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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3

       ‘…끝났네.’

         

       안도감, -은 어쩐지 들지 않았다.

       살았다는 기쁨도, 승리의 희열조차 없다.

         

       그저 억지로 해야만 했던 어려운 업무 하나가 드디어 끝난 느낌.

         

       전설적인 마물을 물리친 것치곤 삭막한 감상이 아닐 수 없으나, 어쩔 도리가 있으랴.

       그도 그럴 게.

         

       “졌네….”

         

       저의 손으로 이겼다면 성취감이라도 느꼈을 테지만, 결국 타인의 손을 빌리고 말았으니까.

       그토록 최선을, 아니 전력을 다했음에도 졌다.

       변명거리도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하여 입안에 감도는 것은 개운함보다 약초를 왕창 씹은 뒤 남는 씁쓸함이었다.

         

       …그러나.

         

       “흐, 애들이 살았으면 됐지, 뭐.”

         

       무력감이나 자기혐오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제자들이, 아이들이 살았다.

       그 사실 하나만이 유일하게 그가 자랑할 수 있는 점이 아닐까 싶었다.

         

       -팬드래건을 위하여! 라이오넬을 위하여…!

         

       -와아아아아!

         

       저 멀리서 들려오는 승리의 함성.

       콜로세움 안에 있던 놀 무리를 모조리 격멸하는 데 성공한 것이리라.

         

       기가 막히게도 무수한 군중의 함성이 섞였음에도 제자들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구분되었고, 모두가 무사한 것이 확인된다.

         

       “자식들.”

         

       그는, 이한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다.

         

       “허허, 아무래도 선생 일이 적성에 맞았나 보구나. 아니면 내가 몰랐을 뿐이고 네 녀석이 의외로 정이 많은 성격이었을지도 모르겠구나.”

       “…나름 여운을 즐기는 중이니까 그냥 놔둬요.”

       “고 건방진 주둥이도 여전하군…. 어른 공경만 할 줄 알면 딱 좋을 것이거늘.”

       “존경할 만한 어른한텐 저도 나름 공경 잘 합니다. 아재는 아닐 뿐이고.”

       “……이놈, 그냥 죽게 놔뒀어야 했었나?”

         

       발타르 그레이스는 뭐 이런 놈이 있냐며 혀를 내둘렀다.

       물에 삶은 시금치마냥 축 늘어진 주제에 입 놀리는 게 예사롭지 않다.

       강물에 빠져도 입만은 둥둥 떠다닐 놈이 아닐 수 없으니.

         

       “그러게 누가 늦게 오래요? 오라고 할 때 좀 와줬으면 얼마나 좋아.”

         

       허나 이한도 마냥 아무 이유 없이 투덜거리는 게 아니었다.

         

       – 좀 도와줘요, 아재.

         

       심상치 않은 마물이 나타나는 걸 알았을 때, 그가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했던 사람이 다름 아닌 저 양반이었으니까.

         

       한데 저 양반은-.

         

       “불확실한 정보로 움직일 수 없는 법이지.”

       “그래서 사고 터지고 옵니까? 사람 다 뒤졌어도 그렇게 변명하는지 보고 싶네, 하!”

       “…크흠.”

         

       이 대목에선 할 말이 궁한지 발타르도 시선을 피했다.

       이한을 믿지 못한 건 확실히 본인의 판단이었으니.

         

       “그, 그래도 불온함이 느껴지자마자 달려왔지 않느냐, 그러니 이제 좀 넘어가자꾸나.”

         

       학술원과 왕성까지 거리는 대략 30km.

       그 거리를 단숨에 주파하여 와준 것이니 물론 그 또한 나름 노력을 기울인 것이 맞다.

       다만 반대로 말하자면.

         

       “나랑 저 녀석들이 못 버텼으면 다 죽었겠네.”

       “흠흠, 할 말이 없구나.”

         

       그들이, 아니 이한이 버텼기에 저 노력도 의미가 있던 것이다.

         

       확실히 이번 일은 왕도의 모두가 이한에게 빚을 진 것이 맞음을 인정하며 발타르는 수긍했다.

       모두가 움직이지 않을 때 홀로 준비하여 ‘대참사’를 막은 것이니까.

         

       “똥개 무리는 모르겠으나, 저놈이 만약 왕도에서 날뛰었다면 분명 큰일이 났을 게야.”

         

       꾸…물…꾸……물…!

         

       발타르는 퍼즐마냥 완전히 해체된 귀왕에게 시선을 줬다.

       분명 죽었을 게 분명한데도 재생하려고 한다.

         

       불사신이란 이명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끔찍함.

         

       “…만약 저놈이 음식물을 섭취했다면 나조차 쉽지 않았을 테지.”

       “멍청해서 다행이었죠.”

