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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21

       

        

        

        

        

        

        

        

        

       -정신나간 놈들 같으니. 도대체 사방팔방에 센서랑 무인기, 정찰대를 얼마나 심어놓은 거야?

        

       -역시, 이렇게 주변에서 깔짝대는 놈들이 한무더기일 줄 알았지. 일부러 놔둔 거야. 시라큐스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교전 데이터를 쌓기 위한 실험체로 사용하고 있는 거겠지.

        

       -아주 대단하시구만. 무인기는?

        

       -아직 특별히 움직임이 확인되진 않아. 잠시 쉬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륙을 시도했으면 바로 들켰겠지.

        

       -분해해서 들고 가는 건…현실성이 없는 건 아냐. 기체 자체의 무게는 대략 3톤 내지 4톤밖에 안 되는 물건이니…하지만 안 들킬 리가 없을 걸. 막내랑 올리비아가 잘 확인하길 바라자고.

        

        

        

        뉴욕 주 북부 시라큐스, 오전 3시.

        

        대거 팀이 그린레이크 골프장에 은신처를 세우고 주변 정찰을 시작한 지 3일 가량의 시간이 지났다. 밤낮은 진작 바뀐 지 오래였기에 피로감은 그닥 많지 않았다.

        

        오히려 날씨나 시간 같은 변수보다는 내 발로 직접 은신처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근방에 설치된, 혹은 근처를 돌아다니는 모든 아르테미스를 사살하고 함정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 더욱 곤란했다.

        

        다행스럽다면 다행스럽게도, 아르테미스는 좀 더 현대적인 함정을 선호하는 편이었고, 비교적 최첨단 기계 등을 사용하여 트랩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바로 그 때문에, 기계가 내뿜는 열은 이카루스 기어 없이도 내 시야에 감지되었고, 트랩 무력화는 무척이나 간단했다.

        

        

        이곳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됐을 때, 근방을 돌아다니는 아르테미스 순찰대 및 저격수들을 사살하는 것이 과연 잠입 작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

        

        하지만 토론 자체는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사살하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흘러갔기에 오래 걸리진 않았는데, 엄밀히 말하면 현 오퍼레이션 진행 중엔 들키지 않을 필요가 없단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중요한 건 아르테미스가 운송 중인 무인기의 위치를 추적하고, 가능하다면 확보하는 거였으니….’

        

        

        

        그 과정에서 아르테미스는 단순히 방해물일 뿐.

        

        어차피 늦든 빠르든 저들은 미국에서 자취를 완전히 감춰버릴 것이었다. 참초제근을 시행해버릴 예정인데 들키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라는 요지였기에.

        

        요컨대 아예 벌집을 터뜨려버리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이었고, 까놓고 말해 대거 팀이 그런 거 하나도 컨트롤 못할 정도로 어설픈 분들은 아니잖은가.

        

        

        그리하여 나와 올리비아 씨는 라푸아 매그넘 탄자만한 특수 탄환을 초속 3km라는 정신나간 속도로 발사하는 물건을 들고 다니며 저격수들 및 소형 토치카 내의 경계병들 머리를 터뜨렸다.

        

        당연하게도, 적들이 우리 위치를 알아차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3시간 안에 열두 명 사살. 몸뚱아리가 아주…형편없이 작살났구만. 이카루스 기어의 인지 필터가 없었으면 상당히 곤란할 뻔했어.”

        

       “…전신주에 꿰뚫린 것 같이 생겼네요. 시체가.”

        

       “그러게나 말이다.”

        

        

        

        한 번 발사된 탄환은 엎드려있는 적의 머리를 관통하고, 척추를 산산이 분쇄한 뒤, 엉덩이로 빠져나간다.

        

        사실 빠져나갔다고 하기도 애매했다. 라푸아 매그넘 탄환이 초속 3km의 속도로 날아가면 운동에너지는 135000J에 달했고, 이는 50구경 탄환의 8배 가량이 넘는 에너지를 내포했다.

        

        이카루스 기어는 친절하게 그 운동에너지가 얼마 정도의 위력인지를 알려주었고, 대충 음속의 3배로 날아간 25mm 탄환에 사람이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상상해보면 쉬웠다.

