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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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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이 머무르고 있는 방 바로 옆 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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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실처럼 꾸며진 리안의 호실과 달리, 이곳은 고급스러운 거실처럼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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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석 소파에 난쟁이보다 조금 더 큰 키를 가진 근육질의 남자가 시가를 입에 문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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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작해야 애새끼들 소꿉놀이를 지금까지 처리하지 못했다고?”
    “그,그게… 놈들 하나하나가 웬만한 실력자보다 강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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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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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줄이 선 팔뚝이 위협적으로 소파를 내리쳤다. 얼마나 강하게 내리쳤는지 소파에서 우득하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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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애새끼들끼리 모여 만든 허접한 조직 하나 못 치워서 어쩌자는 거야! 인질을 잡든, 함정을 설치하든, 강한 용병을 데려와 쓸어버리든…어떻게든 해서 싹 다 치워버려!”
    “예,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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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쟁이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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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 작은 키를 가졌지만, 카리스마와 잔혹함으로 큰 조직의 보스 자리를 꿰찬 남자의 별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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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필 데비아탄 놈들과 전쟁 중일 때 귀찮은 잔챙이 놈들이 나타나서 귀찮게 하는 건지,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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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혀를 차며 시가를 깊게 들이마신 후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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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새끼 모임의 대장이 꽤 곱상하게 생겼다는데… 시장에다 내다 팔면 꽤 쓸만하겠군. 아니면 내가 직접 가지고 놀거나. 크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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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가 속으로 웃음을 흘리고는 벽에 붙어 서 있는 부하에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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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서 술이나 가져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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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명령에 따라 부하가 자리를 비우고, 남자가 시가를 하나 더 꺼내 피우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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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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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폭음과 함께 그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의 벽이 터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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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정해!”
    “캬아아아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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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승이 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먼지 사이로 튀어나온 건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제스였다. 그녀는 허벅지까지 오는 셔츠 하나만 입고 몸을 낮춘 채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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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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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황한 보스가 말을 떨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하얀 수증기가 방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욕실에 가득 차 있던 수증기가 방 밖으로 빠져나오다 못해 보스의 방까지 침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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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덕분에 제스의 아래쪽이 전부 가려졌다. 개그 세계에선 너무나 당연한 법칙이지만, 이 세계에선 굉장히 이질적으로 보이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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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럽게 벽이 부서지고 낯선 이가 쳐들어온 와중에 시야를 가릴 법한 하얀 안개가 밀려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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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 적이 많은 보스의 입장에선 상대를 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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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이다! 빨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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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벌컥 열렸다. 그가 대동하고 다니는 호위단이었다. 보스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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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그런 소란이 발생했는데 불러야 겨우 나오나!?”
    “이게 무슨…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소음 차단 마법까지 사용한 건가? 하, 나 하나 잡겠다고 본격적으로 준비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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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가 비열하게 웃음 지으며 하얀 안개가 밀려오는 옆 방과 무언가가 안개 속을 우다다다 뛰어다니는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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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방 안을 채우기 시작한 안개는 보스의 턱까지 차올랐다. 일반적인 사람의 기준으로 딱 허벅지 위쪽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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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이 뭘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서 돌아가진 못할 것이다. 어이! 뭘 보고 있나! 어서 저 놈을 잡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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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의 뒤에서 부랴부랴 검을 뽑아 들던 호위단이 굳은 표정으로 방 안을 뛰어다니는 제스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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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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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저리 움직이는 실루엣에 가까이 다가간 순간, 회색 털을 가진 쥐가 허공에 뛰어올라 호위의 얼굴 위에 툭하고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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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캬아아앙! 사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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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낮춘 채 네발로 달리던 제스가 달아난 쥐를 뒤따라 날아올랐다. 그녀는 날카로운 손톱을 내보이며 남자의 얼굴 위에 떨어진 쥐를 베어버리려 했다. 제스의 손톱이 쥐의 몸에 닿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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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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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가 울음소리를 남기고 그대로 다른 곳으로 점프해 버렸다. 하지만 제스의 손톱은 이미 휘둘러진 상태라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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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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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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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스의 손톱이 남자의 얼굴 위에 긴 상처를 만들었다. 길거리 고양이나 강아지에게 긁혔다기엔 너무나 강한 공격에, 남자는 피를 쏟으며 쓰러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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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감에 눈이 돌아간 제스는 쓰러진 남자를 디딤돌 삼아 쥐가 도망친 곳으로 날아올랐다. 쥐는 다른 남자의 등 뒤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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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아아악!”
    “끄아아아아악!”
    “히익…자,잠깐…커허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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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명이 난무하고 호위들이 하나, 둘 쓰러져 하얀 안개에 삼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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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젠장! 뭘 하는 거야! 상대는 그래봤자 애새끼일 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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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하얀 안개에 삼켜지듯 순식간에 정리당하는 호위들을 보며 보스가 말끝을 떨었다. 그는 품 안에서 값비싼 스크롤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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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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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시선이 안개 속을 빠르게 뛰어다니는 실루엣을 연신 쫓아갔다. 눈동자에 핏줄이 설 정도로 바라보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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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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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 새끼의 울음소리와 함께 회색 쥐가 보스의 앞에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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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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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가 몸을 굳히며 손에 든 스크롤을 찢어버리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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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
