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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5

       

        

        

        

        

        

        

        

       “와우, 인간 전차가 따로 없군요…!”

        

       “빌어먹을, 이 미친 놈, 근육 때문에 총알이 대미지를 제대로 못 주고 있잖아!”

        

       “관절부 전부에 철판을 덧대셨구만, 머리만 노려! 머리만!”

        

        

        

        우워어어어-!

        

        흡사 자신들이 판타지 세계에 온 것이 아닌지, 혹은 슈퍼히어로 영화에 찬조출연한 것이 아닌지 싶을 정도의 이해 불가능한 광경.

        

        적어도 눈 앞에서 울부짖는 곰-인간의 존재를 화면으로, 혹은 두 눈으로 직접 지켜보고 있는 현장 오퍼레이터, 그리고 서포트 오피서들은 그리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이어지는 괴성. 실제로 곰이 울부짖는 것 같은 엄청난 압박. 그러나 대거 팀은 결코 그러한 광경에 두려움을 느끼고 몸이 굳어버리거나 하지 않는다.

        

        그들은 상대가 무엇이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존재하는 최고의 킬 팀이었으므로.

        

        

        

       ───두두두두두!

        

        

        

        단발에 고정되어있던 조정간이 연발로 고정됨과 동시에 드러나있는 신체부위를 공격한다.

        

        6.8mm 퓨리 탄환의 물리력은 결코 경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러 발이 명중할 경우 전봇대만한 크기의 나무도 관통하거나 어느 정도 찢어버릴 수 있는 물건이었고, 정강이에 맞아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대거 팀의 유일한 오산이 있다면, 눈 앞의 존재 – 임시로 타이탄이라는 호출명을 부여받은 그것은 생각보다도 기민하고 날랬다는 점이었다.

        

        

        

       “죽여버리겠다아아-!”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인간에 가까운 곰이 짐승의 목소리로 인간의 언어를 토해낸다.

        

        한 발의 총알이 정강이를 관통하자마자 이어지는 괴성. 하지만 그것은 뼈를 관통한 것이 아니었고, 타이탄은 빠르게 발을 뺌과 동시에 주변에 있는 차량을 또다시 집어던진다.

        

        하지만 차를 잡아 던져버린다는 것은 한 번이면 몰라도 두 번이면 통하지 않는다. 충격은 받을지언정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회피할 수 있었다.

        

        기어를 이식받음으로서 인간의 신체능력이라는 한계를 진즉 뛰어넘은 오퍼레이터들은 기민하게 차량을 피해내었고, 계속해서 사격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자동차를 던져버리는 것은 타이탄이 할 수 있는 행위 중 일부에 불과했다.

        

        

        

       ───콰직!

        

        

        

        지반이 으스러지는 소리가 첫 번째, 자동차가 형편없이 우그러지는 소리가 두 번째.

        

        차량을 디딤돌 삼아, 이족보행인지 사족보행인지 알 수 없는 낮은 자세로, 타이탄은 마치 덤프트럭이 돌진하듯 날아들었다. 한순간에 톤 단위에 달하는 무게의 곰-인간이 시속 수십 킬로미터로 가속했다.

        

        그 끝에 있는 것은 탄도 방패를 들고 있는 로건이었다. 타이탄은 본능적으로 그녀 역시도 곰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그녀의 적의를 기민하게 읽고는 달렸다.

        

        그러나 그녀는 가만히 있지 않았고, 실드를 구성하는 에너지 전부를 오른팔에 때려박았다. 집중 방어 기능을 작동시킬 경우 탱크 주포를 맞고도 중상으로 끝나게 만드는 방호력을 지닌 기어의 전력이었다.

        

        

        진즉 ‘교전’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벗어난 지 오래였지만, 상관없었다.

        

        로건은 희게 발광하는 오른손을 마치 파일 드라이버처럼 장전했고, 자동차에 비견되는 속도로 접근 중인 적과의 거리를 가늠했다. 

        

        달려드는 와중에도 이어지는 무수한 사격. 그러나 타이탄은 깎여나갈지언정 멈추지는 않는다. 그리고 로건은 바로 그 멈추지 않는 타이탄을 멈추기 위해 최전선에 서있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두꺼운 철로 만들어진 헬멧과 희게 빛나는 로건의 주먹이 맞닿았다.

        

        굉음이 터져나왔다.

        

        

        

       ───두우웅!

        

        

        

        빠지직!

        

        로건의 주먹이, 그리고 그 근처의 공간이 옅게 일렁였다. 엄청난 물리량을 받아낸 나노머신이 과부화되며 불똥처럼 달아올랐지만, 덕분에 로건의 오른손에 가해지는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다.

