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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

       “계시라.”

        ​

        이야기를 듣던 황제가 중얼거렸다.

        황제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교황이 고개를 끄덕였다.

        ​

        “차원문이 열리는 건 확실한 듯 보입니다. 이를 막지 못한다면…”

        “마계와의 전쟁을, 다시 하게 될 지도 모르겠군요.”

        ​

        기록으로도 읽고, 당시 상황을 겪었던 이들에게도 들었기에.

        마계와 연결된다면 상황은 결코 좋지 않을 거라는 걸,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

        “예. 마신교단을 막지 못한다면, 다시금 이전의 대전쟁이 재현될 것입니다.”

        ​

        표정을 찡그리는 황제에게, 교황이 마저 말을 이어갔다.

        ​

        “성국은 최대한 제국에 협조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제국 내부에서 아무리 마신교단을 저지해도, 다른 왕국들도 이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늦출 수는 있어도 막지는 못할 게 분명합니다.”

        ​

        교황이 돌아간 뒤로도, 황제는 고민을 이어갔다.

        ​

        ‘막아내는게 최선이겠지만, 막아내지 못했을 경우도 대비 해야 겠지.’

        ​

        대부분의 인계가 연합하여 마계의 침략을 저지했음에도 그때 입었던 피해는 무시할 수 없었다.

        저들도 기사, 마법사들과 대등한 마인들이 존재했기에.

        분명 어려운 전쟁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

        다만, 이전과 다른 건 있었다.

        이전의 대전쟁은 초인들에게 의존했다면.

        지금은 병사들의 전투력 또한 끌어올릴 수 있는 화기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 수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

        “음…”

        ​

        황제는 앞으로의 계획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

        ***

        ​

        “흐흠…”

        ​

        이전에 헤이른 왕국과의 전쟁에 참가한 경력이 있음에도.

        공을 인정받아 전역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여전히 군에 남아 복무를 이어가고 있는 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톰으로, 현재 군 복무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

        오랜 복무를 하며 짬이 찬 그였다.

        계급도 어느새 십인장을 달았다.

        ​

        “오늘 작업 있으니까, 이따 애들 데리고 가서 하고 와.”

        “예. 그리 하겠습니다.”

        “나는 따로 할 거 있어서, 너희끼리 가면 돼.”

        “…예.”

        ​

        이후 분대원들은 그가 말한 장소로 이동했다.

        그들 뿐만 아니라, 포병들, 창병들 등의 인원들이 모여 있었다.

        장교가 앞으로 나와 그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

        “박격포라고 하는 건데. 잘 옮겨둬라.”

        “아.”

        “나무상자는 취급에 주의하고. 신체도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

        장교가 이죽거리며 말했다.

        물론 신관이 결합되지 않았기에 터질 일은 적었지만.

        이를 모르는 병사들은 겁먹은 표정으로 물건들을 옮겼다.

        포며, 나무상자며, 하나같이 무거웠다.

        ​

        “분대장님…어찌 저희를 두고 홀로…”

        ​

        톰. 오랜 복무를 하며 짬이 찬 그였다.

        고된 작업을 미리 인지하고 회피할 정도의 짬이.

        ​

        한편, 기사들은.

        ​

        “이게 그건가.”

        ​

        기사 전용 화기.

        첫번째 화기인, 펌프액션 산탄총.

        시험과 평가를 거친 끝에, 일부 기사들에게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

        “이게 그렇게 좋다고.”

        “음…이걸로 뭔가를 베기에는…”

        ​

        보급받은 산탄총을 확인하는 기사들.

        이전에 이를 시험했기에 파악하고 있던 이들은, 기사들이 총기에 익숙해 지는 걸 보조했다.

        ​

        “말하지 않았나. 총검은 보조적인 목적이라고. 핵심은 탄이야.”

        “오호.”

        “탄은 여기로 밀어넣는 게 맞나?”

        “거기는 출구일세. 넣는 곳은…”

        “왜, 그 저번에 병사들은 장전할때 이렇게 하던데.”

        “그건 화승총 시절의 이야깁니다…”

        ​

        그들이 진땀을 빼며 기사들에게 산탄총의 사용 방법을 보조하고 있을 때, 한켠에서는.