    “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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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고운 목소리와 함께 빨간 머리의 습격자가 허공에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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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이거 잡았어.”
    “아이리스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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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위들이 습격받기 전부터 리안은 제스를 막기 위해 옆 방으로 향하려 했지만, 제스가 아래쪽을 휑한 상태로 뛰어다니고 있어 쉽게 가까워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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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다가가면 보이지 않았던 옷을 밟고 넘어지거나(아이리스가 잡아줬다.) 어디선가 날아온 옷이 얼굴에 날아와 시야가 가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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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이 호위들의 비명이 계속되자 어쩔 수 없이 아이리스에게 제스를 붙잡아 달라 부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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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스, 옷은 제대로 입고 돌아다녀야지!”
    “으응…잘못했어여 쭈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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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이 단호한 목소리로 혼을 내고 나서야 이성을 되찾은 제스가 귀를 축 늘어뜨린 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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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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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스가 얌전해지자 아이리스가 손에 힘을 풀어 제스를 놓아주었다. 깔끔하게 씻고 나와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아이리스는 어린 나이임에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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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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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을 들고 있던 남자가 넋을 놓은 채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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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정말 아름다워. 지금까지 거둬들인 어떤 녀석들보다도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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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였다면 곧바로 호통을 치며 상대에게 욕설을 내뱉었을 보스의 눈이 돌아갈 정도로 아이리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는 눈동자에 담아선 안 될 감정을 한가득 담은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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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봐 남의 호위단을 전부 괴멸시키고 방까지 엉망으로 만들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아앗,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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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스가 옷을 챙겨입고 나서야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된 리안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보스가 있는 방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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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애가 실례했네요. 아, 병원비는 물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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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구역에 선 보기 불가능에 가까운 순한 태도와 웃음에 보스가 진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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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거 호구 새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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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바짝 긴장하고 있던 몸에 힘을 풀며 껄렁한 태도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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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작 돈 몇푼 받고 꺼지라고? 이렇게 큰 피해를 봤는데?”
    “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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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예상대로 위협적으로 따지자 상대가 호구처럼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보스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이리스를 핥듯이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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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거기 있는 은발 여자애를 넘겨준다면 이번 일은 넘어가 주도록 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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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의 말에 리안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입을 살짝 벌렸다. 너무 어이없는 말에 표정이 괴상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보스는 아이리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번들거리는 눈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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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친히 예뻐해 주고 잘 돌봐주마. 너도 그게 행복할 거다. 옷이면 옷, 보석이면 보석! 원하는 게 있으면 다 주마! 너는 그저 침대 위에서 어여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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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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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말을 다 잇지 못하고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이리스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리안 쪽을 바라보았다. 리안은 표정을 구긴 채 무언가를 던진 듯한 자세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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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자식이 감히 누구한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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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설을 내뱉다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리안은 떨리는 시선으로 바닥에 쓰러져 모자이크 처리된 보스를 바라보았다. 보스의 머리에는 마검이 예쁘게 꽂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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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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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보스에게 다가갔다. 그는 싸늘하게 죽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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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원래 다크 판타지에선 서로 막 죽이고 그러는 게 일상인 거니까 괜찮을 거야. 암, 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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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이 충동적으로 저지른 행동에 식은땀을 흘리며 열심히 정당화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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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다크 판타지 세계 주민은 정말 허약하네. 이런 거로 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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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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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검을 뽑아내자 가르간도아가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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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웩, 무슨 피가 이렇게 맛이 없지? 파트너 입을 헹구고 싶으니 피를 다오! ]
    ‘너 입도 없잖아.’
    [ 말이 그렇다는 거다! ]
    ‘피는 나중에 줄게. 워낙 큰 소란을 만들어서…튀어야 할 것 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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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을 끝으로 마검을 손등에 돌려보내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여관을 빠져나왔다. 싸움과 습격이 일상인 곳이다 보니 큰소리가 나자마자 여관 주인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라는 걸 지나가는 사람들이 속닥거리는 말을 통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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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튼, 빠르게 여관을 빠져나와 지소의 땅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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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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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부터 며칠 후, 노아가 둥지를 튼 도시 카르디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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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그 조직이 붕괴되고 있다고? 어째서?”
    “보스가 다른 지역에서 습격받아 사망했다고 합니다. 차기 보스 자리를 두고 내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회야…다른 조직이 손대기 전에 우리가 싹 쓸어버리고 그 땅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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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의 도움으로 노아의 조직은 착실하게 뒷세계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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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후원해주신 Nir99님 감사합니다! 연재 열심히 하겠습니다 ‘ㅂ’9
Ilham Senjaya님! 오늘도 함께 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해피한 하루 되세요!