        

        그리하여 나는 사람의 몸뚱아리 뒷편이 말 그대로 ‘활짝’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인지 필터 만만세다, 정말.

        

        

        이곳에 발을 디딘지는 어느덧 3일 정도가 지났고,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 것은 2일 정도였지만, 그 사이 우리는 이미 40명 가량의 적군을 사살한 지 오래였다.

        

        당연히 아르테미스는 우리가 어디 있는지를 몰랐다. 적잖아 4km 바깥에서 날아드는 총알을 어떻게 알고 피할 것인가. 무서운 속도로 줄어드는 정찰대 수에 적이 당황한 것도 당연했다.

        

        아울 팀은 허공에 떠있는 정찰 드론 내부에 있는 소형 물자회수 미니 드론을 보냈고, 진즉 저격수의 몸에 달려있던 여러 전자장비 혹은 무전기를 회수한 지 오래였다.

        

        우리는 아르테미스를 쉴새없이 흔들어 빈틈을 노출시킬 것이었고, 계획은 실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당소 아울 1. 인텔 수집 진전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현재 감청 중. 이틀에 걸쳐 대량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어 분류 중이다. 일단 확정된 사실부터 알려줄 테니 현재 작전 중이라면 대답하지 말고 듣기만 하도록.

        

        

        

        부스럭.

        

        달빛마저 가려진 탓에 시라큐스는 말 그대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싸여있었고, 나와 올리비아 씨는 어디 풀숲이 아니라 버려진 건물 옥상에서 저격 중이었다.

        

        주변에는 트랩과 센서를 잔뜩 깔아놓은 덕분에 누군가가 접근하는 것을 막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었고, 반경 3km 색적 결과 더 이상 주변에는 저격할 것이 없었다.

        

        그리하여 스코프에서 눈을 떼고는 귓전에서 울려퍼지는 대거 팀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일단 무난한 이야기부터 먼저 하자면, 주변의 적들을 대거 사살한 결과 민간인들의 운신폭이 생각보다 넓어졌어. 골프장 근처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놈들이 슬금슬금 늘어나는 중이지.

        

       “흠.”

        

       -그 부분은 우리가 별도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니 그닥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아르테미스가 이번 일로 인해 상당히 크게 움츠렸다는 부분이야.

        

        

        

        그와 동시에 눈 앞에 떠오르는 시라큐스 화면.

        

        붉은 빛으로 휩싸여있던 도시 일부분이 정상적인 색깔로 돌아왔다. 적색은 아르테미스의 영역이었고, 이는 다시 말해 우리가 시행한 저격이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는 소리였다.

        

        사실 그럴 만하긴 했다. 바로 어제 근방을 돌아다니던 장갑차 한 대를 말 그대로 꿰뚫어 부숴버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용 IFV조차 측방에 50구경을 맞으면 상당히 위험한 판에, 25mm랑 파워가 비슷한 탄을 맞으면 어떻게 되겠어.

        

        당연히 정면이라고 해도 관통되었고, 내부에 있던 여러 명은 그대로 피떡이 되었다. 미사일 같은 걸로 무력화한 것도 아니었기에 장갑차의 상태는 상당히 좋았다.

        

        물론 정면이 관통당해 센서나 그런 게 맛탱이가 갔을 확률이 높았지만.

        

        

        좌우지간, 우리가 장갑차까지 개박살낸 덕분에 아르테미스는 말 그대로 발이 묶였고, 자연스럽게 무인기 이송인지 나발인지도 전부 불가능해졌다.

        

        핸콕 필드 공군기지 근처를 은근슬쩍 싸돌아다니던 여러 대의 차량이 어제를 기점으로 보이지 않게 된 것이 그 증거이기도 했다.

        

        

        

       -작전 여유기간이 조금 늘어났어. 그리고 듣자 하니 센트럴 파크가 탈출지점인 그리피스 공항 근처에 있는 동부방공구역(EADS)에 인원을 보낼 예정이라고 해.

        

       “으흠.”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 잘만 하면 적이 보유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항공세력을 무력화할 수 있겠지.

        

       “그건 다행이네요.”

        

       -막내는 올리 말 잘 듣고 있나? 하라는 것만 잘 하면 문제 없을 거야.

