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714

       

        

        

        

        

        

        

        

       “착륙 지점을 센서와 화면으로 확인 중…워허우, 벌통을 두 개나 부숴서 그런지 아주 난리도 아니로군요. 진짜 저기 내려가실 겁니까?”

        

       “대거 팀은 바로 그걸 위해 창조되었죠. 이제 처리할 곳은 단 하나밖에 남지 않았으니, 뭐가 됐든 간에 종결을 지을 시간이지요. 저 아래에서 죽을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걱정 마시길.”

        

       “이해했습니다, 오퍼레이터 분들. 재향군인병원 위에 테르밋과 백린을 쏟아붓게 되겠군요…화력지원까지 30초. 지형 분석 시작합니다.”

        

       “확인. 갑시다.”

        

        

        

        오전 2시 07분, 브롱스.

        

        제임스 피터스 재향군인병원 상공 760m 위, 한 대의 수송기가 어둠 속에서 멈춰있었다.

        

        불과 10분 전, 대거 팀은 브롱스 하이스쿨 오브 사이언스를 습격하였고, 서버실을 폭파했다.

        

        불과 5분 전, 대거 팀은 하이스쿨 오브 사이언스로부터 남서 방향으로 2km 떨어진 프레스바이테리언 앨런 종합병원을 습격하였고, 서버실을 폭파했다.

        

        그리고 현재, 이들은 프레스바이테리언 앨런 종합병원으로부터 남동쪽으로 860m 떨어진 제임스 J. 피터스 재향군인병원의 상공에서, V-44TA1 발키리 수송기에 탑승한 채 지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변이자의 우수한 시력이 지면을 오시했다.

        

        대거 팀은 20분 안에 두 개의 벌집을 터뜨려 부수었고, 브롱스는 한순간에 완전한 자중지란에 돌입했다. 서버실이 박살나 터진 순간 개조된 병사들이 정신을 차리는 일은 없었지만, 그 비슷한 일은 발생한 것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브롱스 하이스쿨 오브 사이언스에 돌입했을 때, 아르테미스 행동대원들은 습격에 대비할 수 없었고, 2천 명이 넘는 개조 병사들을 전부 잃었다.

        

        프레스바이테리언 앨런 종합병원을 습격했을 때, 아르테미스 행동대원들은 과학고등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뒤늦게 확인했고, 그 때문에 300명 가량에 달하는 적이 통제를 유지한 채 대거 팀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저 아래에 있는 친구들은 전부 아르테미스의 통제에서 벗어나있지 않은 듯하군요.”

        

       “오로지 화염과 강철의 벼락만이 저 친구들을 편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요. 소이탄 장전. 부디 내려가서 별 일 없기를 바랍니다, 대거 팀. 현 시간부로 화력지원에 돌입합니다.”

        

       “공기순환 시스템 및 방열 기능 작동. 조종석 밀폐 완료. 폭탄 투하(Bombs Away).”

        

        

        

        섬광이 쏟아졌다.

        

        말 그대로 하늘에서부터 폭포처럼 쏟아져내리는 빛의 폭우. 그것이 일정 고도에 도달한 순간 수십 개의 자탄으로 분리되더니, 지면에 닿는 순간 더욱 거대한 불길이 되어 밤을 밝게 물들였다.

        

        건물 옥상과 주차장을 가리지 않고 불빛이 쏟아진다. 사방팔방에서 총기와 비유도 로켓포를 쏘아대며 최후의 저항을 시도하던 개조 갱단원들이 일제히 백색 화염의 해일 속에 파묻혀 사라진다.

        

        

        

       ───후우우웅!

        

        

        

        그 사이에서, 지상에서의 열기에 의해 급격히 변하는 공기 밀도에 의해, 대거 팀이 타고 있는 수송기인 포톤 1이 지상을 향해 빠르게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한 백색의 유독성 연기가 후방 램프도어를 타고 유입되었지만, 이카루스 기어는 그 어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사용자의 신체를 보호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연막을 뚫고, 수송기 한 대가 건물 옥상에 착륙했다.

