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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29

       

        

        

        

        

        

        

       ───투두두두두!

        

        

        

       “후우, 후우…!”

        

       “역시 변이자 아니랄까봐 체력 하나는 끝내주는구만. 남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진즉 먹은 걸 몇 번씩 게워내고도 남았을 훈련 강도인데, 적당히 숨이 차는 수준에서 끝나다니.”

        

       “…사격하는데 집중 안 됩니다, 거!”

        

        

        

        6월 중순, 오전 11시, 센트럴 파크 HQ 내 사격장.

        

        대거 팀이 한창 그 어디에도 발설할 수 없는 부탁 아닌 부탁을 듣고 있을 즈음, 극비구역으로부터 수백 미터 떨어진 한 사격장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 에드워드 파쿼슨 대위와 라플란드가 끼어있었다.

        

        

        파쿼슨 대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엔 라플란드를 비롯하여 사격 훈련을 진행 중인 군인들이 몇몇 있었다. 아는 얼굴도 모르는 얼굴도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서로 조금씩 다른 전투복 컬러링.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센트럴 파크는 말 그대로…여러 군인들의 짬통 그 자체였으니까. 주방위군과 육군, 해안경비대, 공군, 해병대…맨해튼을 구하기 위해 온 이들이 전부 파편화되어 HQ에 흡수되었다.

        

        제대로 된 군복 지급은커녕 있던 걸 소중하게 아껴서 써야 할 판이었다.

        

        

        

       ‘….’

        

        

        

        그만 정신이 옆으로 새버렸다. 파쿼슨 대위는 어설프게라도 사격 중인 라플란드에게 다시 집중했다.

        

        100명이 넘는 부하들과 그 배가 넘는 민간인들을 브루클린에서 전부 살려 데려온 센트럴 파크의 영웅 중 한 명인 그는 본래라면 엄청나게 바빴어야만 했지만, 라플란드를 봐줄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센트럴 파크에 갑작스럽게 대량의, 그리고 다종다양한 군인들이 몰려들고, 센트럴 파크는 군사 및 민간 부문에서 엄청난 인력난을 겪고 있었기에, 어떤 병사가 어디 소속인지를 신경쓰지 않고 긁어모았다.

        

        그 과정에서 이들을 통째로 지휘하기 위해 지휘부의 형태가 개편되고, 그 과정에서 파쿼슨 대위 같은 이들의 지휘권이 일시적으로 조금 ‘덜’ 존중되었다.

        

        

        정확하게는 자신 휘하의 병사들을 특정한 일로 빌려갈 수 있겠냐는 ‘권고’가 엄청나게 왔고, 그 과정에서 파쿼슨 대위가 할 병력 관리 업무를 다른 인원이 가져감에 따라 시간이 나게 된 것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해서 직접 봐줄 필요가 있나 싶긴 한데….”

        

       “…뭔가 말했습니까?”

        

       “사격 끝났으면 안전검사하고 사로에서 나오라는 말이었다.”

        

       “그거 아니잖아요.”

        

       “그냥 나와, 임마.”

        

        

        

        라플란드는 툴툴거리면서 사로에서 저벅저벅 걸어나왔다.

        

        철컥거리는 소리와 함께 안전검사가 끝났을 즈음, 그녀는 자신의 총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더니 파쿼슨 대위와 눈을 마주쳤다. 무언가 불만이 있는 표정이었다.

        

        

        

       “…그, 뭐냐. 저는 아직 대거 팀 분들처럼 총에다가 액세서리 같은 것들 못 답니까?”

        

       “네가 지금 그런 거 달아봐야 제대로 쓸 수는 있냐? 기본에 집중해라, 기본.”

        

       “에이씨이….”

        

        

        

        파쿼슨 대위와 눈을 마주친 그녀는 저벅저벅 걸어가 사격장 뒤쪽의 의자에 앉았고, 파쿼슨 대위도 그 옆에 앉았다. 총구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걸 힐끔 내려다보던 라플란드가 덧붙였다.

        

        

        

       “진짜 이렇게 총만 쏘면 뭔가 되는 겁니까?”

