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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0

       

        

        

        

        

        

       “후, 시발. 시발….”

        

       “죽을 걱정 없다잖아, 이 자식아. 그건 그냥 천재지변이었다고.”

        

       “망할, 그렇긴 하지. 그렇긴 한데…젠장, 아직도 심장이 떨리네.”

        

       “딸이 다쳤으니 엄마들이 난리가 안 날 리가 있나…농담이다, 농담. 그러니까 그런 무서운 눈빛으로 보지 마라. 심장 아프다.”

        

        

        

        혼란과 환호가 교차하는 6월 초의 센트럴 파크 HQ, 그 사이의 불안 한 스푼.

        

        대거 팀이 돌아왔으며, 센트럴 파크는 습격당했고, 유진은 마지막의 마지막에 배에 총알 한 발을 허용한 채 본부로 복귀했다. 대거 팀이 타고 온 수송기에는 여전히 그녀의 피가 묻어있는 상태였다.

        

        출혈이 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은 것도 아니었다. 아예 피부를 스쳐지나간 것이 아니라 배를 관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중상에 속했다.

        

        그리고 대거 팀은 간만에 심장이 아파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뭐, 어떻게든 위안을 찾는다면, 이 물건이 오퍼레이터에게 얼마나 큰 생존성을 부여하는지를 몸소 느끼게 되었구만.”

        

       “15m 높이에서 떨어진 후에도 다시 건물 옥상까지 기어올라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말도 안 되는 거긴 하지만…근데 그걸 막내 몸으로 실험하게 될 줄은 몰랐지.”

        

       “그것도 백린 불꽃 가득한 동네에서 말이지요. 후우, 빌어먹을. 심장이 심각할 정도로 빠르게 뛰는군요. 분당 박동수가 200을 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200이라고? 그건 그것대로 대단하구만.”

        

        

        

        당연하겠지만, 가장 큰 반응성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게도 대거 팀의 변이자들이었다.

        

        특히나 유진을 애지중지하던 세 명의 엄마들. 이들이 소스라치게 놀란 것은 당연했다. 수많은 실전 경험과 특수부대로서의 경험을 통해 어떤 일에도 크게 놀라지 않게 됐음에도 그러했던 것이었다.

        

        이카루스 기어를 통해 신체의 모든 기전과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 변이된 몸은 어쩔 수 없이 그런 점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요컨대, 그러한 ‘기묘한’ 감정을 줄여서 말하자면-

        

        

        

       “이것도 그 모성…젠장, 한 마디를 못 하게 하는구만. 알았으니 때리려 들지 마라.”

        

       “할 수 없는 건 아니지. 대신 그에 대한 대가는 치러야만 하지 않겠어?”

        

       “너무하구만. 빨리 막내를 일으켜 세워서 이 광경을 보여줘야만 하는데.”

        

       “…안 그래도 그 녀석, 요즘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게 됐어. 영악하단 말이지….”

        

        

        

        모성애.

        

        물론 입에 담은 순간 분노의 시선을 받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테스토스테론 자랑에 여념이 없는 특수부대원들에게 여성스럽다는 말은 조금 찜찜한 것이었으니.

        

        좌우지간, 그것과는 별개로, 이들의 목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긴급치료실 내부에는 막내가 있었고, 대거 팀은 밖에서 옹기종기 모여 막내가 걸어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닥 소득이 없을 확률이 더 높았지만.

        

        

        

       “피로 누적과 출혈이 겹쳤다고 했나?”

        

       “그렇지. 출혈량이 대략 600ml 가량이니까…변이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혈압도 훨씬 높으니, 지혈이 좀 더 늦었다면 상당히 곤란했을 거야.”

        

       “그런가. 혼수 상태에 빠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기절하길래 놀랐지. 정신적 피로 누적은 어쩔 수 없어.”

        

        

        

        일주일 가량 이어진 작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쉬지도 않고 총만 쏜 것은 아니었다. 하루 평균 휴식 및 취침 시간은 대략 4~5시간 가량이었다.

        

        하지만 불규칙한 취침 시간과 끝도 없이 이어진 교전, 이카루스 기어의 필터 기능이 있었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봐야만 했던 수많은 시체들, 그리고 그 와중 있었던 고문현장까지.

        

        일반인이라면 견디기는커녕 PTSD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광경. 그것을 일주일 내내 견뎌낸 것은 대견했지만, 대거 팀의 다른 선임들보다 역치가 낮은 것 역시도 사실이었다.

        

        

        대화와 추측으로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가는 사이, 긴급치료실 문이 열렸다.

