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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35

       

        

        

        

        

        

        

        

        

        

        

       “도대체 무슨 일이냐!”

        

       “모,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뭔가가 날아가더니 하늘에서 폭발했습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하늘에서 잔해가, 으아악…!”

        

        

        

        콰아앙!

        

        새벽 하늘 위에서 화려하게 폭발한 무인기의 잔해가 마치 불꽃놀이처럼 흐드러졌다. 밤하늘을 가득히 메운 굉음은 위를 바라보지 않던 사람들도 강제로 고개를 쳐들게 만들었다.

        

        모두가 버퍼링이라도 걸린 것마냥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았다. 수 톤 가량의 파편이 수만 개의 크고 작은 파편으로 쪼개져 지상으로 쏟아졌다. 다행히도 맨해튼의 종심이 아니었기에 빌딩에 처박히는 건 없었다.

        

        하나당 수 킬로그램, 수십 킬로그램, 무거우면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파편들. 그것들이 제멋대로 땅에 닿은 순간 뒤늦게 또다른 굉음이 터져나왔다. 정말 재수없는 사람의 비명소리도 그 사이에 섞였다.

        

        그러나 누군가가 운도 없이 파편에 맞아 다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심각하게.

        

        

        

       “누구냐! 누가 미사일을 쐈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누구야! 이번 일을 어떻게 수습할 생각이냐!”

        

       “밖에서 누가 미사일을 쏘았습니다! 누군가가 저희들이 숨겨놓은 지대공 미사일을 하늘에 대고 쏴버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누구냐고!”

        

       “모르겠습니다! 어둠 속 실루엣 때문에 잘 안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쿠당탕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젠슨 요원이 사색이 된 표정으로 폭도 수뇌부들이 있는 방 안으로 들어와 언성을 높였다.

        

        젠슨 요원이 느끼고 있는 – 정확하게는 가장하고 있는 – 사색이 된 표정이 방 안에 있는 중국계 폭도 수뇌부들에게 전염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이런 타이밍에 소란을 벌이려고 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미사일로 무언가를 격추한다는 것은 급진 중의 급진적 요인들만 모아놓은 폭도들에게서조차 최후의 선택지로 사용되어야만 했다.

        

        

        

       ‘그런데, 그걸 누가 어째서 지금…!’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만 하는 일이 일어나버렸다.

        

        폭도 수뇌부들의 머릿속에서 온갖 생각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 하나만은 그 무엇보다도 명료했다. 이들은 미군의 자산을 성공적으로 격추했고, HQ는 범인을 반드시 찾아낼 것이었다.

        

        사전에 쌓아두었던 모든 여론전의 가능성이 이번 사태 하나만으로 완전히 공중분해되어버렸다. 이걸로 인해 자신들이 무슨 핍박을 받았는지 – 사실도 아니었다 – 는 중요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상황은 명료했다. 이들은 미국의 자산을, 다시 말해 미군을 공격한 것이었다.

        

        선전포고도 없이.

        

        

        중국 수뇌부 측이 모여있던 호텔 로비에 이슬람 측이 난입한 것은 그 직후였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누가 미사일을 쏘라는 명령을 내렸어!”

        

       “우리도 몰라! 엄한 사람 잡지 마!”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냐고!”

        

       “그러니까 모른다고 했잖아, 이 망할 새끼들아!”

        

        

        

        예상되는 결과란 보통 그러했다.

        

        순식간에 호텔 로비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현명했더라면 책임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논의하는 대신 어떻게든 뒷수습을 준비했겠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그렇게 영민하지 못한 동물이었다.

        

        영어로 반쯤 통일되어있던 언어가 삽시간에 세 개 혹은 그 이상이 된다. 중국어와 아랍어 및 그 파생, 그리고 영어까지. 제멋대로 이어지는 대화가 사방팔방으로 엇나가는 것도 그 즈음이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누구냐고! 진짜로 하지도 않은 일이었다면 그렇게 반응하지도 않을 텐데,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으니 그러는 거 아니냐!?”

        

       “지랄을 하는구만, 이 테러리스트 새끼들이. 그러는 너희들이 반대로 우리한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는 거겠지!”

        

       “이, 이 칭키 새끼들이…!”

        

        

        

        분위기가 한순간에 험악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던 이들조차 화살이 날아들자 당연히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고, 무논리와 헐뜯기로 점철된 대화가 오갈수록 분위기는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만 할지조차 감이 안 오는 상황. 이미 자신들이 완전히 망해버렸다는 것을 이성이 아닌 본능으로서 직감한 이들은 어떻게든 상대방을 제물로 삼아 빠져나가야만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협력의 대상이 아닌 판매 상품으로 보기 시작한 상황. 거기에 애초에 이슬람과 중국계라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가 공동의 목적을 위해 적당히 협력하여 탄생한 폭도 연합.