        

        으득. 그런 감촉이 손을 타고 전해졌다. 용접된 철판이 구겨지고 그 안에 있는 타이탄의 머리가 엄청난 충격을 받는 소리였다. 총알을 방어할 수는 있어도 머리에 전해지는 충격량은 상쇄될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 배속이 원래대로 돌아간 순간, 타이탄이 왼쪽으로 튕겨나갔다.

        

        그러나 으르릉대는 소리는 그대로였다. 마치 거벽처럼 솟아올라있는 승모근이 머리에 가해진 충격의 많은 부분을 상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시발, 폴리우레탄 켐 날려! 저 새끼 대가리 덮어!”

        

       “로건 이 미친 새끼, 넌 진짜 또라이야!”

        

        

        

        육탄돌격을 성공적으로 분쇄한 순간 타이탄에게 승산은 없었다.

        

        퓽 하는 소음과 함께 날아간 검은색 켐이 타이탄의 몸에 착탄한 순간 수십 배로 부풀어오르며 움직임을 봉쇄하는 폼을 형성했다.

        

        그러나 쐐기가 필요했다. 그 즈음 주차장을 막아놓는 철창을 힘으로 뜯어낸 유진과 올리비아, 로렌티나는 타이탄의 움직임을 봉하기 위해 기꺼이 흡혈귀의 심장에 은빛 말뚝을 박는 신부(Father)가 되었다.

        

        변이자의 강인한 완력에 의해 철근은 같은 변이자의 근육과 뼈를 넘어 그 너머의 아스팔트까지 뚫었고, 타이탄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크, 우워어억…!”

        

       “후, 빌어먹을. 깜짝 놀랐네. 어디서 이딴 새끼들이….”

        

       “꽤…충격적이었어요. 나중에 로건 바디캠 한 번 돌려봐야겠군요.”

        

       “망할, 도대체 이게 뭔 미친 짓거리라냐.”

        

        

        

        로건은 한숨을 터뜨리며 여전히 저릿저릿한 오른팔을 손으로 주물렀다. 인체의 구조에도 해박한 그녀는 지금 오른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꽤 곤란한 부류의 부상임을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그녀는 총알도 막는 철판 위에 주먹 모양의 찌그러진 자국을 남겼다. 달려오는 차량을 정면에서 꺾어버린 것과 얼추 비슷한 것이었다.

        

        나중에 크게 자랑할만한 내용 하나는 생겼다고 할 수 있었지만.

        

        

        흥분이 걷히고 상황이 종료되자, 대거 팀의 신경은 새로이 등장한 변이자의 존재에 쏠렸다.

        

        진즉 이성을 잃어버린 듯한 말소리와 인간보다는 짐승에 훨씬 더 가까운 외형. 그리고 기괴하게 부풀어오른 근육까지. 흡사 알파급 변이자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생체병기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물론 실상도 그닥 다를 바 없지만, 대거 팀은 그것까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딱히 다른 예상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설마 이딴 새끼들이 한둘도 아니고 여럿 있는 건 아니겠지?”

        

       “모르는 일이지요. 일단 확인사살부터 합시다.”

        

        

        

        설령 저런 변이자들이 여럿이었더라면 이전까지 이어진 교전 중 진즉 발각되었을 터.

        

        그리고 엄밀하게 말하면 여럿이 맞았다. 이미 센트럴 파크에는 라플란드라는 전향한 변이자가 존재했으니까 – 물론 대거 팀이 말하는 것은 병기로서 키워지다시피 한 변이자의 존재유무였지만.

        

        그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결코 멈춰서지 않는 불도저같은 대거 팀이었지만, 같은 불도저를 만나는 것은 완전히 상정 이외의 상황이었다.

        

        재정비의 시간이었다.

        

        

        당연하게도, 타이탄은 기민했지만 그것이 총알보다 기민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리고 현대의 화기들은 얼마든지 변이자들을 깡그리 으깨버릴 수 있었으며, 그것은 스테로이드와 약물로 한층 증강된 신체능력을 지닌 남성 변이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누구도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전부가 로건을 쳐다보았다. 그녀가 파우치 안에서 수류탄을 꺼내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폴리우레탄 폼에 의해 금방이라도 질식해 죽을 것처럼 발버둥치는 타이탄을 바라보던 그녀는 핀을 뽑았고, 딱딱하게 굳은 폼 사이로 오른손을 찔러넣고는 머리에 붙은 용접 철판 사이에 수류탄을 집어넣었다.

        

        

        모두가 실드를 전개했다.

        

        그리고-

        

        

        

       ───콰아앙!

        

        

        

       “…!”