        ​

        -철컥. 철컥. 철컥. 철컥.

        ​

        한 기사가 장전 손잡이를 조작하고 있었다.

        ​

        “으흐.”

        “자네 뭐하나. 하는 꼴이 꼭.”

        “아니, 그. 이게 참 뭐랄까. 이 소리랑 느껴지는게 은근 중독되서 말이지.”

        ​

        -철컥.

        ​

        “오호.”

        ​

        -철컥철컥철컥틱철컥틱.

        ​

        “사격은 언제하나?”

        “아침에 듣지 않았나?”

        “이렇게 견착 하는 게 맞나?”

        “개머리판을 어깨에 대시면 됩니다.”

        “흠. 둔기로도 쓰기 좋아 보이는데.”

        ​

        -후웅.

        ​

        “방아쇠가 안 당겨지는군.”

        “안전장치를 조작해야 방아쇠가 당겨집니다.”

        “이렇게 넣는 것 맞나?”

        “거듭 말하지만 거긴 총구일세…총알이 나가는 곳이지 넣는 곳이 아니…”

        ​

        그들이 이대로 한 명씩 봐주면 끝이 없을 거란 걸 알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

        “한번에 알려 줄 테니…주모옥! …”

        ​

        한편, 거리가 있는 곳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가 있었다.

        ​

        “흠. 별로인데.”

        ​

        산탄총은 작았다.

        그의 기준으로 보기에 작았다는 말이다.

        ​

        “이정도는 되어야지. 그렇지 않나?”

        ​

        그의 질문에, 옆에있던 종자는 그의 랜스를 바라봤다.

        일반적인 기마병들의 랜스보다 배로 큰 랜스를 보며 말이다.

        ​

        기사들은 일반적으로 검을 쓴다.

        보조 방어 수단으로 방패를 장비하기도 한다.

        다만, 일반적이지 않은 이들도 존재했다.

        ​

        둔기류나 도끼류를 사용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랜스를 쓰는 이들도 분명 있다.

        다만, 그처럼 거대한 랜스를 쓰는 이들을 찾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다.

        말을 타지 않고도, 거대 랜스를 들고 적진으로 돌진하는 이는 특히나.

        ​

        그런 그에게는, 어떤 무기를 쥐어줘도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차마 자신의 소견을 밝힐 자신이 없었던 종자는, 기사의 말에 긍정했다.

        ​

        ‘저 랜스만한 크기의 화기를 만들진 않겠지.’

        ​

        기사들의 무기와 갑옷의 관리는 종자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그리고, 화기의 관리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

        기사의 규격 외의 랜스를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거기에 저 랜스 크기의 이상한 화기까지 추가된다면.

        종자는 그저 기사가 이대로 화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

        “랜스와 화기를 결합하면…”

        “?!”

        “하하. 될리는 없겠지만.”

        ​

        ‘제발.’

        ​

        종자는 애타게 기도하며, 본연의 업무를 수행했다.

        다만 기사는. 

       

       ‘나도 무기연구소에 들려서 의뢰를…’

       

       종자의 바램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

        ​

        “기사 전용 화기 또한 보급되기 시작했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아, 이야기는 들었어서 알고는 있습니다.”

        “허어. 오늘 안그래도 다른 기사들에게 화기의 조작법을 알려주다 오는 길인데…”

       

        브라운의 앞에서, 기사들은 오전에 있었던 고충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

        “…흠흠. 이거 참. 부끄러운 꼴을 보였군요.”

        “하하. 아닙니다.”

        “그것보다, 오늘 보자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혹시…새로운 기사 전용 화기입니까?”

        ​

        브라운에게, 오늘 부른 이유가 무엇 인지를 묻는 기사들.

        ​

        “그건 아니고…”

        ​

        오늘 그들에게는, 화기 말고 다른 걸 선보일 예정이었다.

        겸사겸사 테스트도 진행하고.

        ​

        “오늘 보여드릴 것은 좀 다른 물건인데, 우선 확인 해 보시겠습니까?”

        “좋죠.”

        ​

        그들을 안내하는 것은 맥콜슨.

