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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2

       쾅!!!!!!!

       

        어마어마한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요란한 진동.

       

        바론이 우리에게서 꽤 멀리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까지 연기가 뿜어져나왔다.

       

        콜록 콜록.

       

        헌터6과 사람들은 먼지와 바람을 손으로 막으며 버티는 모습이었다.

       

        이윽고 시간이 지나자.

       

        완전히 처리가 된 바론의 모습이 보였다.

       

        “와…”

       

        헌터 6과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간만에 아주 재미있고 멋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듯이.

       

        “어떻게 한 거죠?”

       

        그리고는 그들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그들의 관심사는 이수아나 유하나가 아니었다.

        오로지 나였다.

       

        “저… 백지훈 씨. 어떻게 해서 저들을 저렇게 만들 수가 있죠? 거의 눈빛만으로 S급 헌터를 제압하신 것 같은데요?”

        “그러게요? 아니 어떻게 했어요? 저는 바론을 저 지경으로 만든 이수아, 유하나 헌터님 보다 저 두사람을 저렇게 만든 백지훈 헌터가 더 신기한 데요?”

       

        그들은 아주 신기한 대상을보는 것 마냥 관찰을 하는 것이었다.

       

        ‘뭐 그렇다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이들에게 말할 수는 없으니.’

       

        탁.

       

        이수아와 유하나가 돌아왔다.

       

        “어때요? 지훈 씨?”

        “저 보셨나요?”

       

        그녀들은 잔뜩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음. 아주 멋있으시네요. S급 헌터가 보스급을 잡는 건 처음 직관하는 거거든요.”

       

        “근데요. 지훈 씨. 우리 둘 중 누가 더 나았어요?”

       

        이수아가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이름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저죠? 그쵸?”

       

        유하나가 이수아를 살짝 신경질적으로 바라보더니 저렇게 말했다.

       

        “흐음…”

       

        나는 턱을 괴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헌터6과는 조금 멀리떨어진 곳에서 제발 대답을 잘해달라는 듯한 신호를 나에게 보내는 중이었다.

        잘못 대답하면 자기들 모두 죽을 수도 있다는 듯한.

       

        “이거론 모르겠는데요?”

        “네???”

       

        이수아와 유하나는 동시에 대답하며 놀랐다.

       

        “아니. 왜요..?”

        “일단 너무 짧았어요. 그리고 두 분 다 S급 헌터라서 그런지 거의 비슷하게 보였거든요. 아무래도 이걸 가지고 비교를 하기엔 좀 데이터가 부족하네요. 몇 번 더 봐야할 것 같아요.”

       

        은근슬쩍 여지를 남겼다.

       

        “하… 그런가요?”

       

        이수아와 유하나는 서로를 노려보며 무언의 대화를 하는 중이었다.

       

        “어쨋든 아주 좋았네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금 웃기기는 했다.

       

        나는 고작 D급 헌터일 뿐인데 지금 분위기 상으로는 내가 이 팀의 리더인 것 같은 상황이 되었으니까.

        게다가 이수아 헌터 뿐만 아니라 유하나 까지도 이곳에 왔다.

       

        ‘유하나가 슬슬 블루 길드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음. 유하나 씨는 근데 촬영 가야하지 않아요? 저희는 여기 좀 정리하고 그래야될 것 같은데. 유하나 씨가 연예인인게 좀 아쉽네요.”

        “어…”

       

        유하나가 내 말을 듣고는 살짝 벙찐 표정을 지었다.

        순간 머리속에서 꽤 많은 생각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 그게요…”

        “근데 오늘 왜 오신 거에요?”

        “아. 저… 음…”

       

        갑자기 부끄럽다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괜히 헌터 6과 앞에서는 말하기 그렇다는 듯한 태도.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그리고는 그냥 뛰쳐나가는 것이었다.

       

        ***

       

        “아이고!!! 하나야!!! 너 이게 정말 뭐야!!!”

       

        매니저는 아주 화가 난 표정으로 잔소리를 하는 중이었다.

        평소였으면 유하나에게 끽소리도 할 수 없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니 너 협찬 받은 옷을 이렇게 더럽히면 어떻게 해? 뭐 어디 놀이터에서 뒹굴다가 왔어? 아니 그렇게 무단으로 사라지면 어떻게 해.”

        “하 그래서 잠깐 촬영 미뤄달라고 했잖아.”

        “아이고…”

       

        매니저는 머리가 지끈 아픈지 이마에 손을 짚었다.

       

        “어디 찢어진 곳은 없지?”

        “응. 없어. 그냥 더러워진 것 뿐이야. 걱정 마.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

        “뭐가 약해?”

        “나 방금 던전 다녀왔어. 오랜만에.”

       

        털썩.

       

        매니저가 다리에 힘이 빠진 것처럼 주저앉았다.

       

        “너!!! 진짜 미쳤어?? 무슨 던전엘 들어가?”

        “하. 오빠. 나 S급 헌터인 거 알지? 그냥 가볍게 다녀왔을 뿐이야.”

        “너 그 백지훈 이란 사람 쫓아간거지? 그치?”

        “응. 그냥 잠깐 내 실력 보여주려다가 더러워졌을 뿐이라고.”

        “하아..”

       

        매니저는 큰 한숨을 쉬었다.

       

        ‘흐음.’

       

        유하나는 아주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방금 전에 꽤 오랜만에 헌터 활동을 했더니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아주 약오르게도 원하는 판정을 받지 못했다.

        이수아는 이길 줄 알았는데 동점이라는 판정.

       

        ‘아니. 왜? 내가 더 잘한 거 아냐? 어째서? 하. 정말… 못살아 내가.’

       

        왜인지 모를 승부욕에 불타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좀 더 봐야 알겠다~ 이거지? 그치. 흥.’