         

       이한도 저의 공을 부정하지 않았다.

       저 괴물이 만약 자신에게 연연하지 않고 다른 음식물을 섭취했다면 그 자리에서 상황은 종료였다.

         

       먹이를 섭취하는 순간 전성기의 힘을 어느 정도 되찾았을 테니 말이다.

       아마 오러 유저도 쉽게는-.

         

       “그래도 좀 아쉽구나, 전성기의 놈과 싸웠다면 재밌었을 것을, 흘흘.”

         

       “……노망난 영감 같으니.”

         

       이한은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설령 귀왕이 30% 상태가 아니라, 100% 온전한 상태였다고 해도 발타르와 싸웠다면 발타르의 승률이 더 높지 않을까 싶었다.

       자신이 아는 한 발타르 그레이스란 기사는 그야말로.

         

       ‘저 트롤 놈이 마왕이면, 저 아재는 ‘투신(鬪神)’이니까.’

         

       지는 걸 상상할 수 없는 시대의 거물.

         

       오늘 선보였던 매화검을 완성시킨다고 해서 제대로 된 타격이 가능은 할까 의구심마저 든다.

         

       하여튼.

         

       “질린다, 질려.”

         

       그가 오르고자 하는 산은 아직 그 능선조차 보이지 않는 듯했다.

         

       * * *

         

       이후, 왕실 병사들을 비롯하여 지원군이 뒤늦게 도착하며 상황은 빠르게 정리됐다.

         

       나?

       그냥 가만히 있었다.

         

       “쉬어라, 나머진 내가 처리할 테니.”

         

       저 양반이 드물게 배려를 보였으니, 믿고 맡겨도 될 테지.

       다만.

         

       “저거 가지고 개수작 부리려는 인간 있을 수도 있으니까 빨리 없애기나 해요.”

       “알고 있다, 잔소리는.”

         

       이한이 없애라는 것이 뭔지 가장 잘 아는 발타르는 순순히 귀왕의 사체를 태우기로 했다.

         

       분명 귀족이나 마법사, 혹은 여러 녀석들이 저 사체에 대한 소유권을 얻기 위해 수작을 부릴 터.

       이는 예측이 아니라 확신이었고, 저 불길한 것으로 무슨 수작을 벌일지 벌써부터 훤했다.

         

       ‘기껏 힘들게 잡았는데 개수작 부리는 꼴 못 본다.’

         

       만약 이한이 그 꼴을 보게 된다면 미쳐 날뛰며 사체를 탐낸 이들의 목을 모조리 분질러버리고 말리라.

       이를 아는 발타르는 순순히 말을 들어주었다.

         

       나중에 뭐라 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과연 누가 그에게 뭐라 할 수 있으랴.

         

       군신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 이상 발타르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자는 없는 바였다.

         

       화륵!

         

       오러가 불처럼 귀왕의 사체를 불태웠다.

         

       오러, 오로지 초인만이 손에 넣을 수 있는 기사의 신비.

       모든 기사가 닿고자 하는 목표이며, 그 힘의 신비로움은 마법조차 이해 못 할 미지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미지의 힘이 닿는 순간 귀왕의 시체는 타올랐다.

         

       원래 마물을 태우면 사기(死氣)가 나오는 법이고, 귀왕 정도 되는 것을 태우면 왕도 전체를 뒤덮을 매연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오러는 모든 탁기를 ‘지워버렸다.’

         

       일명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도 위력적인 정화(淨化)의 힘.

       오러 앞에서 탁기니 저주, 원념 따위조차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오러만 있으면 환경 문제도 없겠네.’

         

       만약 현대에도 오러 유저가 있었다면 떼돈을 벌지 않았을까 싶다.

       마음만 먹으면 생태계에는 어떠한 악영향도 미치지 않은 채 저러한 것들을 다 치워버릴 수 있으니 말이다.

         

       ‘……피곤하긴 한가 보네.’

         

       뜬금 떠오르는 잡생각들.

       이한은 쓰게 웃으며 확실히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라며 자조했다.

       그러며.

         

       “…나머진 아재가 알아서 처리해줘요.”

       “어딜 가려고?”

       “쉬고 싶어서요.”

       “고얀 녀석, 이 늙은이에게 일을 다 떠맡길 생각이더냐?”

       “그 정도는 해야죠. 아님 고생한 놈이 뒤처리까지 신경 써야합니까?”

         

       늦장 부리다 이제 온 놈들이 뭐가 예뻐서 자기가 다 설명해줘야 하나?

         

       “허허, 녀석. 말도 참 예쁘게 하는구나.”

         

       비꼬는 내용이지만, 말투는 시원스러웠다.

       그가 가는 걸 딱히 막을 생각 따윈 없었다는 듯이.

