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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

     세이레네 백작령에서 돌아온 뒤, 어느덧 한 달.

     오늘 새벽에 도착한 제국신문은 그야말로 특보로서, 역사적 사건을 담고 있었다.

     [평화의 문 열리나? 세이레네-카사블랑카 개항!]

     한 달 만에, 공식적으로 두 나라가 서로의 항구를 개방하여 교류하는 것으로 화친을 맺었다.

     [합스베르크 황태자 “양국의 평화를 기원하며, 하이레딘 기념비를 세울 예정.”]

     [카사블랑카 시장 “왕국 국민 대환영. 가격 담합에 엄정 철퇴.”]

     왕국의 세이레네 백작령.

     제국의 카사블랑카 시.

     두 도시가 서로 개방되어, 양국은 강의 하류를 건너 상업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할 것이며, 두 나라의 화폐 사용이나 이런저런 문제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지.

     “개인적으로 아쉽군.”

     “뭐가 또 아쉽습니까?”

     “지브롤터가 개방 효과를 그대로 누렸어야 하는데. 로버트 경은 어떻게 생각하나?”

     “어, 음, 개항이라고 해봐야, 과연 많이 다닐까요?”

     나는 봉을 휘둘러, 끝에 제국일보를 휘감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야, 지금까지 적국이었잖습니까. 황태자와 왕비 전하가 협약을 맺었다고 한들, 지금까지 다퉈왔던 게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국가 간 앙금은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하이레딘 장군의 죽음으로 분위기가 조금은 누그러졌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두 항구가 열린 건 진짜 기적이기는 하지만, 이것도 얼마나 갈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지금부터 평화롭게 지내겠습니다!’라고 외치기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으니.

     “그렇지. 그래도-”

     “도련님. 그거, 동작 틀렸습니다.”

     로버트가 봉을 들고 가볍게 휘두른다.

     그의 봉 끝에 휘감긴 제국신문이 크게 펄럭거리고, 내 봉 끝의 제국신문은 바람에 나부끼듯 바닥에 떨어진다.

     “…쳇.”

     “도련님, 진짜 재능 없으시네요?”

     “재능이 없는 게 아니라, 왕국 군장대 예법이 쓸데없이 복잡할 뿐이야.”

     500년 동안 뭐 하러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놨는지.

     “됐어.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어라? 포기하시는 겁니까?”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다른 바쁜 일이 있어서 그래.”

     나는 바닥에 떨어진 제국신문을 봉 끝으로 튕겨, 사진이 크게 걸린 한쪽 면을 붙잡아 가리켰다.

     “슬슬 제국에서 지브롤터 협곡에 꿀을 바르려고 하잖아.”

     “어디 보자…. [평화의 문, 협곡이 열리지 않으면 의미는 없다.] 이건 그냥 개인 의견 아닙니까?”

     “정치 논객의 칼럼이지. 제국 정부에게 뒷돈을 받은 어용 나팔수가 지식인인 척 떠드는 거고.”

     제국신문의 후면, 여러 칼럼니스트라는 자들이 떠드는 이야기들은 전부 여론 호도의 목적이 있다.

     “우리가 주목할 건 여기, 제국민들은 세이레네 항구가 열려도 진짜로 평화협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야.”

     “뭐…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죠.”

     “그러면 로버트 경. 진정한 평화의 문은 어딜까?”

     “그야 당연히-”

     끼이익.

     문이 열리며-

     “지브롤터 협곡이요ㅡㅡ!”

     “…….”

     “아, 정정! 지브롤터 협곡에 있는 3관문이요!”

     손을 번쩍 들며 나타난 메이드-아스타시아가 로버트의 정답 기회를 빼앗았다.

     “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도련님.”

     “정말로?”

     “예. 정답 맞췄죠? 흐흐흐.”

     로버트는 아스타시아를 향해 엄지를 척 들고, 아스타시아는 그런 로버트를 향해 양손에 엄지를 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 도련님. 저는 엘리 양에게 도련님의 호위를 맡기고 잠시 외출을 나가보겠습니다.”

     “무슨 소리세요, 제가 도련님의 호위라뇨?”

     아스타시아가 두 손을 허리에 올리며 볼을 부풀렸다.

     “저는 도련님을 옆에서 보좌할 뿐인걸요! 그렇게 말하면, 제가 무슨 로버트 경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줄 알겠네요! 흥!”

     “아차. 그랬죠. 그러면 다른 호위를 불러드릴까요?”

