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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2

       2차 팀 경연이 시작하는 전날 밤.

         

       우리는 여느 때와 같이 세트장에 모여 함께 나아아를 시청했다.

         

       벌써 나아아도 4화를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아아 4화는 순위 발표식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첫 번째 순위 발표식인 만큼 제작진 입장에서는 공을 더 들이고 싶었나보다.

         

       [한시우 : 1위는 하예린 참가자입니다-!!]

         

       [형제기획 하예린 참가자 1차 순위 발표 1위-!!]

         

       [형제기획 하예린 – 635,820표]

         

       [예상 순위 99위 → 실제 등수 1위]

         

       사실 예상 순위라는 게 자리 선정 때 고른 자리에 불과함에도 제작진들은 내가 극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인 것처럼 연출했다.

         

       그보다 더 압권인 것은 내가 1위석에 앉으러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척-, 척-.]

         

       [모든 참가자의 시선이 하예린 참가자의 발끝으로 모이는데….]

         

       [박유정(레비) : 그야말로 여왕이더라구요, 여왕.]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어찌나 웅장하던지 정말 박유정의 리액션 인터뷰같이 여왕처럼 보였다.

         

       […….]

         

       중간에 내가 1위석에 앉는 모습을 지켜보는 유 설의 표정을 더하는 건 덤이었다.

         

       그녀는 카메라 앞이라 노린 건지 아니면 실제로 저랬는지 이를 앙물고 어떻게든 아쉬움을 삼키려 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턱.]

         

       [드디어 왕좌에 앉는 하예린 참가자!]

         

       저때 나는 다소 오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혹여 오만한 표정이 시청자들에게 비호감 느낌으로 다가가졌으면 어쩌나 했는데 지금 보니 저 표정을 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1위석과 어우러져 만족감 가득한 미소를 짓는 내 모습은…, 내가 봐도 카리스마가 느껴졌으니 말이다.

         

       제작진들이 부여한 성장 서사에 걸크러시 면모가 더해져 내 팬들 입장에선 저만큼 흡족한 장면이 없을 터.

         

       [한시우 : …예린 양, 1차 순위 발표식에서 득표수 1위를 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하예린(형제기획) : …….]

         

       [쉽게 말을 떼지 못 하는 하예린 참가자.]

         

       화면 속 나는 정말로 감정이 북받치듯 보였다.

         

       제작진이 배경에 깐 브금과 함께 내가 눈물이라도 흘릴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내 다음 말로 깨졌다.

         

       [하예린(형제기획) : …팬들 여러분 덕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인생에서 1등이라는 것을 한 번도 해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팬들 덕분에 득표수 1등을 하니 정말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하예린(형제기획) : 앞으로도 쭉 1등 하겠습니다.]

         

       [하예린 참가자의 당당한 선언!]

         

       [……!!]

         

       [놀라는 참가자들!]

         

       참가자들이 놀라는 장면과 함께 긴박한 브금이 흐른다.

         

       거기에 유 설 또한 놀라는 장면이 담기는 걸 끝으로 광고가 나왔다.

         

       광고가 나오자 내 옆에 앉아 같이 방송을 보던 나한나가 속삭였다.

         

       “저 때 꽤나 당돌하게 말하셨네요.”

         

       “…너는 내가 저 때 저런 말 한 줄 몰랐어?”

         

       “음…, 저 촬영 때가 아침이라 아무래도 의자에 앉아 졸고 있었던 것 같아요.”

         

       “…….”

         

       어쩐지 나한나 분량이 많이 없는 것 같더니 그래서였나.

         

       어이가 없긴 했지만 나한나 다웠달까.

         

       그래도 마침 잘됐다.

         

       나한나가 이 장면을 처음 보았다하니 나는 그녀에게 시청자의 입장에서의 감상을 묻기로 했다.

         

       “한나야, 그러면 저 장면을 처음 본 입장에서 나 어떻게 보였어?”

         

       “으음….”

         

       나한나는 잠시 침음을 하고는 내게 말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싸가지 없어 보였을 것 같은데…, 언니가 저렇게 말하니까 뭔가….”

         

       “뭔가…?”

         

       “멋졌…, 네요.”

         

       “내가 멋졌어?”

         

       뜻밖의 대답에 내가 장난스레 되물으니 나한나가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랬다고요,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래, 푸흣.”

         

       원래 이렇게 같은 팀을 하다 보면 미운 정이어도 정이드나 보다.

