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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2

       

        

        

        

        

        

        

       “기상, 기상! 씨발, 초병 새끼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으, 으어…흐아아아악!”

        

       “크, 클리너다, 미친 소각자들이 온다-!”

        

        

        

        새벽 1시 49분, 수백 명에 달하는 클리너가 맨해튼 북부를 넘어 브롱스로 쏟아졌다.

        

        새벽 2시 01분, 막 잠에서 깨어난 갱단원들 대부분이 괴멸적인 피해와 함께 교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새벽 2시 15분이 되었을 때, 남부 브롱스 전체가 총소리로 뒤덮였다.

        

        

        클리너는 마치 불타는 해머처럼 갱단들을 강타했다. 이는 단순히 경계를 잘 선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부류의 공격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실전 경험과 더 좋은 장비는 경계병들을 말 그대로 지워버렸다.

        

        총기가 달린 드론은 허공에서 손쉽게 보초를 침묵시켰고, 눈 뜬 장님이 되어버린 갱단들은 아무런 대응조차 할 수 없이 그대로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러한 기습의 이점은 단 한 번 뿐. 시가전이라는 첫 번째 특성과 클리너보다도 월등히 많은 쪽수라는 두 번째 특성은 기습의 이점을 교전이 시작된 지 10분만에 큰 의미가 없게 만들었다.

        

        

        하지만 클리너는 바보가 아니었다.

        

        이들은 대거 팀의 성공적인 침투를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갱단의 이목을 집중시켜야만 했고, 바로 그 때문에 평소에는 동원할 일이 없는 시가전용 중장비까지 동원했다.

        

        

        

       ───콰아아아아!

        

        

        

       “이, 이런 미친, 개새끼들이 도대체 무슨 정신나간 짓을 벌이는 거야.”

        

       “소…소방차에서 불이 나온다. 소방차에서 물 대신 불이 나오고 있다고! 당장 도망쳐!”

        

       “미친 새끼들, 미친 새끼들…!”

        

        

        

        전면에는 루트 개척 및 차량 제거용 대형 웨지가 달리고.

        

        물탱크에는 물 대신 네이팜을 가득하게 채워넣었으며.

        

        심지어는 로켓 런처조차 일부 방어할 수 있을 정도로 두텁게 방탄판을 용접하고, 그것도 모자라 탠덤 탄두 – 이중 탄두 – 를 방어하기 위한 케이지까지 설치해둔 대형 소방차.

        

        그것이 귀가 찢어질 듯한 경적음과 붉은 사이렌을 울리며 갱단들이 애비뉴 곳곳에 만들어놓은 바리케이드를 들이받아 방어선을 처참하게 찢어놓고, 건물 창문에 네이팜을 퍼붓는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일반적인 건물들의 구조와 화재 취약점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전직 소방관들 및 공중위생국 공무원들은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저층 건물이 갱단들을 위한 거대한 화염의 관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하, 잘 타는구만!”

        

       “뒷문으로 오염체들이 나오고 있다. 건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통제하라.”

        

       “야간투시경이 필요가 없을 정도구만. 밤이라기보단 낮 같은데.”

        

         

       

        화마에 물든 브롱스는 그야말로 낮처럼 밝았다.

        

        하나도 아니고 수십 채 가량의 저층 아파트가 불타고 있었다. 더군다나 아파트는 대개 붙어있기 마련이었고, 제대로 관리조차 되지 않은 탓에 아주 사소한 불씨만으로도 불이 옮겨붙었다.

        

        대부분은 빈 건물들이었고, 비지 않은 건물에 들어차있는 사람들은 거의 전부가 딱히 무고하지는 않은 사람들이었다. 공권력이 사라진 바깥을 마음 편히 돌아다니는 이들은 대개 그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사이에 민간인이 섞여있다고 한들 클리너가 그 사실을 감안하지는 않을 예정이었다. 이들이 센트럴 파크에 합류하지 못하고 거리를 두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좌우지간, 클리너는 중장비와 중화기까지 동원하며 엄청난 공세를 퍼부었다. 

        

        갱단들은 남쪽에서부터 몰려오는 다수의 소각자들에 대처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고, 원래부터 딱히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하기는 뭐한 감시는 더더욱 약해졌다.

        

        바로 그 때문에, 갱단 및 라이커들은 후방이라고 할 수 있는 북쪽에 소리없이 내려앉는 사일런트 호크 한 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렇게 500명을 하루아침도 아니고 고작해야 한 시간 안에 뭉개버린 사신이 브롱스에 발을 내디뎠다.

        

        첫 번째 타격 지점은 클리너가 있는 곳으로부터 고작해야 1km 언저리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링컨 병원이었다.

