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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

       “하. 오늘 감사했습니다.”

       

        박형석은 이예지 헌터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우리 형이 좀 정신을 차려야했거든요. 아주 이상하게 행동하고 다녀서.”

        “아무래도 그럴만 하기는 했어요. 이런 식으로 아주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사람은 처음 봤거든요.”

       

        그녀는 살짝 웃었다.

        하지만 꽤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채수현 헌터님이… 원래 이렇게 남을 조종하고 다니는 사람인가보네요?”

        “네. 아주 고약한 사람인 것 같아요. 저거보다도 더 심각한 일들도 많이 있고요.”

       

        박형석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쨌든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본인의 삶을 살아야 하겠죠.”

        “넵. 감사합니다.”

       

        90도로 인사를 하고는 떠나보냈다.

       

        “하. 채수현 헌터… 아주 요망한 년이었네.”

       

        박형석은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중이었다.

       

        ‘설마 백호 길드가 우리 쪽에 쓸데없는 수작을 하지는 않겠지.’

       

        그는 혹시라도 있을 채수현의 이상한 행동들을 사전에 미리 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

       

        “하. 오빠. 나 오늘 그만 둘게.”

        “왜? 그게 무슨 소리야. 오늘 촬영 4개나 남았는데?”

        “진짜 미안한데… 나 안되겠어.”

        “뭐 때문에 그런데?”

        “지훈 씨… 지훈 씨가 있어야 할 것 같아… 큰일났어…”

       

        유하나는 표정이 아주 달라진 상황이었다.

        평소에는 아주 고압적이고 당당한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똥마려운 강아지 같은 표정이었다.

       

        “뭐? 아니. 너 왜 그래? 하나야?”

        “모르겠어.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아이. 정신차려.”

        “아니. 어떻게 이 상황에서 정신 차려. 오늘 스케줄 좀 어떻게 조정 해줘 봐…”

        “안돼~ 오늘 진짜 중요하단 말야.”

       

        유하나는 거의 매니저에게 매달리다시피 하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언제나 매니저를 완전히 좌지우지하던 그녀였기에.

       

        “하… 씨…”

       

        유하나는 어디론가 열심히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

       

        [ 저 지훈 씨. 저 유하나에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오늘 저한테 와주실 수 있을까요? 제발요. ]

       

        유하나가 별안간 메세지를 보낸 것이었다.

       

        ‘뭐야?’

       

        나는 쓰윽 메세지를 봤다.

        하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으응? 이거 누구야~ 유하나 씨 프로필을 하고 있네에~”

       

        차과장이 지나가다말고 우연히 보게된 것 같았다.

       

        “유하나 씨 맞아요.”

        “응?”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S급 헌터 유하나? 우리 블루 길드에서 공들이고 있는? 지훈 씨가 파견 나간?”

        “네.”

        “와. 유하나 씨랑 메세지도 주고 받아? 우리 지훈 씨 능력 대단하네?”

        “주고받은 건 아니고 엄밀히 따지면 제가 받기만 했지만요.”

       

        처음이었으니까.

        이렇게 직접 다이렉트로 연락을 하는 모습.

       

        “아니 유하나씨 절대로 사적인 연락은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자기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어떻게…?”

       

        꽤 놀란 모습이었다.

       

        “그러게요. 왜 이럴까요.”

       

        그리고는 할 일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던전을 가야한다고 하니 나도 꽤 미리 봐둬야할 것들이 많았다.

       

        [ 아니. 지훈 씨. 읽었으면 답을 좀 해주세요. 저 지훈 씨 필요하다니까요. 여기 안오실 거에요? 잠깐이라도 괜찮은데 좀 진정하게 와주시면 좋겠거든요. ]

        [ 저기 지훈 씨? 혹시 바쁘신 거예요? 너무 바쁘신 거면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어요? ]

        [ 지훈 씨. 제가 그 쪽으로 갈게요. 기다려 봐요. ]

       

        뒤이어서 메세지가 연달아 날아왔지만 딱히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애매한 상황이었다.

