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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

       “선배, 형귀산에는 녹림칠십이채가 있는 거 알고 있었나요?”

         

       “어? 들어는 봤지.”

         

       “그럼 산적들이랑 마주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음.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너한테 기대야지 뭐. 어차피 산적들은 고수 안 건드려.”

         

       산적이 왜 산적인가.

         

       수틀리면 칼부터 뽑고 사는 사파들도 도시에서 떵떵거리며 사는게 이 무림천하의 세계관이다. 상인들 지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먹는 사파들도 엄연히 대로를 활보하는 곳에서 대체 산에 숨어 살아야 하는 이 산적이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산적은 기본적으로 아주 겁이 많다.

         

       겁이 많은데 산적질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사파건 정파건 자신의 영역을 세우면 반드시 충돌이 일어난다. 영역다툼이라는 녀석에게 끊임없이 노출된다고 할 수 있지.

         

       그러나 산은 어떤가?

         

       산적들이 뭐 자연주의자들이라 산에서 사는 것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산에 살면 당연히 의식주 모든 부분에서 불편함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술도 음식도 멀리서 사와야 하지 밤에는 춥고 낮에는 덥지 산이라 벌레 엄청 많지.

         

       산이라는 주거 환경은 마을이나 도시에 비해서 열악할 수밖에 없으며 그 열악함을 감수하고 산에서 산적질을 하는 이유는 바로 안전하기 때문이다.

         

       산에 손님이 왔는데 보니까 기도와 안광이 범상치 않은 고수다. 그럼 그냥 산적들은 멀찌감치에서 관찰하다가 그냥 보내버리면 된다.

         

       만만치 않은 상대가 나타난다? 그럼 적당히 무력시위로 통행세만 뜯어내면 된다.

         

       털어도 아무 뒷탈이 없을 것 같은 여행객이 나타나면? 완전히 다 털면 된다.

         

       선택권!

         

       그것이야말로 무인이 산적이라는 직업을 택하는 진정한 이유. 영역을 가지게 되면 물러날 수 없는 싸움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지만 산적은 그렇지 않다.

         

       가끔 산채들이 지나가던 초고수에게 횡액을 당했다고 전해지지만 그건 정파가 아닌 사마외도의 길을 걷는 자에게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사실 산적은 협객들의 협행에서도 빗겨나 있는 처지다.

         

       정말 대가와 명성을 바라지 않는 진성 협객이나 산적을 토벌하지 보통은 산적토벌을 하는 협객은 없다. 산에 들어가서 산적을 토벌했다? 그러나 그 협행을 증명해 줄 사람이 없다.

         

       우연히 사람을 구해도 산채를 토벌하러 올라갈 때 동행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산적의 횡포가 도를 넘어서 인근에 악명이 심하게 퍼지지 않는 이상 산적 토벌이라는 일은 손쉽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장영 한번 보여주면 도망치고는 얼씬도 안 할걸.”

         

       “뭐, 그렇긴 해요.”

         

       흑묘도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며 산적을 만나 본 경험이 충분한지 내 방침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 했다.

         

       그리고 그런 대화가 끝나마자자.

         

       부스럭. 부스럭.

         

       무장한 5인조와 마주쳤다.

         

       *** ***

         

       “후우.”

         

       여일예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초절정 고수의 눈으로도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산의 초입. 두 사람이 산적 무리와 조우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여일예는 입술을 꾹 깨물며 고민했다. 지금 나서게 되면 개왕채에 정보가 들어가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모른 척 하자니 여행객들의 봉변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무공을 익혔으니 저리 둘이서 다니는 것이겠지만…’

         

       산의 초입에서 나타는 산적들은 그야말로 조무래기다. 조무래기들이 깨지면 산의 말미에서 산채의 정예 전력들이 길을 막아서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독의를 의식한 개왕채의 산적들은 무공을 익히지 않은 조무래기들 대신에 제대로 된 전력을 내보내 놓은 상태.

         

       “칫..”

         

       여일예는 검병에 힘을 주었다.

         

       남자는 몰라도 저 여성은 입에 담지 못할 참혹한 꼴을 당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죽을 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오랜 기간 억압되어 있었던 산적들은 그대로 자신의 성욕을 풀기 위해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으니까.

         

       여일예는 갈등했다.

         

       온 산채의 신경이 지금 외부에 나간 산적들에게 쏠려 있는 상황. 지금 이 상황에서 저 여행객들을 구해내면 개왕채에 반드시 노출된다.

         

       정말 개왕채인 채주 막여부가 여가산장을 불태운 범인 중 하나라면 어떨까.

         

       여일예가 찾아왔다는 사실을 눈치챈다면 여가산장과 관련된 모든 물증을 파기하고 도주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 제 안전을 위해 산채마저 내던지고 본인의 몸만 숨기는 막여부라면 반드시 그럴 일이었다.