         

       그리고는,

         

       “앞으로 바빠질 것이다. 네 녀석은 이번 일로 존재감을 너무 알렸어.”

       “…….”

       “지금까지는 네 모든 공적을 어떻게든 숨겼겠지만, 이번에는 힘들다. 아마 며칠 내로 왕성에서 부름이 있을 테지.”

       “…….”

       “대놓고 싫은 티를 내지 말거라, 누군가는 평생을 바라던 영광이 아닐 수 없는데.”

       “어휴! 지금은 다 모르겠고, 일단 나 갑니다.”

         

       이한은 손을 내저었다.

       벌써부터 골이 아프니 더 이상은 말하지 말라는 듯.

         

       발타르도 그의 성향을 알기에 피식거릴 뿐,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녀석. 이거나 가지고 가거라.”

       “뭡니까?”

       “믿을 만한 연금술사나 마법사에게 가져가 봐라, 아마 그럴듯한 걸 건질 수 있을 거다.”

       “…음.”

         

       선물을 하나 주었다.

         

       오러로 모두 태웠을 귀왕의 사체에서 나온 유일한 부산물.

       보석처럼 생겼으나 유난히 징그럽게 생긴 물체.

       그건.

         

       “이거 설마…?”

       “심장이다. 그건 타지 않고 용케 남아 있더구나.”

         

       마물의 심장이었다.

       그것도 다른 마물도 아닌 귀왕의 심장.

         

       당장 트롤의 심장만 해도 성 하나의 가격과 거래되는 것을 생각했을 때, 귀왕의 심장은 그 값어치를 측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무가지보(無價之寶)

       값을 측정하는 게 불가능한 보물일지니.

         

       이한은 형용하기 힘든 눈으로 발타르를 보았다.

         

       왜 이런 보물을 환수해 가지 않고, 그에게 주나 싶어서.

         

       “고생한 놈에게 성과를 줘야지, 아무것도 안 한 버러지들에게 줄 선물은 없다. 그냥 가져가라. 어차피 너와 나만의 일이니.”

       “…깽값이라고 생각하죠.”

       “이놈아, 말 좀 예쁘게 해보거라.”

       “애교라도 떨어요?”

       “그건 아니고.”

       “이랬다 저랬다야.”

         

       이한은 그렇게 제 손안에 쥐어진 귀왕의 심장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이걸 받을 자격이 되는가 하는 배부른 고민 따윈 하지 않는다.

         

       ‘요긴하게 써주마.’

         

       꽈악.

         

       무력감을 느끼는 건 한 번으로도 족하니 말이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정도로 피곤함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그의 눈은 형형하게 빛났다.

       다음을 향한 발판이 생겼음을 확인하며.

         

         

         

         

       “…정 없긴.”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사라지는 녀석을 보며 투덜거림부터 나온다.

       하여튼 인정머리란 게 없다.

       그래도.

         

       “아이들은 챙기는 걸 보면, 참 많이 변했어, 허.”

         

       쓰러진 소녀와 남아 한 놈을 챙기다니, 과거 고독하게 살아가려는 녀석에겐 생각도 못할 모습이다.

         

       발타르는 새삼 만족스러웠다.

       허나 만족스러운 건 마냥 성격이 둥글게 변한 것만이 아니라.

         

       “못 본 새 등이 좀 넓어졌군.”

         

       그 무력 또한 몰라보게 달라졌지 않은가.

         

       확실하다.

       기사단에 있을 때보다 현저히 성장했다.

       안 그래도 백사자들 중 단장급을 제외하곤 그를 상대할 이가 없었는데 지금은 논외다.

         

       이제 그를 제외하고 백사자들 중 저 녀석을 이길 자는 없다.

         

       아마 지금에 와서 왕도 기사단에서 그와 대적이 가능한 것은, 군신이 직접 뽑은 강자들만이 모여 있었다는 팬드래건의 전설적인 기사단,

         

       <백룡 기사단>의 단원이 아니면 그를 상대하기란 요원할 일일 터.

         

       (前)백룡기사단의 단장 발타르 그레이스는 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조금만 성실하면 맡겨볼 만도 한데….”

         

       무엇을 맡긴다는 건지 모를 의미심장한 발언이었지만, 발타르는 딱히 그를 묶어두지 않기로 했다.

       자유롭게 놔두니 멋대로 성장하고 있다.

       그와 매일 대련할 때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도.

         

       하니 놔둔다.

       저놈은 자유로움 속에서 길을 찾을 테니까.

         

       “다음이 기대되는구나.”

         

       다음에 만날 날. 그는 어디까지 성장해 있을 것인가?

         

       젊은이의 성장을 기대하며 노인은 웃었다.

         

       …다만.