        

        먼저 나온 것은 태스크포스 대거의 팀 닥터인 체스터였다.

        

        

        

       ───끼이익!

        

        

        

       “…후,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니야. 생명에 지장은 없어. 흉터도 안 남을 거고.”

        

       “지금 자고 있나?”

        

       “뭐, 그렇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많이 피곤했을 거고, 하루 정도는 푹 쉬게 내버려둬. 병문안도 필요없을 거고, 내일이면 일상생활도 가능하고, 이틀이면 작전 투입도 무리가 없겠지.”

        

       “작전 진행 이야기는 일단 막내 깨어난 다음에나 하자고. 우리도 좀 쉬어야 할 것 같으니까.”

        

        

        

        대거 팀의 아이돌 그 자체인 유진에게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변이자들은 그동안 묵혀두었던 한숨을 토해낼 수 있었고, 그 꼴을 바라보던 이글 팀의 팀원, 그리고 대거 팀의 작전팀장이었던 오웬스 등은 너털웃음을 터뜨릴 수 있었다.

        

        팀 닥터인 체스터는 아군의 신체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특수 기능을 보유한 기어를 가지고 있었고, 유진이 앞으로 얼마나 더 자야 어느 정도 제대로 된 회복이 가능한지를 얼추 알려주었다.

        

        16시간.

        

        대거 팀이 여기서 더 머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열 명 가량의 인원이 집중치료실에서 걸어나오는 사이, 이곳에 막 도착했을 때는 보지 못했던 혼란스러운 센트럴 파크의 상황이 보이고 있었다.

        

        사전에 설명받지 못한 상황이었기에 – 정확히는 유진이 입은 총상으로 인해 정신이 없었던 탓에 – , 대거 팀이 급하게 달려온 서포트 오피서들에게 상황을 공유받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상황을 공유받은 대거 팀원들의 표정이 기묘하게 뒤틀리기까지도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뭐?”

        

       “사이보그가 침투했고, 우리가 나포해왔던 덱스터 박사인가 하는 아르테미스의 연구원을 구출하려고 시도하던 중 아군을 공격했으며, 두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라. 아주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구만.”

        

       “팔에서 칼이 나왔다고? 그게 말이나 되나?”

        

       “자세한 건 CCTV를 통해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하여 대거 팀은 디브리핑 룸으로 복귀조차 못한 채 TOC로 향했다.

        

        열 명의 인원들이 의자에 앉았고, 화면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복도 곳곳에 있던 CCTV로는 잡히지 않는 일렁임. 그러나 그것이 특수 수감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게이트를 지나간 순간 붉은 무언가가 터져나온다.

        

        피였다.

        

        머리가 뚫린 한 명, 그리고 말 그대로 산산조각난 다른 한 명.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일렁이던 실루엣이 걷히며 덱스터 박사가 갇혀있는 수감실이 찢어져 박살난다.

        

        그러나 그 순간 반대쪽에서 보이는-

        

        

        

       “…조디악?”

        

       “저 사람이 왜 저기 있나?”

        

       “증언에 의하면…냄새를 따라왔다고 하더군요.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나서 따라 들어가보니 저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합니다.”

        

       “대단히 재수가 없었군. 사고 예방 실력 하나는 끝내주긴 하지만….”

        

        

        

        대단히 재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 무엇보다도 정확한 판단이었다.

        

        CCTV에 녹음된 철컥 소리가 그 무엇보다도 둔중하게 울렸다. 그러나 그것은 총 소리가 아니었다. 추후에 알게 되길, 발레리라는 이름의 사이보그의 팔이 열리며 칼날을 드러내는 소리였다.

        

        귀청을 찢을 듯한 총소리가 복도를 가득히 타고 울렸다. 라플란드가 들고 있는 총이 연발로 발사되며 복도를 헤집었다. 그러나 탄환을 한무더기 얻어맞은 사이보그는 뒤로 쓰러지지 않았다.

        

        되려 그 반대였다.

        

        앞으로 달려갔다.

        

        

        

       “…사상자가 둘, 라플란드가 살아있다고 했으니 이 이상 죽은 사람은 없었겠지.”

        

       “그렇습니다. 문제는 해당 기체…발레리라고 하죠. 발레리는 40mm 유탄 두 발을 얻어맞고는 반쯤 산산조각났어요. 그 덕분에 통신장치를 복원하는 게 꽤 난감해지고 있습니다.”

        

       “그걸로 끝난 것 같진 않군요. 아까 전부터 군인들이 신나게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든데, 민간인들 전수조사가 실행되고 있는 건가요?”