        

        아홉 명에 달하는 인원이 마지막 작전구역인 제임스 J. 피터스 재향군인병원의 옥상에 발을 내디디는 순간이었다.

        

        

        

       “…당소 대거, 마지막 작전구역에 진입하였음. 현 시간부로 건물 내부로 돌입하겠다.”

        

       -확인. 당소 아울 1, 남쪽으로 200m 떨어진 아파트 단지 옥상에 도착했다. 지금부터 저격지원이 가능함을 알린다.

        

       “좋아. 가보자고.”

        

        

        

        새하얀 세상이 대거 팀을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방독면조차 쓰지 않았다. 아홉 명의 피부 전체가 아주 엷게 빛나고 있었다. 신체를 돌아다니는 나노머신과 아주 얇은 에너지막이 유독성 연기를 막아내고, 입 앞에 공기막을 만들어 원활히 숨을 쉬게끔 도왔다.

        

        세 명씩 세 개의 분대로 쪼개진 대거 팀. 이들은 각각 알파 1과 2, 3이라는 콜사인으로 분할되었다.

        

        그 누구도 도어 브리칭용 폭발물이나 도어 키커, 웨지, 샷건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이들의 신체가 곧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였으니.

        

        

        그리고 백색으로 물든 세상 속에서, 쇠가 찢어지고 쇠사슬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입이 시작되었다.

        

        

        

       ───투두두두두!

        

        

        

       “정면에 방어진지. 기관총이 복도 전체를 살상 구역으로 만들고 있다.”

        

       “상투적인 수단이로군요. 점착폭탄 발사합니다.”

        

        

        

        퓨웅!

        

        대거 팀이 내려오는 타이밍에 맞춰 몇 초만에 백수십 발에 달하는 기관총 총탄이 허공을 난자했지만, 이들은 이미 살아 움직이는 대응법이자 교범 자체였다.

        

        펄스가 복도와 벽을 통째로 훑었고, 로렌티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성형작약탄 구조의 점착폭탄을 유선형으로 생긴 발사기에 끼워넣었으며, 보지도 않고 복도 너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퉁, 그리고 콰앙. 순식간에 수십 미터가 넘는 복도를 가로지른 점착폭탄이 기관총 총열의 옆에 달린 강철판에 명중하고, 그 순간 드르르륵 하는 소음과 함께 강철판이 뚫리기 시작했다.

        

        다음은 간단했다.

        

        

        

       ───아아아악!

        

        

        

       “고통을 느낄 줄 아는 친구가 한 명 있나보구만.”

        

       “무시하시죠. 연막탄 까넣고 돌입합시다. 알파 1이 현 시간부로 교전을 시작한다고 알리지요.”

        

       “알파 2, 교전 시작.”

        

       “알파 3은 먼저 아래로 이동한다. 늦지 마라.”

        

        

        

        픽, 픽!

        

        어두운 복도를 밝히는 총구 불빛, 그 사이를 메우는 맥빠지는 소음.

        

        연발 사격에 가까운 단발 사격으로 인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소음기만이 대거 팀의 행동 궤적만을 알려줄 뿐이었다.

        

        순식간에 치솟는 심장 박동과 빨라지는 호흡. 그러나 이카루스 기어는 신체적 징후들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교전을 방해하는 것을 막았고, 적절한 신체 상태를 유지시켰다.

        

        그 결과, 이들은 최적의 집중력과 기동력을 유지한 채 개조-갱단을 들이받아 으깨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대거 팀에겐 추가적인 어드밴티지가 있었다.

        

        

        

       “EMP 충전 완료. 전방으로 기폭하겠다.”

        

       “쏴, 쏴! 정면에 최소 20명! 저거넛도 확인된다!”

        

       “딱 좋군. 열심히 준비했는데 안 됐어.”