        

        애시당초 딱히 단단하지도 않았던 이들의 협력적 관계가 대대적으로 파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웃기지 마, 이 새끼들! 이쪽에 전부 떠넘기려는 생각을 모를 줄 아냐!?”

        

       “망할, 저 자식 권총을 뽑아들었어!”

        

       “총 넣어, 이 새끼들아!”

        

       “닥쳐! 그럼 너희들이 먼저 집어넣든지!”

        

        

        

        스윽!

        

        한 명이 섬뜩하게 생긴 쇳덩어리를 허리춤에서 뽑아든 순간, 그 광경을 눈에 담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일제히 비슷한 과정에 돌입한다.

        

        단지 방아쇠를 당기는 것만으로 한 사람의 목숨을 간단히 앗아갈 수 있는 물건이 손에 들린다. 게다가 대부분은 총기만을 어떻게든 훔쳤을 뿐, 방탄복을 입고 있는 사람은 폭도 수뇌부 일부를 제외하면 없었다.

        

        권총 뿐만이 아니라 샷건과 세미오토 라이플 역시도 모두의 손에 들리고, 대치 상황이 이어진다. 일촉즉발이라는 단어 이외의 그 어떤 것도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잠시간의 정적이 이어지고, 침을 삼키는 소리조차 들릴 정도의 적막이 이어질 즈음.

        

        

        

       ‘…이대로 가다가는 전부 죽는다!’

        

        

        

        이딴 꼬라지를 보기 위해서 센트럴 파크에서 나간 것이 아니었다.

        

        서로 믿는 것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물과 기름 같은 존재인 두 부류의 폭도들이었지만, 일신의 영달 및 죽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 하나만은 공통적으로 공유했다.

        

        모두가 눈치만을 볼 즈음, 최일선에 서있는 이들이 하나둘씩 총구를 내리고 손을 위로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먼저 항복 의사를 펼친 것은 중국 측이었다.

        

        이슬람 측은 그것을 미심쩍은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또다시 정적이 호텔 로비를 삼켰으나, 머잖아 시선 교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간신히 봉합이 이뤄질 준비가 되어가고 있었다.

        

        

        

       “…총 내려.”

        

       “무슨 소립니까, 칼리프!”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했나? 이러다간 여기서 다 죽어!”

        

        

        

        앞뒤 전부 떼고 말한 것이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종교와 문화보다 앞선 인간의 본능이 상황을 일시적으로 봉합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이 주춤주춤 총을 내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그렇지 않았고, 전부가 총을 내리는 것은 상당히 힘든 결과였다.

        

        한순간 하늘 끝까지 치솟았던 모두의 심장박동이 일제히 줄어들 즈음, 곳곳에서 들릴 듯 말듯한 작은 한숨소리가 터져나왔다. 적어도 죽지 않는다는 건 안심하기에 충분한 이유였다.

        

        

        그 광경을 매의 눈으로 살피고 있던 일리치 젠슨 요원은 조용히 타이밍을 쟀다.

        

        복부 언저리에 넣어놓은 가짜 혈액팩을 터뜨리고, 사전에 방아쇠를 손봐두었던 이슬람 측 총기 한 자루를 원격으로 조종할 준비도 완료되었다.

        

        그리고- 

        

        

        

       -[대거 팀 강습 준비 및 무인 정찰기 준비 완료. 작전 시작하십시오.]

        

        

        

       ───타앙!

        

        

        

       “커, 으윽, 무슨….”

        

       “…무, 무슨, 누구냐! 누가 총을 쐈어!”

        

       “이…이, 이 토막내서 개밥으로 던져줄 새끼들이! 저 종교쟁이 새끼들이 먼저 총을 쐈다-!”

        

       “우리가 아니다! 우리가 아니-커억!”

        

       “우, 웃기지 마라! 응전해! 응전하라고! 숨어!”

        

        

        

        주르륵.

        

        가짜 혈액팩에 포함되어있던 화약이 격발되며 옷에 총상 크기의 구멍을 냄과 동시에, 저 안쪽에 있던 이슬람 폭도의 총기를 원격으로 격발시켜 마치 총을 맞은 것 같은 광경을 연출한다.

        

        일리치 젠슨 요원이 그 자리에서 힘겹게 버티다 쓰러진 순간, 그는 멀쩡한 정신으로 무슨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가장 위험한 자리에서 직관하기 시작했다.

        

        불과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완전히 박살난 유대 관계와 함께 총성이 사방팔방을 울리고, 탄환이 대리석 벽면을 두들기며 깎아내었다. 굉음과 함께 최전선에 서있는 양쪽 난민들이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호텔 로비에는 분수대와 수많은 엄폐물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순식간에 절명했으나 누구는 숨어 교전을 이어갔다.