        

       “그 역시도 맞습니다. 센트럴 파크는 하루에 평균 10명 가량의 민간인을 새로이 받으니까요. 언제 들어왔는지는 몰라도 저런 친구들이 여럿 숨어있으면 심각하게 곤란해집니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이 시점에서 대거 팀이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 아르테미스를, 그리고 폭도들을 완전히, 그리고 물리적으로 말살해버리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적을 축출해버리는 것이 이카루스의 첫 번째 칼날,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날카로울 칼날이 해야 할 일이었다.

        

        대거 팀은 일제히 시선을 교환했다. 다들 똑같은 표정이었고, 전부 동일한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작전은 멈춰세울 수 없었다.

        

        

        

       “…일단, 아르테미스가 관여했다면, 센트럴 파크에 침입한 그 골때리는 로봇이 여기가 아니라 작전 도중인 우리 앞에도 나타날 수 있겠지요.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겠어요.”

        

       “라플란드 견습작전관과의 접촉을 원한다면 알파급 변이자 숙소로 가십시오. 그곳에서 쉬고 있을 겁니다. 약한 심신미약 상태이니 괜히 놀래키지는 마시고요.”

        

       “어지간히 크게 데였나보구만. 그럼 어디 그 삐까번쩍한 변이자 숙소나 한 번 가보자고. 거긴 샤워실 좀 있나?”

        

       “뭐, 그렇지요. 제 물건 건드리면 때릴 겁니다.”

        

       “거 참, 누가 보면 브래지어라도 뺏어가려는 줄 알겠어. 안 그럴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농담 가득한 대화였지만, 이들의 몸에서는 숨길 수 없는 피비린내와 화약 향기가 풍겼다.

        

        1보 후퇴였다.

        

        그러나 이것이 어디까지 도약하기 위한 밑준비인지는 대거 팀조차도 몰랐다.

        

        

        

        

        

        

        

        

        

        

        

        

          

        

        

        

        

        

        

        

       “…어, 에으, 오퍼레이터 분들 아니십니까. 자느라 복귀한 줄 몰랐습니다. 지금이라도 탈착 도와드려야 하나….”

        

       “일어날 필요 없어, 앉아서 대화하지. 잠 좀 깨면 이야기하자고. 초콜릿 우유라도 좀 먹겠나? 남은 부식을 좀 가져왔거든.”

        

       “아, 그, 주신다면 감사히 먹죠. 헤헤.”

        

        

        

        변이자 전용 숙소에서부터 철컥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꿈결을 헤메고 있던 라플란드가 기상했다.

        

        한순간 심장 박동이 극도로 빨라지지만, 다행히도 이들은 꿈 속에서도 등장했던 끔찍한 사이보그가 아니라, 반쯤 동경하고 있던 – 그런 감정을 품게 될 줄은 몰랐지만 – 대거 팀이었다.

        

        치솟았던 박동이 하강하는 사이, 라플란드는 잠이 완전히 깨기도 전에 시원한 무언가를 받아들었다. 종이팩에 담겨있던 리터 단위의 초콜릿 우유였다. 차갑게 식어있는 건 덤이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중세 시대로 퇴보해버린 현 미국에서, 차갑거나 뜨거운 액체나 고체는 말 그대로 특권층만이 먹을 수 있었다.

        

        

        

       ‘…이걸 특권층이라고 해야 하는 게 맞나.’

        

        

        

        그 점에 슬퍼해야 하는지, 아니면 고마워해야 하는지.

        

        하지만 그런 생각은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려가는 달콤하고도 차가운 맛에 금방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문득 라플란드는 울고 싶어졌지만, 그녀는 그것을 티내지 않기 않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잠결이라는 점, 그리고 불과 몇 시간 전 끔찍한 일을 겪었다는 점 때문에 발생한 감정적 불안이었다.

        

        

        주변에선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간만에 복귀한 대거 팀이 온갖 잡동사니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이었다.

        

        총기랑 장구류는 서포트 오피서들이 진즉 맡아 가져간 지 오래. 쌓인 흙먼지와 탄매, 그리고 고장이 난 곳이 있다면 고장난 곳까지 전부 고쳐질 예정이었다.

        

        방탄복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쯤 서포트 오피서들은 방탄판을 빼고 세탁기 같은 곳에 돌리고 있을 것이었다.

        

        

        

       ‘엄청난 전쟁을 치르고 오셨네.’

        

        

        

        잠에서 덜 깬 상태였기에 눈치채지 못했던, 그리고 초코우유 때문에 눈치채지 못했던 농축된 피와 화약의 향기, 그리고 체취까지.