     “음, 도련님이 저를 지켜주시겠지만, 제가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이야, 굉장합니다. 엘리 양.”

     “아스타시아인 거 알면서!”

     “엘리 양! 그러면 도련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로버트 경이 아스타시아를 향해 계속 엄지를 치켜들더니, 곧 내게 고개를 돌리며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도련님! 그러면 저는 심부름 갑니다!”

     “애초에 누가 심부름을-”

     “오는 길에 엘리 양과 함께 먹을 케이크 사 오겠습니다!”

     “…….”

     나는 밖으로 향하는 로버트에게 금화가 든 주머니를 던졌고, 로버트는 단번에 그걸 낚아채며 방을 떠났다.

     “하.”

     “봉술 연습을 하고 계셨어요?”

     “아뇨. 왕국 군장대 예식 연습을.”

     “나리아가 보여준 그거 말이군요!”

     아스타시아는 방문을 꼭 닫으며, 보육원 밖이 보이는 창문을 가리켰다.

     “지금 저기 보이는 것처럼!”

     “…….”

     보육원 밖, 공터.

     메이드복을 입은 나리아가 멘테 경을 상대로 대련을 하고 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나리아가 든 것은 목검이 아닌 머스킷.

     “나리아도 정말 굉장해요. 제국의 총검술을 저렇게 빨리 익히다니.”

     “제국총검술은 쉽잖습니까.”

     “그렇게 쉬운 건 아녜요!”

     딱히 도발한 것도 아닌데, 아스타시아가 펄쩍 뛰며 화를 냈다.

     “저거 다루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보육원 고아들에게 제식 총검술을 익히게 하면 한 달 내로 숙달할 겁니다.”

     “아니거든요! 최소한 반년은 해야 할 거거든요?!”

     “반년, 혹시 전하께서 총검술을 익힌 시간이 아니신지?”

     “윽…!”

     아스타시아가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 그러는 도련님이야말로 총을 잘 다루지 못하시잖아요!”

     “…그럴 리가요. 제가 총을 얼마나 잘 다루는데요.”

     이 총도 그렇고.

     저 총도 그렇고.

     “깜짝 놀라실 겁니다. 제가 머스킷 다루는 걸 보면.”

     “왕국 군장대 예식도 계속 실패하면서.”

     “그건 왕국의 예법이 쓰레기같이 복잡해서 그런 겁니다. 제국같이 단순하다면, 얼마든지 익힐 수 있습니다.”

     “흐응, 정말요…?”

     아스타시아가 눈을 빛내더니, 내가 책상 위에 잠시 놓아둔 예비 봉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러면, 한 번 해보세요! 제가 딱 한 번만 보여드릴 테니까!”

     아스타시아는 봉 끝에 제국신문을 크게 휘감은 뒤, 그대로 방 가운데에 섰다.

     “후우ㅡ.”

     심호흡을 크게 한 번.

     부ㅡ웅!

     그러더니 그대로, 아스타시아는 굳은 표정으로 봉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봉을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옮기고, 앞으로 걷는 것처럼 발을 움직인다.

     쿵!

     “어때요!”

     제법 짧은 순간이었지만, 아스타시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

     “한 번에 보고 따라 할 수 있겠나요? 어렵죠? 못하겠죠?”

     “그런 게 아니라.”

     한 번 보고 따라 하는 거?

     나리아처럼 완전 기억 능력이 있지 않은 한, 반년 동안 익힌 제식을 한 번에 정확하게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반년이 아니다.

     아스타시아가 몇 살부터 머스킷 제식을 연습했는지는 몰라도, 나는 7년 동안 연습하고 몸에 익혔다.

     ‘매국노 그레이가 7년 동안 누구한테 배웠는데.’

     당장 눈앞에 있는 이 소녀가, 미래의 황녀가 나의 스승이었으니까.

     “역시 어렵겠죠? 흐흥, 안타깝네요. 한 번에 성공하면 도련님 볼에 키스라도 해드릴까 생각했었는데!”

     “따라 나오세요.”

     “예?”

     “당장.”

     나는 아스타시아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응? 도련님. 여기는 무슨 일로?”

     “나리아. 머스킷을 잠시 빌려주시겠습니까?”

     “…….”

     멘테 경과 대련 중이던 나리아는 내가 손을 뻗자, 머스킷을 자기 품에 안으며 뒤로 한 발 물러났다.

     “안 빼앗습니다. 5분만 빌리죠.”

     “…5분?”

