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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

       1차 경매장 폐쇄.

       국가를 넘어, 대륙의 재앙급인 사건이었다.

         

         

       제목) 저번에 경매장 터졌을 땐

       ㄹㅇ 세상 멸망한 줄 알았지 ㅋㅋ

         

       ㄴㄹㅇㅋㅋ

       ㄴ난 새로운 주딱 기다리고 있었는데?

       ㄴ똑똑한 청년.

       ㄴ너무 뜬금없이 뒤져가지고 ㅅㅂ

       ㄴ콜라 없어졌으면 나 울었음

       ㄴㄹㅇ…

         

       주딱이 죽었다 살아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으니.

       갤러리와 경매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주딱이 죽으면 갤러리는 회색지대로 돌아간다.

       모든 문명을 잃는다.

       그러나 지금은 주딱이 있는데. 경매장을 쓸 수 없다.

       두 번째 위기였다.

         

         

       제목) 주딱 뭐함? 경매장 왜 복구 안 됨?

       저번엔 주딱 죽었다가 살아난 거니까 그렇다 치자고

       근데 이번엔 뭐임?

       시발 죽었다 살아나는 것보다 경매장 복구하는 게 어렵나???

       그냥 차라리 죽었다 살아나면 안 됨????

         

       ㄴㄹㅇㅋㅋㅋㅋ

       ㄴ주딱아 제발 호흡을 10분만 참아다오…

       ㄴ10분이면 됨?

       ㄴ?

       ㄴ나 숨 안 쉬고 무호흡 연타 1시간 가능한데

       ㄴ시발 뭐하는 종족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ㄴ나 드래곤임 ㅇㅇ

       ㄴ드래곤이 이딴 말투로 말하겠냐고 ㅋㅋ

       ㄴ나 현직 드래곤인데 드래곤 맞다 ㅇㅇ

         

       ㄴ지금 주딱 죽이면 되냐?

       ㄴ나 집에서 빨간펜으로 주딱 이름 적는 중

       ㄴ저주 ㄷㄷㄷ

       ㄴ이 정도의 주술과 저주를…???

       ㄴ나도 동참한다 ㅇㅇ

       ㄴ집에서 종이에 이름을 적는 수상한 남성들 ㅋㅋ

         

         

       제목) 경매장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함

       경매장 살리는 게 뒤졌다 살아나는 것보다 어렵나?

       뒤졌다 살아나는 것보다 어려운 사태라면 진짜 좆 된 거 아님?

       아니면 이번엔 진짜 주딱이 죽은 상태인 거 아님?

       뭐냐고 도대체

         

       ㄴ어느 쪽으로 생각해도 지옥이긴 해

       ㄴ말이 안 됨 ㄹㅇ

       ㄴ경매장 복구가 그 정도로 어려운가…

       ㄴ이번 사태 오래가는 걸 보아하니 심각한 거 맞는 듯

       ㄴ경매장 복구 영영 안 되는 거 아님?

         

       ㄴ지금 경매장 지수 추종 펀드 다 박살나는 중인데 ㅅㅂ

       ㄴ이거 어떻게 함?

       ㄴ왜 글도 안 올리냐

       ㄴ주딱 살아있긴 한 건가…

         

         

       갤러리의 모두가 식은땀을 흘리던 그 순간.

       테세우르 제국의 한 청년은 웃고 있었다.

         

       “큭큭큭….”

         

       대륙 전체가 망조에 들고 있는 와중에도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세상이 흥할 때 돈을 버는 이가 있다면.

       망할 때 돈을 버는 이도 있는 법.

       세상이 망하는 쪽에 배팅을 한 사람은 돈을 벌고 있었다.

         

       “크큭….”

         

       하지만 이 사내는 반대였다.

       세상이 망하는 쪽이 아니라, 흥하는 쪽에 돈을 걸었다.

       주식이 올라야 돈을 버는 입장이니. 실시간으로 돈이 파쇄 되고 있다!

       미친 듯이 돈이 사라지는 중이지만.

       이 사내….

         

       “크흐흐….”

         

       잔고가 박살나고 있는데 웃고 있다…!