        

        

        

        발광하던 타이탄의 신체의 움직임이 말 그대로 멎어버리고, 머리를 덮은 폴리우레탄 폼이 펑 하고 터져나갔다.

        

        찌그러지고 박살난 철판 덩어리와 그닥 설명하고 싶지도 않은 살점 조각들이 제멋대로 튀었고, 움직이는 생체 전차는 그렇게 그대로 절명했다.

        

        후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힘겹게 숨을 토해낸다. 대거 팀은 주변을 사주경계하며 남은 총알의 수 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말이 이어졌다.

        

        

        

       “…당소 대거 1-1. 육중한 친구 한 명을 사살했다. 할렘 종합병원으로 일시적으로 퇴각하겠다. 저런 놈들이 여럿 쏟아져나오면 꽤 곤란할 것 같으니.”

        

       -대거 1-1, 퇴각 요청 확인. 승인하겠다. 해당 특이사항을 클리너에게 전송해도 괜찮은지?

        

       “상관없다고 알림.”

        

        

        

        통신이 끊어지고, 오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조금 쉬어가자고.”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런 게 있었을 줄이야. 아니, 있을 법한가….”

        

        

        

        오전 8시 21분, 센트럴 파크.

        

        작전이 소강 상태에 돌입하고, 여차하면 퇴각까지도 논의되고 있을 무렵, 더 이상 대거 팀을 드론 등으로 지원해줄 필요가 없어졌지만, 다른 의미로 해야만 하는 일이 생긴 라플란드는 힘겨운 시간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같은 갱단도 아니고, 라이커와는 연이 끊어진 지 오래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변이자였다. 바로 그 때문에라도 그녀는 서포트 오피서로 일하던 와중 불려나와 갖가지 질문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겠지만, 뭔가 알 리가 없었다. 라이커들과 갱단은 반사회적인 범죄자들, 혹은 구성원이 일부 겹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공통점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요컨대 그녀는 타이탄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다는 소리였다.

        

        

        그렇게 그닥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고 난 뒤, 그녀는 뒤늦게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쓸데없이 날씨가 좋은 하루였다.

        

        그리고-

        

        

        

       “…엑.”

        

       “….”

        

        

        

        그녀는 아까 잠깐, 그리고 그닥 좋은 형태로 만나지는 못했던 파쿼슨 대위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무어라 형용하기 힘든 어색한 시간이 흘러갔다. 서로가 서로를 껄끄러워하는 관계였다. 더군다나 라플란드는 과거 탈옥수들이 파쿼슨 대위를 습격하는 것을 방조한 적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라이커 내부의 알력이 어느 정도 밝혀짐에 따라, 두 명은 서로가 어떤 일을 통해 어떻게 얽히게 되었는지를 얼추 알고 있었다.

        

        엄밀하게 말해 라플란드가 브루클린의 미군들을 습격하자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지한 것도 아니었다. 반대로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말했을 뿐.

        

        그러나 그건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보았을 때 라플란드는 파쿼슨 대위 및 제107헌병중대의 사망 가능성에 일조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같은 탈옥수들을 죽이기 위해 클리너를 부르지 않았다면 실제로 그는 죽었으리라.

        

        

        그녀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힘겹게 덧붙였다.

        

        

        

       “…그. 브루클린에서의 일은…미안합니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실제로 사과를 할 필요가 있는가-를 묻는다면 그렇지만도 않았지만, 반대로 잘 보여야만 하는가-를 묻는다면, 그래야만 했다.

        

        라플란드는 자신에게 특례가 적용되어있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본래라면 그녀는 같이 온 심복들과 함께 수감실을 집으로 삼아 하루에 8시간씩 막노동을 하고 있어야만 했다.

        

        반대로 눈 앞에 있는 파쿼슨 대위는…타 중대의 콜튼 대위와 힘을 합쳐 무려 200명에 달하는 민간인을 구출하고, 140명에 달하는 전투병력을 무사히 보존한 채 퇴각한 영웅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런 사람이 그녀 자신에 대해 한두 마디 덧붙이는 순간 앞일이 그닥 평탄해지지 않으리란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다.

        

        

        파쿼슨 대위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이내 덧붙였다.

        

        

        

       “처음부터 탈옥수들을 미끼로 삼으려고 그곳에서 활동하던 겁니까?”

        

       “…그게 될 리가 있나요.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빠져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했죠. 몇 번 군인들이랑 접촉하다가 실패하고, 포기도 여러 번 했고….”

        

       “어째서입니까?”

        

       “라이커가 얼마나 빨리 퍼졌는지는 당신이 더 잘 알 텐데요. 북부 브루클린에 투입된 군인들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요? 라이커인 척하다가 걸려 총살당한 미군 수만 해도…제가 본 것만 열다섯 명입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상관없었다.