         

       처음에는 꽥꽥대고 예의 없던 서유진이 점점 귀엽게 보인 것처럼…, 나는 나한나도 점차 귀엽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한나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그런 나한나가 멋지다고 말했으니…, 분명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그렇게 보일 터.

         

       마침 광고도 끝났고…, 나는 안심하고 남은 방송을 마저 보기 시작했다.

         

       순위 발표식의 중반부부터 후반부 분량을 거의 모두 내가 차지했다면 극후반부는 유 설의 몫이었다.

         

       [한시우 : 자, 득표수 2등을 하신 JJ엔터테인먼트 유 설 참가자도 자리로 올라가 소감을 말해주세요!]

         

       [유 설(JJ) : 정말 팬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유 설(JJ) : 부족한 실력으로 2위라는 과분한 자리에 오른 것도 물론 모두 팬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그리고….]

         

       [유 설(JJ) :1위를 한 예린이한테도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예린이 그리고 다른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아요]

         

       나와는 다르게 겸손한 말로 인터뷰를 마친 유 설.

         

       그리 말하는 유 설의 표정은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면서도 또 진심으로 씁쓸해 보였다.

         

       정말 감탄만 나오는 유 설의 표정 연기 완급 조절을 보며…, 나는 방송 속 유 설이 아니라 촬영장에 앉아 있는 유 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는….

         

       ‘…웃네?’

         

       …입가에 보일듯 말듯 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아아 4화도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지금 시간은 이미 오후 11시를 넘고 있었다.

         

       그리고 2차 팀 경연은 내일 아침부터 촬영이 시작된다.

         

       이는 더 이상 우리에게 연습시간이 남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물론 대부분의 팀들이 오늘까지 연습을 마치고 2차 팀 경연의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2팀은…, 아직….’

         

       2팀에게서는 연습이 성공적으로 마쳐졌다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지금 서유진의 얼굴은 당장 쓰러질 듯 수심과 다크서클이 가득했다.

         

       그런데 왜일까.

         

       유 설의 표정은 초조해 보이지 않고 그저 태연할 뿐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유 설이…, 그것도 ‘흑화’라는 불길한 특성을 지닌 유 설이 저리 행동하니 나는 불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내 불안함은 나아아 4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그치지 않았고….

         

       “자~ 지금부터 2차 팀 경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

         

       결국 불안함은 해소되지 않은 채 2차 팀 경연의 날이 찾아왔다.

         

         

         

         

       **

         

         

         

         

       “후우….”

         

       관객들 앞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게 이제 겨우 두 번째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대 직전 내 마음을 가득 채운 긴장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에 나는 어떻게든 이 긴장감을 푸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엇, 이제 곧 나가 봐야 하는데 어디 가세요.”

         

       “…화장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네.”

         

       내 표정이 좋지 않았는지 나한나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대로 대기실 문을 박차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풀메이크업이 된 상태이기에 물을 묻힐 수는 없었다.

         

       나는 그저 세면대 앞에서 거울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끼익-.

         

       화장실 문이 열리고….

         

       “음? 언니-!”

         

       나와는 달리 긴장이라곤 하나도 안 한 듯한 3팀의 박유정이 해맑은 미소와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

         

       “아…, 유정아.”

         

       “꺅! 언니! 오늘 엄청 예뻐요! 근데…, 음…? …왜 그러세요? 표정이….”

         

       “아…, 그냥…. 긴장돼서. 지금 코디가 너무 세기도 하고….”

         

       지금 내가 긴장한 이유는 단순히 무대 직전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평소보다 과한 느낌의 코디. 그리고 호불호가 확실히 있을 편곡 분위기.

         

       이에 나는 관객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지 예측할 수 없어 더욱 긴장한 것이었다.

         

       “흐음….”

         

       박유정은 이런 내 마음을 아는 건지 잠시 턱을 괴었다가 내게 말했다.

         

       “저도 언니네팀 연습하는 거 슬쩍 봤는데요. 확실히 취향을 탈 무대긴 하더라고요. 근데 말이죠, 언니. 언니 무대는 분명한 수요가 있어요.”

         

       “…분명한 수요?”

         

       “네. 그리고 언니는 표정을 지금 보다 좀 강하게 가져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언니, 지금 저 좀 한 번 따라 해 보실래요?”

         

       “어? 으응….”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박유정이 싸한 표정을 짓고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 돼지들아, 무릎 꿇고 그 상태로 기어와서 내 발이나 핥아.”

         

       “…유정아, 그거 예전에 네가 했던 장난이잖아. 나 장난칠 시간 없….”