         

       “한데, 왜 이 노인은 안 챙겨가지?”

         

       다른 녀석들을 다 챙겨갔으면서, 이상하게 마법사 노인을 챙기지 않는 이한이었고, 이를 보며 발타르는 혀를 찼다.

         

       하여튼 녀석.

         

       “노인공경을 모르는구먼.”

         

       탈진하여 기절한 마법사, 오드왈 버나드(28세)를 저보다 연배가 높은 이로 오해하며 발타르는 타박했다.

         

       여전히 인성은 불합격이라며.

         

       * * *

         

       이한의 등은 금세 가벼워졌다.

         

       태창이의 경우는.

         

       -감사해요, 무사히 데리고 와주셔서.

         

       전날 토론회에서 보았던 보라돌이 소녀가 다급히 다가와 챙겨갔다.

       애정이 넘치는 손길로 소년을 챙기는 소녀였고, 갑작스레 배가 좀 아프더라.

         

       녀석 그렇게 부정하더니, 역시 심상치 않은 사이가 맞지 않은가.

         

       이후 아이린 윈들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공작가의 여기사로 보이는 이가 나타났고, 이한은 아이린을 맡겼다.

       수상할 만도 했지만….

         

       ‘그 녀석 동생인가?’

         

       얼굴에서 전날 만났던 재수 없는 라크란 놈의 얼굴이 보인다.

       아마 여동생이 아닐까 싶었고, 기꺼이 맡길 만하다 여겼다.

         

       뭣보다 피로 범벅된 몸만 보아도 놀 수십 마리는 홀로 썰었을 터.

       저것만 해도 믿을 이유는 충분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가씨를 챙겨주셔서 감사하고요.

       -됐고, 네 오빠한테 전해. 다음엔 네 얼굴을 누더기로 만들 거라고.

       -그건, 환영할 만한 얘기군요.

         

       …인성도 제법 좋은 듯했다.

         

       그렇게 어쩌다 보니 빈손이 되어 가벼운 몸으로 쉴 곳을 찾아다녔고, 어느 순간.

         

       “…아.”

         

       자신이 선 곳이 제 집 앞마당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 곳이나 누우면 그만이었거늘, 어느새 집으로 돌아와 있는가?

         

       철새도 아니고.

         

       자기가 생각해도 참 바보 같다 싶은 순간.

         

       “오셨어요, 기사님.”

       “…….”

       “헤헤, 고생하셨어요.”

       “언제부터….”

       “으응, 그냥 계속 기다렸는데요?”

       “…….”

         

       그를 따스하게 마중해주는 여인이 있었다.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던 걸까?

       그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레아라 윈터의 모습에 잠시 멍하였다.

         

       투욱.

         

       “시녀님?”

       “네에.”

         

       그녀를 부르는 순간 레이라는 그의 앞까지 다가왔다.

       왜 코앞까지 다가오나 싶은 순간.

         

       ‘아, 내가 쓰러지고 있는 거구나.’

         

       그녀가 다가온 게 아닌, 자기가 쓰러지고 있음을 인지하며 이한은 다시 일어서려 했다.

       허나 레이라는.

         

       덥썩.

         

       “그냥 안심하고 쉬셔도 돼요. 편하게 그냥 기대세요.”

       “…….”

       “주무세요, 잠은 만병통치약이라잖아요!”

       “…시녀님치고 유식한 발언이십니다.”

       “네엥?”

       “하하….”

         

       이한은 그녀의 품에서 빠져나기지 못한 채 안기고 말았다.

         

       너무나 편한, 자극적인 향수 내음은 조금도 나지 않는 향긋한 비누 냄새와 따스한 햇살의 내음.

         

       그리고.

         

       ‘아, 편하네.’

         

       어머니와 같은 다정한 손길.

       저항 불가한 포근함에 빠지며 그는 금세 수마에 빠져들었다.

         

       너무나 무방비하게 말이다.

         

       “괜찮아요, 괜찮아.”

         

       하지만 레이라는 무방비한 그를 지키듯 다정하게 무릎을 베개처럼 빌려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런 근심걱정도 필요 없다는 듯이.

         

       바스락.

         

       먹구름이 지고 저녁노을이 지는 하늘 아래서 선선한 바람이 다정하게 마당을 훑었고.

         

       “고생하셨어요.”

         

       시녀는 기사가 감기가 들지 않을까 싶어 따스하게 안아줄 뿐이었다.

         

         

       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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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It Was a Romance Fantasy?

환생 30년, 알고 보니 장르가 로판이었다?
Status: Ongoing Author:
30 years after reincarnation, turns out the genre was romance fantasy? ...Really, how? I lived as a magician's slave, experimented on, then as an assassin, mercenary, soldier, and even a knight. This is a story where I'm in a genre all by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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