       열반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 그런 걸까?

       이 정도의 돈은 돈도 아닌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미쳐버린 걸까.

       당연히 그런 건 아니고 먼 미래를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가가 내리다니. 미친 것인가?”

         

       이 정도로 할인을 하다니!

       제국의 황제. 크리스 카를 테세우르.

       그가 보기엔 지금의 상황 자체가 우스웠다.

         

       “뻔하다. 너무나도 뻔한 일이다.”

         

       이미 한 번 일어난 일이 이번에도 또 일어났다.

       그렇다. 역사는 반복되기에 학습만 한다면

       흐름을 비틀거나, 대비할 수 있다는 걸 황제는 잘 알았다.

         

       “멍청이들인가?”

         

       경매장에 문제가 생겼다한들 그저 잠깐에 불과한 해프닝.

       결국엔 경매장은 부활하고 대륙의 경제는 안정을 되찾는다.

       단지 그 짧은 시간의 손실이 두려워서 패닉셀을 하는 지경이라니.

         

       “스스로 선택도 못 하는 우매한 자들.”

         

       그저 분위기에 휩쓸리고.

       흐름들 따라가기에 바쁘다니.

       황제는 그들을 속으로 비웃었다.

         

       그래서 돈을 못 버는 거다. 그 자리에 있는 거다.

       돈을 버는 사람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야 하며.

       분위기에 취하지 않고 흐름을 바꿔야 한단 말이다.

         

       “그러니 개돼지들이지. 큭큭.”

         

       그래. 그렇게 계속 팔아라. 나는 주워 담을 테니.

       주가가 무섭도록 떨어진다…!

       어디까지 곤두박질칠지 모르는 상태지만, 황제는 손을 뻗었다.

         

       “진행시키도록.”

       떨어지는 칼날을 붙잡아야 돈을 벌 수 있는 법. 공포에 사라!

       자신만만하게 매물들을 주워 담기 시작했다.

         

       그에겐 근거가 있었다.

       경매장에 흔들리는 일개 붕어 가재들은 정보가 없지만, 황제는 정보가 있었다!

         

       주딱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고?

       주딱이 뭘 하고 있는지 정보가 없다고?

       그건 전부 황제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으니까.

         

       탈모약과 인성질로 끈끈하게 이어진 주딱과의 커넥션은 견고하다!

       주딱과 연락이 되는 이상 손해 볼 일은 없다.

       경매장이 언제 복구되는지만 안다면.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크크크.”

         

       황제가 사악하게 웃고 있으니, 옆에 있던 에르샤가 조용히 걱정을 표했다.

         

       “폐하. 이대로 매입한다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다. 떨어지는 칼날이 아무리 많아봐야 제국이 버티지 못할 리 없으니.”

       “…알겠습니다.”

         

       떨어지는 칼날을 붙잡는 걸 두려워해서 되겠느냐!

       황제는 싸게 나온 펀드들을 주워 담았다.

       어차피 오를 종목인데 줍지 않으면 바보지.

       오늘이 가장 싸다!

         

       그는 펀드들을 전부 구매했다 주워 담는다. 돈을 갈아 넣는다.

       그는 그렇게 시장에 풀린 매물을 구매했다.

         

       “그래 좋아. 좋다.”

         

       주워 담고. 또 주워 담고. 또…,

       한참 매수를 외치던 황제는 뭔가 깨달았다.

         

       “근데 너무 많은 것 아닌가?”

         

       떨어지는 칼날이 너무나도 많다.

       뭔가 잘못됐다.

         

         

       ***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은 이곳이 바닥이라 생각해서 구매했다.

       하지만 바닥 밑에 또 지하실이 존재한다.

         

       모두가 깨달아버렸다.

       나라도 살아야 한다!

       그렇게 모두가 죽음을 향해 달려나갔다.

         

       대다수가 전멸해서 시체가 되어버린 황폐한 펀드 시장.

       그곳에 살아있는 사람이 존재하긴 했다.

         

       “쿨럭….”

         

       한때는 제국의 황제였던.