        ‘헌터를 다시 해야되나…?’

       

        그녀의 마음은 상당히 흔들리고 있었다

        헌터계를 떠난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지금.

        다시 헌터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가는 중이었다.

       

        ***

       

        “지훈 씨.”

       

        사무실에 돌아온 헌터6과는 모두 나를 쳐다보는 중이었다.

       

        “뭔가 많이 달라진 거 같아요. 오늘.”

        “그러게요. 뭘까.”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진 않았는데…”

       

        다들 수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뭐 우리 몰래 약 먹었어요? 왜 사람이 달라진 것 같지?”

        “흐음. 그것도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한 거에요? 이수아 헌터랑 유하나 헌터? 거의 조종하는 느낌이던데요? 꼼짝도 못하고?”

        “설마 다른 사람 조종하는게 특성이에요?”

        “에이 그런 특성이 어디있어요.”

       

        다들 의견이 각양각색이었다.

       

        “저는 별 것 안했는 걸요.”

       

        사실이니까.

       

        나는 몇 마디 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이 알아서 나섰을 뿐.

       

        ‘이제 대충 어떻게 하면 될지 알겠네.’

       

        앞으로는 굳이 저자세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오늘처럼만 해도 일이 술술 풀릴 테니까.

       

        ***

       

        ‘음. 오늘 퇴근은 곧바로.’

       

        꽤 복잡했던 하루.

        빠르게 길드를 벗어나보기로 했다.

       

        “저… 지훈 씨…”

        “네.”

        “저랑 같이 퇴근…”

        “혼자가겠습니다.”

        “히잉…”

       

        단호한 대답에 이수아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

       

        ***

       

        또각또각.

       

        길드의 빌딩을 벗어나려는데 낯익은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오빠.”

       

        채수현이었다.

       

        ‘하. 여길 어디라고 찾아와?’

       

        그녀를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제 괜찮다.

        완전히 벗어났으니까.

       

        이예지 헌터 덕분에.

       

        “오빠. 우리 좀 얘기 하면 안될까? 제발. 있잖아. 내가 좀 설명을 해야할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오빠가 오해를 한 것 같아.”

       

        오랜만에 단 둘이 얼굴을 쳐다보고 길게 대화를 하게 된 상황이었다.

       

        “아니? 나는 할말이 없는데.”

       

        나는 별 생각이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응했다.

       

        “아. 오빠… 잠시만…”

       

        회전문을 밀고 나가려는데 채수현이 막아서는 것이었다.

       

        “비켜.”

        “아… 오빠. 진짜 5분만 시간을 내줘. 제발. 내가 이렇게 블루길드에도 찾아왔잖아.”

        “어쩌라고?”

        “아… 오… 오빠…”

       

        “저기? 채수현 씨?”

       

        아주 짜증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어이가 없네요? 백호길드는 체면이란 것도 없어요? 이렇게 그냥 대놓고 당당하게 블루길드 로비로 와서 그 짓을 한다고요?”

       

        이수아는 팔짱을 낀 모습으로 짝다리를 짚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채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우리 백지훈 헌터가 물건이란 건 알겠어요. 근데 그러게 스카웃을 하면 안되죠? 그 손 치우세요. 지훈 씨에게서 떨어지시고요.”

       

        손을 휘휘 저었다.

       

        “하… 이수아 헌터님. 제가 백지훈 헌터님이랑 잠시 할 얘기가 있거든요.”

       

        채수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나는 없으니까 꺼져.”

       

        그리고는 문 밖을 나섰다.

       

        “아.. 오.. 오빠!!!!!”

        “저기요. 채수현 헌터님. 그 쪽 상대는 백지훈 헌터가 아니라 저 입니다. 저랑 얘기 하시죠?”

       

        ***

       

        “도대체 뭐에요?”

       

        이수아는 채수현을 거의 강제로 잡아 끌다시피해서 로비에 있는 카페에 데리고 간 상황이었다.

       

        “아니 그.. 그게.”

       

        채수현은 상당히 곤란하다는 표정과 함께 절대로 입을 열 수가 없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흥. 우리 지훈 씨가 그런 미인계에 넘어갈 거라 생각해요? 지훈 씨. 우리 블루 길드의 핵심 멤버에요. 함부로 데리고 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미인계…?”

       

        채수현은 머리가 아주 빠르게 굴러갔다.

       

        ‘뭐야. 내가 백지훈을 스카웃하려고 온 거라 생각했나? 흐음…’

        ‘차라리 그게 낫겠네. 아예 그런 컨셉을 하는 거야. 그럼 오히려 과거를 들키지 않으면서 접근할 수 있겠어.’

       

        “그래요. 맞아요. 저희 백호 길드에서 분석을 해보니까 지훈 씨가 아주 뛰어난 인재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왔어요.”

        “너무 당당하신 거 아니에요?”

        “원래 헌터 업계, 이러지 않나요?”

       

        채수현은 아주 당당했다.

       

        두 여자는 서로 팔짱을 낀 채로 으르렁대는 중이었다.

       

        “확실히 경고를 해 드리죠. 우리 지훈 씨에게서 손 떼세요.”

        “왜 우리 지훈 씨죠?”

        “A팀 소속이니까요. 우리 지훈 씨에요.”

       

        이수아는 당당하게 말했다.

        채수현은 살짝 짜증이 나는지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할 말이 없었다.

       

        “그건 백지훈 헌터에게 맡겨보죠. 누가 꼬실 수 있나가 중요한 거 아닌가요?”

       

        채수현은 실낱같은 희망을 마음 속에 품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백지훈의 마음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다.

       

        ‘지훈 오빠… 지훈 오빠가 꼭 있어야 해. 안 그럼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그녀는 마음 속으로 점점 더 조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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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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