        

       “화기에 익숙해지는 거지. 지루한 과정이겠지만 네가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진즉 다 거쳐간 과정이고. 그 중 한 명은…잘 모르겠긴 한데, 아무튼.”

        

       “참나.”

        

        

        

        라플란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피식 웃었고, 파쿼슨 대위가 입을 열었다.

        

        

        

       “특수부대원들이 가서 총만 쏘고 다니는 게 아니야. 화기, 공병, 의무, 통신, 정보, 작전…이 모든 것들에 능통해야 하지. 이카루스는 그런 특기들을 전부 기어 하나에 통합시킨 것 같지만, 그걸 다루는 건 개인의 역량이고.”

        

       “….”

        

       “나중에 딱히 할 게 없으면 그린베레 Q코스에 대한 정보를 한 번 찾아서 읽어봐라. 한 명의 오퍼레이터를 양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알 수 있을 거다.”

        

       “…그, 저는 정보 접근 권한이 없습니다. 견습작전관이라서 아직 주도적인 정보 수집 권한이 발급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찾아봐야겠군.”

        

        

        

        왼손을 들어올린 파쿼슨 대위의 손목에는 웨어러블 태블릿이 있었다.

        

        홀로그램이 켜지고, 팝업창이 열린다. 센트럴 파크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작동되고 있는 네트워크 내부의 데이터베이스, 그 안에서 적당히 특수부대 양성 과정에 대해 검색한 후 내용을 눈에 담는다.

        

        그의 입이 막힘없이 열렸다.

        

        

        

       “공병이라면 브리쳐, 폭발물 제조, 진지 구축, 사보타주, 차량 엔진 수리, 지뢰 설치 및 제거, 민사작전에서 수리 및 정수작업. 의료라면 의료 기록, 의료 장비 및 의약품의 취급 관리, 의료 후송 절차 관리, 의료지식 및 조언 제공, 치과, 피부과, 산부인과, 감염 및 소아과 질환, 응급수술….”

        

       “…예?”

        

       “방금은 단순히 주특기에 대한 이야기고, 모든 오퍼레이터들은 기본적으로 독도법, 소부대전술, 생존교육, 도피 및 저항훈련, CQB 및 전술사격, 저격, 고공강하, 컴뱃 스쿠버 다이빙 등을 할 줄 알아야만 해.”

        

       “어, 그게.”

        

       “참고로 방금 언급한 것들은 나도 제대로 못한다.”

        

        

        

        켁.

        

        그러면 도대체 대거 팀의 막내라는 애는 기어가 있다고 해도 그걸 전부 익힌 사람들을 어떻게 따라가는 건가. 그리 생각한 라플란드가 고개를 조심스럽게 떨궜다.

        

        파쿼슨 대위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그 작은 반응만으로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짐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유진이라는 존재는 그에게도 상당한 미스테리였으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그는 섣부른 위로나 속단 대신 하고 싶은 말을 하기로 했다.

        

        

        

       “유진이 제107헌병중대에 어떻게 찾아왔는지 말해준 적이 있었나?”

        

       “…글쎄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때 우리는 브루클린의 메이모니즈 메디컬 센터에 있었지. 중대 단위의 라이커가 습격해왔을 때, 그 녀석은 저 멀리에서 병원을 공격하던 라이커를 단발사격으로 한 명씩 무력화시켰다.”

        

       “조준사격…잠깐만요. 그땐 분명….”

        

       “1월 말이었지.”

        

        

        

        센트럴 파크 HQ도 아닌 브루클린.

        

        지금으로부터 벌써 5개월 전의 일. 당시 발생한 메이모니즈 병원 습격과는 그닥 연관이 없는 라플란드였지만, 그래도 그 당시의 상황이 어떤지는 그녀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이른 시점에서조차 제 몸을 건사할 수 있는 실력이 있었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말이 이어졌다.

        

        

        

       “어디서 주워온 총도 아니었다. 그 녀석은 물자 보급을 나간 베이커 병장의 군용 자동소총을 들고 있더군. 그 와중 인식표까지 회수해왔고. 웃긴 녀석이야.”