       아니 지금도 제국의 황제이긴 하지만.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내였다.

         

       “너희가 옳았구나. 짐은 멍청한 황제였도다.”

         

       남들과 다른 줄 알았던 범부.

       혼자 자연을 거스를 줄 알았던 오만한자.

       그는 모든 죗값을 치르는 중이다.

         

       “마이너스 삼십…?! 크윽….”

         

       황제는 가진 돈을 꼴아 박은 상태로 마지막 희망을 입에 담았다.

         

       “주딱… 주딱은 어디 있지…?”

       “서신을 보냈으나 대답이 없습니다.”

       “빨리 경매장을 해결하라고 독촉하도록. 안 그러면 내가 직접 가서 주딱의 정강이를 걷어차 버릴 테니.”

       “…알겠습니다.”

         

       정강이를 걷어찬다니.

       그런 무서운 일이 벌어지는 건 눈뜨고 보기 어려운 일이지만….

       황제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

       에르샤는 그가 시키는 대로 서신을 보냈다.

         

       왕국에 있는 주딱에게 경매장을 복원시켜달라는 절실한 부탁이었다.

       경매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적인 문구까지 넣음으로서 강압적인 서신을 완성시켰다.

       이 정도라면 주딱도 움직이지 않고는 못 배길 거다.

       그녀가 왕국으로 서신을 보내고.

       그대로 하루가 지났다.

       더욱 수척해진 황제가 비틀거렸다.

         

       “서신은 받았느냐.”

       “답장은 아직입니다.”

       “….”

         

       분명히 서신을 보냈는데?

       서신을 보내지 않은 것도 아니고 강압적인 멘트까지 넣었다.

       제국의 위신이 이렇게까지 추락했단 말인가.

       그게 아니면 주딱은 제국조차 아래로 보는 것인가. 그냥 무시했는가.

       그 어느 것에 해당하더라도 망신이다!

         

       “제국의 서신을 무시한 걸 공식적으로 항의하겠습니다.”

       “그래….”

         

       마음 같아선 쫓아가서 주딱의 귓불을 잡아당겨주고 싶은데…!

       황제는 그것조차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다.

       용사와 성녀가 있는 곳이 왕국인데. 그게 가능할까.

       비대칭 전력을 보유한 왕국이기에.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도 불가능하다.

         

       황제는 주먹을 꽈악 쥐며, 주딱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짐했지만….

         

       “내가 뭘 할 수 있지?”

         

       경매장이 안 열리면 모든 게 끝이 아닌가.

       주딱에게 복수한다 한들. 얻는 게 뭐가 있단 말인가.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구나. 나도 그들과 같은 한낱 인간에 불과했던 것을.”

         

       황제는 반쯤 넋이 나간 채 일상을 보냈다.

       흐리멍덩한 눈으로 밥을 먹고. 옷을 갈아입고. 왕좌에 앉았다.

         

       “…후우.”

         

       그는 이대로 경매장이 열리지 않는 모습을 상상했다.

       제국에 거대한 손실을 입힌 황제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리라.

       앞으로 사람들은 제국을 말아먹은 쓰레기 황제로 알겠지.

       이런 글러먹은 황제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고.

         

       “크흑….”

         

       황제는 속이 쓰라려서 견딜 수 없었다.

       다만 아직 합리화할 이유는 남아있긴 했다.

         

       “그래도 아직 손해는 아니다.”

         

       팔기 전까진 손해가 아니다.

       파는 순간 손해가 확정이지만, 아직 확정된 미래가 아니다.

       하지만 손해가 확정된다면?

       제국은 이로써 3년은 퇴보하겠지.

         

       “젠장….”

         

       경박하기 짝이 없는 주딱 같은 놈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주딱은 없애야 하는 존재다!

       왜 주딱을 믿었을까!

       황제가 후회하면서 갤러리를 켰다.

         

       ─가짜뉴스빌런

       제목) 경매장 열림

       ㄹㅇ

         

       ㄴ구라 ㄴㄴ

       ㄴ또 구라를

       ㄴ진짜 구라치는 새끼들 싸그리 잡아서 뺨을 후려쳐야 하는데

       ㄴ아니 진짜인데?

