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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33

       

        

        

        

        

        

        

        

       “작업할 사람 구합니다! 체임버스역에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합니다! 지원자 수 50명이 모이는대로 즉각 출발할 예정입니다!”

        

       “센트럴 파크 방위를 위한 상비군을 모집한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배를 곯지는 않을 거라 단언하지!”

        

       “맨해튼 도로 전반의 차량을 치울 사람을 모집합니다! 30분 안에 출발합니다!”

        

       “별도로 운송되는 탄약 이송 작업을 도울 사람 열 명이 필요하다. 이미 상비군으로 활동 중인 인원을 위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탄약은 사격장과 탄약고로 옮겨야 한다.”

        

        

        

        센트럴 파크 HQ,  미국 복구의 총본산.

        

        한때 세상 그 어디보다도 화려했던 도시는 끔찍한 정적에 휩싸였지만,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세상의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대거 팀이 복귀한 지 어느덧 10일 가량이 넘는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센트럴 파크는 활기찼고, 또 조용했다. 언뜻 보기에는 그저 무난한 광경처럼 보였고, 보통은 그것이 정상이었다.

        

        그러나 시니컬한 사람들, 다르게 말하자면 수면 아래에서 무엇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지를 아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묘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무언가를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확인 가능한 별도의 시그널이 하나둘씩 센트럴 파크를 메우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역 청소 작업자들 모집합니다! 20명 가량이 필요합니다! 자재관리자랑 치안관리인력도 별도로 뽑고 있습니다!”

        

       “센트럴 터미널역? 시체가 이만큼씩 쌓여있는 곳 아니었나? 그런 곳을 가는 사람이 있기나 한가 모르겠는데.”

        

       “치안관리자에 자재관리자까지 전부 뽑는 거 보면 상황 자체가 난장판이 따로 없다는 뜻이겠지.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쯔쯔….”

        

       “뭐?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역? 지원합니다!”

        

       “뭐라고?”

        

        

        

        그닥 정교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을 속여넘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센트럴 파크 내에는 그러한 트랩에 걸려 넘어질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했다.

        

        

        

       “신원 조회 좀 하지. 어디…인디아 구역 친구들이구만. 내부 상황이 그닥 좋지 않을 텐데 괜찮겠나? 시체를 치우고 총기를 별도로 수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네.”

        

       “문제 없습니다.”

        

       “좋아. 자재관리자랑 치안관리자 목록은 별도로 적어서 내게 알려주게. 신원 조회 후 가능 여부를 알려줄테니.”

        

       “알겠습니다. 언제부터 준비하면 되겠습니까?”

        

       “30분 후에 출발이야. 명심하게.”

        

        

        

        누군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누군가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방금도 말했듯 사람들이 놀라거나 고개를 젓는 이유는 간단했다. 대거 팀이 과거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던 역 근방은 말 그대로 시체 투성이였고, 그것을 치우는 것 또한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으니.

        

        그럼에도 이슬람계 난민들 일부는 기꺼이 손을 들었다. 대부분은 그걸 보고 놀랐으며, 일부는 굳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시 보게 되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난민의 대표자 격인 누군가가 빠르게 종이에 치안관리자, 자재관리자로 적합한 사람의 이름을 적어내리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몰랐는데 제법 독한 놈들이구만. 뭔가 원하는 거라도 있나?”

        

       “모르지. 물자가 부족해서 이런 일이라도 급하게 선택한 걸수도 있고.”

        

       “그럴 거면 차라리…아니다. 신경쓰지 말자고. 저쪽의 사정이야.”

        

        

        

        다른 건 둘째치더라도 시체 청소는 상당히 곤란한 일 중 하나였고, 그런 험한 곳에 지원하지 않아도 다른 일거리는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해가 가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아무리 센트럴 파크가 열심히 물자들을 긁어모으고 있더라도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전부 먹여살리는 것조차 아슬아슬했고, 민간인들은 하루를 살아나가기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했으니.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굳은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던 안내자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역에 투입되는 사람들의 면면을 일일이 기억하려는 듯 체크했고, 전부가 사라지자마자 덧붙였다.