        

        

        

       ───픽!

        

        

        

        힘빠지는 소리를 내며 옥상 위에 있던 적들이 하나둘씩 힘이 빠진 채 바닥에 주저앉는다.

        

        처참하게 깨져버린 머리. 저격 드론이 반동에 의해 뒤로 밀려날 때마다 코 위에 아무런 것도 존재하지 않는 신인류가 탄생했고, 링컨 병원을 거점으로 삼은 레드 게릴라 갱단은 그렇게 눈 먼 장님이 되었다.

        

        장님에게 전력을 다해 주먹을 내지르는 것은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지탄받을 일이었지만,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만 하는 덕목이었다.

        

        그리고 대거 팀은 주먹보다 훨씬 더한 것을 상대의 미간에 박아줄 수 있었다.

        

        

        그렇게 불과 30초도 지나지 않아, 극도로 훈련된 오퍼레이터 열 명과 한 명의 견습 부대원이 링컨 병원의 정문 홀을 들이받았다.

        

        

        

       “적과 접촉! 교전에 돌입한다!”

        

       “홀 장악해! 계속해서 몰아쳐! 병원 직원들 빼고 모든 갱단원들을 사살한다!”

        

       “씨발, 갑자기 무슨…아아악!”

        

        

        

        픽! 픽! 픽!

        

        소음기를 통과하며 한층 날카로워지고 작아진 총소리가 마구잡이로 정문 홀을 울렸다. 전력이 없는 탓인지 정문은 어두컴컴했고, 내부는 마치 성당을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요컨대, 촛불이 여러 개 켜져있다는 소리였다.

        

        벽면과 천장 곳곳에 보이는 그을음, 정문 내부를 은은하게 떠돌아다니는 향초의 향기. 그러나 그 향기들이 혈향에 덮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즈음, 열한 명의 인원들은 세 개의 그룹으로 쪼개져 모든 층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바로 위에 있다! 계단통 위!”

        

       “올라가, 올라가라고, 씨발!”

        

       “수류탄 던집니다!”

        

        

        

        딸그랑, 콰앙!

        

        핀 뽑힌 수류탄이 2초간 모리슨의 손에 머문 순간, 그는 그것을 힘껏 집어던졌다. 머잖아 복도를 타고 쩌렁쩌렁한 폭발음이 들려옴과 동시에 계단에 머물던 EX 스쿼드론 셋이 힘껏 약진했다.

        

        제압사격과 동시에 복도를 빠르게 장악하고, 선두에 선 로건은 다단분리 추적 지뢰를 적당히 집어던진다. 바닥에 닿는 순간 다섯 개 가량으로 분리된 그것이 사방팔방으로 이동했다.

        

        그 순간 연달아 들려오는 폭음. 로건은 80kg가 넘는 탄도 방패를 든 채 불도저처럼 복도를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고, 뒤따르던 오웬스와 체스터, 모리슨이 방 내부를 깔끔하게 소탕했다.

        

        

        비슷한 상황은 다른 층에서도 연달아 이어졌다.

        

        유진은 로건이 들고 있는 탄도 방패를 든 채 그대로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고, 로렌티나는 그 뒤를 따르며 동일한 과정을 반복했다.

        

        다른 것은 오로지 올리비아와 그녀가 이끄는 이글 팀 뿐이었다.

        

        

        

       “끄극…!.”

        

       “손가락, 내 손가락이…!”

        

       “망할, 총이 망가졌, 커억…!”

        

       “어림도 없지, 이 새끼들아.”

        

        

        

        몸을, 총을, 손가락을 내놓는 순간 어김없이 날아드는 총알.

        

        바깥으로 내민 총을 쏴서 튕겨내버리고, 머리를 내놓는 순간 터뜨려버리며, 손만 내놓는 순간 팔뚝에 총알이 틀어박힌다. 총알의 운동에너지가 에너지인만큼 맞은 순간 팔이 걸레짝이 되어버린 건 당연했다.

        

        모든 변이자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시력이 좋은 올리비아만이 가능한 기행이었다.

        

        

        링컨 병원의 1층부터 3층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버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나, 열한 명은 너무 적었고, 병원 건물은 너무나도 컸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오퍼레이터들이 가지고 있는 디스어드밴티지는 바로 그것 뿐이었다. 그리고 건물 자체의 거대함은 이카루스가 처음으로 벼려낸 첫 번째 칼날을 막아낼 수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방해하는 것은 가능했다.

        

        

        

       “당소 샤크 1, 아주 적들이…지랄같이 많군요!”