        

        

        

        키이이잉, 파지지직!

        

        여러 층에 걸쳐 들려오는 끝도 없는 총소리가 복도에 부딪혀 증폭되지만, 그걸 뚫을 정도로 날카로운 고음이 터져나온 순간, 전방으로 무형의 전자기 펄스가 터져나왔다.

        

        벽에 부딪히며 상쇄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펄스는 행동제어키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 몸에 달린 불순한 전자장치를 간단하게 태워버릴 수 있었다.

        

        복도를 가득히 메우던 총소리가 한순간에 적막으로 물들었다.

        

        

        

       “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걸 서버실에 갈겨야 하는 거 아닌가?”

        

       “EMP 한 방에 회로가 싸그리 탈 정도로 방호랑 차폐가 안 되있는 물건이었으면 아르테미스 새끼들이 미군에 뭔가 납품할 수 있지도 않았겠지. 그래도 밀스펙은 받은 새끼들이니까.”

        

       “아직 C4랑 테르밋 한참 남아있으니, 날로 먹을 생각 하지 말고 빨리 내려가시길. 여기서 오래 머물수록 상황이 안 좋아지는 건 필연이니까요.”

        

       “좋아, 가자고. 알파 3이 꽤 곤란한 상황인 것 같으니.”

        

        

        

        위층에서는 서서히 소음이 걷히기 시작했지만, 계단통을 타고 아래에서부터 총소리가 들려온다.

        

        상층에 있는 개조-갱단들은 짤막한 교전 와중 싸그리 쓸려나갔지만, 이는 상층에 머무르던 알파 1과 2의 팀장이 변이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 반대로 오웬스가 팀장으로 있는 알파 3은 숫자도 무력도 비교적 모자랐다.

        

        반대로 말하자면, 곤란한 점은 고작해야 그 정도 뿐이었다.

        

        나머지 두 팀이 합류한 순간 돌파력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었다.

        

        

        

       “이제야 왔나?”

        

       “꽤 곤란해보여서 말이지요, 팀장님.”

        

       “상어랑 즐겁게 다니던 것 같은데, 내가 방해한 게 아닌가 모르겠군.”

        

       “거 농담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닙니…까!”

        

        

        

        투웅! 치이이익!

        

        점착폭탄이 허공을 날고, 시체와 장애물이 가득한 복도 바닥을 추적 지뢰가 아무런 방해물도 없는 것처럼 가로질렀다. 적을 보지도 않은 채 사살하는 현대전의 정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것만으로도 쉽사리 길이 개척되지 않았다. 통각이 차단되며 인간을 뛰어넘은 내구성을 얻은 개조-갱단원들은 곤란할 정도로 쉽게 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모든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 가능했다.

        

        꼼꼼하고.

        

        정확하며.

        

        유혈낭자하게.

        

        

        그리고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대거 팀은 언제나 그렇듯 원하는 목표에 도달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서버실의 위치는 지하주차장이로군요. 하던 대로 하면 되겠어요.”

        

       “좋아. 주차장 기둥, 그리고 할렘 강과 연결된 수자원 공급라인이 목표겠군. 전부 터뜨려서 서버 플랫폼을 수장시키고, 건물째로 묻어버린다. 이견 없지?”

        

       “있을 리가.”

        

        

        

        지이익.

        

        모두가 전술 배낭을 열고는 폭발물을 꺼내들었고, 주차장을 지탱하는 수십 개의 기둥에 대량의 폭발물 블록을 갖다붙일 준비를 했다. 확실한 폭발력 전달을 위해 테르밋 드릴로 구멍을 뚫는 건 덤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절반 정도 진행되고 있을 즈음, 언제나 그렇듯.

        

        상황은 좋게 흘러갈 리가 없었다.

        

        

        

       -아울 팀이 대거 전원에게 전달, 현재…눈길이 닿는 모든 곳이 적들로 남김없이 가득차고 있다! 보이는 숫자만 8백 명 이상! 가능한 한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거기서 빠져나와!