        

        

        

       “…네, 드디어 미끼를 물었습니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역 작업에 투입되는 ID가 전부 확인되는 대로 명단을 보내겠습니다.”

        

       -좋아. 확인했다. 열흘이면 꽤 길었지. 인디아 구역의 선출대표를 데려올 때가 된 것 같구만.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안내자는 잠시 할 일이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동업자에게 양해를 구했고, 이내 화장실을 가는 듯한 느낌으로 바깥으로 빠져나오더니, 다른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센트럴 파크 내부, 혹은 외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를 위해 버스와 트럭이 새로이 깔린 아스팔트 위를 지나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태웠고, 완공된 게이트를 빠져나와 도심 사이로 빠져나간다.

        

        그러한 광경을 가로질러 안내자는 휴게실 중에서도 외진 곳으로 향했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 다음 사전에 받은 기기를 작동시켜 홀로그램을 허공 위에 쏘았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새로운 사람이 끼어들었다.

        

        

        

       -…반갑습니다. 인디아 구역 선출대표인 무함마드 네루라고 합니다. 보아하니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쉽게도 그닥 감이 잡히질 않는군요. 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먼저 봐야만 하는 문건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해봅시다.

        

       -그리 말한다면야….

        

        

        

        그렇게 한참 동안 정적이 일었다.

        

        네루 대표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홀로그램이 움직였고, 그에 맞춰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실제로 종이를 넘긴 것은 아니었고, 그저 귀에 익숙한 소리를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대략 5분 가량의 시간이 흘렀을 즈음.

        

        

        

       -…이, 이 무슨. 이걸…나더러 믿으라는 겁니까?

        

       -믿든 믿지 않든 상관은 없습니다. 이는 지금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당신들과도 깊게 연관이 되어있는 일입니다. 현 시점에서 어떤 처신이 필요할지를 모르지는 않겠지요?

        

       -이, 일단…위험분자로 낙인찍힌 이들을 좀 보아도 되겠습니까.

        

       -그러십시오.

        

        

        

        또다시 들려오는 사각거리는 듯한 종이 넘기는 소리.

        

        그러나 얼마나 지났을까, 종이를 넘기고 이름을 다시금 확인했을 때, 무함마드 네루의 표정은 아까보다는 비교적 가벼워졌다.

        

        그것이 변명거리를 생각해내서인지, 혹은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말이 이어졌다.

        

        

        

       -먼저, 이 자들을 쳐내는 것은 저희로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려드리지요. 저는 이란 혁명 이후 이란에서부터 미국으로 이민을 온 부모님 아래에서 활동하던 사람이고, 꼬라지를 보니 저들은 수니파로군요.

        

       -이슬람 종파는 온건파와 강경파가 따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란 혁명 당시 미국으로 이민을 온 분들은 대다수가 세속주의자와 사회주의자였지요. 저 역시도 커가면서 이슬람 문화를 받아들일지언정 완전히 매몰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단은 그렇다고 치지요.

        

       -애시당초 뉴욕의 이란계 미국인 커뮤니티에서 급진적인 교리는 현 시점에서 대부분 희석되었습니다. 작전관이 전달한 목록 내의 인원들은 대개 최근에 커뮤니티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관심사는 대개 인디아-1 구역의 운영에 쏠려있어서….

        

        

        

        불과 몇 분 전 당황했던 모습과는 다른 논리정연한 답변.

        

        꾸며냈기에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진심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은 없었다. 확실한 사실은 저쪽이 비교적 호의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으니까.

        

        그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무엇부터 하면 되겠습니까? 최대한 협조해보겠습니다.

        

       -큰 걸 바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게 있다면 제대로 협조가 되지 않을 경우 커뮤니티 내에 불똥이 튀는 건 기정사실이지요. 그걸 명심하시길.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더 이상의 말은 불필요하군요. 추후 정확히 명단이 나오는대로 전달할 터이니, 그걸 감안하시길. 후폭풍이 있을 겁니다. 뿌리가 뽑혀 날아가지 않게 조심하시길.