그러고보니 제스는 고양이과 보다는 늑대과입니다. (대충 나중에 리안 목이 깨물릴 거라는 말)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리안이 머무르고 있는 방 바로 옆 호실.

침실처럼 꾸며진 리안의 호실과 달리, 이곳은 고급스러운 거실처럼 꾸며져 있었다.

상석 소파에 난쟁이보다 조금 더 큰 키를 가진 근육질의 남자가 시가를 입에 문 채 말했다.

“고작해야 애새끼들 소꿉놀이를 지금까지 처리하지 못했다고?”

“그,그게… 놈들 하나하나가 웬만한 실력자보다 강하다보니…”

쾅!

힘줄이 선 팔뚝이 위협적으로 소파를 내리쳤다. 얼마나 강하게 내리쳤는지 소파에서 우득하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였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애새끼들끼리 모여 만든 허접한 조직 하나 못 치워서 어쩌자는 거야! 인질을 잡든, 함정을 설치하든, 강한 용병을 데려와 쓸어버리든…어떻게든 해서 싹 다 치워버려!”

“예,예!”

난쟁이 보스.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 작은 키를 가졌지만, 카리스마와 잔혹함으로 큰 조직의 보스 자리를 꿰찬 남자의 별명이었다.

‘하필 데비아탄 놈들과 전쟁 중일 때 귀찮은 잔챙이 놈들이 나타나서 귀찮게 하는 건지,쯧.’

남자는 혀를 차며 시가를 깊게 들이마신 후 뱉어냈다.

‘애새끼 모임의 대장이 꽤 곱상하게 생겼다는데… 시장에다 내다 팔면 꽤 쓸만하겠군. 아니면 내가 직접 가지고 놀거나. 크흐흐..’

남자가 속으로 웃음을 흘리고는 벽에 붙어 서 있는 부하에게 소리쳤다.

“가서 술이나 가져와라.”

그의 명령에 따라 부하가 자리를 비우고, 남자가 시가를 하나 더 꺼내 피우려는 순간.

콰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그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의 벽이 터져버렸다.

“지,진정해!”

“캬아아아옹!”

짐승이 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먼지 사이로 튀어나온 건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제스였다. 그녀는 허벅지까지 오는 셔츠 하나만 입고 몸을 낮춘 채 어딘가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뭐야..?”

당황한 보스가 말을 떨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하얀 수증기가 방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욕실에 가득 차 있던 수증기가 방 밖으로 빠져나오다 못해 보스의 방까지 침범한 것이다.

그 덕분에 제스의 아래쪽이 전부 가려졌다. 개그 세계에선 너무나 당연한 법칙이지만, 이 세계에선 굉장히 이질적으로 보이는 장면이었다.