       ㄴ진짜라고 구라치는 놈도

       ㄴ근데 ㄹㅇㄹㅇ임

       ㄴ? ㄹㅇ?

       ㄴㄹㅇ

         

         

       “뭣이?!”

         

       황제가 화들짝 놀라서 경매장을 확인했다.

       경매장은 이전과 같이 똑같은 모습이었다.

       경매장이 복구됐다는 소식과 동시에 경매장과 치킨 펀드의 가격이 급상승했다.

         

       “역시. 주딱… 믿고 있었다.”

         

       주딱이 경매장의 일을 처리해줄 거라 믿었다.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경매장이 열리기가 무섭게 에르샤는 한 가지 소식을 들고 왔다.

         

       “폐하. 왕국에서 서신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누가 보냈지?”

       “여왕과 주딱으로 보입니다.”

       “역시….”

         

       주딱인가.

       일을 처리하기 전까진 서신을 보내지 않겠다는 그 마음이었구나.

       서신을 무시한 게 아니다!

       일을 완벽하게 끝내기 전까지는 서신에 답하지 않겠다는 책임자의 마음가짐!

       그것도 모르고 주딱을 나무라다니.

         

       ‘그래. 주딱. 짐은 항상 그대를 믿고 있었다.’

         

       믿으니까. 이상한 갤러리 분탕 모임에 끌려가서도 합류하지 않았단 말이다.

       신의와 정이 있고. 약속을 어기지 않는 모범적인 황제가 곧 짐이다!

       자화자찬 세례와 함께 그는 도착한 서신을 읽었다.

         

       미안하다. 서신이 늦었다.

       경매장이 늦에 열려서 미안하다.

         

       제국을 향한 사과가 예를 지킨 상태로 적혀있었다.

       마지막 내용은 주딱의 개인적인 이야기였다.

         

       할 말이 있다. 제안이다.

       제국이라 가능한 이야기인데.

       들어볼 생각이 있냐는 짧은 문구였다.

         

       “….”

         

       황제의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먼저 고개를 숙이고 제안을 해오다니.

       주딱도 제국만이 가능한 일을 아는구나.

       제국의 위대함은 주딱도 아는 것이다!

       황제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거절할 이유는 없군.’

         

       주딱이 무언가 일을 저지르면 제국은 피해를 입었다.

       경매장도 그렇고. 새로운 물건이 출시됐을 때도 그렇다.

       그렇다면 이번의 제안은 뭐가 됐든. 같이 하는 편이 낫겠지.

       합류하지 않았을 땐, 대부분 손해를 보지 않았던가.

         

       그는 종이 서신을 간단한 마법으로 불태우고서, 에르샤에게 손짓했다.

         

       “수정구를 가져오도록. 실시간으로 연락을 취해야겠으니.”

         

       종이 서신도 마법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라 빠르지만, 이것조차도 답답하다.

       바로 목소리를 듣는 게 훨씬 나았다.

       에르샤가 건넨 수정구를 받아든 황제가 잠시 기다렸다.

       수정구의 푸른빛이 점멸하다가, 밝은 빛을 띠었다.

         

       ─여어. 황제.

         

       변함없이 경박한 주딱의 목소리가 황제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사업에 투자하는 거 어때?

       “사업…!”

         

       처음으로 주딱이 건넨 제안이었다.

         

       ‘흠… 사업이라.’

         

       주딱은 여태까지 큰 손실을 보게 했지만.

       경매장 사건으로 큰돈을 황제에게 안겨주었다.

       하필이면 자금적으로 여유가 생긴 지금 굳이 연락을 취하다니…!

       ‘크큭. 돈이 궁한가보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아니라면 굳이 연락할 이유도 없을 테니.

       평소처럼 고개를 빳빳하게 세운 마냥. 버릇없는 말투도 그 증거였다.

       위기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그래. 지금 주딱은 자금위기가 찾아왔다!

       예리한 판단과 함께 황제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사업. 무슨 사업이지?”

       ─그건….

