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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

   펜달로드를 이끄는 대장이자 마성궁의 어둠과 같은 펜달.

   그는 지금 마성궁의 7층을 지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옆에는 그동안 펜달로드를 함께 이끌고 온 팀원들이 있었다.

   한 명은 백마도사, 다른 한 명은 수색꾼, 거기에 근거리 한 명과 마도사 두 명까지.

     

   펜달이 정예로 뽑은 인원들답게 그들의 실력은 마성궁 내에서도 매우 뛰어난 축에 속했다.

     

   “대장.”

     

   그러는 순간 마도사인 검붉은 계열의 머리카락을 지닌 여성이 로브를 고쳐 쓰며 펜달을 불렀다.

   로브 사이로 드러낸 육감적인 몸매와 착 달라붙는 옷은 남성의 시선을 확 끌었으나 그 소재는 마성궁에서만 나온다는 귀한 재료, 붉은 거미의 실로 이루어진 옷이었다.

     

   그것만 보아도 그녀의 실력과 재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 그녀가 불안한 얼굴로 펜달을 불렀다.

     

   “……대장이 다시 낙천에게 도전한다는 마음은 나도 존경하지만, 정말로 괜찮겠어?”

     

   그녀가 조심스럽게 묻자 펜달은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마성궁에 사는 이들에게는 평생의 벽이라 할 수 있는 낙천.

     

   낙천이 속했던 전설적이었던 팀 흑사자가 해체되고 한참이 되었음에도 낙천은 여전히 8층의 망령이 되어 그곳을 지키고 있다.

   그런 괴물 앞에 얼마나 많은 공략자들이 처참히 박살 났던가.

     

   이번에 펜달이 낙천을 쓰러트리기 위해 들어온 것은 어디까지나 오기와도 같았다.

   라크라디온과 발하임의 직계를 보고, 불붙어 반사 심리로 온 것도 크니까 말이다.

     

   “그게 불만이라면 너희는 돌아가도 돼.”

     

   펜달이 그들을 쏘아붙이자 의견을 제시한 여성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대장을 버리고 갈 리가 없잖아.”

   “마성궁에서 펜달을 잃었다간 어디 가서 펜달로드를 거론하겠어.”

     

   그들은 하나 같이 그를 떠날 생각 없다는 포부를 보였다.

   펜달은 그들을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시답지 않은 녀석들.”

     

   펜달은 그리 말하고, 앞만을 직시했다.

   먼저 선수를 쳤을 뿐만 아니라 지름길을 통해 온 만큼 펜달은 크라슈와 라크라디온보다 훨씬 빠르게 8층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낙천에게 먼저 도전하는 것은 자신이 되겠지.

   항상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갈고리 검이 아닌 기다란 장검 하나를 지닌 그는 그 장검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과거, 라크라디온과 펜달이 포함되었던 팀 이카루스.

   그 이카루스 팀의 대장을 맡았던 카이란이 사용하던 검 옥천(玉天)이었다.

   우뢰성에는 미치지 못해도 명검이라 불리기에는 손색이 없는 검.

     

   비록, 팀의 대장이었던 카이란은 낙천의 앞에 무너져 생을 달리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마성궁을 전부 오르고자 했던 카이란의 의지는 자신이 이어받을 것이니까.

     

   “낙천을 쓰러트리는 건 펜달로드다.”

     

   그러니까 펜달은 뒤따르는 이들에게 그 말을 전했다.

   의지에 차올라 선명하게 빛나는 펜달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의 팀원들은 곧 환하게 웃음을 지었다.

     

   “당연한 소리 마.”

   “마성궁은 우리가 왕이잖아!”

     

   기뻐하는 그들을 보고, 펜달은 숨을 들이켰다가 내쉬었다.

   우직하게 벽을 향해 검을 휘두르던 라크라디온과 달리 펜달은 벽에서 돌아섰다.

     

   대신, 그렇기에 그는 대신 자신의 뒤를 보았다.

   팀 이카루스가 실패한 이후로도 꾸준하게 마성궁에 들어가는 공략자들을 말이다.

     

   라크라디온이 벽에 계속 검을 휘둘렀다면.

   펜달은 자신의 뒤에 있는 이들을 잡아끌었다.

     

   ‘나는 나 혼자서 벽을 넘어설 줄 모른다.’

     

   그러니까 펜달은 다른 이들과 함께 그 벽을 오르기로 택했다.

   낙천에게 무너진 그 날, 펜달은 분명 또 다른 방식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부분은 크라슈 또한 전혀 몰랐던 부분이었다.

   그도 그럴 게 크라슈가 펜달과 마주하게 되는 것은 이보다 한참 뒤에 일이었으니까.

