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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21

        

         

       폭탄테러.

       이단에 가까운 한 종교 집단의 주도하에 일어나는 폭탄테러다.

       게다가 그러한 폭탄테러의 목표물도 다양했으니.

         

       개신교 교회, 가톨릭 성당, 이슬람교 모스크, 불교의 절,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The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모르몬교라고 알려진 교회까지.

       이 끔찍한 집단은 거의 대부분 종교에 폭탄테러를 가했다.

       마치 자신들만이 이 땅에 존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테러에서 벗어난 종교는 테러를 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영세한 종교시설, 혹은 테러했다가 역풍이 가해질 수 있는 종교, 그리고 자신들의 거점 정도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떠오를 것이다.

       신도들이 나서서 다른 종교 집단에 폭탄테러를 가하는 집단이, 자기들 종파의 교회는 얌전히 내버려 둘까 하는 지극히도 당연한 의문을 말이다.

         

       그 해답은….

         

       “천년왕국! 천년왕국!”

         

       “독사와 불에서 우리를 지켜줄 울타리요 성벽이 만들어질지니 메시아시여 우리를 구원하소서 우리를 영원한 행복과 신앙이 가득한 빛의 왕국으로 저희를 데려다주소서!”

         

       “천년왕국에는 그 누구도 범접지 못할 것이니! 그분의 가호가 우리에게 임하실 것입니다!”

         

       “천사가 끝없이 깊은 구렁의 열쇠와 큰 사슬을 들고 하늘로부터 내려오사 뱀을 결박하여 구렁에 던지사 마침내 우리에게 권한을 내리사 심판할 권한으로 우리는 높은 좌석과 그 위에 앉아 그분의 아들과 함께 천 년 동안의 행복을 누릴 것이다!”

         

       “천년왕국! 천년왕국! 위대한 천년왕국을 위하여! 재림하소서! 심판하소서! 영원불멸한 왕국을 세우소서!”

         

       당연히 ‘아니오.’였다.

         

       이 집단은 자신들의 교회를 요새처럼 만들어 농성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이러한 때가 올 것임을 알고 있었다는 듯 철저하게.

         

       어지간한 방공호보다도 두터운 철근 콘크리트의 벽.

       신도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모은 돈으로 구매해 설치한 합금 벽.

       온갖 요격 시설들.

       성전(聖戰)을 준비하며 사격과 전투 기술을 철저하게 갈고닦은 신의 전사들.

       미리 만들어두었던 사제폭탄, 수없이 쌓아두었던 총알과 포탄.

         

       그리고.

         

       “뱀은 지팡이로 물리쳐야 함이니 너희는 이것을 지팡이로 삼아 뱀을 물리치도록 하여라. 뜨거운 불길과 심판의 벼락과도 같은 힘으로 그것을 내리쳐 물리쳐야 할 것이니 그것은 너희에게 주어진 의무라 하였음이로다!”

         

       대포.

         

       그것도 무려 전장식 대포였다.

       컬버린(Culverin) 포라고 불렸던, 수백 년 전에 사용했던 전장식 대포!

         

       이 광신도 집단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무구를 만들어내는 대장장이를 의도적으로 육성하였고, 그들을 이용해 대포를 만들어내었다. 물론 공장제와 비교한다면 품질이 균일하지도 않고, 엉성한 면도 있기도 했지만….

       수많은 논문과 공개된 기술, 서적들을 참고해 기술을 익혔기에 수백 년 전의 대장장이들이 만들어낸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의 물건이었다.

         

       철근 콘크리트로 만든 두꺼운 성벽.

       기다렸다는 듯 합금으로 막아버린 창문들.

       거기에 곳곳에 만들어져 있던 의미불명의-그저 디자인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구멍들에는 거대한 대포와 기관총들이 들어서며 그 자리를 메꾸기까지 하였으니.

         

       이게 정말 현대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은 맞는지 의심이 될 수준이었다.

         

       “…오, 내가 지금 시간여행을 한 건가?”

         

       “…십자군 전쟁 때 딱 이랬을 것 같은데?”

         

       당연하게도 이러한 광경을 본 이들은 벙찔 수밖에 없었다.

