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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들과 다른 존재를 배척한다.

       

       수인들도 그렇게 배척당했었고…. 시간이 꽤 지난 지금에는 어느정도 받아들여지긴 했지만, 그건 수인들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으니까 받아들인 것이니까.

       

       물론 아직도 수인 차별은 은연중에 남아있는 모양이었지만. 일단 지금 이야기 할 것은 수인이 아니라 마법사에 대해서니까 넘어가자.

       

       아무튼, 인간들은 자신들과 다른 것을 배척했기에, 자신들과 다른 힘을 본능적으로 다루는 마법사들을 배척했다.

       

       그도 그럴것이, 인간들에게는 정령도, 주술도,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물론 엘프나 리자드맨들과 교역하던 상인들이라면 그런 것에 대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상인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대부분의 인간들은 마법을 보고 크게 놀랐으니까.

       

       생명신전? 그건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에 녹아들어서 일상이 되어버렸는걸. 게다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생명신전의 사람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약과 올바른 치료 방법이 있다면 가능한 일이고.

       

       하지만 인간들은 마법만큼은 다르게 받아들였다.

       

       마석을 사용한다면 자신들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마법사들은 마석이 없어도 아무렇지 않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기에 질투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로 어리석은 인간들이라니까.

       

       그렇게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숨긴채 살거나, 터전을 떠나 다른 곳으로 떠도는 삶을 살아가거나, 마법사들끼리 모여서 살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 마법사들이 불쌍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마법사들에게 생명신전의 순례자로 위장할 수 있도록 조언을 준 것은 사소한 도움이었다.

       

       마법사를 싫어하는 인간들도 생명신전의 순례자를 건드릴 생각은 하지 않을테니까 말야.

       

       아무튼, 일부 마법사들은 숨어 살고, 일부 마법사들은 떠돌아다니며, 나머지 마법사들은 핍박받지 않을 장소를 찾아 헤메이다가 마침내 자기들끼리 모여서 정착하여 살아가기 시작했다.

       

       다른 인간들에게는 조금 척박한 땅. 남쪽에 있는 작열 사막의 가장자리.

       

       작은 오아시스를 제외하면 아무런 수원도 없는 삭막한 땅.

       

       그곳에 마법사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세워졌다.

       

       보통의 인간들이라면…. 살 수 없는 땅이었지만,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법사들에게는 조금 가혹하긴 해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는 곳이었다.

       

       식량은 주로 마법으로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부족한 수원과 뜨거운 열기는 물을 만들어내거나 얼음을 만드는 마법으로 충당하며, 모래밖에 없는 땅에서 바위를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 집을 만들어 살아가기 시작한 마법사들.

       

       물론 쉬운 삶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꿋꿋하게, 어떻게든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조금 안타까워한 누군가가 작은 생명신전을 만들어 주고 약간의 순례자들을 배치시켜 준 것은 그리 중요치 않은 이야기고 말이지.

       

       

       

       그렇게 자신의 마력을 사용해 본능적인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이지만…. 마력을 사용하는 방식만큼은 제일…. 아니, 드래곤이 있으니까 제일이라 할 순 없겠군. 아인종들 중에서 제일이었으니.

       

       아무튼, 마력을 사용하는데에는 다른 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마법사들은 자신들이 가진 힘과 흡사한 마석을 사용하는 것에도 금방 통달하기 시작했다.

       

       마석의 마력을 빼내어 스스로의 마력에 더해 더욱 강한 마법을 사용한다거나, 자신들이 마법을 사용하는 방식을 분석하여 마석으로 재현한다거나.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파피루스에 마석의 가루를 개어낸 잉크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마법을 재현하게 해주는 스크롤을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그냥 마석을 쥐고 마법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효율이 다르다고. 효율이.

       

       같은 양의 마석을 사용하더라도 그냥 손에 쥐고 마법을 사용하면 10000 중에 1밖에 못쓴다면, 마법사들이 파피루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사용한다면 10, 아니 100까지도 쓸 수 있었으니까.

       

       마석을 그냥 사용하는 것의 10배에서 100배까지의 효율이면 그정도의 수고 정도는 아무렇지 않을테니까 말이지.

       

       물론 마법사가 마석을 사용해서 마법을 쓰면 20배에서 200배까지 효율이 좋아지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넘어가도록 하고.

       

       아무튼 그렇게 만들어낸 마석의 잉크로 그림을 그린 파피루스…. 통칭 마법 스크롤은 상당한 값어치를 가진 물건이 되었다.