         

       그렇기에 여일예는 오랜 시간을 시간을 인내하며 막여부의 덜미를 낚아챌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일예는 눈을 감았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산장의 식솔들.

         

       그들의 넋을 달래야 한다.

         

       그러나…

         

       ‘과연, 지금 저들을 외면하고 복수한다고 한들…저승에 있는 산장의 식구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 것인가.’

         

       눈을 감은 여일예의 내면에 다른 풍경이 스치고 지나갔다. 점창파.

         

       대사형의 위치에 있는 혁기린. 여일예의 스승인 청허도사. 그리고 사형 사저와 사제 사매들의 얼굴들.

         

       ‘그래…알았다.’

         

       점창에서 나고 자란 세월이 여일예의 등을 떠밀었다.

         

       여일예는 긴 한숨을 내쉬며 내리막 경사를 박차고 달렸다. 결국 여일예는 행인을 구하는 쪽을 선택했다.

         

       ‘때가 맞을지 모르겠군…’

         

       산의 꼭대기에서 산의 초입까지 내려가는 일이다. 여일예는 유운신법을 극성으로 전개하며 다리를 박찼다. 험로를 무시하고 일직선으로, 내리막의 가속을 죽이지 않고 계속해서 내달릴 수 있다면 적어도 초입의 여자가 봉변을 당하기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파바박!

         

       여일예의 신형이 빠른 속도로 산의 초입을 향해 쏘아졌다.

         

       *** ***

         

       “어이, 형장들은 어디로 가는 길이요.”

         

       건들거리는 몸짓. 불량한 걸음. 제 멋대로 무기를 다루고 있는 모습들. 싯누런 이빨들과 산 속에서 오래 살아가는 사람들 특유의 꼬질꼬질함까지.

         

       전신으로 나 산적이요 하는 다섯이 나타났다.

         

       “오라버니, 뭔가 좀 이상한데요.”

         

       나 역시 흑묘의 속삭임에 동의했다.

         

       보통 산적들의 영업 방식은 산으로 들어오는 초입의 길목에는 정말 참혹한 실력의 조무래기들만 내보낸다. 산채 입장에서는 죽어도 전혀 아쉬울 것 없는 소비 전력들이다.

         

       이들을 내보내서 상대의 간을 본다. 뭐 아무리 조무래기라도 일반 양민들은 털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명분을 갖출 수 있다. 산적들이 조무래기라고 신나게 혼내 준다면? 우리 식구를 건드렸다는 명분을 획득한 산적들이 떼로 몰려와 산을 벗어나는 길목을 막고 기다린 뒤에 탈탈 털어버린다.

         

       그냥 터는 것보다는 뭐라도 명분을 갖추고 터는 것이 뒷탈이 적은 편이니까. 어차피 눈 가리고 아웅인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명분은 중요하다.

         

       아무튼 산의 초입에 있어야 할 산적들은 고작해야 조무래기여야 하는데…

         

       상대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

         

       다섯 명 모두 일류 혹은 일류에 근접한 실력. 이류나 일류가 뭐 대수인가 싶지만 상대가 산적임을 감안하면 정예라고 분류될 수 있을 전력이다.

         

       “본인은 금부산이라고 하는 여행객이오. 귀하들은 누구시오?”

         

       “아, 우리? 우리는 형귀산의 산적들에게 걸린 현상금을 노리는 낭인들이지!”

         

       “그래! 우리는 산적들을 토벌하러 온 협객들이다 이거야! 그런데…거기 뒤에 여자는 왜 수상하게 얼굴을 가리고 있는 거지? 혹시 산적들과 한패인가?”

         

       “수상하다! 당장 얼굴을 보여라!”

         

       나는 실소가 흘러나왔다.

         

       산적 놈들이 산적을 잡으러 온 낭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행패를 부리는 상황.

         

       그러나 이게 또 웃긴 것은 저놈들이 누가 봐도 산적처럼 생긴 점을 제외하면 별달리 이상할 것이 없다는 점이다.

         

       ‘낭인’이라면 이렇게 인적에 드문 곳에서 여행객들을 핍박하고 재물을 갈취하는 도적떼로 변해도 이상하지 않거든.

         

       스스로를 낭인으로 소개하는 사람들 중에서 실제 자신의 실력을 팔아서 먹고 사는 진짜 낭인은 1할이 채 되지 않는다. 9할 이상이 이런 식으로 낭인 사칭을 벌이는 범죄자들이다.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려고 무기를 차고 있는데 남에게 할 말은 궁하니 그냥 낭인이라고 하는거지.

         

       낭인이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본인이 낭인이라고 하면 낭인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인적이 드문 길에서도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큭큭큭, 온몸 구석구석 확인해봐야겠군.”