갑작스럽게 벽이 부서지고 낯선 이가 쳐들어온 와중에 시야를 가릴 법한 하얀 안개가 밀려들어 온다.

주변에 적이 많은 보스의 입장에선 상대를 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적이다! 빨리 나와!”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굳게 닫혀있던 방문이 벌컥 열렸다. 그가 대동하고 다니는 호위단이었다. 보스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그런 소란이 발생했는데 불러야 겨우 나오나!?”

“이게 무슨…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소음 차단 마법까지 사용한 건가? 하, 나 하나 잡겠다고 본격적으로 준비했군!”

보스가 비열하게 웃음 지으며 하얀 안개가 밀려오는 옆 방과 무언가가 안개 속을 우다다다 뛰어다니는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방 안을 채우기 시작한 안개는 보스의 턱까지 차올랐다. 일반적인 사람의 기준으로 딱 허벅지 위쪽까지 차오른 상태였다.

“너희들이 뭘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서 돌아가진 못할 것이다. 어이! 뭘 보고 있나! 어서 저 놈을 잡아!”

“예!”

보스의 뒤에서 부랴부랴 검을 뽑아 들던 호위단이 굳은 표정으로 방 안을 뛰어다니는 제스에게 달려들었다.

찌직!

이리저리 움직이는 실루엣에 가까이 다가간 순간, 회색 털을 가진 쥐가 허공에 뛰어올라 호위의 얼굴 위에 툭하고 떨어졌다.

“캬아아앙! 사냥감!”

몸을 낮춘 채 네발로 달리던 제스가 달아난 쥐를 뒤따라 날아올랐다. 그녀는 날카로운 손톱을 내보이며 남자의 얼굴 위에 떨어진 쥐를 베어버리려 했다. 제스의 손톱이 쥐의 몸에 닿기 직전.

찍!

쥐가 울음소리를 남기고 그대로 다른 곳으로 점프해 버렸다. 하지만 제스의 손톱은 이미 휘둘러진 상태라 멈출 수 없었다.

“끄아아아악!”

촤악!

제스의 손톱이 남자의 얼굴 위에 긴 상처를 만들었다. 길거리 고양이나 강아지에게 긁혔다기엔 너무나 강한 공격에, 남자는 피를 쏟으며 쓰러져버렸다.

사냥감에 눈이 돌아간 제스는 쓰러진 남자를 디딤돌 삼아 쥐가 도망친 곳으로 날아올랐다. 쥐는 다른 남자의 등 뒤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크아아악!”

“끄아아아아악!”

“히익…자,잠깐…커허헉!”

비명이 난무하고 호위들이 하나, 둘 쓰러져 하얀 안개에 삼켜졌다.

“제,젠장! 뭘 하는 거야! 상대는 그래봤자 애새끼일 뿐이잖아!”

마치 하얀 안개에 삼켜지듯 순식간에 정리당하는 호위들을 보며 보스가 말끝을 떨었다. 그는 품 안에서 값비싼 스크롤을 꺼내 들었다.

“젠장…젠장…”

그의 시선이 안개 속을 빠르게 뛰어다니는 실루엣을 연신 쫓아갔다. 눈동자에 핏줄이 설 정도로 바라보고 있을 때.

찌익 -.

쥐 새끼의 울음소리와 함께 회색 쥐가 보스의 앞에 튀어나왔다.

“으헉…!”

보스가 몸을 굳히며 손에 든 스크롤을 찢어버리려는 순간.

“그만.”

“켁!”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고운 목소리와 함께 빨간 머리의 습격자가 허공에 들렸다.

“오빠 이거 잡았어.”

“아이리스 잘했어!”

호위들이 습격받기 전부터 리안은 제스를 막기 위해 옆 방으로 향하려 했지만, 제스가 아래쪽을 휑한 상태로 뛰어다니고 있어 쉽게 가까워질 수 없었다.

조금만 다가가면 보이지 않았던 옷을 밟고 넘어지거나(아이리스가 잡아줬다.) 어디선가 날아온 옷이 얼굴에 날아와 시야가 가려지기도 했다.

그 사이 호위들의 비명이 계속되자 어쩔 수 없이 아이리스에게 제스를 붙잡아 달라 부탁한 것이다.

“제스, 옷은 제대로 입고 돌아다녀야지!”

“으응…잘못했어여 쭈인님..”