     

   라크라디온이 결국 벽 앞에 허물어지고, 그런 라크라디온을 설득하고자 1년을 외쳤던 펜달 또한 결국 무너져 버린.

   그 뒤에 일 말이다.

     

   어둠은 빛이 있기에 존재하는 법이었다.

     

   “……몰래 잘해놨나?”

     

   그 순간 펜달의 뒤를 따르던 또다른 마도사인 중년 남성 한 명이 뒤쪽에 있던 검사에게 물음을 던졌다.

   중년의 남성은 다름 아닌 펜달로드의 부대장 솔드리크였다.

     

   솔드리크의 질문을 들은 검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애들에게 지시 내려놨습니다. 라크라디온과 발하임의 직계가 절대 8층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라고요.”

   “잘했네.”

     

   솔드리크는 조용히 숨을 삼켰다.

   비겁하다 소리 들어도 좋다.

     

   자신이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후에 외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펜달로드가 낙천에게 도전하는 그 시간 동안만큼은 어느 사람도 방해하게 둘 생각 없었다.

     

   그걸 위해 지금껏 노력해온 자신들의 대장, 펜달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 * *

     

     

   7층, 기계미로.

   주변이 온통 태엽과 기계 벽으로 이루어진 그곳은 그야말로 미로라는 말에 딱 어울렸다.

     

   수많은 함정과 기계 괴물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은 덤이고, 때로는 미로의 벽의 위치가 제멋대로 바뀌며 길을 찾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7층의 목표는 그런 기계미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이곳을 빠져나가는 것은 순전한 운, 혹은 엄청난 관찰력뿐.

   그러니 이곳이야말로 수색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장소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수색꾼의 역할이 중요한 이곳에서 크라슈와 라크라디온은 현재 둘이서 벽 하나를 마주 보고 있었다.

   수색꾼 역할을 맡아야 할 데릭과 백마도사인 페니첼리 없이 두 명에서만 말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좀 전에 벌어진 일.

   그것은 다름 아닌 펜달로드 쪽에서 파놓은 함정으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7층에 입장하고, 몇 걸음을 떼지 않아 곧바로 펜달로드의 패거리가 크라슈 내를 습격해 왔다.

   당연하지만 크라슈와 라크라디온을 상대로 펜달로드 패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별거 없었다.

     

   그 펜달조차 꺾지 못한 두 사람은 순식간에 펜달로드 패거리를 제압해 나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서 벌어졌다.

   기계미로의 벽들이 때마침 제멋대로 움직이며 순식간에 데릭과 페니첼리를 두 사람과 갈라놓았다.

     

   「페니첼리! 데릭!」

     

   급히 라크라디온이 벽에 다가섰으나 이미 벽이 그 앞을 막은 뒤였다.

   오러 블레이드를 지닌 라크라디온의 검도 벽은 베어 가르지 못했다.

     

   그녀가 가르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벽이 복구되었으니까 말이다.

     

   펜달로드 패거리는 분명 이것을 노리고, 일부러 벽이 바뀌는 타이밍에 급습한 것이 분명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벽이 나누어진 그 순간 갑자기 몰려온 기계 무기종들이 크라슈와 라크라디온을 습격했다.

   오직 두 사람만을 노리고 습격한 기계 괴물들 탓에 잠깐 한눈을 판 사이 크라슈 쪽 벽에 남아 있었던 펜달로드 패거리들은 바로 그 자리를 도주했다.

     

   두 사람과 정면 승부가 의미 없으니 자신들이 가장 잘 아는 마성궁의 특성을 절묘하게 이용한 것이었다.

     

   라크라디온은 침음을 삼켰다.

   펜달은 평소에도 비겁한 짓을 일삼긴 한다.

   그는 선인보다는 악인에 가까웠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성궁을 향한 마음만큼은 그도 진심이라고 라크라디온은 지금껏 생각했다.

   그렇게 믿었건만 결국 마성궁에서 마저 그는 부하들을 시켜 비겁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라크라디온이 치를 떨었다.

   그래도 한때는 동료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도 변하고 말았다.

     

   “……크라슈 님, 죄송합니다.”

     

   반면에 크라슈의 표정은 일관되었다.

     

   “입질하던 개가 결국 물었을 뿐인데 새삼스러울 거 있나.”

     

   오히려 함정을 파줘서 크라슈는 고마웠다.

   펜달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수색꾼 없이 7층을 뚫을 방법은?”

   “……벽을 잡고 가다 보면 그래도 어떻게든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한참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말이다.

   라크라디온은 페니첼리와 데릭을 찾자는 말은 안 했다.