        

       “…왜 저한테만 그래요!”

        

        

        

        슬프다 증말.

        

        나는 여전히 응애였고, 내가 불평불만을 표하자 옆에 있던 올리비아 씨가 내 머리를 슥슥 쓰다듬으면서 낄낄 웃는다. 정말 너무해. 이 손놀림에 익숙해진 내가 싫…지는 않다.

        

        아무튼, 은신처에서 계속해서 별도의 일을 진행 중인 대거 팀과는 별개로, 할 일은 우리가 제일 많았다. 밤낮없이 돌아다니면서 저격지점을 찾고, 적을 무력화하는 게 일이었으니.

        

        앞으로 수십 분 가량 별 일이 없다면 더더욱 시라큐스 안쪽, 그러니까 핸콕 필드 공군기지 방향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거기서 확인해야만 할 게 있었다.

        

        

        그러나 그 다음으로 나온 말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것이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이미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겠지만, 그닥 좋다고는 하지 못할 일이 공군기지 근처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겠지?

        

       “그래. 저 자식들이 또 민간인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더군.”

        

       -그래서 센트럴 파크 HQ는…현재 시라큐스 상공 30km 위에서 100kt급 핵폭탄을 투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말 그대로 구상만 하고 있고, 많은 조정이 필요하지만.

        

       “…뭐?”

        

        

        

        어…그러니까.

        

        이젠 진짜 자국에 핵을 쏜다는…뜻인가?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하게 변했지만, 다음으로 이어진 말은…그래도 나름 설득력이 있었다.

        

        

        요지는 이러했다 – 아르테미스는 사람의 신체에 행동제어장치를 달아 인격과 행동을 제어하고, 이를 통해 만들어낸 전투병력의 수도 상당할 터였으니, 한꺼번에 무력화한다는 것이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쥐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싸그리 태워버리는 것처럼 들릴 수 있었지만, 이것을 실행하려는 이유는 몇 가지 대전제가 충족되었기 때문이었다나 뭐라나.

        

        

        

       -첫 번째 대전제로, 핸콕 필드 공군기지의 격납고 및 MQ-20 어벤져는 이론상 5메가톤급 핵폭탄이 방출하는 EMP에도 대응할 수 있어. 하지만 외부에 노출된 적들은…글쎄다.

        

       “…뭐, 무슨 뜻인지는 알겠네. 당장 지난 번 브롱스에서도 그 자식들한테 EMP를 갈겼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졌으니까. 근데 그러면 시라큐스에 있는 민간인들이 가지고 있는 전자장치는 어떻게 할 건데?”

        

       -바로 그 때문에 아직 작전 구상 단계라는 소리야.

        

       “아하.”

        

        

        

        휴우. 그럼 그렇지.

        

        내가 EMP에 대한 지식이 막 그렇게 많은 걸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도시를 다시 쓰기 위해서라도 그건 조금…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변전기고 뭐고 다 날아가면 나중에 많이 힘들어질 테니까.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야기가 조금 다른 것도 사실이었다. 민간인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인프라를 날려먹을 수 있기에 핵 투발을 막는 것이라면, 그걸 날려먹지 않을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단 소리였으니.

        

        게다가 고고도에서 핵폭탄을 폭발시키면 방사능 낙진도 거의 없으니 센트럴 파크가 그런…과격한 방안을 선택한 거겠지만, 아무튼.

        

        

        

       “그럼 그 범위만 어떻게 조절하면…뭔가 괜찮으려나요?”

        

       -그렇지. 아마 순항 미사일에 지향성 펄스 방출기를 달아서 필요한 구역에만 정확하게 방사할 수도 있을 거야. 그렇게 되겠지.

        

       “…그러면 이제 그 필요한 구역을 정확하게 산출해내는 게 정찰팀의 임무가 되겠군.”

        

       -잘 아는군. 역시.

        

        

        

        그 말대로.

        

        바로 이 말을 하기 위해, 우리가 있는 지점으로부터 대략 몇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의 대거 팀이 이렇게나 열심히 설명을 해준 것이었다.

        

        말이 이어졌다.