     “예. 5분. 그 뒤에 바로 돌려드리겠습니다.”

     나리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생일선물을 빼앗기기 싫은 아이처럼 내게 마지못한 태도로 머스킷을 건넸다.

     “도련님. 갑자기 무슨 일이야? 도련님도 총검술을 연습해보려고?”

     “제국식 예법이 얼마나 쉬운 건지 보여주려고요.”

     “아, 안 쉽다니까요!”

     “…아하.”

     멘테 경은 벌컥 성을 내는 아스타시아를 보며 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그런데 도련님. 제국식 예법은 내가 따로 책을 보내준 적이 있었어?”

     “아스타시아가 한 번 보여줬습니다. 방금.”

     “멘테 경! 도련님이 막 제국의 제식을 무시하고 그래요! 왕국 예법이 어려운 거라고, 자기는 한 번에 딱 보고 제국식 예법을 따라 할 수 있다고!”

     “흐음….”

     멘테 경이 머리를 긁적이더니,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게 실제 깃발 크기는 아니지만, 거의 비슷한 크기입니다만.”

     “그건 뭡니까?”

     “왕국의 문장이 새겨진 손수건?”

     “…….”

     노스트럼의 문장이 새겨진 제법 넓은 손수건.

     “이걸로 제국총검술을 해버리면 국기를 향한 모독 아닙니까, 경?”

     “도련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닐 텐데?”

     멘테 경은 손수건을 끝을 머스킷 총구 끝에 매듭이 걸리도록 묶었다.

     

     “이참에 도련님도 확실하게 아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뭘요.”

     “그레이 지브롤터 도련님께서는 의장 예식에 재능이 없습니다.”

     “그걸 그렇게 정색까지 하면서 말씀하셔야겠습니까?”

     “현실인 거지. 언제까지 왕국 예법이 더럽게 어렵다는 변명으로 넘어가려고?”

     “더럽게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만….”

     나리아가 손을 들며 말했다.

     “현 국왕도 그거 못합니다.”

     “…….”

     “저는 가능합니다. 교본에 적힌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그만이니.”

     나리아는 이미 완벽하게 선보인 적이 있다.

     “제국식은…뭐.”

     “나리아! 그 표정은 뭐죠?”

     “아뇨. 그냥. 뭐….”

     누가 봐도 명백히 비웃는 듯,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제국식 총검술과 예법, 그리고 제식도 훌륭하기는 합니다. 왕국식과 달리,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거죠! 왕국처럼 쓸데없이 복잡해서, 도련님이 지금도 제대로 못 하는 것처럼!”

     “아까 방에서는 저보고 한 소리 하더니.”

     가만히 있다가는 왕국과 제국 사이의 예법 전쟁이 시작될 것 같아, 나는 바로 아스타시아가 보여준 그대로 자세를 잡았다.

     “……어?”

     아스타시아가 잠시,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말씀드렸지만, 제가 봉술에 재능이 없는 게 아닙니다. 의장대 시험을 치면 들어가지도 못할 수준도 아니고요.”

     가볍게, 머스킷에 손목을 대고 크게 빙글 돌린다.

     “왕국이 500년 동안 쓸데없이 동작만 어렵게 만든 것도 사실.”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계속 돌리며, 반대편 손의 손등으로 머스킷 총신에 붙인다.

     “제국의 총검술 제식이 쉬운 것도 사실.”

     그리고 반대쪽 손목으로 머스킷을 받아내며 돌리고, 아스타시아가 했던 동작 그대로 따라 한다.

     ‘원래라면 틀렸지만.’

     행동은.

     아스타시아가 틀린 동작 그대로, 똑같이.

     펄럭.

     “어떻습니까?”

     “…….”

     제국의 머스킷 끝에, 왕국의 깃발이 크게 펄럭였다.

     “제가 이걸 못하는 게 아니라, 몇 번이고 말하는 거지만, 쓸데없이 왕국 예법이 어려운 겁니다.”

     “어, 음, 호, 혹시 미리 연습한 건 아니죠…?”

     “처음 봤습니다만.”

     아스타시아는 떫은 얼굴로 볼을 긁적이더니-

     “아, 잠시만요.”

     곧,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올랐나 보다.

     “생각해보니 급한 일이 생각나서!”

     “급한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호위가 함부로 자리를 비워서야 되겠습니까?”

     나는 바로 아스타시아의 양 손목을 붙잡았다.

     “익…!”

     “저보다 힘도 약하시면서.”

