게 신호를 주니 그가 무언가를 꺼내온다.

     

    ‘나왔군.’

     

    테이블에 물건 하나가 올라왔다.

    구릿빛 술잔이지만 어딘가 위용이 넘친다.

     

    “사용자의 숨겨진 재능을 개화하게 해주는 아티팩트입니다. 아주 희귀한 물건이에요.”

     

    ‘희귀하고말고. 세상에 일 년에 하나씩밖에 나타나지 않는 물건이니까.’

     

    가지고 있는 건 알고 있었다.

     

    네리아에게 들었었다. 황비가 가져온 성배에 의해 재능을 개화했었다고.

     

    그리고 내가 쓰면.

     

    ‘두 개의 재능을 개화할 수 있겠지.’

     

    아줌마가 황비긴 황비였다.

    아무리 그래도 밥 먹던 테이블에 턱하고 갑자기 올려놓을 줄이야.

     

    “네리아 영애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네?”

     

    네리아가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성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나요?”

     

    “그, 그건….”

     

    네리아가 시선을 아래로 떨어트렸다.

    떨리던 입술이 문장을 천천히 만들어낸다.

     

    “성녀는 마왕과 싸워야 하지 않나요…? 마족이나 마물도 많고….”

     

    “대륙을 위한 명예로운 의무죠.”

     

    황비의 단호한 말에 네리아가 겁을 집어먹고는 딸꾹질을 했다.

     

    네리아가 도움을 요청하는 듯 아버지를 올려다본다.

    하지만 아버지는 대답을 기다린다. 네리아의 의지를 존중하겠다는 뜻이다.

     

    그 기다림을 네리아는 강요로 오해한 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다.

     

    “…가, 가문을 위해서라면.”

     

    “잠깐 기다려 보십쇼.”

     

    네리아의 대답이 끝나기 전에 내가 바로 끼어들었다.

     

    또 무슨 소리로 자기를 방해할지, 황비가 나를 재릿 노려본다.

     

    여태 지루해하던 아셀라도 흥미가 돋은 듯 나를 주목한다.

     

    “성녀 말고 성자가 탄생할 수도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귀한 아티팩트면 좀 줘 봐. 나도 맛 좀 보자.

    아니지, 전부 내놔.

     

    “재미있겠네.”

     

    아셀라가 가늘게 눈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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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octor Cured The Villainess And Ran Away

The Doctor Cured The Villainess And Ran Away

주치의는 악녀를 고치고 도망쳤다
Score 3.6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Becoming the physician of the villainess who brought about the world’s destruction, I tried to escape to survive, but the reactions were st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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