       

        ‘일단 내 일에 집중을 해야…’

       

        ***

       

        “자자~오늘부터 우리 헌터6과가 아주 빡세게 할일을 해야합니다~ 그래야 헌터1,2과가 우리한테 지랄하는 걸 막을 수 있죠~”

       

        차과장은 던전 입구 앞에서 모두에게 말을 하는 중이었다.

        매우 기분이 좋은 건지 싱글벙글.

       

        “일이 많아져서 좋다고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일복 터졌네. 아니 그래도 우리가 푸시 받는 거면 좋은 거 아니에요? 맨날 버려져있던 느낌이었는데 이게 차라리 낫지~”

        “그렇죠. 저는 차라리 바쁜게 좋은 것 같아요. 돈이라도 많이 받을 수 있고~”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자~! 그럼 갑시다~”

       

        차과장의 인솔하에 던전 공략을 시작했다.

       

        ***

       

        “와… 아니 헌터 1,2과는 이런걸 매일 했단 말야? 너무 힘든 데요?”

        “아니~ 지난 번에 이수아 헌터가 막 난리를 쳤을 때도 힘들었는데 오늘도 좀 그래.”

        “그래도 오늘은 이수아 헌터님이 달리지는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들은 이수아 헌터를 바라봤다.

        이수아는 백지훈을 졸졸 쫓아다니는 중이었다.

       

        “아니 저거 분명하다니까~ 백지훈 헌터한테 푹 빠진 것 같은데.”

        “그러게요. 본인은 아니라고 하니까 뭐… 본인 입으로 인정하기 전까지는 냅두죠.”

       

        그들은 혀를 끌끌 찼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상황이 썩 나쁘지는 않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

       

        “저 지훈 씨? 같이가요. 너무 빠른 거 아니에요? 좀 기다려 봐요.”

       

        이수아가 계속 졸졸 쫓아다니고 있었다.

       

        “저기 수아 씨. 원래 뒤에서 지켜보면서 지시를 하는 역할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분명 예전에 듣기로는 그랬으니까. 애초에 전쟁기념관 던전 때도 그랬었다.

        오늘은 헌터6과와 던전 공략에 나선지 2번째 되는 날.

       

        “아니~ 제가 언제요? 누가 그래요? 저 원래 팀원들 따라다니면서 케어하는 역할 하거든요.”

        “아닌데. 우리 수아씨 원래 머리아프다고 뒤에서 있었는데~”

       

        차과장이 쓰윽 지나가면서 말을 툭 던지고 가버렸다.

       

        “차과장님!!”

       

        이수아는 차과장을 아주 매섭게 노려봤다.

       

        “히이익. 저는 저 쪽으로 갑니다아~”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는 모습이었다.

       

        “아이. 어쨋든 지훈 씨 뭐 힘들거나 그런 건 없죠?”

        “네. 그렇죠.”

        “아니 근데 지훈 씨. D급 아니에요? 제 생각보다 훨씬 뛰어나신 것 같은데요?”

       

        계속해서 쫑알대며 따라오는 중이었다.

       

        “네. 좀 스텟은 높아서요.”

       

        아무래도 조금 여유롭게 미리 올려두기는 했다.

        스킬들도 이제는 꽤 많이 찍어두기는 했고.

       

        돌아오는 주말에는 완전히 다 끝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굳이 더 질질 끌 이유는 없으니까

       

        “아휴~ 우리 지훈 씨는 능력도 좋아.”

        “저 수아 씨?”

        “넵?”

        “저 쪽가서 도와주시는 게 낫지 않을 까요?”

       

        나는 좀 먼 곳을 가리켰다.

        그 곳에는 김대리가 혼자서 고군분투 하는 중이었다.

       

        누가봐도 좀 밀리는 상황.

       

        “아. 김대리는 혼자서도 잘 할 것 같은데요…?”

       

        완강히 거부하는 모습.

       

        “흐으으음….”

       

        나는 쓰윽 이수아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눈빛으로 말했다.

       

        ‘안 가?’