        브라운은 그들의 뒤를 따라 지하실로 이동했다.

        ​

        “이것의 시험을 위해, 여러분들을 불렀습니다.”

        ​

        맥콜슨이 말하며, 천막을 걷었다.

        덮여있던 마석 동력 갑옷이 드러났다.

        ​

        “오…”

        “갑옷…입니까?”

        “갑옷 이지만, 일반적인 갑옷과는 조금 다를 겁니다.”

        “기대 되는군요. 그럼, 착용 하면 되겠습니까?”

        ​

        지하실은 갑옷의 기능을 시험하기에 충분한 공간은 아니었음으로, 그들은 사격장으로 이동했다.

        기사들이 착용하는 것을 보조한 뒤, 맥콜슨이 물었다.

        ​

        “…어떻습니까?”

        ​

        맥콜슨은 그동안 마석 동력 갑옷의 설계에 집중했다.

        마석의 소모율을 계산해 가며 지속적으로 개선하였지만, 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

        “음. 무겁군요.”

        “아직 가동이 되지 않아 그럴 겁니다.”

        ​

        마석을 끼워 넣자, 갑옷에 동력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

        “오, 이거.”

        ​

        갑옷을 입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기사들.

        ​

        “가볍군요.”

        “동력이 공급되기 이전에는 버거웠는데, 오호.”

        “착용감은 어떻습니까?”

        “몸에 맞춰진 것은 아니지만, 나쁘진 않습니다.”

        ​

        당장은 나쁘지 않았다.

        몸을 움직이는 기사들을 바라보며, 브라운이 맥콜슨에게 물었다.

        ​

        “30초 정도였나.”

        “그렇지. 계산 상으로는.”

        ​

        현재 마석의 품질로는 기존에 계획했던 기능들을 모두 추가할 수 없었다.

        맥콜슨은 과감하게 기존에 구상했던 마법 방어와 같은 기능들을 대거 포기했다.

        이에, 기사의 움직임을 보조한다는 핵심적인 기능만 남은 상황.

        이마저도 기존보다 출력을 대폭 줄였다.

        대신 가동 시간은 늘어났지만, 그래도 30초.

        ​

        “아. 끝났나 보군.”

        “…”

        ​

        맥콜슨은 떨리는 손으로 마석을 꺼냈다.

        이후로도 시험을 몇번 더 진행한 뒤.

        ​

        “하하. 가동 시간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앞으로가 기대되는 군요.”

        “이거. 참. 무기 연구소에 올때마다 항상 새로운걸 보는 것 같습니다. 화기들도 그렇고.”

        ​

        아직 실전 가능성은 제로.

        다만 성능을 확인한 기사들은 만족한 듯 보였다.

        ​

        “상급 마석을 쓰지 못하는 게 아쉽군.”

        ​

        떠나는 기사들을 바라보며, 맥콜슨이 말했다.

       그의 바램이 언제일진 몰라도, 이루어 질 것이다.

       ​

        “그래?”

        “왜 웃나?”

        “아니 뭐. 기사들도 괜찮다고 하잖아. 좋은 일인데 웃어 너도.”

        ​​

        ‘웃을 일은 아니네.’

        ​

        마석의 품질이 올라간다는 건,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생각이 복잡해진 브라운은 곧 입꼬리를 내렸다.

        ​

        “좀 전엔 웃더니, 이번엔 뭔가?”

        “…아냐.”

        ​

        한편, 다시 무기 연구소를 벗어나는 기사들은.

        ​

        “흠.”

        “오호.”

        ​

        그들의 시선은, 검을 휘두르는 한 여자에게 꽂혔다.

        정확히는 그녀의 검에 꽂혔다.

        ​

        “나쁘진 않은데.”

        “조금만 더 다듬는다면, 깔끔 해 지지 않겠습니까?”

        “흐음…이거…”

        ​

        어느새 기사들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

        “…어떤 일로…?”

        “하하.”

        ​

        그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아르윈은 왠지 모를 기시감을 느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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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무기개발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nted to prevent the abolition of the the Cushion Honey filled Department.

I made a weapon using memories from my past life.

I didn’t expect things to escalate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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