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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0

       

        

        

        

        

        

        

        

       “당소 샤크 1-1, 서점 내부에서 격렬한 적의 저항을 마주했다! 우측에서 사격할테니 확인해요, 로건!”

        

       “재장전한다! 저 새끼들 밀고 들어오려 한다! 시커 마인 던져! 던지라고, 씨발!”

        

       “펄스 전개! 드릴 박는다! 터렛 던져! 여기서 계속 싸우면 다 죽을 거다! 1층부터 3층 발코니까지 죄수 새끼들이 싸그리 깔렸잖아!”

        

       -당소 이글 1-1, 20명 가량으로 이뤄진 라이커 분대 두 개가 측면 입구 쪽에서 나와 그쪽이 있는 정문 방향을 향해 이동 중이다. 터렛 및 드론으로 엄호하겠다.

        

       “썅, 다른 놈들 싸그리 죽었으니 이젠 좀 깡다구 있게 덤벼든다 이거지…!”

        

        

        

        뉴욕 시의 북부를 담당하는 브롱스, 그리고 그런 브롱스와 접하고 있는 어퍼 맨해튼.

        

        넓이만 하더라도 200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에 가득히 들어찬 수많은 빌딩, 그리고 그 사이에서 종종 터져나오는 총소리들. 갱단끼리 사이가 좋을 리 없기에 발생하는 무수한 마찰 중 하나.

        

        그러나 그 사이, 어퍼 맨해튼의 시티 칼리지 오브 뉴욕에서 터져나오는 소음은 반경 수 킬로미터 이상을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거대했고, 예상보다도 더더욱 오랜 시간 이어졌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이카루스 오퍼레이터가 처음으로 시행하는 대도시에서의 시가전. 그러나 엄청난 기술력이 이를 도와줄지언정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었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시가전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로 진보한 것이 없었다.

        

        쓰는 장비만 바뀌었을 뿐, 총을 가지고 있는 세력 간의 충돌은 욕설과 고함, 총소리와 폭발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태스크포스 대거가 첫 번째 기습을 통해 500명 중 200명을 으깨버린 이후 발생한 일들이었다.

        

        

        

       “이런 개좆같은…돌아가면 라이커 새끼들이 빠져나갈 구멍 몇 개는 놔둬야만 한다는 것부터 적어놔야겠군요…!”

        

       “빌어먹을! 펄스 돌려, 펄스! 뒤쪽에 적 오고 있다면서!”

        

       “적 수류-이런 젠장, 끝내주는구만! 어떤 새끼가 팔 쐈어! 존나 잘했다!”

        

       “로건, 계단으로! 망치와 모루, 뭔지 알죠!”

        

       “그래, 씨발. 한 번 해보자고…!”

        

        

        

        투웅, 콰아앙!

        

        누군가가 들고 던지려던 수류탄, 그리고 그 시점을 정확하게 캐치한 오퍼레이터 한 명의 정확한 팔꿈치 사격. 그와 동시에 핀 뽑힌 폭발물이 1층 바닥을 굴렀고, 주변의 두세 명을 황천으로 끌고 갔다.

        

        1층에서부터 시작된 크립스 갱단의 격렬한 저항. 개미 한 마리조차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하게 차단된 봉쇄망과 다른 단원들이 몰살되었단 소식은 잔존 병력들에게 절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갱단이 손 놓고 얌전히 죽음을 기다릴 정도로 얌전하단 소리는 아니었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결과, 갱단들은 어디서 주워왔는지조차 감도 안 잡히는 군용 폭발물과 투척무기 등까지 꺼냈고, 전력을 다해 저항하기 시작했다.

        

        물론 시도는 시도일 뿐이었지만.

        

        

        

       “당소 샤크 1-1, 샤크 1-2와 함께 2층으로 우회타격합니다! 발코니 지나갈 때 쏘지 마세요!”

        

       “인터페이스 상에 IFF 등록되어있으니 마음 놓고 올라가! 빨리 저 얌체같은 새끼들 좀 어떻게 해봐, 빌어처먹을!”

        

       “돌입, 돌입! 시커 마인 던진다!”

        

        

        

        기이이이잉!

        

        끔찍한 소리를 내며 추적 지뢰가 복도를 한 발자국 앞서가는 순간, 손목시계를 중심으로 펄스가 터져나와 2층 복도 전체를 훑었다. 마치 쿠키에 박힌 초코칩처럼 라이커가 복도 구석구석에 박혀있었다.

        

        선두에 선 로렌티나가 MP7A2를 겨누고는 대학교 건물 내부의 강의실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청소하기 시작했다. 4.6mm 탄환이 소음기를 통과하며 기이한 쇳소리를 연신 터뜨렸다.