        

       “하, 시작됐군요. 슬슬 백린 연막이 걷힐 때가 됐죠.”

        

       -3분 안에 거기서 빠져나와! 우린 탈출 준비하겠다!

        

       “확인. 서버실 폭파까지 1분.”

        

        

        

        올리비아의 처절한 경고가 대거 팀의 통신망에 퍼져나갈 즈음.

        

        귓전에 손가락을 대고 있던 로렌티나는 통신이 끝남과 동시에 손을 떼었고, 웃으면서 덧붙였다.

        

        

        

       “이러니 즐겁지 않을 수가 있나요.”

        

        

        

        반어법이라면 실로 지독했고, 진심이라면 실로 광기어린 혼잣말.

        

        하지만 상관은 없었다. 이것이 앞으로 최소 몇 년 간 대거 팀을 기다리고 있을 운명이었다.

        

        대탈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쿠구궁!

        

        

        

        제임스 J. 피터스 재향군인병원의 지하에서 진동이 터져나왔다.

        

        병원을 향해 달려들던 수많은 개조-갱단원들조차 한 번쯤 폭발이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게 만들 정도의 엄청난 폭발. 그리고 그것이 머리에 행동제어장치가 달린 이들에게 주어진 엔딩이었다.

        

        불쾌한 소음과 함께 개조당한 갱단원들이 마치 반쯤 고장나버린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삐걱대고, 기계장치 곳곳에서 전류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그것이 전투력이 상실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르테미스는 바보가 아니었고, 대거 팀이 벌집을 쑤시고 다니며 서버실을 폭파하고 다니는 이유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단지 대비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작전이 진행되었을 뿐.

        

        

        이들은 개조-갱단원들의 정신을 비교적 느슨하게 풀어놓았고, 목적과 이유만을 적당히 불어넣은 채 대부분의 정신을 되돌려주었다.

        

        그 결과, 갱단원들은 현 시점에서 자신들에게 무슨 상황이 닥쳤는지를 얼추 파악할 수 있었고, 적이 누군지는 몰라도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무엇을 초래할지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리고 본래라면, 대거 팀은 800명에 달하는 적의 파도에 휩쓸려야만 했다.

        

        하지만-

        

        

        

       -거, 건물이 무너집니다…!

        

       -이런 빌어처먹을, 자기네들이 불리하단 걸 알고 전장을 통째로 바꿔버렸어! 워하운드급 무인기 혹은 그에 준하는 화력 투입 없이는 절대 못 잡는다고!

        

       -…V급 사이보그는? 우리 말곤 없는 건가?

        

       -옆 건물 지하 2층 포드에 볼복스(Volvox)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조정이 안 끝난 물건이기도 하고, 저쪽은 변이자가 여럿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씨발, 그러면 교두보 싸그리 말아먹은 새끼들을 그냥 보내라고? 강화제 전부 때려박고 던져버려, 발목은 잡아야 할 거 아냐!

        

       -…알겠습니다.

        

        

        

        지하주차장에 설치되어있는 50kg 가량의 폭발물은 건물을 기울여버리기에 충분했다.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기 위해서는 수백 킬로그램 이상의 폭발물이 정교하게 설치되어야만 했지만, 대거 팀은 굳이 그런 거창한 결과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저 기둥을 박살내고, 지하주차장을 통째로 으스러뜨린 후 수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을 뿐.

        

        그리고 폭발물이 터져버린 순간 수십 개에 달하는 지하주차장의 기둥이 터져나갔다. 건물 전체를 주저앉히기에는 부족했으나 부분적으로 기울여버릴 수는 있었다. 덤으로 박살난 도관은 주차장을 수몰시켰고.

        

        

        상황을 진두지휘하던 아르테미스 지휘부는 자신들이 완전히 좆되버렸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대거 팀을 그냥 보낼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 결과는 하나 뿐이었다.