        

       -먼저 알 잔나로 가게 될 터이니, 수니파 친구들도 좋아할 겁니다. 그 사람들의 유품들을 깔끔하게 회수할 준비를 하고 있으면 되겠습니까?

        

       -재밌는 사람이군요. 그러시지요.

        

        

        

        잠깐의 정적.

        

        안내자를 향해 이어지는 말.

        

        

        

       -대강 이렇게 된 일입니다. 앞으로도 본인의 업무에 온전히 종사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이해했습니다.”

        

       -현재 상황이 그닥 좋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 걱정은 덜었군요. 추후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홀로그램 투사기가 픽 하는 소리와 함께 꺼졌다.

        

        안내자는 그것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고, 굳게 잠겨있던 문을 다시금 연 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금 복귀했다. 버스가 출발했고, 이슬람계 난민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세상은 돌아가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맨해튼은 여전히 조용했다.

        

        

        

        

        

        

        

       “…당소 대거 팀. 현재 반쯤 불타버린 차이나타운을 수색하고 있고…잭팟이다.”

        

       -잭팟…말입니까?

        

       “아무래도 우리가…좀 심상찮은 물건을 찾아낸 것 같아서 말이야.”

        

        

        

        한편. 대거 팀은 불탄 건물의 잔해 아래를 슬그머니 뒤적거렸고, 이내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내었다.

        

        박스가 열린 순간 보이는 중국어, 그리고 기이한 형태의 쇠막대기. 다른 이름으로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그것이 눈 앞에 펼쳐진 순간, 모두가 할 말을 잃어버리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리해보자고. 우리는 스캔을 통해 그나마 가장 최근에 찍힌 발자국을 따라 이 지점에 도착했고, 주변을 수색하던 와중 이걸 발견했다. 그렇지?”

        

       “바디캠에 전부 녹화됐어. 다른 여지로 해석할 수가 없지, 이 정도면. 도대체 어떤 연유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감이 안 잡히는데.”

        

       “그래도 논의는 필요하니, 이게 왜 여기 묻혀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하나하나 추려보자고.”

        

        

        

        로어 맨해튼, 차이나타운.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대거 팀의 두뇌를 강습했다.

        

        도대체 어쩌다 로어 맨해튼의 차이나타운에서 대거 팀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통칭 맨패즈를 발견했는가. 발견자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이유를 파악해야만 했다.

        

        대거 팀은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짐작가는 이유도 너무나도 많았다.

        

        

        

       “일단…박스의 손상 정도를 감안하면, 누군가가 로어 맨해튼 대화재 이후에 가져다놓은 걸수도 있지만, 확실하진 않아. 아마 러-중 분견대가 가지고 있던 것 같은데….”

        

       “이런 중요한 물건을 이렇게 대놓고 이런 곳에 처박아둔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아니, 처리를 못 한 거겠지?”

        

       “그렇겠지. 애시당초 폭격 맞아서 잿더미가 되어버린 놈들이 이런 걸 어떻게 일일이 챙겼겠냐. 그냥 백린 폭격 때 운 좋게 살아남은 물건이겠지, 뭐.”

        

       “…그게 제일 확실하려나.”

        

        

        

        로건의 말이 핵심이었다.

        

        좌우지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여부로 고민할 차례가 온 것이었다. 

        

        본래라면 회수하는 것이 맞았다. 이런 것을 방치해둔다면 추후 누구의 손에 어떻게 쓰일지 몰랐으므로 – 하지만 타이밍이 타이밍이었기에, 대거 팀에게는 별도의 선택지가 존재하게 되었다.

        

        가령 이것을…남의 손에 의도적으로 쥐어준다든지.

        

        

        

       “그럼, 어떻게 할까?”

        

       “회수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누가 갖고 놀게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 중국제라고 했으니, 다른 마음 품고 있는 친구들 손에 쥐어주면…요즘 이슬람이랑 중국 난민 친구들이 난리랬었나?”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서의 불꽃놀이라. 그것도 괜찮지.”