         

       그레. 무슨 사업인지 불어라!

       어떤 위기를 겪고 있는지. 약점을 드러내라!

       황제의 입가에 걸린 미소와 달리. 침묵은 길게 이어졌다.

       수정구의 상태가 좋지 않은 건가? 통신 마법에 문제가 생겼나?

       그가 재차 물었다.

       “무슨 사업이냔 말이다.”

       ─무슨 사업이냐면….

         

       두 번의 시도로 황제가 알아챘다.

       이건 의도적인 침묵이다. 일부러 주딱이 입을 다물고 있었다.

         

       “크윽…!”

         

       황제는 답답함에 속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큿.”

         

       온화한 황제도 화가 났다.

       이렇게 고도의 수법을 사용하다니!

       나를 놀리는 것인가?

       황제의 머릿속에서 경박한 주딱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 그건 절대 아니다.’

         

       놀릴 거면 대놓고 놀렸겠지. 그런 놈이니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입을 다물었다….’

         

       의도적으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상황.

       말로 하기엔 너무 귀중한 정보인가?

       그 정도로 좋은 정보란 말인가?

       남들에게 새어나갈까 봐?

       이렇게 조심하는 걸 보아하니… 무언가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함도 느꼈다.

       그렇게 좋은 정보라면 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

       다른 이들에게. 특히 여왕에게 이야기를 하면 될 텐데.

         

       “주딱. 왜 내게 이런 제안을 건네는 거지?”

       ─그야. 내 고객이니까.

       “그럼 왜 여왕에게는….”

       ─여왕은 탈모약을 안 먹잖아.

       “…!”

         

       남자들끼리만 통하는 끈끈한 정…!

       그건 일종의 카르텔!

       주딱의 탈모 카르텔로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었나.

         

       ─우리 손잡은 거 아니었나?

       “….”

       ─에이 그래도 내가 받아먹은 게 있는데. 돌려줘야지.

       “…!”

         

       주딱은. 정을 아는 사내였던가.

       이런 순간에도 보답할 생각을 하고 있었나.

       황제는 마음이 한 풀 꺾였다.

       이야기는 들어봐도 괜찮겠지.

         

       “사업 조건은?”

       ─일단 이 정도의 돈이 필요하긴 한데.

         

       속닥속닥.

       작게 말한 금액에 황제가 눈을 찌푸렸다.

       꽤나 거금이다. 이런 자금을 요하는 사업이라고?!

         

       ‘이번에 돈으로 융통할 수 있는 금액이다만….’

         

       이런 거금이 필요하다니.

       이만 한 돈이 필요하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일인가?

       그렇다하더라도 거금을 지출하는 건 제국 입장에서도 손해다. 손해란 말이다.

         

       “받아들이지 않겠다.”

       ─음. 아쉽네.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가 크다.”

       ─그래? 근데 실패해도 괜찮은 거 아냐?

       “뭣?”

       ─제국이잖아. 리스크 정도는 감당 되잖아.

       “그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실패하면 내가 다른 사업을 가져올 건데? 확실한 걸로 서로 나눠먹자고.

       “…!”

         

       만약 실패하더라도… 확실한 이익?!

         

       ─그리고 아직 삽도 안 떴는데. 실패한지 안한지는 봐야 알지.

       “그건… 그렇군.”

         

       그래 땅에 돈을 버리는 짓만 아니면 된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참여하겠다. 무슨 사업이지?”

       ─잠깐. 다른 수정구로 내용 보내줄게.

         

       마법 수정구로 서신이 도착했다.

       자동으로 펜대가 움직이며 작성된 문서를 황제가 집었다.

         

       [마법 공학 연구소 건설비용]

         

       “?”

         

       돈이 안 되기로 유명한 마법 공학.

       그것도 이미 한 번 폭삭 망한 학문에 투자를 한다고…?

       획기적인 물건들이 나오긴 하나… 단지 그것뿐인 학문이다.

       가성비가 절망적이기로 유명하다.

       거기에 연구소 건설 위치는 오센 왕국이라고?

         

       “내가 왜 왕국에 거금을 투자해야 한단 말이냐!”

