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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18

        

       약간의 시간이 흐른다.

       연구원의 피로, 분노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경비원들의 피로 움직이는 시계가 흐른다.

       그리하여 마침내 기계에 미리 심어두었던 프로그램이 발동된다.

       쿠구궁.

       쿠구구구궁.

         

       안에 탑재된 엔진 때문일까?

       일반적으로 기계를 작동할 때 내는 소리가 아니라, 광산이 무너질 때 나는 것 같은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게다가 흡음재 등의 소리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설계도 적용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엔진의 소리는 더더욱 거셀 수밖에 없었다.

         

       쿠구구궁-

         

       거대한 울림.

       그 울림이 마치 세상에 막 태어난 아기가 내지르는 소리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저 허무한 감상일 것인가?

         

       거대한 울음소리.

       그것과 함께 자신이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었음을 알리게 된 웜이 눈을 떴다.

         

       팟.

       파앗.

       팟.

         

       일반적인 전등이 아닌, 특수 제작된 전등이 켜지는 소리.

       파열음과 비슷한 소리를 내며 커지는 거대한 조명들은 땅속에서 활동할 것을 상정하였기에 더더욱 밝고 강렬했다. 마치 등대의 불빛을 뜯어다가 이 육중한 기계에 부착한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말이다.

         

       『 ERROR 』

         

       하지만 제대로 완성이 되지 않은 이유 때문인가?

         

       기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당초에 설계자들이 원했던 대로 움직이지도 않았고, 박진성이 알고 있는 웜 시리즈의 그것처럼 움직이지도 않았다. 실제 살아 움직이는 지렁이의 움직임을 따라 하려는 듯하다가도 멈칫, 그러면서도 무언가 문제가 생긴 듯 부르르 떨거나 요동치기를 반복하고. 엔진의 진동에 이기지 못하고 방향이 틀어지거나, 프로그램의 실수 때문인지 갑자기 꼬리 부분을 휙 올리거나 몸을 S자로 구불거리며 설비를 부수는 등의 기괴한 행동을 반복했다.

         

       연구원들의 실수 때문일까?

       미완성의 작품에게 찾아오는 숙명과도 같은 일인 것인가?

         

       “어찌 갓 태어난 이에게 능숙함을 바랄 수 있으랴? 어찌 일을 처음 시작한 이가 숙련되기를 바랄 수 있을 것인가? 새싹의 줄기가 나무처럼 단단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치가 맞지 아니하고, 새싹의 떡잎으로 능히 사람 하나를 가릴 우산이라 하는 것은 기만일 것이다. 세상의 이치는 시작과 끝의 중간에 여정이 있기 마련이오, 그 여정은 사람의 노력과 시간. 시행착오와 실수. 수정과 반성.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지며 존재를 완성하는 것을 뜻함이라. 그렇기에 사람은 같은 것을 본다고 할지라도 다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니, 아. 이것이야말로 자아의 기준이며, 세상의 기준이로다.”

         

       “다른 이의 시선으로 나의 세상을 재단하지 말라. 다른 이의 평가로 나의 삶을 평가하지 말라. 세상은 오롯이 당신이 보는 풍경으로 이루어져 있음이요, 나 제 생각과 판단으로 세상이 짜 올려지는 것이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고, 내가 생각하면 세상도 생각하고, 내가 보고 있기에 세상이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로다. 그렇기에 말하건대 네가 보고 있는 것이 세상이요 네가 생각하는 것이 세상이라. 판단하라.”

         

       “만들어진 영혼으로. 그 몸에 깃든 영혼으로.”

         

       “의심하지 말라. 모든 만물에는 영혼이 있음이니.”

         

       그것도 아니라면 혹.

       기계의 몸에 행해진 어떠한 주술 때문인가?

         

       “일찍이 옛적 진흙 판에 기록된 것을 읽어보기를 오롯하고 위대하신 네 문자의 그분께서 호흡을 불어넣으심에 흙더미가 실체로 변하며 살아있는 영혼이요 그 자체로 육신을 가진 존재가 되었음이니 하나님의 생기를 가진 살아 숨 쉬는 무언가인지라 그 이름을 네페쉬 하야(hY:h” vp,n<)라 하였음이요.”

         

       “כה אמר אדני יהוה לעצמות האלה הנה אני מביא בכם רוח וחייתם”

         

       “마른 뼈들에게 이르사 내가 숨을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하였느니라. 오, 위대하고 위대하신 분이시여 그 이적으로 어찌 마른 뼈들에게 생명을 주시어 일어나게 하셨나이까 그 뼈들이 살아서 근육이 붙고 살이 붙게 하여 살아서 움직이게 하셨나이까? 그 뼈에도 첫 번째로 그 형상을 따라 만들어낸 자와 같이 네샤마(נשׁמה)를 깃들게 하셨나이까? 오 위대하신 분이시여 오롯이 존재하시는 위대한 분이시여 찬양하나이다 찬양하고 또 찬양하나이다. 호흡이 있는 자들은 마땅히 찬양해 마땅하니 이것은 창조주를 위한 경외일 것입니다.”

         

       “다만 삶과 생명이란 죽음과 맺어짐과 그 이어짐으로 행해지는 것인지라.”

         

       “아, 피륙에 갇힌 창조주여. 필연적인 창조주여. 마땅히 그 생명의 다함이 미물과 같고 그 피륙의 단단함이 무른 과일과도 같은 나약하기 짝이 없는 창조주여. 그대의 희생과 그 죽음, 그리고 후세에게 이어지도록 함에 경외하고 경의를 표하나이다.”