       교회가 수상하다는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 곳곳에서 광신도들의 외침과 함께 대포와 총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긴급히 달려온 특공대, SWAT(Special Weapons And Tactics)과 함께 현장에 나온 보안관까지.

       모두가 이 광경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 그들을 더 당황하게 하는 또 다른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했으니.

         

       『 알린다. 해당 종파는 현재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탄테러의 주범이다. 현재 그들은 폭탄 조끼를 입고 종교시설에 테러하고 있다. 또한 사이코메트리로 읽어낸 결과 종교시설뿐만 아니라 몇몇 제약회사와 생명공학 연구소, 병원, 대학교나 학회 역시도 이들의 표적으로 확인되었음을 알린다. 』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압하라. 저들이 노리고 있는 무고한 시민들이며, 미국의 문명과 미래와 관련된 시설과 사람들이다. 』

         

       끔찍한 이야기.

       눈앞의 수상한 교회가 미국 곳곳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정보였다.

         

       하지만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 현재 미국은 공격받고 있습니다. 외부의 공격이 아닌, 내부의 암 덩어리가 우리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종교의 탈을 쓴 채 폭탄을 들고 있으며, 그들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그들의 편협한 시선과 사상만을 품은 채 이웃과 친구들을 해치려 하고 있습니다…!]

         

       [ …현재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이들은 이단으로 분류된 개신교 종파이며, 천사와 메시아가 나타나 그들을 구원하고 천년왕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해준다는- ]

         

       [ 저들은 개신교인이 아닙니다! 개신교의 탈을 쓴, 끔찍하기 짝이 없는 테러 집단입니다! 중동의 테러리스트도, 과거 총을 들고 원주민을 학살했던 가톨릭 신부와 수녀보다도 끔찍하고 사악한 존재들입니다! 저들은 사탄의 주구들이며, 독사의 자식들이나 다름이 없을-. 뭐? 독사? 감히 신성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에게 독사라고…! …방송국 안엔 어떻게 들어온, 막아! 막-! ]

         

       [ 미국 시민들에게 알립니다. 이건 실제상황입니다. 실제상황입니다. 현재 미국 전역은 테러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

         

       TV부터 라디오, 인터넷까지.

       쉴 새 없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테러에 대해 방송하고 있었으니까.

         

       “…미친놈들.”

         

       미치광이.

       그야말로 미치광이나 다름이 없다.

       잘 굴러가고 있는 세상에서 갑자기 웬 종말 타령이며, 갑자기 순교하겠다면서 테러를 하는 건 대체….

         

       ‘아니.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광신도 놈들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저들을 막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군대에 지원을 요청하시오.”

         

       군대를 동원하지 않으면 부수기 힘든 저 무식하기 짝이 없는 벽을 부술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

         

         

         

        * * *

         

         

         

       종교시설에는 폭탄테러.

       해당 종교 집단의 교회에서는 농성.

       하지만 경찰 측에서 사이코메트리 능력자를 동원해서 읽어냈던 것처럼, 이들의 목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감히 위대하신 분이 세상을 창세했다는 불멸의 진실을 외면하고 과학이라는 이름의 삿된 지식을 퍼뜨리며 무신론을 퍼뜨리고 있는 사탄의 주구- 과학자.

       나노머신이니 유전자 조작이니 하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마귀 들린 기술을 사용하며 사람들을 고치고 그들의 몸에 사악한 것을 넣어 순결함을 없애고 그들을 순수하지 못하게 오염시키려는 작자들, 의사.

       그리고 그들에게 기술을 공급하는 사탄의 앞잡이, 연구원들.

       그들을 양성하는 새끼 악마들의 둥지, 대학교와 특성화 학교.

         

       그 모든 곳이 바로 이 광신적인 종교 집단의 목표였다.

         

       사람들은 이 끔찍한 사실을 깨닫자 경악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신들에게 다가올 이 끔찍한 공포를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했고….

         

       “너희 불신자들아, 너희는 생명책에 너희의 탄생과 죽음, 삶의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음을 알고 있느냐? 어디 사람의 힘으로 신의 뜻을 어기고 감히 그 생명책을 멋대로 재단하려 하느냐? 어찌 그분에게 구원받을 기회를 박탈하고자 몸에 사악한 것을 집어넣어 그들을 조종하게 만들고 사악하게 타락시켜 세상을 소돔과 고모라로 만들려 하느냐? 너희 의사, 그리고 오염된 환자들에게 신의 심판을…!”