       ─그래도 수익 5:5로 나눌 거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에헤이. 중요한 건 열정이지.

       “…주딱. 넌 나를 모욕했다.”

       ─모욕이라니. 아니 그래서 발 빼게?

       “내가 이런 계약을…!”

       ─뭣?! 황제가 약속을 깨트렸다고?

       “….”

       ─에이 황제나 되는 사람이 설마 그러겠어.

       “….”

       ─사인 안 하면 갤러리에 황제가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 않는다는 익명의 제보가 올라올 것 같은데?

       “크으으윽…. 그래. 투자… 하겠…다….”

       ─그냥 탈모약 평생 치 구입했다고 생각해. 앞으로 무료로 줄 테니.

       “…큭.”

         

       황제는 속으로 울면서 계약서에 사인했다.

       마법 공학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

         

       부들부들 떠는 황제의 모습에.

       기사단장 에르샤가 어쩔 줄 몰라 눈치를 보았다.

         

       “폐하. 괜찮으십니까.’

       “…주딱에게 복수하겠다.”

         

       주딱. 적이 하나 더 늘어났다.

         

         

       ***

         

         

       돈이 안 되는 사업을 사업이라 할 수 있을까?

       사실 자선 행사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지만, 제국은 돈이 많으니 괜찮다.

       미안하지만, 돈 나올 구석이 황제 너 밖에 없었어.

       그래도 괜찮겠지. 그럼 그럼. 이런 일로 제국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이 모든 일을 꾸민 주딱이 한숨을 내쉬었다.

         

       “후. 작전 성공.”

         

       그래도 속이진 않았다.

       사업이 확실하진 않아도 수익금이 나올 수도 있고….

       대박이 터질 수도 있지.

       근데 그랬다면 마법 공학이 망했을까?

         

       “흠.”

         

       가끔은 진실을 묻어둬야 할 때가 있지. 그게 지금인 것 같다.

       일단 여왕님이 투자하고 싶다 했으니. 생각이 있지 않을까.

       주딱이 일을 마무리하자, 베아트리스는 그 의 눈치를 보았다.

         

       “미안해요…. 괜히 저 때문에.”

         

       마법 공학으로 일을 벌이지 않았더라면.

       괜히 제국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았을 텐데.

       그녀 입장에서도 제국은 상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주딱이라면… 얼마나 부담감을 느꼈을까.

         

       “아뇨. 괜찮아요.”

       “원하는 게 있으면 말만 해요 주딱…. 저도 도와줄 테니.”

       “원하는 거라.”

         

       가슴.

       순간 이상한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주딱은 이성을 부여잡았다.

       가슴에 파묻.

       간신히 부여잡았다.

         

       “저희 사이에 뭘.”

       “저희 사이….”

       “그보다 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네. 말씀하세요.”

       “마법 공학으로 수익이 날 수 있나요?”

       “아마도… 저는 가능성을 봤어요.

       “그래요?”

         

       생각보다 확고한 눈빛을 보아하니, 정말로 뭐가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마법 공학으로 와르르 망하진 않겠네.

       자리에서 일어난 주딱은 기지개를 켰다.

       벌써 시간도 늦어졌으니, 이제 잘 시간은 아니고. 방에서 갤질 할 시간이었다.

         

       “저는 일이 끝났으니 가볼게요.”

       “…네. 내일 봐요.”

         

       함께 있고 싶다는 아쉬움을 무릅쓰고.

       베아트리스가 주딱을 보내주었다.

       이제 어둑한 저녁이니까.

         

       주딱과 용사가 함께 집무실을 나선 순간.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어머어머….”

         

       왕궁에서 일하는 시녀들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빛바랜마틴님 후원감사합니다!!!!!!!!!!!

    오늘 자고 일어나서 휴일인줄알고 기뻐했는데
    정신 차리고보니 출근하는 날인 ㅋㅋ 아 ㅋㅋ

    암튼 독자님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다보니 글이 늦어버렸네용…
    쩝… 내일은 좀 더 재밌는 글을 적고싶습니다…

    다음화 보기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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