         

       나는 박유정이 또 장난을 치는 줄 알고 피식 웃으며 넘기려 했다. 하지만 장난이 아닌 듯 박유정의 표정은 진지했다.

         

       “이번에는 장난 아니에요, 언니. 지금 언니 코디랑 곡 분위기에 맞추려면 이런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한다니까요?”

         

       “그, 그래?”

         

       “자, 따라 해 보세요. 이 돼지들아, 무릎 꿇고 그 상태로 기어와서 내 발이나 핥아.”

         

       “…이, 이 돼지들아, 무릎 꿇고 그 상태로 기어와서 내 발이나 핥아.”

         

       박유정이 진지하게 말하자 나는 그녀의 말을 따라했다.

         

       하지만 박유정 입장에서 내 대사와 표정이 아쉬웠나보다.

         

       “그렇게 소심한 표정을 지으면 안 되고…, 마치 깔보고 경멸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야 해요. 음…, 언니. 지금 앞에 바퀴벌레가 있다고 생각해볼래요?”

         

       “…바퀴벌레? …바퀴벌레는 왜? 나 바퀴벌레 엄청 잘 잡는데….”

         

       “…그러면 바퀴벌레 말고요. 진짜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그런 존재를 한 번 생각하면서 표정을 지어봐요.”

         

       “…….”

         

       보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존재라니….

         

       그런 거라면 또 치트키가 있다.

         

       나는 바로 앞에 아빠 엄마가 있다고 생각하고 표정을 지었다.

         

       “……오, 지금 표정 엄청 좋아요.”

         

       그랬더니 박유정에게서 흡족한 반응이 나왔다.

         

       “언니, 그 표정으로 다시 한번 말해봐요. 이 돼지들아, 무릎 꿇고 그 상태로 기어와서 내 발이나 핥아.”

         

       “이 돼지들아, 무릎 꿇고 그 상태로 기어와서 내 발이나 핥아.”

         

       “퍼펙트.”

         

       짝, 짝, 짝.

         

       박유정이 완벽하다며 박수를 치고는 말했다.

         

       “완벽해요, 언니. 무대에서 계속 그 표정 짓고 마음속으로 그 말을 되뇌이세요.”

         

       이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유정아. 무대에서 이런 표정을 짓고 속으로는 돼지들아 어쩌구를 계속 생각하라고…? 아니, 하늘같은 관객들 앞에서 어떻게….”

         

       “사람들은 오히려 언니의 그 모습을 좋아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

         

       “……허어.”

         

       뭔가 믿기지 않긴 했지만…, 박유정이 지금까지 한 말 중 틀린 것은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러면 나 다녀올게, 유정아.”

         

       “네, 언니! 화이팅!”

         

       “그래, 너도 화이팅!”

         

       그리고 화장실을 나온 직후부터 대기실에 갈 때까지 대사와 표정을 반복했다.

         

       ‘이 돼지들아, 무릎 꿇고 그 상태로 기어와서 내 발이나 핥아.’

         

       그렇게 대사를 되뇌이며 대기실 문을 연 순간….

         

       “어우씨, 깜짝이야.”

         

       마침 대기실을 나오려던 나한나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 처음으로 졸린 눈을 크게 떴다. 아무래도 내 표정을 보고 놀랐나보다.

         

       “아, 미안.”

         

       “아, 아니예요. 그것보다 언니…. 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요…? 표정이….”

         

       “…왜? 이상해?”

         

       “아뇨…, 이상한 건 아니고…, 음…, 오히려 저희 컨셉이랑 잘 맞는 것 같네요.”

         

       “…그래?”

         

       박유정의 가르침이 효과가 있는 건가…?

         

       “지금 마침 표정도 좋으니 가시죠. 저희 무대 차례래요.”

         

       “아, 응.”

         

       우리 1팀은 그대로 백스테이지로 이동했다. 무대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잠깐의 대기시간이었다.

         

       그리고 제작진의 큐 사인이 떨어지기 직전.

         

       “…언니.”

         

       “어, 한나야.”

         

       나한나가 내게 짧게 말을 걸었다.

         

       “…그동안 싸가지 없게 굴어서 죄송해요. 그리고…, 이번 경연 준비하면서 재밌었어요….”

         

       “…….”

         

       그리 말하는 나한나의 눈은 평소보다 조금 깨어 있어 보였다.

         

       “저희…, 마무리도 잘해 보죠.”

         

       그 모습이 어쩐지 귀여워보여 머리를 헝클어 뜨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무대 직전이라 어쩔 수 없었다.