        

        세간에 알려진 CQB처럼 절도있고 날카로운 단발 사격은 더 이상 없었다. 그저 격렬한 교전만이 이어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템포였다. 적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들이쳐 몸통에 바람구멍을 내주는 것이었다.

        

        방탄복이 있든 없든 상관은 없었다. 두 명의 변이자는 눈 깜빡할 사이에 다섯 명의 머리에 구멍을 뚫어버릴 수 있을 정도의 압도적인 반응속도와 반사신경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리하여 두 명이 파도처럼 2층을 휩쓸어버리는 동안, 바깥에서도 교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후, 저 망할 놈들은 우리도 밖에서 고생하고 있는 걸 아나 몰라.”

        

       “…저 안은 괜찮을까요?”

        

       “1층 진입한 놈들만큼 교전에 이골이 난 놈들은 없을 걸. 거기에 우리처럼 변이자가 두 명이나 있으니 신경쓸 필요 없어. 우리는 보이는 놈들이나 싸그리 잡으면…돼!”

        

        

        

        투두두두두!

        

        잠입과는 별개의 실질적인 교전에 대응하기 위해 소음기 대신 소염기 혹은 별도의 보정기를 장착하고 있었던 이글 팀. 이들이 들고 있던 총에서부터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은 굉음이 연신 터져나온다.

        

        의과대학부 건물을 강습한 샤크 팀과는 다르게 완전히 외부에서부터 이어지는 교전. 그 덕분에 올리비아와 유진, 그리고 이글 팀은 하늘에 떠있는 드론으로부터 적의 실시간 위치 데이터를 받고 있었다.

        

        잠시 교전이 멈추고, 탈옥수가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려고 드는 순간, 벽 너머로 조준을 끝마친 올리비아가 슬쩍 총구만을 내밀고 방아쇠를 당긴다.

        

        변변찮은 방탄복조차 없는 탈옥수들이 맞이할 결과란 대개 죽음 뿐이었다.

        

        

        방탄복이 있었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확률이 높았지만.

        

        

        

       -크헉…!

        

       -씨발, 씨발, 배에서 피가 안 멈춰, 끄윽….

        

       -어디서 쏘는 거야, 망하아알…!

        

        

        

        한 명, 두 명, 세 명.

        

        대부분은 머리가 날아가며, 소수 운 좋은 이들은 어깨나 가슴, 배에 명중하고, 그 중에서도 더더욱 운이 좋은 탈옥수들은 죽기 직전 한두 마디 정도를 뱉고 절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의 수는 여전히 손가락으로 셀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사실에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없었다.

        

        적어도 오퍼레이터들은 그걸 위해 제련된 존재들이었기에.

        

        

        전투가 연이어 이어짐에 따라 마치 불타듯 사라지는 체내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카멜백에 가득히 담겨있는 스포츠음료 등을 마구잡이로 들이킨다.

        

        고형물을 씹을 시간은 없었다. 그러나 교전이라는 이름의 가혹한 신체적 행위를 견뎌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열량 보충이 필요했다.

        

        이런 행위에 이골이 난 로건과 로렌티나는 전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음료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걸쭉한 액체를 힘겹게 빨아들였다. 곱게 갈린 고열량 초콜릿 바와 우유가 섞인 일종의 쉐이크였다.

        

        2층을 완전히 정리한 두 명의 변이자가 가장 먼저 한 것도 별도의 열량보충이었다.

        

        

         

       “후, 빌어먹을,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로군요.”

        

       “가자. 밖에서 별 일 없는 걸 보니 뒤통수 때리려고 시도하던 놈들은 싸그리 골로 가버린 것 같은데.”

        

       “…샤크 1-1이 이글 1-1에게. 1분 후 의과대학 중심을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 외부 특이사항 있는지?”

        

       “총소리를 듣고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는 별도의 정찰대가 드론에 감지되었어. 교전이 너무 길어지면…그닥 재미없을 것 같은데.”

        

       “흐음.”

        

        

        

        3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고작해야 2초 안에 오르며, 로렌티나는 퇴각해야만 하는 타이밍을 나름대로 가늠해보기 시작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지금 진행 중인 작전은 일종의…선제타격. 아군으로 전향한 라이커인 조디악이 제공한 정보에 의해 브롱스와 어퍼 맨해튼에 있는 적들의 정체가 어느 정도 밝혀졌고, 대거 팀은 그 선봉을 꺾기 위해 이곳에 도착한 것이었다.