        

       “…변이자라는 걸 뒤로 해도, 애시당초 군인이나 오퍼레이터가 천직인 놈인가보네요.”

        

       “그렇겠지. 듣자 하니 한국에서 왔다는데, 당시 1년 6개월 정도 군인으로 복무했다는군. 너도 그 부분은 이미 들었을테니 굳이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거고.”

        

       “그렇지요.”

        

        

        

        그런 사람이 몇 개월 동안 제 몫을 넘어 적어도 2인분, 3인분, 혹은 그 이상을 너끈하게 해낼 수 있는 오퍼레이터들 중에서도 정상급만 모아놓은 이들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면.

        

        그러한 지식들을 적어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면, 확실히 작전을 진행할 때 없는 것보다는 나은 절반짜리 오퍼레이터로서 그녀를 데리고 다닐 수도 있겠지.

        

        그리고 자신은 아직 거기까지 가기에는 많이 멀었다는 것도.

        

        

        라플란드에게 있어서는 슬픈 이야기였지만, 그녀의 몸뚱아리는 감정 변화에 실로 민감했다.

        

        늑대귀가 축 처지는 것을 본 그는 잠시 눈동자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가 싶더니, 이내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귀와 꼬리가 빳빳하게 펴지고, 회색 눈이 더없이 커지는 사이, 파쿼슨 대위가 덧붙였다.

        

        

        

       “안타깝지만, 네가 저들과 비슷한 위치까지 올라길 기회도, 활약할 기회도 많을 거다.”

        

       “…그게 왜 안타까운 겁니까?”

        

       “그럼 안타깝지 않다고 해야 하나? 대거 팀과 같은 곳에 서기 위해 네 손에 얼마나 많은 피를 묻혀야만 하는지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 테고.”

        

       “….”

        

        

        

        아.

        

        그 말대로였다. 지금은 센트럴 파크 전체가 대거 팀의 영웅적인 행보를 칭송하고 있었지만, 누군가의 삶을 안정시키고 미국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그걸 방해하는 존재들로 시체의 산을 쌓아야만 했으니.

        

        그걸 바라보던 파쿼슨 대위가 덧붙였다.

        

        

        

       “괜히 오퍼레이터에 집착하지 마라. 나도 저 분들에게 부탁을 받기도 했고, 센트럴 파크의 기조가 모든 거주민들을 상비군화시키는 거니 하는 거지만…너는 작전관도 잘 할 테니까.”

        

       “….”

        

       “아직 탄환 여유는 있으니, 좀 더 사격하고 싶으면 말하고. 난 화약 냄새를 너무 많이 맡았더니 머리가 아프구만.”

        

       “같이 나가시죠.”

        

        

        

        그는 거절하지 않고, 두 명은 사격장 바깥으로 나갔다.

        

        수많은 초고층빌딩 사이로 남쪽 언저리가, 그리고 하늘로 느릿하게 퍼져나가는 검은색 연기가 보였다. 그것이 JFK 국제공항에서 ‘무언가’가 타오르며 나는 연기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걸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파쿼슨 대위가 중얼거렸다.

        

        

        

       “날씨 한 번 참 좋구만.”

        

       “그러게나 말이에요.”

        

        

        

        햇살은 따가웠고, 날씨는 소름이 끼쳤다.

        

        미국은 여전히 조용했다.

        

        

        

        

        

        

        

        

        

        

        

        

        

        

        

        

        

       “웨스트체스터 군 공항이 미어터진다는 소리 들었어? 어벤저가 너무 많아서 처치곤란이라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롱아일랜드에도 공항 몇 개 있잖아. 이스트 햄프턴 공항이랑 맥아더 공항, 가브레스키 공항이라든가.”

        

       “그런 데 착륙했다가 누가 어떻게 털어먹을 줄 알고 그러나요? 상시주둔할 병력도 그렇고, 정비사, 폭발물관리자 같은 귀중한 인력을 그런 데 짱박아두면 낭비죠. 센트럴 파크랑 70km나 떨어져있어요.”