         

       타앙-!

         

       어떤 곳에서는 저격수를 투입해서 저격을.

         

       “너희 고생물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어찌 생명의 계보를 무시하느냐? 그분께서 세상을 빚어내었음이 이토록 명명백백하고, 그 기간이 성경에 적힌 대로 확실한데 어찌 몇억이니 하는 터무니없는 숫자를 대면서 너희는 우리를 우롱하려 하느냐? 너희의 말은 사악한 파충류를 부리는 마귀 놈들의…!”

         

       콰앙!

         

       어떤 곳에서는 능력자를 보내서 사살하거나, 아예 저 멀리서 터지도록 유탄발사기나 수류탄을 던져서 혼자 폭사시키게 만들고.

         

       “치워, 치워라! 이딴 잡동사니로 바리케이드를 만든다고 내가 못 들어갈 줄 알아-!”

         

       싸울 사람이 없는 곳에서는 잡동사니들을 총동원해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설치, 테러범을 제압할 사람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기도 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갑자기 찾아온 광신도들의 테러를 슬기롭게 막고 있었다.

         

       …대부분은 말이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이들의 테러를 막지 못한 곳들도 있었다.

         

       자신들의 보안 체계를 너무 믿으며 방심한 곳들이 그러했고, 혹은 이 광신적인 종교 집단에서 아예 작정하고 첩자를 투입해놓은 곳들이 그러했다.

         

       전자의 경우에는 다른 곳이 그렇듯 폭탄테러에 건물이 날아가거나 시설이 반파, 혹은 연구 자료나 재료가 날아가 버리는 대참사를 겪게 되었으며.

         

       작정하고 첩자를 투입해놓은 후자에서는….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전자보다도 더 끔찍한 일을 겪게 되었다.

         

       “아니 씨발 인트라넷이 왜 외부와 연결이…?”

         

       “…디, 딥 웹 쪽으로 우리 연구 자료가 모두…. 모두 퍼졌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악!”

         

       그들의 연구 자료가.

       그들의 목숨과도 같은, 어쩌면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연구 자료가 모조리 유출되어 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심지어 불법의 선에 걸쳐져 있는 것까지, 전부!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해서는 안 될 끔찍한 테러.

       연구원에게 찾아올 수 있는 악몽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해있을 행위가 현실에서 일어나자, 그들은 도무지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반쯤 돌아버린 이들 중에는 정말로 위험한 부류들도 있었으니….

         

       “…우리, 우리의 연구가. 지층에 탄성에너지를 축적하는 연구가…!!!”

         

       인위적으로 단층을 발생시켜 지진을 일으키는 연구를 하고 있던 방위산업체.

         

       “날씨…. 구름…. 가뭄….”

         

       낮은 단가로 인공강우를 일으킬 방법을 연구하던 연구소.

         

       “…하. 마약 중독자 놈들을 데리고 하던 연구가 죄다….”

         

       마약 중독자를 갈아가며 전기자극과 화학 물질로 뇌의 망가진 보상 시스템을 초기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던 제약회사.

         

       “설계도가 다….”

         

       3D 프린터를 통해 손쉽게 폭탄, 총기, 대전차 무기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 중이던 스타트업.

         

       그리고….

         

       “…들켰군.”

         

       미래에는 ‘빙하 연합’이라 불리며 악명을 떨칠 마법사 집단의 전신 중 하나.

       겉으로는 지구온난화를 연구하는 환경과학연구소로 알려진 ‘그린사우르스 기후변화연구소’ 역시 이 테러에 당해버리며 연구 자료가 외부에 유출되고야 말았다.

         

       의도적으로 지력을 떨어뜨리거나 땅을 오염시키는 방법을 통해 지구의 인구수를 줄이려는 그들의 연구 자료가 말이다.

         

       광신도라는 이름의 도미노가, 또 다른 끔찍한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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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
Status: Ongoing Author:
The shaman realized he had gained life once more. This time, he would live a life solely for transcendence, through shamanism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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