     

   기계 태엽 벽들이 바뀌는 주기는 펜달로드처럼 작정하고, 타이밍을 재지 않는 이상 벽이 바뀌는 시기는 알기 어렵다.

   그러니 두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것도 저쪽이 작정하고 찾아도 한참 걸릴 것이 분명했다.

     

   “그럼 라크라디온 너한테는 방법이 없다는 소리군.”

   “……예.”

     

   분명 자신이 마성궁에 먼저 들어왔던 선배임에도 라크라디온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에 송구스러워했다.

   애초에 그녀는 전투 담당이지 수색 담당은 아니니 말이다.

     

   “그럼 됐어. 대신 내 부탁이나 좀 들어줘.”

     

   크라슈는 딱히 신경 쓸 거 없다는 양 말했다.

     

   “부탁이시라면.”

   “나 좀 업어라.”

     

   라크라디온의 눈이 깜빡여졌다.

   뜬금없이 자신을 업으라니?

     

   그녀의 눈에 의문이 서렸지만, 크라슈의 눈은 진지했다.

   처음부터 그 녀석들이 함정을 판다면 7층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함정도 아니나 다를까, 예상한 대로였고.

   이래서 수색꾼을 일부러 한 명 데려왔다.

     

   펜달로드 녀석들이 우리에게서 수색꾼만 떨어트리면 다 해결될 거라고 믿게 하도록 말이다.

     

   “나를 못 믿냐?”

   “아뇨.”

     

   그녀는 군말하지 않고, 그의 앞에 자세를 낮춰 등을 보였다.

   공략자들이 흔하게 입는 얇은 갑옷과 상의가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에 보였다.

     

   크라슈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등에 올라탔다.

     

   이제 성장기를 탄 크라슈도 키가 꽤 컸다.

   하지만 아직은 일반 남성에 가까울 정도로 키가 큰 라크라디온만큼은 아니었기에 그녀는 수월하게 그를 업어 올릴 수 있었다.

     

   “제가 이제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이제 집중 좀 할 테니까. 내가 지시하는 대로 그대로 가. 집중하는 동안은 나 혼자서 움직이기 불편하거든.”

   “알겠습니다.”

     

   라크라디온은 크라슈의 말을 성실하게 잘 따랐다.

   그 모습의 크라슈는 만족하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동시에 그가 일깨운 것은 다름 아닌 제 육감이었다.

   예전과 달리 훨씬 그 폭이 넓어진 제 육감.

     

   오늘은 그 제 육감을 한계 이상으로 넓혀볼 생각이었다.

     

   그러니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자신의 지시에 따라 옮겨줄 이동 요새도 말이다.

     

   제 육감은 일종에 오러의 거미줄과 같다.

   그 거미줄은 대기에 얇게 퍼져가며 빽빽하게 막혀 있는 벽이라 할지라도 그 미세한 틈을 지나 계속해서 뻗어 나간다.

     

   제 육감이 점점 더 넓게 퍼질 때마다 크라슈의 머릿속에는 점차 이 거대한 미궁의 모습이 도면처럼 보여 나가기 시작했다.

   극한까지 집중력을 올렸기에 확장된 감각은 모든 정보를 크라슈의 머릿속에 강제로 이끌었다.

     

   물론 그만큼 제 육감을 늘린 만큼 크라슈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그 정도는 참을만한 수준이었다.

     

   “직진 방향으로 500미터를 달린 후, 오른쪽.”

     

   그 순간 크라슈의 지시가 이어졌다.

   라크라디온은 크라슈의 지시를 따라 망설임 없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다음 삼거리에서 왼쪽.”

     

   라크라디온이 달릴 때마다 크라슈의 지시는 칼같이 나왔다.

   그러자 라크라디온은 점차 주위 풍경이 바뀌어 가는 것을 느꼈다.

     

   길을 제대로 가며 안쪽으로 나아갈 때마다 기계 미궁의 벽은 일정 색깔로 점차 변해 간다.

   본래의 검은빛에서 붉은빛으로 말이다.

     

   점차 살짝씩 붉은 기운이 돌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길을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게 맞았다.

   라크라디온은 감탄했다.

     

   설마하니 크라슈가 이 정도로 길을 잘 찾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라면 데릭보다도 훨씬 뛰어난 수색꾼 수준이었다.

     

   ‘대체 얼마나 많은 기묘한 재주를 지니고 있기에.’

     

   과연, 발하임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자신에게서조차 기초를 훔치고자 노력하던 그의 독종 같은 집념이라 해야 할까.

     

   어쨌든 크라슈가 여간내기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

     

   “역시 오는구만.”

     

   그 순간 크라슈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가 슬며시 눈을 찌푸렸다.

     

   “온다면, 혹시.”

   “그래, 펜달로드 패거리들이다.”