       

        “가… 갈게요… 갈게요…”

       

        이수아는 슬쩍 눈치를 보더니 살짝 허둥대는 느낌으로 김대리 쪽을 향했다.

        그 모습이 마치 백지훈 미워를 외치는 듯한 모습이었다.

       

        “휴. 이젠 좀 조용히 집중해서 해볼 수 있을까.”

       

        오늘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포인트를 투자해 둔 것에 대한 활용이었으니까.

        물론 채수현과도 던전 공략은 많이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방향이 달랐다.

       

        아무래도 내 자신에는 스텟을 올리지 않고 채수현이 사온 템으로 어찌어찌 커버를 해서 활동을 했으니까.

       

        ‘아 오빠. 지금 오빠한테 스텟을 투자하겠단 소리야? 미쳤어?’

        ‘내가 이거 구해왔으니까 이거로 그냥 대충 싸워.’

        ‘나한테 투자해야지 그걸 왜 오빠한테 투자해.’

        ‘아휴. 진짜 답답하다 답답해.’

       

        그럴때 마다 나는 ‘아 그런가?’를 외치며 채수현의 말대로 했었다.

       

        ‘시발. 단단히도 맛이 가있었군.’

       

        콰콰광.

       

        집중을 하며 내 할일을 하고 있었는데 좀 먼 곳에서 거대한 발파음 같은 것이 들렸다.

        그리고는 꽤 거대한 마수가 나타난 것이었다.

       

        “으잉? 이게 뭐야? 헌터6과 다 이쪽으로 모여봐요!”

        “네넵.”

       

        다들 빠르게 차과장 근처로 모이기 시작했다.

       

        “아니 저 자식 출몰 확률 0.01% 라는데 왜 하필 오늘 나타나~”

       

        차과장은 투덜대는 모습이었다.

       

        “그러게요. 에휴. 오늘 좀 편하게 다 정리하고 쉬나했는데.”

        “아오. 우리가 다같이 쏟아부어야 될 것 같은데요?”

       

        헌터6과는 바론이라는 별칭이 붙은 거대한 괴수를 보고는 결집하는 중이었다.

       

        “하.. 이수아 헌터님이 나서주시면 좀 편할 것 같은데…”

        “그렇긴 하죠오… 근데 그러실 리가…”

        “그춍?”

       

        다들 눈치만 살펴보는 중이었다.

       

        “제가 말해볼까요?”

       

        내가 대충 분위기를 보고 한발 내딛으며 말했다.

       

        “으응? 백지훈 씨가?”

        “네.”

        “어떻게?”

        “그냥 말해보죠. 헌터6과가 나서는 거보다 이수아 헌터님이 나서는게 더 깔끔하고 빠른 상황 아니에요?”

        “으응. 그렇긴 한데… 이수아 헌터는 이런 거엔 잘 안나서서…”

       

        차과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뭐 해보면 알겠죠.”

         

        뚜벅뚜벅 나섰다.

       

        “이수아 헌터님!”

        “녜에!!!”

       

        좀 멀리 떨어져있는 김대리와 함께 있던 이수아가 우리 쪽을 향해 달려오는 중이었다.

        그들도 바론을 발견하고는 오는 중이었지만 거리가 좀 있어서 그런지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었다.

       

        헉.헉.

       

        “아니. 바론이 왜 나타났는지 모르겠네요.”

       

        이수아는 도착하자마자 투덜댔다.

        얌전히 던전 공략을 하려고 했는데 좀 불편하다는 기색을 비치는 것이었다.

       

        “그러게요.”

        “헌터 6과 잘 하실 수 있죠?”

        “녜에…”

       

        다들 나를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크흠. 이수아 헌터님?”

        “네에?”

        “저거 이수아 헌터님이 잘 잡으신다고 들었는데요.”

       

        나는 이수아를 아주 강렬하게 빤히 쳐다봤다.

       

        이수아는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수아 헌터님 ‘혼자’ 서도 잘하신다고…?”

       

        점점 더 눈동자가 흔들리는 중이었다.

        계속해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 그럼… 제가 혼자 잡을까요?”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저 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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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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