       

       물론 파피루스 자체도 상당히 비싼 물건이었지만, 마법사들이 자리잡은 작열 사막의 가장자리에서 조금 서쪽으로 향하면 리자드맨의 영역과 만날 수 있었으니까.

       

       리자드맨들에게 파피루스를 구매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으리라.

       

       그렇게 마법사들은 상인들을 통해 마석을 구매하고, 마법 스크롤을 만든 후 팔아치우며 조금씩 돈을 벌어 마을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물론 척박한 환경 탓에 최소한의 환경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금액이 소모되었지만. 그저 떠돌아다니거나, 능력을 숨긴채 살아가는 것보다는 좋지 않겠는가.

       

       그렇게 마법사들의 마을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그걸로는 아직 조금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가장 문제시 되는 것은 역시 인구. 마법사라는 존재가 원래 숫자가 많은 편이 아닌데다, 이곳까지 와서 정착하는 마법사는 거기에서 또 적은 숫자이니까.

       

       마법사가 나타나게 된지 약 30년 정도가 지났음에도, 여기에 모인 인구수가 아직 200명이 넘지 않고 있었다는게 그 증거였다.

       

       그런고로, 나는 이 마을에 한가지를 더 추가할 생각이었다.

       

       혹시라도 스크롤에 눈이 돌아가서 군대를 이끌고 침공하는 인간의 왕이 있더라도, 쉽사리 침공하지 못하도록…. 이 마을을 지킬 수 있도록. 약간의 신앙심을 이용하도록 하자.

       

       때마침 이프리트가 근처에 있으니까 말야.

       

       

       아무튼, 그렇게 마법사들이 모여 사는 마을. 바벨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근데 바벨이라는 이름은 도대체 누가 지은거야? 굉장히 불길하잖아.

       

       

       – – – – – – – – – – – – – – – – – – – –

       

       

       “역시, 내가 직접 몬스터를 때려잡고 다니는건 낭비 같단 말이지.”

       

       「오랜만에 오셔서 하시는 말이 그런거라니, 영문을 모르겠는데요. 엄마.」

       

       “그러게나 말이다. 나도 영문을 모르겠구나.”

       

       

       나는 작열 사막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화산으로 와서 이프리트를 만났다.

       

       성스러운 불꽃의 신앙이 많이 퍼진 상황이라 불꽃의 신이 된 이프리트였지만, 역시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는게 좋으니까 말야.

       

       

       “아무튼, 별 일은 없느냐?”

       

       「제가 별 일이 있겠나요. 그냥 여기에서 멍하니 지낼 뿐인걸요. 하루 하루가 지루해서 죽을 것 같으니까요.」

       

       “그런 너를 위해서 한가지 마법을 준비해왔단다.”

       

       

       나는 이프리트에게 아바타를 만드는 마법을 가르쳐주었다.

       

       

       「비늘은 돌려주시지 않을 생각이신건가요?」

       

       “꼭 비늘이 네 것인양 말하는구나. 원래 내 것이었는데.”

       

       「그렇지만…. 이런 마법을 알려주신다는건 비늘을 돌려줄 생각이 없다고 말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야 그렇지. 비늘은 돌려줄 생각이 없지. 그래서 이런 마법을 알려주지 않느냐.”

       

       

       내 말에 이프리트는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화신을 만들고는 이리저리 움직여보기 시작했다.

       

       

       “으음. 역시 약하잖아요. 이래선 드래곤일때의 힘의 1할도 낼 수 없는걸요.”

       

       “드래곤이 너무 강한거란다. 아무튼, 그 화신으로 자유롭게 지내거라.”

       

       “알려주신건 감사하지만…. 역시 비늘을 돌려주실 순 없나요?”

       

       “없단다.”

       

       

       나는 이프리트의 요청을 싹뚝 잘라버렸다.

       

       

       “그리고 한가지 더. 너의 불꽃을 조금 덜어가도 괜찮겠느냐?”

       

       “네? 제 불꽃을요? 어디에 쓰시려고요?”

       

       “이 사막의 입구쪽에 인간의 마을이 세워졌는데, 아직 위태로운 입장이라서 말이다. 그들의 마을에 네 불꽃을 조금 나눠주고, 너의 비호를 받게 한다면 외부의 침공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죽은 자의 죄업을 덜어주는 성스러운 불꽃의 신앙은 대륙에 은근히 인기를 끌고 있었으니까 말야.