         

       “흐음. 오라버니. 이 자들은 정말로 낭인일까요.”

         

       “당연히 아니지.”

         

       “그럼 그냥 제압하죠. 아무래도 이 산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에요.”

         

       나 역시 끄덕이며 검을 뽑아들었다.

         

       내가 대수롭지 않게 검을 뽑아들자 흠칫한 것은 산적들이었다.

         

       산적들의 수준으로 흑묘의 실력을 읽어낼 수는 없으니 저들이 읽어낸 것은 내 실력. 높게 쳐야 일류 한 사람만 상대하면 되니 저들은 마주치자마자 곧바로 음담패설을 입에 담았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싸움을 결정했으니 저 산적들은 뭔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했겠지.

         

       “한 놈만 맡는다!”

         

       “알았어요.”

         

       이런 수준의 산적이라면 둘 정도는 거뜬하게 맡아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애초에 흑묘는 이런 어중이떠중이 다섯이 한번에 달려들어도 손쉽게 제압이 가능하다.

         

       그러니 신경써야 할 부분은 놓치는 녀석 없이 모두 제압하는 것.

         

       처음부터 신경 쓰였던 것이 있었는데 그건 오대 일이라는 압도적인 전력을 가지고도 우리를 포위하기는커녕 한 사람은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도록 거리를 벌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놈!”

         

       한 사람은 도망치기로 합의가 되어 있었던 것일까? 내가 쫓으려는 산적은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기 시작했고 나머지 산적들 중 한명이 도망치는 산적을 쫓으려는 나의 앞을 막았다.

         

       퍼억!

         

       “으악!”

         

       하지만 흑묘 역시 곧바로 움직인 상태. 내가 도망치는 산적을 쫓을 수 있도록 나에게 접근하는 산적을 쳐낸 것이다.

         

       단 일수에 산적을 날려버린 흑묘의 위용에 나머지 세 사람이 흠칫하는 사이에 나는 도망치는 산적의 뒤를 쫓아 달렸다.

         

       파바박!

         

       저 산적들이 낭인일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가능성조차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움직임. 산길을 정확하게 알고있지 않다면 저리 거침없이 내달릴 수가 없는 일이었다.

         

       상대와의 거리가 살짝 벌어졌다. 도망치는 산적이 일류 초입이라고 해도 내 근력 수치와 보법은 일류도 따라 잡을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산길을 꿰고 있는 산적을 이기기는 힘들었다.

         

       산적도 그걸 알았는지 달리며 나를 뒤돌아 보고는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산적이 본 것은 내가 품 안에 손을 집어넣고 있는 모습.

         

       애초에 달리기로 산적을 잡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그저 비도를 던지기에 적합한 지형이 나오기를 기다렸을 뿐.

         

       당가에서 몇 자루 챙겨온 양질의 비도. 보상이라기보다는 당가맹호암룡투법의 연구 과정 중에서 나 역시 암기를 몇 번 던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어쩌다보니 몇 개 받았다.

         

       쉬익!

         

       그 비도가 산적을 향해 날아갔다. 산적은 눈을 부릅뜨고 비도의 궤적을 파악한 뒤에 몸을 굴렸지만.

         

       “아악!”

         

       애초에 내가 암기를 뿌릴 때부터 이환비도의 묘리를 적용해 두 개의 암기를 던졌다는 사실까지는 간파할 수 없었다.

         

       무려 당가의 풍영대주, 당도경, 그리고 가주와 함께 암기무공을 만들며 암기술에 대해서 논했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 이틀을 있었으니 내 암기술 역시 일취월장할 수밖에.

         

       보통은 삼환비도를 펼쳐야 암기술에 환의 묘리를 적용했다고 인정해 주는데 거기까지는 무리더라도 흉내내는 것 정도는 가능해졌다.

         

       산적은 자신의 상체로 날아오는 비도를 목격하고 몸을 낮추려는 의도로 굴렀겠지만 두 번째 비도는 처음부터 하체를 노리고 있었다.

         

       다리를 공략해야 따라잡는 상황인데 굳이 상체로 비도를 던졌다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어야지.

         

       허벅지에 정확하게 명중했으니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을 터.

         

       “이놈! 이노옴!”

         

       산적이 도를 뽑아들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나를 위협해 보았지만 그 발악도 내 손에 들린 비도를 보고는 멈추었다. 방금 전에 내 실력을 보았으니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비도가 날아들면 본인만 다친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무기 버려.”

         

       “이, 이놈! 나는 녹림칠십이채 중 하나인 개왕채 소속 산적이다! 우리 채주이신 거력부 막여부님은 초절정이다! 나, 날 건드린다면 개왕채의 형제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응 그래. 마주치자마자 산적인 거 알았어. 알았으니까 빨리 무기 버리라고 비도 던지기 전에.”