        

        그러나 라플란드는 어쩐지 컴뱃 셔츠 아래에서 맥동하는 그 잔향이, 그리고 꿈틀거리는 몸뚱아리가 그리 싫지 않게 느껴졌다 – 그리고 그것을 무의식 사이에서 자각한 순간, 그녀는 고개를 미친듯이 휘저었다.

        

        일부를 제외하고, 성별이 바뀌어버린 변이자들이 흔히 겪는 일이기도 했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그녀는 슬슬 나갈 준비를 했다. 대거 팀이 이곳에 머무른다면 라플란드는 비켜줘야만 했다.

        

        그래도 호다닥 나갈 필요는 없었던 것이, 알파급 변이자용 숙소의 크기는 족히 2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1층과 2층으로 나눠져있기도 했고.

        

        기억하기로는 대거 팀은 열한 명이었고, 자신까지 합치면 열두 명. 그 정도면 대거 팀을 방해하지 않고 나갈 수 있었-

        

        잠깐만.

        

        

        

       “…그, 뭐냐. 한 분 더 있지 않았습니까? 그-”

        

        

        

        그 순간.

        

        분위기가 다른 의미로 달라진다.

        

        라플란드는 자신이 하지 말아야만 하는 말을 했음을 직감했고, 황급히 고개를 숙였으나, 그것은 역린을 건드렸다기엔 조금 애매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대거 팀은 슬그머니 입을 열어 덧붙였다.

        

        

        

       “…지금 다쳐서 치료받고 있다. 아마 내일이나 모레 즈음 돌아오겠지.”

        

       “아…아, 미안합니다. 그런 의도로 말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그 정도로 심각하게 다친 건 아니니 괜찮아. 하지만…음, 이 즈음에선 말해도 되겠지.”

        

        

        

        그리고 그 순간, 변이자 중 한 명인 로건이 입을 열었다.

        

        

        

       “CQB를 비롯한 교전 전반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 있나?”

        

       “…그럴 리 있겠습니까?”

        

       “잘 됐군.”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아주 잠깐의 정적.

        

        몇 초나 지났을까, 라플란드는 그것이 평범한 질문 이상의 무언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 어쩌면, 어쩌면. 그녀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는 것은-

        

        

        

       “그, 그. 저기, 그건….”

        

       “엄밀하게 말하자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다. 아직 그쪽을 완전히 신뢰하기엔 이르지. 적어도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거든.”

        

       “…그렇죠.”

        

       “하지만 난 아니야. 그쪽이 뭘 했는지 CCTV로 꽤 재밌게 봤거든.”

        

        

        

        그걸 재밌게 본 게 맞는 건가 –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쳐지나갔지만, 그닥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웠지만, 그리고 이 시점에서, 이 나이에, 이런 외형으로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었지만, 대거 팀은 라플란드에게 있어 동경의 대상이었기에.

        

        아직도 그녀의 주머니에는 훈련장에서 이들이 쏘아낸 탄피 하나가 얌전히 잠들어있었다.

        

        라플란드는 마치 각성제라도 먹은 것처럼 눈을 크게 떴고, 눈을 끔뻑거리며 침을 삼켰다.

        

        

        

       “때론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에 들어가야만 할 때가 있어. 그리고…살아남기 위해 죽음에 몸을 들이밀어야만 하는 때도 있는 법이고.”

        

       “그…정도로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는데요.”

        

       “그 반대로다. 그리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기에 더 의미있는 일이지. 만약 뒤쫓지도 않았고, 그 자리에서 도망쳤더라면 꽤 곤란했겠지만…총까지 들고 갔다면 이야기는 달라.”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대거 팀에게 있어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들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오늘 본 것처럼, 언제 센트럴 파크가 전화(戰火)에 휩쓸릴지도 모르는 마당이지. 그걸 감안한다면 자신과 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살인기예를 익히는 건 무척이나 괜찮은 선택지가 될 거야.”

        

       “…그렇겠죠?”

        

       “그것도 그렇고, 또 누가 알겠어. 한 번 배워놓는다면 언젠가…누군가가, 혹은 우리가 그쪽을 좀 더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태스크포스는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거든.”

        

        

        

        그리고 그 순간.

        

        대거 팀은 라플란드의 눈동자가 반짝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가 절대로 거절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로건은 웃으면서 덧붙였다.

        

        로건이, 올리비아가, 로렌티나가, 그 외의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좀 구미가 당기나?”

        

        

        

        라플란드는 거절할 수 없었다.

        

        바지 주머니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던 탄피의 존재감이 유달리도 선명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작게 웃었다.

        

        끔찍한 기억을 화약 연기로 덮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너 납치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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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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