        

        

        

       -되도록이면 접촉은 피하려고 했지만,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도 있지. 우리는 민간인들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 도시에 퍼져서 생활하고 있는지를 확인할테니, 이글 분견대는 아르테미스의 영역을 되도록 정확히 측정해줬으면 좋겠군.

        

       “…좋아.”

        

        

        

        잠깐의 정적.

        

        그리고 올리비아 씨가 덧붙였다.

        

        

        

       “직위가 높아보이는 친구를 찾아서 생포해오지. 한 사흘 정도만 기다리고 있으라고.”

        

       -확인했다. 이글 팀이 3시간 내로 분견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거기서 대기하도록.

        

       “….”

        

        

        

        뭐라고 해야 할까.

        

        대거 팀이 고문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은 그닥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다.

        

        여전히 한치 앞도 알기 힘든 시라큐스에서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바이러스 아포칼립스가 미국을 덮쳤을 때, 그렇지 않은 곳이 어딨겠냐만은, 시라큐스는 지옥도로 변모했다.

        

        극도로 운이 좋은 극소수의 사람이 아닌 이상, 잘 준비된 생존주의자들조차 가족 혹은 친지의 상실을 겪어야만 했고, 공권력은 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친 지 고작해야 한 달만에 증발했다.

        

        백 년에 한 번 와야만 할 정도로 유래없는 눈폭풍이 미국 북동부를 덮쳤고, 극도로 잘 준비된 사람들만이 끔찍한 추위를 이겨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주님의 곁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시라큐스 인근에 풍족했던 나무의 30% 가량이 땔감이 되어 사라졌다.

        

        

        지옥과도 같았던 겨울이 지나가고, 14만 명 가량에 달했던 도시의 인구는 삽시간에 3천 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도시의 잔해를 긁어모아 소규모 공동체를 만들어내었다.

        

        작게는 50명 가량, 크게는 300명 가량. 도시 곳곳에 흩어져있는 공동체들은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 살아있는지조차 몰랐으며, 강도가 횡행하는 도심 중앙에서부터 빠르게 외곽으로 밀려났다.

        

        세상은 전기 없는 세계로 퇴보했고, 안 그래도 그닥 치안이 좋지 않았던 시라큐스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미 정부가 아직 존속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살아갔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목숨을 내걸고 물물교환을 시행했으며, 그 누구보다도 간이 크고, 그나마의 세력을 형성한 사람들은 교회 같은 곳에서 일종의 암시장을 열었다.

        

        그렇게 족히 3개월 가량의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TARGET 백화점에서 암시장이 열릴 무렵.

        

        목숨을 내걸고 필요한 물품을 물물교환하기 위해 모인 수십 명의 사람들은 백화점 내에 있는지도 몰랐던 빔 프로젝터 한 기가 느닷없이 켜지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치직거리는 소리가 높낮이를 갖추기 시작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전방에 대략 30명 가량의 인원이 확인되는 듯하니, 별도의 인사 없이 넘어가지요.]

        

       -[대거 팀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현재 미국 정부의 무력적 의사를 대변함과 동시에, 국가 존속 및 재건에 있어 걸림돌이 되는 모든 존재를 제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본 태스크포스는 시라큐스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아르테미스 테크놀로지, 다시 말해 미국을 변절하고 적성국의 침투를 도운 내란모의자들을 추적 및 격멸 중입니다.]

        

       -[본 태스크포스는 그 과정에서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의 오인사격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시라큐스에 존재하는 시민 공동체들의 위치와 활동 반경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상 공격 영역입니다.]

        

        

        

        지이잉.

        

        그와 동시에 시라큐스 시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도가 펼쳐지고, 대거 팀은 핸콕 공군기지 인근 및 그 근방을 적색으로 뒤덮은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저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확실한 것은 휘말렸다가는 좋은 꼴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사실은 자명했다.

        

        대거 팀은 이들을 기다리지 않은 채 덧붙였다.

        

        

        

       -[대거 팀은 그 어떠한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도시를 돌아다니는 무장 세력을 제거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 민간인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현 시간으로부터 6시간 후 별도의 소통 창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만,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의료 지원을 제외한 그 어떠한 물자 지원도 불가능함을 앞서 알려드립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미국의 존속과 재건을 방해하는 모든 세력을 물리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으며, 본 태스크포스를 공격 시 이유를 불문하고 공격을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본 통보의 신뢰 여부는 개인의 판단에 달렸습니다.]