     “어, 어엇…. 그, 그런….”

     

     순간적으로 내 손에서 자기 손을 빼내려던 저항이 서서히 줄어든다.

     “그, 그게….”

     “뭐 하는 거야, 도련님.”

     “제가 한 번에 완벽하게 따라 하면 아스타시아가 볼에 뽀뽀라도 해준다고 하길래.”

     “…….아하하하!!”

     멘테 경이 배를 잡으며 폭소하기 시작했다.

     “어쩐지 세상 진지하게 하더라니!”

     “어쩐지라뇨.”

     “그렇게 뽀뽀를 받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우리 도련님?”

     “중요한 겁니다.”

     저기, 보육원 아이 중 몇몇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그들의 옆에 있는 화이트-그림자들이 은근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 황태자에게 보고해라.’

     그레이 지브롤터가 아스타시아와의 스킨십 한 번을 위해 제국 예법까지 정확하게 익힐 정도로, 아스타시아에게 푹 빠졌다고.

     “흐음. 볼에다 뽀뽀입니까.”

     나리아는 나와 아스타시아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그러고 보니 요즘 보육원 아이들이, 이런 장난을 치고는 하더군요.”

     두 손을 자기 가슴 즈음에 올리며, 세상 진지한 얼굴로-

     “키ㅡ스ㅡ해.”

     짝.

     해괴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지금, 뭐라고.

     “키ㅡ스ㅡ해. 키ㅡ스ㅡ해.”

     “뭐, 뭣,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욧!!”

     아스타시아가 펄쩍 뛰며 소리를 쳤다.

     “키, 키스라뇨! 그, 그게 무슨! 버, 벌써 그런 이야기를!”

     “못할 게 뭐 있습니까.”

     “나, 나리아…!”

     “도련님은 이미 저와 키스도 해봤는데.”

     “…….”

     갑자기, 내가 붙잡은 팔에 힘이 빡 들어갔다.

     “도련님?”

     “왕국의 기사가 레이디에게 하듯이 손등에 키스를 하는 걸 말하는 겁니다. 어른들이 하는 그런 키스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

     “진짜입니다, 아스타시아. 저는 아직 한 번도 키스해본 적이 없습니다.”

     충성 서약을 위해 손등에 입술을 맞춘 것뿐이다.

     “나리아. 누가 들으면 오해할 말은 좀 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제가 마치 나리아와 입술 박치기라도 한 줄 알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나리아는 뭘 당연한 걸 묻냐는 듯한 눈으로.

     “손등에 키스도 서슴지 않고 하면서, 입술 키스는 못 할 게 뭡니까?”

     “……예?”

     “고작 볼에 뽀뽀라니. 하.”

     나리아는 아스타시아를 향해, 피식 입꼬리를 들며 비웃었다.

     “저였으면 포상으로 입술에 키스를 해줬을 겁니다.”

     “으, 으으…! 저, 저는 처음이라고요!”

     “저도 처음입니다만.”

     “…….”

     “아하하하하하!!”

     멘테 경은 눈물까지 흘리며 폭소하고, 나리아는 계속 손뼉을 치며 다가왔다.

     “키ㅡ스ㅡ해. 키ㅡ스ㅡ해.”

     “…하.”

     “……에잇!”

     볼에, 따스하고 말랑한 감촉이 닿았다.

     “이, 이것도 키스예요! 됐죠?! 흥!”

     “…….”

     “호위는 멘테 경에게 부탁드릴게요! 저는 다과회 준비를 하러 가야 해서! 흥!”

     얼굴이 잔뜩 붉어진 아스타시아는 그대로 보육원 안으로 사라졌다.

     “…….”

     다행스럽게도.

     “음.”

     저기 그림자들이 멀리서 봐도 한눈에 보일 정도겠지만.

     “나리아.”

     “예.”

     “제 얼굴, 지금 어떻습니까?”

     “귀까지 아주 시뻘겋게 달아올라서, 이제는 회색 머리칼이 아버님처럼 붉게 물들 것 같은 지경입니다.”

     “…….”

     바야흐로, 완벽했다.

     “그나저나.”

     나리아는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저였다면, 아마 그대로 입술에 박았을 텐데.”

     “…….”

     “아스타시아는 의외로, 담이 작군요. 정작….”

     어딘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입꼬리를 삐죽였다.

     “겉으로는 커지고 있으면서.”

     어딘가.

     “쳇.”

     진심으로, 짜증스러운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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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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