        

       “베어 1, 링컨 병원 내 경찰서에서 심대한 적의 저항에 부딪혔다. 저 개새끼들, 아주 걱정도 없이 탄을 마구잡이로 쏟아붓는구만.”

        

       “급조 바리케이드와 총안구 발견. 템포 좀 늦추고 드릴 차지랑 점착폭탄으로 천천히 밀어. 벌써 실드 잔량이 아슬아슬해지고 있으니.”

        

        

        

        언제나 그렇듯, 쥐는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그리고 갱단원들 태반은 아예 군대랑 연이 없었지만, 그 중에서는 군대에 다녀온 뒤 범죄자의 길로 들어선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대거 팀의 첫 번째 급습에 뼈까지 부러졌을지언정, 반대로 말하자면 그러한 습격 와중 살아있는 이들은 남들보다도 기민했으며, 동시에 생존 능력이 뛰어나단 소리.

        

        남은 갱단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체계적으로 저항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사람 대신 쥐새끼와 벌레만이 돌아다녀야만 하는 새벽이었지만, 로어 맨해튼에서부터 피어오른 전화(戰火)는 어느새 뉴욕 시 전체로 옮겨붙고 있었다.

        

        

        

        

        

        

        

        

        

        

        

        

        

        

        

        

        

        

       “…뭐야. 하늘에서 종이가 떨어지는데?”

        

       “경고, 할렘 125번가 역부터 모리스 애비뉴까지 이어지는 2.5km의 뉴헤이븐선 지상철도 구간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의 모든 적성 세력을 물리적으로 배제할 예정…이게 뭐냐?”

        

       “해당 경고를 무시하고 교전 의사를 밝힐 경우 목숨을 장담할 수 없음이라…하, 미군 친구들이 아직 왕초 노릇을 하고 싶으신가보구만.”

        

        

        

        한편, 태스크포스 대거에 모든 교전을 맡겨놓은 것과는 별개로, 센트럴 파크 역시도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았다.

        

        모든 갱단들을 물리적으로 말살한다는 것은 바이러스 아포칼립스 한복판에 놓여진 미 정부에게는 분명 구미가 당길 법한 선택지였지만, 그것이 반드시 이뤄져야만 한다는 법은 없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궁핍할 때에는 최대한 교전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였고, 바로 그 때문에 미군은 무인 드론을 통해 일종의…삐라를 뿌렸다.

        

        상당히 많은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지만, 그 내용을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러했다.

        

        

        

       ‘철도 복구할 예정이다.’

        

       ‘방해하면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알아서 기면 봐주겠다.’

        

        

        

        가히 911 테러 직후 파키스탄 영공을 협박으로 열어버린 미군을 연상하게 만드는 대담한 협박.

        

        당연하겠지만 이 반응을 전해들은 갱단과 라이커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천태만상이 펼쳐지기까지는 그닥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뉴헤이븐 선은 족히 열다섯 개의 크고 작은 폭도들의 관할 구역을 관통해서 지나갔고, 적어도 뉴헤이븐 선에 관통당한 관할 갱단 리더들은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자존심 혹은 갱단의 이익 때문이건.

        

        혹은 엎드리고 싶었지만 뇌에 싸움과 약탈밖에 없는 멍청한 갱단원들 때문에 억지로 강한 척을 하건.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싸움을 걸어야만 했다.

        

        

        물론 그것만으로 끝은 아니었다.

        

        

        

       “하, 이 아메리칸 새끼들, 어처구니가 없구만. 이딴 웃긴 협박으로 살바투르차를 막을 생각을 하는군.”

        

       “블러드후드는 관망하겠다. 우린 뉴헤이븐선과 관련 없어.”

        

       “살판나셨군. 다음은 너희다. 할렘이랑 브롱스에 몇 개의 지하철 라인이 지나가는지 알고는 있는 거냐?”

        

       “왜 알아야 하지? 양키들이 어디서 뭘 타고 다니는지까지 알고 있어야 하나?”

        

        

        

        말 그대로의 난장판.

        

        하지만 최소 1/3, 많게는 절반 가량은 상당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 자리에 모인 갱단원들의 출신은 멕시칸계 미국인, 엘살바도르계 미국인, 베트남, 남아공 등이었다. 미국은 단지 근거지일 뿐이었고, 많은 갱단원들은 제각기 다른 고향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그 때문에라도 이들은 미 정부가 무얼 하건 신경을 쓸 생각조차 없었다. 오히려 정부가 한시바삐 망하고 군웅할거가 벌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부족한 인력을 채우려고 왔다가 갱단들이 자살희망자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는 꼬라지를 본 라이커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백린과 열압력탄, 산탄 미사일이 뒤늦게 라이커들을 교정해준 것이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인지, 혹은 센트럴 파크의 마수가 뻗쳐오는 것이 두려워서인지.