        

        그 사이, 일견 죽은 것처럼 보였던 젠슨 요원은 주변이 매캐한 화약 연기와 먼지로 뒤덮일 즈음 광학미채를 작동시켰다.

        

        사선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며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바닥에 신발 모양 핏자국이 묻었지만 상관없었다. 그걸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진즉 사후세계로 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빠르게 건물 바깥으로 나갔고, 안에서 들려오는 총성을 듣고 몰려든 중국 난민들을 보았다.

        

        해야 할 말은 정해져있었다.

        

        

        

       “종교쟁이 새끼들이 우리를 먼저 공격했다! 당장 무장하고 공격해!”

        

        

        

        그는 그 상태로 다시 바닥에 쓰러졌고, 멀어지는 진동을 느끼며 수십 명에 달하는 인력들이 무기고를 향해 뛰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젠슨 요원은 이제 사라질 예정이었다.

        

        연기처럼.

        

        

        

        

        

        

        

        

        

       ───투두두두두!

        

        

        

       “아주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구만. 지금쯤 센트럴 파크에는 계엄령이 선포됐겠어.”

        

       “막상 멀리서 보니 그닥 유쾌한 광경은 아니구만. 이게 맞나 싶은데….”

        

       “내 알 바냐. 난 하루라도 더 오래 살고 싶다고. 내전인지 나발인지로 나라가 망해가는 꼬라지를 방관할수는 없지.”

        

        

        

        한편, 그로부터 수 킬로미터 떨어진 맨해튼 상공.

        

        대거 팀이 오고 있었다.

        

        모든 것을 정리하기 위해서.

        

        

        

        

        

        

        

        

        

        

        

        

        

        

        

        

        

        

        

        

       “오늘 새벽, 이곳에선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겁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지요? 괜히 막내를 헬기에 남겨둔 게 아니란 점을 다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매사 최선을 다하시길.”

        

       “그래, 그래…세상이 반쯤 멸망했는데, 그동안 이런 작전 하나 없었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했지. 빨리 끝내고 돌아가자고. 여기 계속 있고 싶지는 않으니까.”

        

       “현수하강 시작한다. 셋으로 분할된 타격팀이 근방을 돌아다니는 친구들의 머리에 전부 바람구멍을 내주면 끝이지. 들었다시피 막내는 괜히 따라오지 말고 헬리콥터에서 대기하면서 주변 정찰하고. 알겠지?”

        

       “네, 네엡….”

        

        

        

        지이이익!

        

        사일런트 호크가 충분히 낮아진 순간, 헬기에 탑승해있던 세 명이 두꺼운 로프를 잡고 하강한다. 그것이 총 세 번 반복된 순간 헬기에 남아있는 사람은 조종사 두 명과 유진 한 명 뿐이었다.

        

        대거 팀이 공식적으로 수행하는 임무 중에서도 그 무엇보다도 블랙 옵스에 가까운 작전. 물론 이번 작전 내용 자체는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할수도 있는 것이었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대거 팀은 상부가 제안하거나 시행하라고 권고한 작전이 타당한지를 평가한 후, 시행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느끼면 그걸 그 무엇보다도 깔끔하게 해낼 뿐이었으니.

        

        그리고 이번 작전의 진행에 대해 확인해봤을 때, 대거 팀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민이었던 자들을 사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현수하강이 끝남과 동시에 옥상에 올라선 대거 팀은 총기의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는지를 확인했고, 살아있는 사람이 남아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보았다.

        

        굳이 오래 걸릴 필요는 없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총소리가 곧 목적지이자 내비게이션이었으니까.

        

        

        

       “굳이 내려가서 총질할 필요도 없겠군. 맨해튼 브릿지 인근에서 총격전이 발생하고 있다. 저 근방을 무인지대로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가 되겠어.”

        

       “그래. 교전 시작하겠다. 안전장치 해제. 자유로운 무기 사용을 허가한다.”

        

        

        

        근방 옥상에서도 실로 잘 보일 정도의 광경.

        

        교전지역 인근에 내린 대거 팀은 자연스럽게 저배율 광학장비를 작동시켰고, 상하영점을 조정한 후 저 멀리에서 방탄복과 방탄헬멧도 착용하지 않은 채 교전 중인 적들을 조준선에 올렸다.

        

        픽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탄환이 백수십 미터 가량 떨어진 누군가의 머리를 관통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광경이 깔끔하진 않았다. 6.8mm 퓨리 탄환이란 원래 그랬으니.

        

        

        뉴욕 시 전체에 암세포처럼 퍼져 오만가지 불쾌한 일을 벌이고 있던 라이커나 갱단도 아니었다.

        

        인륜에 반하는 짓거리도 모자라 나라까지 적성국에 팔아넘긴 아르테미스도 아니었다.