        

        현재까지의 성과도 충분하다 못해 넘칠 지경이었다. 퇴각해도 사실 상관은 없었다. 그 이상을 생각하며 작전을 무리하게 이어나갔다간 어떤 결과가 기다릴지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총알 잔량도 슬슬 빠듯해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빠르게 판단을 내려야만 했다.

        

        

        

       ‘…이 시설에 남아있는 적은 대략 160명 가량.’

        

        

        

        생각해야만 하는 것은 ‘이 즈음 교전을 마무리하고 복귀하면 어떤 결과가 도출되는가?’였다.

        

        그리고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들 결과는 같았다. 남아있는 적 탈옥수들이 좋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브루클린에서 넘어온 라이커 무리에 흡수되는 것이 최선일 확률이 높았다.

        

        이 즈음에서 판을 접는 것도 꽤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되겠지만….

        

        

        

       “올리, 일단은…퇴출용 헬리콥터 준비를. LZ 지정은 당신에게 맡기죠.”

        

       “…슬슬 판 접으려고?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긴 하지.”

        

       “바로 퇴출할 건 아니고, 일단 3층을 클리어한 후에 다시 생각해봐야겠군요.”

        

        

        

        탈출을 논하는 것과는 별개로, 로건과 로렌티나는 이미 3층에 돌입한 시점.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떨지는 구태여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마치 초자연적인 존재가 삶이라는 무형의 무언가를 절단하기라도 한 것마냥, 변이자의 앞에 선 모든 적군들이 실이 끊긴 것처럼 그 자리에 엎어진다.

         

        고작 몇 시간 만에 수백의 킬카운트를 쌓아올렸지만 두 변이자는 결코 그 부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한 자루의 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이었다.

        

        

        

       “….”

        

        

        11명도 안 되는 오퍼레이터가 300명 가량을 사살한 것은 분명히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브롱스와 어퍼 맨해튼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는 대략 5만 명이 넘었고, 그 중 1/5 이상이 갱단 혹은 갱단과 연관된 사람들이었다.

        

        만 명 가량의 갱단을 물리적으로 절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 대비 효과가 좋지 못했고, 실제로 시행한다 한들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계속해서 사방팔방을 찌르며 갱단 사이에 공포심을 심어주는 것은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었다.

        

        바로 그렇기에 첫 번째 타격은 공포심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적을 철저히 뭉개놓는 한편, 최대한 신출귀몰하게 보일 수 있도록 빠르게 빠져나가는 것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를 살려둘지 말지는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예상 효과 중 들어맞는 게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전은 희망사항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녀는 그리 생각하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어느덧 3층은 실로 조용해졌고, 모루 역할을 훌륭하게 해놓은 오웬스와 EX 스쿼드론 팀원들도 한숨을 토해내며 재정비를 시행하고 있었다.

        

        남은 탈옥수의 수는 130명 가량. 시설 전체를 빼곡히 채운 핏물과 화약 연기, 탄피. 숨을 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매캐해진 공기 속에서 두 변이자가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로건이 입을 열어 물었다.

        

        

        

       “…그래서. 여기서 멈출 셈?”

        

       “멈추든, 잠시 숨만 고르든. 어느 쪽이든 큰 문제는 없어요. 단지 주변에 정찰대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을 뿐.”

        

       “아예 빠져나갈 수 없는 건 아닐테고. 나는 그쪽 판단에 맡기지. 하지만….”

        

       “…하지만?”

        

        

        

        그에 로건은 입을 열어 덧붙였다.

        

        

        

       “칼(Dagger)이 휘두를 장소를 직접 고르지는 않잖아?”

        

       “…하. 맞는 말이로군요. 다른 이들도 동의하는지?”

        

       “당소 샤크 1-3부터 1-5까지, 동의한다.”

        

        

        

        태스크포스 대거, 이카루스의 첫 번째 칼날.

        

        로건의 암시를 알아들은 로렌티나는 한 차례 웃었고, 섬뜩한 미소를 띠며 새로운 탄창을 삽입했다.

        

        그녀의 입이 열렸다.

        

        

        

       “샤크 1-1이 이글 팀에게 전달. 건물 내부로 들어오시길. 10분 이내로 이곳을 마무리하고 뜹니다.”

        

        

        

        로렌티나의 입술 사이로 날카로운 이빨이 선명하게 빛났다.

        

        시티 칼리지 오브 뉴욕이 무인지대가 되기까지 5분 남은 시점이었다.

        

        

        

        

        

        

        

        

        

        

        

        

        

        

        

        

        

       “…아직 안 자고 있었나?”