        

       “일단 이게 딱 하나만 있는지, 아니면 여러 개가 있는지부터 파악해보자고.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당분간은 이 탄내나는 곳에서 머물러야 할 것 같으니 말이야.”

        

       “후, 이렇게 오래 걸릴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말대로.

        

        세기의 대발견이었지만 일은 해야 했다. 하나가 나왔다는 것은 두 개도, 세 개도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걸 감안한다면 일거리가 늘어났다고 봐야만 하는 게 맞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대화가 이어졌다. 온갖 창의적인 생각이 쏟아져나오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까도 말하긴 했지만…이걸 어떻게 반정부 난민들의 손에 들려줘야 자연스러우면서도 통제 가능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까 싶은데.”

        

       “…너도 그런 생각하고 있었냐?”

        

       “당연하지. 잘만 손대면 뭔가…좀 더 깔끔하게 청소가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명분을 만들어주기에 이만한 것도 없지.”

        

       “하. 아주 블랙옵스에 찌든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이로구만. 마음에 들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백했다.

        

        일종의 자작극을 시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엄밀하게 말하자면 자작극조차 아니었다. 확실한 연결고리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닥 다를 것도 없었다. 근래 돌아가는 상황 자체가 그러했으니까.

        

        이름만 들어도 수상한 친구들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역 인근에 서로 배치되기 위해 아우성을 쳐댔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것이 적당히 설계된 트랩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 안 되는 사람 뿐.

        

        그리하여 대거 팀이 낸 결론은 하나였다.

        

        

        로렌티나가 입을 열었다.

        

        

        

       “…저 맨패즈, 쓸모없는 드론 하나 부술 때 쓰면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드론을 부순다고…?”

        

       “드론 부숴버린 다음, 아까 말했던 것처럼 뒤에서 이상한 꿍꿍이 꾸미고 있는 반정부 난민 친구들한테 전부 떠넘겨 자중지란을 유발해보죠. 명분도 이만한 명분이 없겠지요.”

        

       “…드론이라. 그냥 저 친구들 손에 들어갔을 때 적발하는 것 정도만 생각했는데 말이지.”

        

       “이런 데 투입시킬 수 있는 무인기가 있는지부터 확인해봐야겠구만….”

        

        

        

        당연하겠지만, 이미 대거 팀에게는 선악의 구분 따위는 없었다.

        

        현 시점에서 대거 팀과 센트럴 파크는 그 어디보다도 유기적으로 데이터 공유를 이어나갔고, 거의 일체의 타임 랙 없이 대부분의 정보를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해, 대거 팀이 지대공 미사일을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안건을 내놓은 순간, 그것을 실시간으로 확인 중인 작전관들 역시 그것을 확인했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십수 킬로미터 떨어진 센트럴 파크 TOC에서부터 답장이 돌아왔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미사일이 한 기만 있으면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분석 결과를 보니 스팅어가 아니라 중국제 FN-6의 발전된 버전에 가까운 듯하기에….

        

       “안 그래도 곧 주변을 더 정밀하게 수색할 예정이야. 다른 미사일이 더 있기를 한 번 바라봐야지. 일단 최대한 열심히 찾아볼 거니…어떻게든 되겠지.”

        

       -그리고 인계 자체는 걱정하지 마시길. 얼마 전 일리치 젠슨 요원이 성공적으로 중국 커뮤니티에 잠입을 성공했습니다. 일부 인원과 접촉해 로어 맨해튼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분견대의 무기를 회수하자는 안건을 내었습니다.

        

       “…그 친구도 만만찮게 똑똑하구만. 나중에 만나면 밥 한 번 사겠다고 전달해줘.”

        

       -밥보단 술을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짤막한 정적, 그리고 웃음.

        

        통신이 끝난 대거 팀은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덧붙였다.

        

        

        

       “…일하자, 일. 한두 개만 더 찾자고.”

        

        

        

        이성은 팽팽 돌아가지만, 입맛은 썼다. 윤리와 도덕이 사치재가 된 세상에서의 삶은 대개 그러했다.

        

        일망타진이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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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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