        

       -[현 시간으로부터 6시간 후, 그린레이크 골프장 남쪽의 포시즌스 스키 센터에서 의료 지원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상.]

        

        

        

        파직!

        

        그 순간 빔 프로젝터는 과열을 견디지 못하고 들썩이더니, 이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완전히 고장나버린다. 기계 위로 소형 라이터에서 튀어나올 법한 작은 불꽃이 타닥거리며 튀어올랐다.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백화점 내부를 가득히 메웠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터가 타서 눌러붙은 플라스틱과 금속의 끔찍한 혼합체 비스무리한 것으로 변할 때까지 그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불과 3분 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백화점 내부를 메운 대거 팀의 통보는 말 그대로 천지가 뒤집힐 정도의 내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현 시간부로 민간인들을 징발한다거나, 법의 영향에 놓으려고 한다거나, 물자를 요구한다거나와 같은 것이었다면 틀림없이 반발이 나왔을 것이었다.

        

        하지만 대거 팀의 말은 그 모든 것들을 비껴가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할 수도 없었다. ‘합법적인 살인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말이 청취자들의 머릿속에 못처럼 박혔다.

        

        영원과 같은 정적이 흐르고,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무…뭐라고?

        

       -씨발, 다시! 다시 말해!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아? 핵을 쓴다고!?

        

       -정부가 살아있다고? 세상에, 이런 빌어먹을. 이걸 좋아해야하는지를 모르겠는데.

        

       -왜 당장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는 거야!?

        

       -조용히 해라! 정숙하지 않으면 전부 내쫓아버리겠다!

        

        

        

        암시장을 주도하는 인물, 스스로를 ‘브로커’라고 칭하는 인원이 목청을 높인 끝에 상황은 간신히 진정되었지만, 혼란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생각을 품기 시작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으나, 확실한 것은 오늘 들은 사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미 정부가 존속 중이라는 사실.

        

        근래 시라큐스를 돌아다니는 무장한 – 그것도 건샵에서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라이플들이 아니라, 온갖 총기 액세서리들이 잔뜩 달린 군용 자동소총을 든 – 병력들의 정체.

        

        현 시점에서 누구든 가장 필요로 하는 ‘의료 지원’.

        

        그리고 그 누구든 두려워하지 않을 수가 없는 핵무기(Nuclear Weaponry)라는 단어까지.

        

        설령 자국에, 그것도 민간인이 있을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쏟아부을 수 있다라는 말.

        

        그 말에 두려움을 품지 않는 사람은 없었고, 그 어떠한 위협적 어조 없이 사실만을 담담하게 나열한 대거 팀이라는 사람의 어조는 오히려 반대급부로 불안함을 불러일으켰다.

        

        

        

       -젠장. 오늘은 공쳤군. 다들 나가! 근시일 안에 다시 별도의 방식으로 열겠다!

        

        

        

        각자가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기 위해 열린 암시장은 그렇게 흐지부지 끝났고, 수십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새벽의 어둠을 틈타 본인의 거주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이 모였던 주된 이유 중 하나인 상처 치료를 위한 붕대와 부목, 항생제, 소독용 알코올 – 다르게 말하면 술 – 의 확보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게 되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체스터. 의료용 나노머신 분량은?”

        

       “최소 1천 명은 치료할 수 있겠지. 혹시나 모를 비상상황만 없다면.”

        

       “후. 군중제어용 진정가스 같은 거라도 쏴야 하나. 그런 마법 같은 게 있다면 말이지만….”

        

       “살다살다 작전 와중 예방접종 비슷한 짓거리를 또 하게 되는구만.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의관 노릇 할 때 생각나는데.”

        

        

        

        뭐가 됐든, 상처 및 질병의 치료는 그 무엇보다도 훌륭한 복지였다.

        

        이글 팀과 유진이 시라큐스 북부를 누비며 적군의 머리를 날려버릴 동안, 타격팀은 그 무엇보다도 독특한 방법으로 인텔을 수집하게 될 예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만병통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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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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