        

       “그,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도와드릴 일이라도?”

        

       “총기 정리는 혼자서 할 수 있으니 건드리지 마. 방탄복 벗는 것만 좀 도와줘.”

        

       “예에, 알겠습니다.”

        

        

        

        오전 3시, 센트럴 파크 HQ.

        

        완전히 어둠에 물든 공원 내의 헬리콥터 착륙장에 한 대의 기체가 내려앉고, 그곳에서 11명 가량의 인원이 느긋하게 빠져나와 지휘통제실 옆의 디브리핑 룸에 도착한 순간 박수가 터져나온다.

        

        고작해야 열한 명밖에 안 되는 오퍼레이터 분대 하나가 두 대의 적성국 핵잠수함을 탈취하고 500명 가량의 탈옥수를 세상에서 지워버렸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서포트 오피서들은 불과 몇 분 전까지 오퍼레이터들의 작전 진행을 바디캠으로 확인하고 있었고, 그것이 끝난 순간 대거 팀을 맞이하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자러 들어가야 했으나 기어코 뻔뻔하게 서포트 오피서 사이에 끼어있는 라플란드까지. 

        

        

        다른 서포트 오피서들이 제각기 본업으로 돌아가는 사이, 올리비아는 힐끔 눈을 흘기고는 딱히 할 게 없을 것이 분명한 그녀를 무안하게 만드는 대신 나름의 일을 맡겼다.

        

        라플란드는 최대한 능글능글함을 가장하며 클립과 버클로 오퍼레이터의 몸에 단단히 결속된 장구류를 풀기 시작했고, 세 시간 가량의 교전이 빚어낸 매캐한 악취를 맡았다.

        

        여리여리한 손가락이 오퍼레이터의 장구류와 옷 사이를 더듬었고, 버클을 눌러 방탄복 등을 벗김과 동시에 방탄복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후우.’

        

        

        

        늑대라는 특성 상, 인간보다 한참이나 진보된 후각은 방탄복에 밴 혈향과 매캐한 화약 연기 등을 평범한 인간보다도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방탄복을 벗겨내자마자 혈향과 화약내음 사이에 가려진 땀냄새가 풍겼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저절로 침을 삼키게 되었다.

        

        그것이 과연 동경에서 비롯된 것일까. 확실한 건 그렇지는 않을 것이었다. 적어도 라플란드는 그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본능에서 비롯된 행동을 계속 이어가기엔 그녀의 이성은 너무 공고했다.

        

        오퍼레이터들 역시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막내. 정신이 좀 들어?”

        

       “네…그냥 조금 멍할 뿐이에요. 하도 많은 일이 있어서 그런지 약간 어지럽네요. 막 불안하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괜찮아. 끔찍한 기억들은 샤워하면서 대부분 쓸려내려가기도 하고, 기어가 정신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했으니…너 정도면 다른 놈들보다 훨씬 나은 편이지.”

        

       “파병 나가서 처음으로 교전 겪은 친구들은 전부 토악질부터 했죠. 잘 적응하고 있어요.”

        

        

        

        막내라고 불리우는 이카루스 오퍼레이터 때문이었다.

        

        라플란드는 회색 눈만을 도로록 굴려 유진을 쳐다보았다. 오퍼레이터가 된 지 얼마 안 된 걸까. 그리 생각이 들었지만, 유진의 표정은…생각보다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억지로 힘겨움을 참고 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그녀는 이번 교전에서 정신적 상해를 그닥 많이 느끼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라플란드 자신처럼 신체가 여성으로 변함에 따라 걱정이 많아진 듯한 변이자 오퍼레이터들은 잘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오웬스는 이미 유진이 그닥 힘들어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라이커를 상대할 때 주저함이 없더군.”

        

       “…네.”

        

       “과거 네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진 않겠다.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라.”

        

       “네.”

        

        

        

        그 순간 유진을 제외한 세 변이자 오퍼레이터는 무언가 알아차렸다는 듯 막내와 오웬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시선의 대상이 된 두 명은 그닥 신경쓰지 않고 방탄복과 홀스터 등을 벗을 뿐이었다.

        

        대거 팀은 유진이 말해주지 않은 과거의 일들 중 최소 하나 이상이 라이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것을 입에 담지 않았다.

        

        모든 오퍼레이터는 각자만의 아픔이 있었기에.

        

        

        관련자를 제외하면 앞으로도 영영 공개될 일 없는 라이커와의 길고 긴 교전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지고, 그 최선두에 선 대거 팀의 첫 교전이 끝났다.

        

        맨해튼이라는 봉화에 불이 지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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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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