         

       “크, 크윽..!”

         

       산적이 무기를 버리는 것을 확인한 뒤에 목에 검을 겨누고는 산적을 엎드리게 했다. 모양 빠지는 일이었지만 점혈은 일류부터 가능한 기술이란 말이지. 나는 매고 있는 봇짐에서 포승줄을 꺼내 녀석의 팔을 묶었다.

         

       “제길…! 고작해야 이류 녀석 따위에게..!”

         

       빡!

         

       산적도 이류라고 무시하길래 열받아서 뒤통수를 한 대 때렸다. 무공 익힌 놈들은 이게 문제야. 자기보다 경지가 아래라고 하면 사람 취급을 안 한다니까? 실제 무공 경지는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일반론적으로는 경지가 높으면 강한 것이 맞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냥 억지로 우기는 게 아니라 실제 이 경지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요소들은 꽤 많은 편.

         

       나는 팔을 움직이면 곧바로 목이 조여지도록 밧줄을 조정한 뒤에 밧줄을 당겼다.

         

       “일어나서 걸어라.”

         

       “이놈! 곧 채주께서 내려오실 것이다! 지금이라도 풀…억!”

         

       녀석이 너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길래 그대로 걷어차 주었다. 한 3장을 데굴데굴 굴러간 녀석은 신음성을 흘리며 조용해졌다. 저렇게 악을 쓰다가 진짜로 산채에서 산적이 내려오면 곤란하니까.

         

       그 때.

         

       솨아아아아아!

         

       내 기감에 정말로 거대한 기의 흐름이 잡혔다. 그야말로 태풍과 같은 거대한 기의 소용돌이.

         

       “이런 미친..”

         

       그 존재감만으로도 가슴이 짓눌리는 것 같은 압도적인 기파. 현재 느껴지는 기파의 십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만 사용해도 나 같은 것은 일수에 제압할 수 있는 거대함이었다.

         

       문제는 그 거대한 기운이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산적 녀석은 내가 갑자기 굳은 얼굴을 하면서 위를 바라보자 뭔가 싶은 얼굴을 하더니 녀석도 이 커다란 기파를 느끼기 시작했는지 갑자기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당가의 기공은 이렇게 요란하지 않으니 독의일 가능성은 없고 지금 산에서 내려오는 이 기파의 주인공은 산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니 저 자식이 기뻐하지.

         

       나는 입술을 깨물며 회수한 비도를 손바닥 아래에 감추었다. 흑묘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상황. 아니 흑묘가 오더라도 거의 패배할 확률이 7할 이상 될 것 같은 기파다.

         

       단 한 수라도 버틸 수 있을까.

         

       “하하하하! 채주님이 직접 오시는 모양이군! 네놈! 고작해야 이류 무사 주제에 나에게 이런 모욕감을 줘? 내 네놈의 허벅지를 포를 떠 개 먹이로 줄 것이다! 적어도 백 번은 포를 떠야 이 분이 풀릴 것 같군!”

         

       산적이 마음대로 지껄였지만 저런 산적의 말에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기파가 다가오는 속도가 그야말로 말도 안 됐으니까. 아무리 산을 타고 내려오는 가속도가 붙는다고 쳐도 그 가속도를 다 살리면서 내려오려면 보통 신법으로는 어림도 없다.

         

       경지뿐만이 아니라 고절한 무공까지 갖춘 진짜 고수가 내려온다.

         

       “곱게 죽을 생각은 하지도 마라! 우리 산채에서는 사람 가지고 노는 것은 도가 튼 녀석들이 한가득이거든! 허벅지의 포를 뜨고도 아주, 아주 오래 살아서 처참한 비명을 지르게 될 것이야! 와하하하하하!!”

         

       녀석의 소리에 반응한 것인지 거대한 기감이 정확히 이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퍼엉!

         

       폭음과 함께 치솟는 신형. 도약을 통해 소리의 진원지를 눈으로 확인하려는 모양이었다.

         

       “채주! 이쪽입니다! 저 막이가 이쪽에 있습니다! 와하하하하하! 봐라 우리 개왕채 채주님의 위풍당당한 풍채…를…”

         

       녀석의 말이 급격히 흐려졌다.

         

       그야 허공에 떠오른 신형은 여자의 모습이었으니까. 나는 눈을 부릅뜨고 그 형체를 파악했다. 워낙 고속으로 이동하는 탓에 펄럭이느냐 이미 제 기능을 못하는 면사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여일예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업로드가 조금 늦엇군요.

    대신 양은 좀 낭낭하게 챙겨왔습니다. 굽실굽실

    *[파페포포]님께서 [2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항상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도록 저도 항상 열심히 쓰겠습니다.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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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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