리안이 단호한 목소리로 혼을 내고 나서야 이성을 되찾은 제스가 귀를 축 늘어뜨린 채 사과했다.

툭.

제스가 얌전해지자 아이리스가 손에 힘을 풀어 제스를 놓아주었다. 깔끔하게 씻고 나와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아이리스는 어린 나이임에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허어…”

스크롤을 들고 있던 남자가 넋을 놓은 채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아아, 정말 아름다워. 지금까지 거둬들인 어떤 녀석들보다도 아름다워!’

평소였다면 곧바로 호통을 치며 상대에게 욕설을 내뱉었을 보스의 눈이 돌아갈 정도로 아이리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는 눈동자에 담아선 안 될 감정을 한가득 담은 채 말했다.

“이봐 남의 호위단을 전부 괴멸시키고 방까지 엉망으로 만들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아앗,죄송합니다!”

제스가 옷을 챙겨입고 나서야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된 리안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보스가 있는 방에 발을 들였다.

“우리 집 애가 실례했네요. 아, 병원비는 물어드릴게요.”

이 구역에 선 보기 불가능에 가까운 순한 태도와 웃음에 보스가 진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저거 호구 새끼군.’

그는 바짝 긴장하고 있던 몸에 힘을 풀며 껄렁한 태도로 말했다.

“고작 돈 몇푼 받고 꺼지라고? 이렇게 큰 피해를 봤는데?”

“아,그…”

그의 예상대로 위협적으로 따지자 상대가 호구처럼 곤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보스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이리스를 핥듯이 훑어보았다.

“뭐, 거기 있는 은발 여자애를 넘겨준다면 이번 일은 넘어가 주도록 하지.”

“…”

보스의 말에 리안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입을 살짝 벌렸다. 너무 어이없는 말에 표정이 괴상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보스는 아이리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번들거리는 눈으로 말했다.

“내 친히 예뻐해 주고 잘 돌봐주마. 너도 그게 행복할 거다. 옷이면 옷, 보석이면 보석! 원하는 게 있으면 다 주마! 너는 그저 침대 위에서 어여쁘게 -…”

콰직!

남자는 말을 다 잇지 못하고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이리스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리안 쪽을 바라보았다. 리안은 표정을 구긴 채 무언가를 던진 듯한 자세로 서 있었다.

“개자식이 감히 누구한테…아.”

욕설을 내뱉다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리안은 떨리는 시선으로 바닥에 쓰러져 모자이크 처리된 보스를 바라보았다. 보스의 머리에는 마검이 예쁘게 꽂혀있었다.

“어,음…”

리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보스에게 다가갔다. 그는 싸늘하게 죽은 상태였다.

‘워,원래 다크 판타지에선 서로 막 죽이고 그러는 게 일상인 거니까 괜찮을 거야. 암, 그렇고 말고.’

본인이 충동적으로 저지른 행동에 식은땀을 흘리며 열심히 정당화를 시도했다.

‘그런데…다크 판타지 세계 주민은 정말 허약하네. 이런 거로 죽고.’

촥.

마검을 뽑아내자 가르간도아가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 웩, 무슨 피가 이렇게 맛이 없지? 파트너 입을 헹구고 싶으니 피를 다오! ]

‘너 입도 없잖아.’

[ 말이 그렇다는 거다! ]

‘피는 나중에 줄게. 워낙 큰 소란을 만들어서…튀어야 할 것 같거든.’

그 말을 끝으로 마검을 손등에 돌려보내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여관을 빠져나왔다. 싸움과 습격이 일상인 곳이다 보니 큰소리가 나자마자 여관 주인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라는 걸 지나가는 사람들이 속닥거리는 말을 통해 들었다.

하여튼, 빠르게 여관을 빠져나와 지소의 땅을 벗어났다.

***

그로부터 며칠 후, 노아가 둥지를 튼 도시 카르디샨.

“뭐? 그 조직이 붕괴되고 있다고? 어째서?”

“보스가 다른 지역에서 습격받아 사망했다고 합니다. 차기 보스 자리를 두고 내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회야…다른 조직이 손대기 전에 우리가 싹 쓸어버리고 그 땅을 차지한다.”

리안의 도움으로 노아의 조직은 착실하게 뒷세계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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