        

        좌우지간 라이커들은 더 이상 갱단을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깨달았고, 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제스쳐와 함께 느릿하게 방에서 퇴장했지만, 그것을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엄밀하게 말해 갱단에게 라이커들은 단순히 귀찮은 스카우터였고, 이들은 싸그리 박살난 갱단의 파편과 그 부산물 – 간단하게 말해, 총기들 – 등을 어떻게 분배할지만을 생각하고 논의할 뿐이었다.

        

        당연하겠지만, 그것은 차라리 삼각형 바퀴가 네 개 달린 자동차를 힘으로 밀어 억지로 굴러가게 하는 것만큼 지난하고도 의미없는 토론이었다.

        

        

        

       “그게 지금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냐?”

        

       “총격전 벌어졌을 땐 코빼기도 안 보이다가 이제 와서 뒈진 새끼들이 같은 패밀리랍시고 숟가락 얹는 거라면…굉장히 꼴받을 것 같은데, 이 새끼야.”

        

       “뚫린 입이라고 적당히 지껄이는 놈이 너무 많은데…브롱스에 이런 놈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않나? 조금 조용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군.”

        

        

        

        그리고 그 결과는 대개 파국과 한 발자국밖에 떨어지지 않은 무언가였다.

        

        이들이 싸우지 않은 이유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전원이 총을 가지고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었다. 범죄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삶을 아끼는 사람들이었으므로.

        

        

        하지만 그 사실이 ‘범죄자들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절반만 똑똑한 친구들은 태스크포스 대거라는 이름의 칼이 얼마나 빠르게 내질러지는지를 추호도 알 수 없었다.

        

        허망하게 낭비해버린 15분 가량의 시간 동안 무려 세 개 가량의 집단이 증발해버렸다는 사실을 갱단 의회 –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이렇게 불렀다 – 가 알기까지는 10분이란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 즈음의 맨해튼 북부는 불바다가 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런 혼란과 소음을 틈타, 수십 대 가량의 무인 정찰기와 드론이 소리없이 브롱스의 어둠 위로 내려앉았다.

        

        

        

       -어퍼웨스트사이드, 포덤 대학교에서 대량의 인파 이동 및 시동이 꺼지지 않은 차량들을 확인.

        

       -한가롭게 차량 운용도 하고 아주 바쁘시구만. 뭐하는 친구들인지는 확인했나?

        

       -현재까지 수집한 내용에 의하면 무조건 불순한 인원들입니다. 일망타진하는 게 좋지 않을지.

        

       -후, 지난 번 로어 맨해튼에 전부 쏟아붓지 말 걸 그랬나, 어쩔 수 없지. 가진 거 전부 털어버리자고.

        

       -명령 하달하겠습니다.

        

        

        

        수십 톤 단위로 백린을 퍼부었던 로어 맨해튼에서의 폭격.

        

        그때 보여준 저력이 무색하게, 현 시점에서 센트럴 파크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모든 공군 기지는 상상 이상으로 적은 숫자의 백린탄 잔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뉴욕 주변에 있는 공군기지로 이어지는 수많은 전철을 정상화시킨다면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은 비교적 상당히 줄어들 것이 틀림없었으나, 현재로선 꿈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거의 없다는 것은 잔량이 아예 없다는 말과 결코 동일하지 않았다.

        

        로어 맨해튼 일대를 싸그리 불태울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포덤 대학교의 일부를 불태우기에는 충분한 양의 소이탄. 그것이 다섯 대 가량의 무인기 폭탄 적재창에 실린다.

        

        적들은 얼마 남지도 않은 파이를 갈라먹기 위해 금방이라도 방아쇠에 손가락을 넣을 것처럼 목에 핏대를 올리고 있었으나, 센트럴 파크는 그 사실까지는 알지 못했다.

        

        단지 10분, 적재창에 소이탄을 실은 무인기가 포덤 대학교 인근을 체공하며 폭격 좌표를 습득하기까지의 긴 시간 동안 적들이 건물 내부에 처박혀있단 사실에 감사할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백린탄을 투하한다(WPB away).

        

        

        

        대략 500kg 가량의 백린 뭉치가 하늘에서 풀려나는 순간, 백수십 개의 자탄이 어둠 위에 아름다운 백색 그림을 그렸다.

        

        센트럴 파크에 있는 모든 이들의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 선명한 불빛이 쏟아지는 순간이었다.

        

        갱단 빼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너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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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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