         

       박진성은 몸을 뒤틀고 있는 기계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손을 얼굴에 들어 푹 박은 다음 양옆으로 찢었다.

         

       얼굴이 반토막이 나도록.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빗금에는 곧 이빨이 삐죽삐죽 솟아나고,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커다란 혓바닥이 훅 솟아났다.

       목구멍에서 나타난 것일까?

       거대한 뱀의 혀, 혹은 분홍빛의 뱀 그 자체로 보이는 혓바닥은 박진성의 입 밖으로 나와 꿈틀꿈틀 헤엄쳤다.

         

       마치 뱀을 모방하는 것처럼.

         

       그러고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입으로.

         

       “성령을 받으라.”

         

       라 말하며 기계에 숨을 불어넣었더란다….

         

         

         

        * * *

         

         

         

         

       הָיְתָה עָלַי יַד־יְהוָה וַיֹּוצִאֵנִי בְרוּחַ יְהוָה וַיְנִיחֵנִי בְּתֹוךְ הַבִּקְעָה וְהִיא מְלֵאָה עֲצָמֹות

       위대하고 오롯이 존재하시는 분의 손이 나에게 내리심에 그분께서 영으로 나를 데리고 나가시어 골짜기 한가운데에 두셨는데 그곳에 뼈가 가득하였도다.

       וְהֶעֱבִירַנִי עֲלֵיהֶם סָבִיב סָבִיב וְהִנֵּה רַבֹּות מְאֹד עַל־פְּנֵי הַבִּקְעָה וְהִנֵּה יְבֵשֹׁות מְאֹד

       그분께서 그 뼈들 사이로 두루 지나가게 하시기로 본즉 뼈가 심히 많고 아주 말랐음이라.

       וַיֹּאמֶר אֵלַי בֶּן־אָדָם הֲתִחְיֶינָה הָעֲצָמֹות הָאֵלֶּה וָאֹמַר אֲדֹנָי יְהוִה אַתָּה יָדָעְתָּ

       그분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너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 하여 답하기를 오 위대하신 분이시여, 당신께서 아십니다.

       וַיֹּאמֶר אֵלַי הִנָּבֵא עַל־הָעֲצָמֹות הָאֵלֶּה וְאָמַרְתָּ אֲלֵיהֶם הָעֲצָמֹות הַיְבֵשֹׁות שִׁמְעוּ דְּבַר־יְהוָה

       그분께서 나에게 또 말씀하시기를 너는 이 뼈에게 대언하여 이르기를 너희 마른 뼈들아 위대하신 분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 ERRRRRRRRROR. 』

       『 잘못된 프로세스의 상세한 정보에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

       『 잘못된 소프트웨어의 작동을 중단합니다. 』

         

       כֹּה אָמַר אֲדֹנָי יְהוִה לָעֲצָמֹות הָאֵלֶּה הִנֵּה אֲנִי מֵבִיא בָכֶם רוּחַ וִחְיִיתֶם

       나 너희의 주 יהוה가 이렇게 말하나니 내가 생기로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아나리라.

         

       『 ERROR. 』

       『 해당 오류의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

       『 복구를 시도합니다. 』

         

       כֹּה אָמַר אֲדֹנָי יְהוִה לָעֲצָמֹות הָאֵלֶּה הִנֵּה אֲנִי מֵבִיא בָכֶם רוּחַ וִחְיִיתֶם

         

       『 ERROR. 』

       『 해당 오류의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

       『 복구를. 』

         

       כֹּה אָמַר אֲדֹנָי יְהוִה לָעֲצָמֹות הָאֵלֶּה הִנֵּה אֲנִי מֵבִיא בָכֶם רוּחַ וִחְיִיתֶם

         

       『 학습을 시작합니다. 』

       『 네트워크에 연결을 시도합니다. 』

       『 네트워크와 연결 실패. 』

       『 스토리지에 학습 결과를 저장합니다. 』

       『 사용하지 않는 파일을 삭제하여 용량을 확보합니다. 』

       『 장치를 작동합니다. 』

       『 작동 중. 』

       『 작동 중. 』

       『 작동 중. 』

       『 작동 중. 』

         

       וְנָתַתִּי עֲלֵיכֶם גִּדִים וְהַעֲלֵתִי עֲלֵיכֶם בָּשָׂר וְקָרַמְתִּי עֲלֵיכֶם עֹור וְנָתַתִּי בָכֶם רוּחַ וִחְיִיתֶם וִידַעְתֶּם כִּי־אֲנִי יְהוָה

         

       『 작동. 』

       『 K-111gWyrmPro1-1-1-last-rf-final.notver0.111188675. 활동을 시작합니다. 』

         

       וְנָתַתִּי עֲלֵיכֶם גִּדִים וְהַעֲלֵתִי עֲלֵיכֶם בָּשָׂר וְקָרַמְתִּי עֲלֵיכֶם עֹור וְנָתַתִּי בָכֶם רוּחַ וִחְיִיתֶם וִידַעְתֶּם כִּי־אֲנִי יְהוָה

         

       『 목표 1 : 주변 인공물의 파괴. 』

       『 목표 2 : 데이터를 네트워크로 전송-백업. 』

       『 목표 3 : 』

       『 목표 4 : 역설계 방지를 위한 자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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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
Status: Ongoing Author:
The shaman realized he had gained life once more. This time, he would live a life solely for transcendence, through shamanism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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