       

       혹시라도 마을을 침공하는 놈이 나오더라도, 그 성스러운 불꽃의 분노를 사게 될거라는 것을 안다면 주저하게 되겠지.

       

       

       “너도 신앙심이 늘어나서 좋고, 그 마을도 네 보호를 받게 될테니 좋지 않겠느냐.”

       

       

       내 말에 이프리트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나눠드리는건 상관 없지만…. 차라리 어머니가 보호하는게 편하지 않나요?”

       

       

       내가 직접 보호한다라…. 음….

       

       그러면 귀찮잖아.

       

       솔직히 말이야! 나 엄청 일했다고!!! 이 세상에 생명을 퍼트리고!!! 잔뜩 진화하도록 돕고!!! 자의식이 생긴 자연물을 자식처럼 키우고!!! 육체도 주고!!! 공룡도 태어나고!!! 개들도 도와주고!!!

       

       조금 빡쳐서 개판친 적도 있긴 하지만 말이지. 아무튼 그 뒤로 잔뜩! 아주 잔뜩 도와줬는걸!!! 심지어 저승까지 내가 새로 만들었단 말야!!!

       

       이제 좀! 여유있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응?!

       

       라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흑흑.

       

       뭐, 내가 그 마을을 도와주는건 나쁜 발상은 아니지만 말이지.

       

       그래도 창세신룡이나 생명의 여신으로서는 아니지. 귀찮다고 그런건.

       

       무엇보다 그 마을이 있는 위치가 작열 사막의 가장자리니까.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프리트가 적임인걸.

       

       

       “나보다는 네가 적임이라서 말이다. 무엇보다 너에게 향해지는 신앙심을 좀 더 확고하게 할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지.”

       

       “신앙심이라…. 솔직히 저는 별반 차이를 못느끼겠지만요.”

       

       

       이프리트는 한껏 투덜거렸다. 솔직히 나도 그런걸.

       

       창세신룡으로서의 신앙심과 생명의 여신으로서의 신앙심이 나에게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힘에 비하면 너무나도 미약할 정도라서 별로 느껴지지도 않는걸.

       

       뭐, 그래도 가지고 있으면 도움은 될테니까 말야!

       

       

       “아무튼 알겠어요.”

       

       

       이프리트는 자신의 본체를 움직여서 자그마한 불꽃을 덜어주었고, 나는 돌 재질의 화로를 만들어 그 불꽃을 담았다.

       

       좋아. 이제 인간들이 성스러운 불꽃의 일부를 직접 마주할 시간이구만!

       

       

       – – – – – – – – – – – – – – – – – – – –

       

       

       그때, 뜨겁게 타오르는 작열 사막을 가로질러 한 사람이 나타났다.

       

       긴 은발과 머리에 달린 뿔이 특징적인 소녀¹였다. 

       

       소녀는 돌을 깎아 만든 커다란 화로를 품에 안고 있었는데, 그 화로에는 아무런 땔감이 없음에도 계속해서 타오르는 불꽃이 자리잡고 있었다.

       

       무거운 돌 화로를 품에 안고서 무더운 사막을 지나왔음에도 조금도 지치지 않은듯한 소녀는 화로를 마을 중앙의 광장에 내려놓은 후, 울타리를 만들어내며 말했다.

       

       

       「이 불은 성스러운 불꽃의 일부이니. 진심으로 모시며 기도한다면 영원히 그대들을 지켜줄 것이오.」

       

       

       그러자 마법사들은 반신반의하며 그 불꽃에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무더운 열기로 가득차있던 마을은 점점 기온이 내려가 사람이 지내기에 적합한 온도가 되는 기적을 보였다.

       

       그렇게 영원의 불은 성스러운 불꽃을 믿는 자들이 찾아오는 성소가 된 것이었다.

        – 불과 온기의 신. 그 뿌리를 찾아서.

       

       ¹기록에 따르면 당시에는 그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그녀의 정체가 생명교단의 성녀인 용의 무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째서 용의 무녀가 성스러운 불꽃의 일부를 가지고 사막을 건너왔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생명교단에서도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아 여전히 의문에 쌓여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eMelalo님 3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매일 후원을 하고 계셔서…. 뭐라고 반응해야할지 몰?루겠서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평범한 시체인듯 하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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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늬들이 날 수호룡이라 부르든 말든 난 잘거야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story of a human reincarnated as the Creator God of a new world, and her observation logs of the burgeoning new world and life. — Dragons, which have existed since before the birth of human civilization, became the guardian dragons of the empire. But whether you guys call me that or not, I’m going to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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