        

        선전포고조차 없이 뉴헤이븐과 맨해튼 위를 군홧발로 누빈 러-중 분견대도 아니었다.

        

        얼마 전까진 센트럴 파크의 민간인이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굿 샷, 굿 킬. 무난하군요.”

        

       “빨리 끝내고 가자고. 간신히 생체리듬 멀쩡하게 만들어놨는데, 간만에 새벽 작전 하니까 졸려.”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할까 모르겠구만….”

        

        

        

        투덜거리면서도 조준선에 잡힌 적군의 숫자를 확실히 줄일 뿐이다.

        

        민간인이었다. 그러나 그저 과거에는 그랬단 소리였다. 지금은 아니었다. 대거 팀은 결론만을 보았고, 때로는 이런 일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또다시 체감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가 아닌 또다시.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수많은 경험을 쌓아온 최정상급 오퍼레이터였고, 남들은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블랙옵스를 수없이 진행하며, 작전을 수행할 때의 감성이 일반인에 비해 한참 무뎌진 지 오래였다.

        

        

        

       “…반대쪽에서 적들이 올라온다.”

        

       “한 명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으시길. 그게 작전 목표니까요. 도망가도 위험성은 적겠지만 불필요한 후환을 남겨둘 필요는 없죠.”

        

       “알고 있어…후. 이래저래 참 곤란해.”

        

        

        

        더 나은 방법이 있을까.

        

        더 피를 적게 보는 방법이 있을까.

        

        어쩌면 누군가는 그런 생각을 할지도 몰랐지만, 일단 대거 팀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그건 대거 팀의 알 바가 아니었다.

        

        차이나타운의 이름이 서서히 무인지대로 바뀌어가고, 의도적으로 격추된 무인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성능의 정찰용 UAV가 하늘 위에서 로어 맨해튼을 오시했다.

        

        대거 팀은 한 명씩 죽일 때마다 시체의 위치를 표시했다. 추후 작전이 끝나고 나면 시체는 처리될 예정이었다. 언젠가 되찾은 후 사람이 오고가야 할 건물이나 길 위에 백골이 굴러다니면 안 되었기에.

        

        

        심리적인 저항감을 제외한다면, 이번 작전은 대거 팀이 최근에 수행한 그 어떤 것보다도 간단했다.

        

        적은 총기로 무장했을 뿐이고, 변변찮은 방탄복이나 수류탄, 로켓 런처같은 폭발성 화기도 보유하지 않았다 – 정확하겐 가지고는 있지만 사용 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것에 가까웠다.

        

        주변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하나씩 줄어갈수록 대거 팀은 묘한 씁쓸함을 느꼈지만, 그것 뿐이었다.

        

        

        킬 카운트가 상부가 사전에 지정한 목표치에 얼추 도달했을 즈음, 누군가가 주변 색적을 멈추었다.

        

        대거 팀을 제외하면 살아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 이제 슬슬 갈 때가 됐나.”

        

       “오늘은 꿈자리가 꽤 사납겠어. 수면제 먹고 자야겠구만….”

        

       “그럼, 이걸로 끝난 건가?”

        

       “그렇겠지.”

        

        

        

        실로 오랫동안 공들인 작전치고는 싱거울 정도의 결론.

        

        그러나 그 허망함이 그 무엇보다도 유려하게 진행된 작전이 빚어낸 결론이라는 것을 이들은 모르지 않았고, 찝찝함을 느끼고는 있지만 결코 매몰되지는 않는다는 표정으로 천천히 하강 중인 헬기를 기다렸다.

        

        두꺼운 로프가 내려오고, 등강기를 꺼내든 대거 팀이 덧붙였다.

        

        

        

       “가자고. 앞으로 이런 짓을 몇 번이나 더 해야만 할런지…나중에 세상이 우리한테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군 그래.”

        

       “저희가 신경쓸 부분은 아니죠, 뭐.”

        

       “TOC, 당소 대거 1. 지금부터 기지로 복귀하겠다. 작전은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었음을 알린다. 젠슨 요원은 별도의 방식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알겠습니다. 계엄령이 해제되었고, 사령부는 현재 내일 아침에 배부될 어제의 상황에 대한 팜플렛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얼른 돌아오시길. 필요하신 건 있으십니까?

        

       “달달한 거나 좀 준비해줘.”

        

       -이가 썩을 정도로 단 핫 초콜릿을 준비해두겠습니다.

        

        

        

        그 말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작게 웃었다.

        

        사일런트 호크에 다시금 10명이 탑승한 순간 고도가 높아진다. 이들은 아직도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채 타오르고 있는 박살난 무인기의 파편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다.

        

        

        아주 잠깐의 소란이 지나간 뉴욕은 여전히 조용했고 깜깜했다.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무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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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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