        

       “후, 뭔 말을 못하겠구만. 그래. 내가 잘못했다, 이 자식들아.”

        

       “아니, 잘못된 곳을 지적해준 것뿐인데 뭐가 문제…으갸갸갹…!”

        

        

        

        로건 씨의 필살기인 팔꿈치 지압이 펼쳐지고, 그 효과를 온몸으로 체감하신 로렌티나 씨가 울부짖는 이곳은 센트럴 파크 HQ의 알파급 변이자 숙소.

        

        노을진 하늘 위에 검은 연기가 걸렸다. 시라큐스에서의 작전이 막 시작될 즈음, 우리가 웨스트체스터 군 공항에서 이륙을 기다리고 있을 때부터 타오르기 시작한 JFK 국제공항에서 피어오른 연기였다.

        

        

        유기물을 분해하며 엄청난 열을 내뿜는 나노머신에 의해, 공항은 일주일이 한참 넘었는데도 여전히 불타오른다.

        

        다행인 것은, 이 즈음의 뉴욕은 주로 남서 방향으로 향하는 바람이 불었다. 누군가가 말하길 ‘한 번 맡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끔찍한 냄새’를 맡지 않게 되어 다행이었다.

        

        냄새에는 유달리 민감한 라플란드 씨가 별 말이 없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신.

        

        요즘은 다른 것이 문제였다.

        

        

        

       “아이씨, 공기청정기 필터에 털이…라플란드 이 자식, 너 이리 와!”

        

       “우, 우왁! 제 잘못 아닙니다! 우아아악…!”

        

       “후후, 슬슬 안 되겠군요. 조만간 센트럴 파크 밖으로 나갈 기회가 있으면 펫샵에 들러서 대형견용 브러시를 가지고 와야겠어요.”

        

       “막내는 털이 빠질 게 없고, 로건은 의외로 털이 잘 안 빠지고…나는 깃털 같은 게 빠지네. 환장하겠구만. 그래도 공기청정기에는 안 들어가서 다행인가.”

        

       “그러고 보니 새 깃털은 드림캐처의 주 재료였던가요. 요즘 제가 악몽을 또 꾸는데….”

        

       “지랄.”

        

        

        

        …뭐, 중간에 이야기가 좀 이상한 곳으로 새긴 했지만, 그 말대로.

        

        딱히 영입이라 하긴 어렵지만, 아무튼 새 식구로 들어온 라플란드 씨의 존재만으로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바로 털이었다. 꼬리와 귀에서 나는 늑대-털 말이다.

        

        그나마 전투복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일반적인 옷, 그것도 검은 계열의 옷에는 어느샌가 털이 한두 개를 넘어 여러 개씩 붙기 시작했고, 이제는 공기 중에도 열심히 떠다니기 시작한 것이었다.

        

        당연하겠지만, 라플란드 씨가 그걸 빌미로 천덕꾸러기가 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가 청소하겠습니다.”

        

       “아냐, 아냐. 그냥 농담한 거야. 대신 이불은 좀 자주 털고.”

        

       “넵.”

        

       “그건 그렇고, 라플란드는 몇 살이지? 30 정도 됐나? 20대를 감옥에서 통으로 날리셨구만. 그러길래 왜 사기를 치고 그랬냐, 이 자식아.”

        

       “…그, 죄송합니다.”

        

        

        

        사기 이야기가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쭈구리가 되신다.

        

        아무튼 그건 이 분의 잘못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전과자라는 점 때문에 자칫하면 냉랭해질 수도 있었던 숙소 분위기는 그닥 나쁘지 않았다. 아까도 말했지만 털 이야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소한 계기 덕분에 신체적 접촉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고, 말을 붙이는 것도 쉬웠다. 거기에 더불어 라플란드 씨는 약간…이래저래 타격감이 좋았다. 반응이 찰지다고 해야 하나.

        

        

        그 와중 올리비아 씨가 눈동자를 도로록 굴렸다. 무언가를 본 듯했다.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말.