         

       이에 나느 그 대신으로 그녀의 어깨를 한 번 찰싹 내려쳤다.

         

       “그래, 우리 무대 잘해 보자.”

         

       “…네.”

         

       마침 내가 그리 말하자마자 제작진이 큐 싸인을 내렸다.

         

       “1팀 지금 입장하실게요.”

         

       “화이팅-!”

         

       “1팀 화이팅-!!”

         

       팀원들 중 누군가가 화이팅을 외치는 것으로 우리는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안으로 입장했다.

         

       탈도 많았고 문제도 많았던 2차 팀 경연….

         

       그 결과를 보일 차례였다.

         

         

         

         

         

       **

         

         

         

         

         

       “이제 곧 1팀의 무대가 시작됩니다! 큰 함성과 함께 맞이해 주시지요!”

         

       “와아아아아-!!”

         

       “꺄아아아아악-!!”

         

       하예린, 나한나가 포함되어 있는 1팀의 무대가 시작을 임박하자 관객들에게서 어마어마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

         

       찢어져라 함성을 지른 건 한 여자 관객도 마찬가지였다.

         

       1차 팀 경연때도 방청을 왔던 그녀는 이번 2차 팀 경연도 친구와 함께 참석했다.

         

       물론….

         

       “야, 너 왜 이렇게 소리를 크게 질러! 너 이번에도 유 설 아니라 하예린 찍으려고 하지!”

         

       “아, 아니야….”

         

       …그녀가 하예린 팬인 것과 다르게 친구는 유 설 극성팬이었지만 말이다.

         

       “안 그래도 설이 순위 발표식에서 2등한 것 때문에 짜증나 죽겠는데! 너 내가 무대 바로 앞 방청권 얻느라 엄청 고생한 거 알지? 이번엔 무조건 유 설 뽑아야 한다! 하예린 뽑으면 죽어!”

         

       “아, 알았어…!”

         

       그렇게 두 친구가 다투는 사이 한시우가 무대의 시작을 알렸다.

         

       “지금부터 1팀의 <매지컬 러브★> 입니다!”

         

       “와아아아아-!”

         

       어마어마한 여덕 팬을 보유한 스트로베리 필터의 곡을 1팀에서 선보인다니…, 관객석에서는 또다시 함성이 터졌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매지컬 러브☆>? 그러면 1차 때랑 컨셉이 겹치잖아….”

         

       하예린이 1차 팀 경연 때 선보였던 <Where is my first love!>와 <매지컬 러브☆>는 밝은 분위기 측면에서 여러모로 겹쳤다.

         

       이에 하예린의 걸크러시 컨셉을 기대하던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예린이 이번에는 센 컨셉 한 번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예린 팬인 그녀도 아쉬움에 입맛을 다지던 그때였다.

         

       ♬♬♬♪-!

         

       무대가 시작되고….

         

       “…음?”

         

       …생각보다 낮고 어두운 인트로가 흐르자 관객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원곡 <매지컬 러브☆>보다 음역대도 낮고 분위기도 완전 반대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두웠던 무대에 불이 켜지고 1팀의 팀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

         

       …사람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매지컬 러브☆>라는 곡을 듣자마자 사람들이 떠올린 이미지는 단 한 가지였다.

         

       바로 핑크핑크한 색상에 다소 유아틱한 복장과 요술봉. 그리고 밝은 분위기.

         

       하지만 지금 1팀의 모습은….

         

       어두운 배경에 올블랙 고스룩 드레스. 심지어 손에는 요술봉 대신 자그마한 채찍이 들려 있었다.

         

       예상 못 한 코디와 분위기에 하예린 팬인 그녀는 멍하니 무대를 바라보다가….

         

       스윽-.

         

       가장 중앙에 위치한 하예린과 눈을 마주쳤다.

         

       하예린 팬들은 모두 안다.

         

       하예린이 차갑고 도도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속은 사실 소심하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 팬을 내려다보는 그녀의 표정은….

         

       “…….”

         

       …너무나도 차가운게 마치 인간이 아닌 무언가를 내려다보는 듯했다.

         

       도도하고 오만한 것을 넘어 경멸감까지 느껴지는 그 날카로운 눈매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기분 나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두근.

         

       ‘아.’

         

       하예린 팬인 그녀에게는…, 도리어 새로운 취향과 충동을 일깨웠다.

         

       모두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관객석의 하예린 팬들은…, 그녀의 강렬한 포스에 그저 시간이 멈춘 듯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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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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