     

   크라슈와 라크라디온이 너무 빠른 속도로 길을 찾기 시작해서일까.

   당황한 펜달로드 패거리들이 크라슈 내를 노리고, 서둘러 이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대로면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크라슈와 라크라디온이 금방 8층에 도달한다.

   두 사람이 8층에 도달하면 끝장이라는 것을 아는 만큼 무력 충돌을 택한 것이다.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만큼 자기 대장들을 아낀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만.”

     

   어느새 눈을 뜬 크라슈가 그녀의 등에서 몸을 떼었다.

   그 순간 어느새 발검한 그의 검이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 대가는 톡톡히 치러야 할 거다.”

     

   그 순간 크라슈가 망설임 없이 검을 내던졌다.

   순식간에 던져진 검은 흑색의 빛을 뿌리며 모퉁이 앞에서 튀어나오려던 인물의 가슴팍에 퍼억하니 박혀 들었다.

     

   “크학?!”

     

   순식간에 이뤄진 기습에 그가 당황한 찰나 크라슈는 라크라디온의 등에 도약해 바닥에 착지했다.

   그러자 그의 손에는 분명 조금 전에 던졌던 묵검이 되돌아와 있었다.

     

   “제그가 당했어!”

     

   크라슈의 검에 맞은 이에게 급히 누군가 포션을 붓는 사이 크라슈는 이미 달리고 있었다.

   그러자 그를 본 펜달로드 패거리 중 방패를 지닌 세 명이 급히 앞으로 튀어나왔다.

     

   크라슈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기막힌 숨을 내쉬었다.

     

   “누굴 무기종으로 보냐?”

     

   무기종들을 공략할 때야 방패병이 의미가 있지.

   사람 상대로 방패병을 세우다니.

     

   순간 기가 막혔지만, 방패의 장벽은 상당히 높았다.

     

   거기에 뒤에서 마도사들이 바닥에 시약을 뿌리며 마법진을 형성시킨 채 영창을 읊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로 자신들을 무기종을 상대하는 것처럼 공략하는 모양새였다.

     

   ‘그런 전투를 원한다면.’

     

   크라슈의 입가에서 옅은 연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세계 침식의 힘을 이그니스가 불태우기 시작하며 발동된 멸화침식의 흔적이었다.

     

   그 순간 크라슈의 몸이 일직선으로 뻗어졌다.

   그의 검에는 어느새 흑염이 깃들며 화려히 타오르고 있었고, 크라슈의 근육 또한 거칠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해주면 그만이지.’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이윽고, 크라슈가 방패와 맞부딪쳤다.

   나름대로 엑스퍼트랍시고 두른 방패의 오러는 크라슈와 부딪친 순간 허망할 정도로 우그러트려지며 그 길을 내주었다.

     

   “으악!?”

   “그아악?!”

     

   순식간에 방패를 뚫고 들어온 크라슈의 앞에 검을 쥔 이들이 급히 휘둘러 왔다.

   그러나 크라슈는 그보다도 빨랐다.

     

   그들의 공격 경로를 모조리 꿰뚫어 보고, 마치, 재주 넘기를 하듯 그들 사이를 요리조리 스쳐 지나갔다.

   그것을 본 이들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사실상 기예에 가까울 정도의 움직임이었기 때문이었다.

     

   “괴, 괴물.”

     

   누군가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 크라슈는 이미 마도사들의 앞에 도달해 있었다.

   그러곤 그들의 마법진이 채 빛을 발하기도 전에 묵검을 마법진에 박아 넣었다.

     

   화륵!

     

   그 순간 묵검에서 뻗어 나간 불길이 마법진의 시약을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마도사들은 영창도 취소하고, 급히 몸을 빼려 했지만, 크라슈의 손과 발은 그보다 빨랐다.

     

   마도사 중 한 명은 걷어차 날려 버리곤 다른 한 명은 머리를 잡아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았던 것이다.

     

   순식간에 패거리 중에 있던 마법사 둘을 전부 제압한 크라슈가 바닥에 꽂혀 부들거리는 마법사를 두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멸화침식으로 붉어진 그의 눈의 인영이 어두운 미궁 안을 천천히 빛냈다.

     

   그것을 본 펜달로드 패거리들은 전원 그 자리에서 우뚝 굳고 말았다.

   일순간에 한 팀을 박살 내놓은 그를 보고, 마성궁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전원이 압도당한 것이었다.

     

   그것도 올해 14살밖에 안 된 소년에게 말이다.

     

   “더 싸울 거냐.”

     

   크라슈가 질문하자 그들 전원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들은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얼굴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빼에엑 에벨아스크!

[ 트위치에서 삽화 작업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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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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