        

        

        

       “아니, 이젠 지난 번에 주워놓은 탄피를 목걸이로 하고 다니네. 진짜 독특한 녀석이구만.”

        

       “으악, 그건 말하지 마십쇼!”

        

       “알았다, 알았어. 그런 거 가지고 다니지 말고 우리한테 빨리빨리 배워서 올라와달라고. 그러면 당당하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아니, 그건 좀 어려우려나.”

        

       “올리, 위로해줄 거면 제대로 위로하세요. 중간에 갑자기 냉정해지지 말고.”

        

        

        

        …그러게나 말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고, 그 중에는 라플란드 씨가 올리비아 씨에게 ‘자기가 너무 오래 걸리면 굳이 끌고갈 필요까진 없다’고 말하는 것도 있었지만, 그런 어설픈 타협이 통할 리가 없었다.

        

        올리비아 씨는 은근슬쩍 라플란드가 쓰는 침대 위에 걸터앉았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만지면서 덧붙였다.

        

        

        

       “오래 걸리더라도 상관없어. 어차피 너는 내 아래로 들어오게 될 거야. 미 정부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널 오퍼레이터로 만들 거고, 포스트 아포칼립스는 너를 필요로 하거든. 나도 마찬가지고.”

        

       “…안 그래도 아까 파쿼슨 대위님에게 그거랑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 가까운 미래는 신경쓰지 말란 뜻이야. 게다가 나랑 이글 팀이 별도의 태스크포스로 분리되는 건 조만간은 아니더라도 예정된 사실이고, 그때 아는 사람이 좀 있어야 이쪽도 재밌지 않겠어?”

        

       “흠. 말만 들어보면 최소 2년은 걸릴 것 같은데.”

        

       “나도 대충 그 정도 예상하고 있어.”

        

        

        

        …2년?

        

        언뜻 들어도 절대 짧은 기간이 아니었다. 거기에 더불어 지금처럼 주 단위로 작전과 휴식을 반복하고 있을 때에는 더더욱 그러했다. 사실 지금 논하기에는 애매하지 않을까 싶긴 했지만, 글쎄다.

        

        나는 여전히 응애였고, 평균 계급이 상사 이상이고 복무기간만 평균 14년이 넘는 분들의 심모원려에 내가 뭐라 말을 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와락!

        

        

        

       “으갹…!”

        

       “게다가, 이제 좀 있으면 각지에서 지대공 미사일이 이송되어 여기로 올 거야. 그걸 어지간한 건물 옥상에 싸그리 올려야하니, 그때 같이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배우면 돼. 알겠지?”

        

       “그건 협박이잖아요!”

        

       “그럼 아니라고 생각했어?”

        

       “아우우우우, 살려줘어! 할 일이 너무 많아요오-!”

        

       “오, 늑대 아니랄까봐 하울링(Howling)도 하는군요. 한 번 더 할 수 없나요?”

        

        

        

        …이 광경을 보면 역시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고, 이렇게 장난도 치니 작전으로 얻은 정신적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게 아닐가. 언젠간 라플란드 씨도 알게 될 것이었다.

        

        아마도.

        

        난 몰라.

        

        

        해가 지고 있었지만, 센트럴 파크만큼은 그래도 왁자지껄했다.

        

        여전히 주변에서는 끔찍한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지만, 적어도 이곳만큼에서는 아무 근심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또 하나의 하루가 또다시 끝나가고 있었다.

        

        

        

        

        

        

       -[당소 로커스트 1, 나인마일 포인트 원자력발전소에서 남서쪽으로 40km 떨어진 방면에서 움직임이 보인다. 시설 접근까지…대략 15분 가량 남은 것으로 추정.]

        

       -[알겠다. IFF 확인한 후 적의 정체를 판정하는대로 화력을 지원하겠다. 레드스톤 아스널에 해당 안건을 송신하겠음.]

        

       -[확인했다. 화끈한 걸로 부탁하지.]

        

        

        

        한편, 아르테미스의 시간끌기는 시작부터 좌초되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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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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