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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4

       “뭐… 뭐라고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그녀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아주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주먹을 쥔 모습에서 이미 얼마나 열받았는 지를 느낄 수 있었다.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갈 수록 건물과 책상이 진동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어.. 이거 왜 이래…?”

       

        박진수 헌터는 크게 당황하며 허둥지둥 댔다.

        채수현이 뿜어내는 엄청난 기운때문에 카페 안이 아주 난장판이 되었다.

       

        “그러니까… 이수아 헌터랑 백지훈 헌터랑 비밀리에 사귄다고요…?”

       

        아주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다시 천천히 물어보는 것이었다.

        거의 사람을 죽여버릴 것 같은 표정이었다.

       

        “어엇… 넵… 그.. 그렇습니다…”

       

        뒤늦게 채수현의 상태를 알아차린 박진수가 아주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

        조금이라도 채수현의 심경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언제부터죠? 왜죠? 아니 왜요?”

        “어… 그러니까… 거의 입사한 직후부터로…알고 있습니다.”

       

        박진수는 자신이 알고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털어놓았다.

        아주 다급하게.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간 채수현에게 목이 따여버릴 것 같은 분위기었기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입.사.직.후.요?”

       

        그녀는 더더욱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주 무서운 괴수의 모습처럼.

       

        ‘뭐야. 채수현 헌터 왜 이래…? 뭐지?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데?’

       

        박진수는 아주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갔던 그 어떤 던전의 마수들 보다도 기운이 아주 강력했으니까.

        아주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전혀 몸을 움직일 수도 없을 것 같은 압박감.

       

        ‘역시 S급 헌터라…이런 기세가…?’

       

        사실 채수현은 이미 E급 나락으로 떨어진 뒤였지만 너무 분노가 강력한 나머지 거의 S급에 준하는 수준으로 기운을 뿜어내는 중이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그러니까…전쟁기념관 던전을 다녀온 뒤로 곧바로 그랬다~ 이 소리죠?”

        “넵.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블루 길드 내부에선 백지훈 헌터를 푸시하겠다는 얘기가 파다하더라고요.”

        “뭐라고요?????”

        “히이익…”

       

        박진수는 괜히 얘기를 덧붙였나? 하는 표정으로 겁에 질렸다.

       

        “지훈 오빠를.. 아니 백지훈 헌터를 푸시 한다고요? 블루 길드에서요?”

        “네…넵… 저희 길드장님 그런거 되게 잘 하시거든요. 어떻게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직원에 대해서 아주 속속들이 잘 알고 계세요.”

        “으윽… 어… 어째서…”

       

        채수현은 지금 이 상황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차버리니까 갑자기 이렇게 된다고? 어째서?’

       

        분명 자신의 계산으론 백지훈을 마치 2단 로켓마냥 쓰고 버려버리면 자신은 훨훨 날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E급 따리로 추락.

       

        오히려 백지훈은 이수아와 바로 사귀게 되었고.

        게다가 블루 길드의 푸시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아니. 왜? 백지훈 따위를 푸시 해주는 건데? 하. 이수아를 그래서 꼬신 거야? 뭐야? 아니 도대체 뭐로 꼬신 거냐고?’

       

        그녀는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짜증만 나는 중이었다.

       

        “박진수 헌터님.”

        “넵넵.”

        “저와 따로 비밀 계약을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어.. 어떤…”

        “저를 위해 일을 하나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백호 길드로 오시게 되면 제가 아주 후하게 쳐드리죠. 약속합니다.”

       

        채수현은 아주 굳은 얼굴로 말했다.

        입술을 살며시 깨물며.

       

        ‘이거… 나에게 엄청난 기회 같은데?’

       

        박진수는 눈을 반짝였다.

        애초에 백호길드와 블루길드 사이에서 박쥐 역할을 하며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붙으려고 했는데.

        채수현에게 자신이 아주 꼭 필요한 입장이 된 것 같았으니까.

       

        ‘어쩌면 내 인생이 펴질 수도…’

       

        그는 아주 튼튼한 동앗줄이라고 생각하고 덥석 잡기로 했다.

       

        “네. 말씀하시죠. 뭐든 돕겠습니다. 저 채수현 헌터님께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흥. 이 자식은 내가 따먹지 않아도 되겠군. 알아서 그냥 내 말을 들어주니까.’

       

        채수현은 피식거렸다.

       

        “일단. 백지훈 헌터와 친해지실래요? 어떻게 해서든지 절친이 되었으면 좋겠는데요.”

        “예?”

        “일단 그게 첫 번째 미션입니다.”