        

        아르테미스가 결심한 순간, 대거 팀이 모르고 있던 어느 지하공간 내부에 존재하고 있던 코핀 하나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 즈음 대거 팀은 건물을 오르고 있었다.

        

        

        

       “젠장, 지하주차장이 통째로 주저앉아버렸구만. 건물을 오르기가 너무 힘든데…!”

        

       “당소 알파 1-1, 위에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옥상도 아마 기울어져있겠지요. 착륙 시에 그 점을 유념하시길.”

        

       -확인했습니다. 현재 하강 중. 주변에서 다수의 적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가용 가능한 백린탄이 더 이상 없다는 점을 유념하십시오.

        

        

        

        대거 팀은 확인 사인을 보냈고, 천장 너머로는 수백 미터 위에서 천천히 하강 중인 포톤 1이 홀로그램으로 보이고 있었다.

        

        누구 말마따나 건물이 통째로 기울어졌기에, 계단은 비틀어지거나 금이 가있거나, 혹은 둘 다의 상황이었다. 대량의 폭발물이 빚어낸 내구성 약화로 인해, 대거 팀의 걸음걸이만으로도 계단이 대미지를 입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것만이 대거 팀을 가로막는 모든 방해물이었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단순히 반쯤 박살난 계단을 오르는 것은 수십 분 동안 대거 팀이 맞이했던 그 어떤 난관보다도 간단했기에.

        

        

        물론, 반대로.

        

        그것만이 모든 방해물일 리가 없었다.

        

        

        

       -[알림 : 최근 수집한 데이터와 신체 구조가 일부 일치하는 개체를 감지. 현 지점으로 시속 45km의 속도로 접근 중임을 확인.]

        

       -[알림 : 신체 구조 일치자를 HMD에 표시합니다 – 일치자, 발레리. 현 시점으로부터 –시간 전 센트럴 파크를 습격한 아르테미스 소속 사이보그임을 확인.]

        

       -[알림 : 중무장한 적을 감지.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뭐?”

        

        

        

        쿵쿵쿵!

        

        그 순간, 대거 팀이 막 발을 디딘 6층 복도의 건너편에서부터 기이한 굉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흡사 인간보다도 육중한 무언가가 지면을 힘차게 박차는 듯한 소음이었다.

        

        그리고 그 즈음,  대거 팀의 팀장이자 동시에 포인트맨 역할을 병행하던 두 변이자들은 복도 끝에서부터 무언가가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그리고 무슨 대처를 해야만 하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로건!”

        

       “알고 있어, 다들 물러나-!”

        

        

        

        그 순간.

        

        로건과 로렌티나는 들고 있던 총의 방아쇠를 당겨 모든 총알을 토해냄과 동시에, 나이프와 토마호크를 꺼내들었다.

        

        3초, 2초, 그리고 1초.

        

        그리고-

        

        

        

       ───카가가가각!

        

        

        

        눈 밑에 VOLVOX라는 단어가 새겨져있는 사이보그 한 대가 엄청난 속도로 복도를 주파해 변이자를 강타했다.

        

        눈이 훼까닥 돌아간 남성형의 사이보그가 웃음을 터뜨렸고, 맨티스 블레이드와 맞닿은 로건과 로렌티나의 근접무기에서부터 섬뜩한 불똥이 튀겼다.

        

        

        

       “하하하! 이걸 막아? 대단한데!”

        

       “미안하지만 놀아줄 시간이 없어서 말이지, 그 머리통을 찌그러뜨려주마.”

        

       “센트럴 파크로 들고 갈 선물이 생겼군요. 일단 팔다리부터 다듬어볼까요?”

        

        

        

        두 변이자가 날카롭게 웃었다.

        

        최후에 웃는 자가 누구일지는 까봐야 아는 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슬슬 맨해튼 정리도 끝나가는군요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