        

        라플란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고, 파쿼슨 대위는 그것이 자신이 아는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라플란드는 얼마 후 브루클린의 메이모니즈 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내용은 별 것 없었다. 그녀 자신의 세력이 아니라, 코요테라는 인물 아래에 있던 탈옥수들이 메이모니즈 병원을 공격하다 실패했고, 다양한 곳에서 본격적인 교전이 일어났단 것.

        

        라플란드 – 조디악은 그 과정에서 우연히 클리너와 접촉했고, 이들을 통해 센트럴 파크와 대화할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까지.

        

        

        가만히 그 사실을 듣고 있던 대위가 입을 열었다.

        

        

        

       “알파급 변이자의 신체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압니다. 당신 정도라면 그곳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전부 없애버리고 원하는 삶을 살 수도 있었을텐데.”

        

       “농담하는 거죠? 좆이 떨어졌는데 무슨…아니, 아무튼. 그럴 수도 있었겠지요. 그래도 남들보단 꽤 먹어주는 몸뚱이가 됐으니까요. 근데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제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닌데.”

        

       “원하는 게 아니다….”

        

       “다른 새끼들이야 죄다 마약 팔고, 랩 하고, 도박하고, 서로한테 총질해대는 짓거리들만 알겠죠. 그런 놈들만 있으면 세상이 어떻게 되는지는 지금 센트럴 파크 주변 꼬라지가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그녀는 쉴틈없이 덧붙였다.

        

        

        

       “그냥…저는 그런 놈들처럼 망한 세상 위에서 뛰어노는 걸 좋아하는 또라이들이 아닙니다. 좋았던 시절을 바라는 것뿐이에요. 남들이 제 대가리에 총을 겨눌 수 있다는 위협을 곁에 두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

        

       “그리고 보통 그런 놈들은…정부랑 군인들이 아직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제거하고 싶겠지요. 누가 봐도 나중에 자다가 폭탄 맞아서 산산조각나게 될 텐데, 그런 걸 누가 좋아할 거라고….”

        

        

        

        라플란드는 한숨을 내쉬었고, 이어 무언가 말하려다 고개를 떨구었다.

        

        그걸 가만히 바라보던 파쿼슨 대위는 문득 눈 앞에 앉아있는 라플란드에게서 유진을 겹쳐보았다.

        

        시작부터 비틀린 인원이 아니라면 누구나 안온한 세상을 바란다. 단지 그 뿐. 그는 라플란드가 걸어왔던 길을, 입장을 이해해줄 필요가 없었지만, 그 결과물은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선택을 통해 이 자리에 왔다. 그것만은 틀림없이 사실이었다 – 그리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이 사람은 아까 본 타이탄처럼 되었을수도 있었을 터.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남의 선택에 의한 결과를 경시하는 것도 아니되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뭐, 예. 그렇습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은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고운 눈으로 쳐다보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고…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당신을 좋게 볼 수 없는 입장입니다.”

        

       “…그렇겠죠. 뭐.”

        

       “하지만 그게 당신이 센트럴 파크에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아닐 거라 믿습니다.”

        

        

        

        그 순간 고개가 느슨하게 돌아간다.

        

        라플란드는 파쿼슨 대위와 힘겹게 시선을 맞추었고, 방금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 중이었다.

        

        그걸 기다리지 않은 채 말이 이어졌다.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뱀 꼬맹이가 브루클린을 탈출하기 전에 한 말이 있습니다. 고민할 시간조차 사치라고 했었지요. 그리고 저는 그러려고 합니다. 제 부하가 죽었다면 몰라도, 적어도 거기선 당신 때문에 아무도 죽지 않았으니.”

        

       “….”

        

       “저는 몰라도, 나중에는 제 부하들도 당신을 좋은 이미지로 받아들일 수 있을 수 있으면 좋겠군요. 그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예, 노력해보지요.”

        

       “이전의 일로 제게 아무런 부담도 가질 필요 없습니다.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그는 손을 내밀었고, 라플란드는 힘겹게 일어선 뒤 그 손을 조심스럽게 맞잡았다.

        

        울 일조차 아닌데, 여자의 몸뚱아리는 눈물이 참 많았다.

        

        그녀는 고개숙인 채 눈물이 너무 많은 자신의 몸뚱아리를 작게 욕했고, 파쿼슨 대위는 작게 웃었다. 직접 입으로 내뱉긴 뭐했기에 속으로 삼켰지만, 그는 그것에서마저도 유진과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다.

        

        

        하나둘씩, 센트럴 파크가 포함하고 있는 문제들이 봉합되어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 한번만 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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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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