       

        아주 단호하고 깔끔했다

       

        “알겠습니다. 그건 아주 쉬운 미션이 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저는 블루 길드에서 나름 위치가 있거든요. 반면에 그 분은 신입이니까요.”

       

        박진수는 아주 자신있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일단 그게 어느 정도 완료가 되면 연락 다시 주세요.”

       

        채수현은 아주 열받은 듯한 표정으로 나섰다.

       

        박진수는 채수현을 향해 꾸벅 인사하고는 채수현이 보이지 않게 되자 주먹을 쥐고는 어퍼컷을 날렸다.

       

        “나이스!!! 시발!! 이제 드디어 S급 헌터의 눈에 들었다.”

       

        그는 아주 환호하며 기뻐하는 중이었다.

       

        ***

       

        ‘음 오늘은… 약속대로라면 오전엔 이수아와 함께, 오후에는 유하나와 함께.’

       

        반반씩 나눠주기로 했다.

        뭐 사실 이제는 그냥 아주 내 마음대로 살아도 상관은 없을 것 같긴 했지만.

        일단 약속은 했으니까 지켜줘야지.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탄 채로 이것저것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예지 헌터 덕분인지는 몰라도 아주 할 것들이 많아진 상태였다.

        헌터로서도, 블루길드의 직원으로서도, 채수현의 복수의 측면에서라도, 아주 따져볼 것이 많았다.

       

        ‘일단 매 달 등급을 상향하고…블루 길드에서도 인지도를…’

       

        이것저것 생각을 하는 중에 내 생각을 깨트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이수아 아냐?”

        “야야. 요새 이수아 헌터 2호선에 출몰한다고 하더라고. 저녁에 퇴근할 때 타면 볼 수 있대?”

        “그래? 근데 지금은 아침인데? 아침엔 왜 타?”

        “모르지.”

       

        등교하는 듯한 모습의 학생들이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이었다.

       

        ‘뭐야. 이수아 출근 때도 탔어?’

       

        그들이 바라보는 곳을 나도 바라봤다.

       

        ‘이수아였다.’

       

        이수아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찡긋하며 손을 살랑살랑 흔들어대는 것이었다.

        어제 말했던 대로 10m를 지킨 채로.

       

        ‘아니. 왜 아침부터…?’

       

        거의 나한테 푹 빠진게 아닌가 싶었다.

       

        ‘아휴… 참.’

       

        ***

       

        “저 이수아 헌터님?”

        “넵.”

        “오늘은 왜 아침부터 이러시는 거죠?”

        “저기 지훈 씨. 제가 집에가서 엄청 고민해봤어요. 그리고 검색도 해보고 다른 헌터들에게 물어보기도 했거든요. 근!데! 다들 말하는 것이 출근시간 때도 주의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이수아는 길드 건물에 들어서며 나에게 계속 쫑알대고 있었다.

        아주 기분이 들든 모습이었다.

       

        “그으래에요오?”

        “넹.”

        “그럼 아침부터 저희 집 쪽에 온 거에요?”

        “넹.”

        “근데 제가 몇시에 출근할 줄 알고요? 어떤 타이밍에 나올지 모르잖아요?”

        “감시시스템 깔아놨잖아요?”

       

        ‘아 맞다.’

       

        아예 까맣게 있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사실 감시시스템은 상관없기는 해용. 저 그냥 새벽부터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네?”

       

        어이가 없는 대답.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는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

       

        “저 조금 삘이 좋거든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무당해야되는 거 아니냐, 이런 소리도 많이 들었거든요. 제 생각에는 분.명. 다른 길드에서 슬슬 지훈 씨를 노릴 거에요. 저는 방어전을 해야하는 입장이고요~ 지훈 씨 불편하지 않게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근데 이수아 씨.”

        “네.”

        “안바빠요?”

       

        분명 이수아는 일반 회사로 치면 중역급이라고 할 수 있다.

        바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요새 아주 나에 관련된 일에 계속 엮이는 중이니까.

        이상할 수 밖에 없다.

       

        “아.. 그.. 음.. 어..”

       

        그녀는 눈알을 굴리기 시작했다.

       

        “헌터3,4,5과 과장님들이랑… 다른 부서장들이 도와주고 있어서요. 호호호호호.”

       

        ‘시발. 업무 짬 때리기 한 거잖아.’

       

        그녀의 눈빛을 보니 그냥 강압적으로 처리를 한 것이 분명했다.

        뭐 어차피 다들 끽 소리도 못하고 이수아 헌터가 하라는 대로 행동을 했겠지만.

       

        ‘고작 나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람.’

       

        “괜찮아요~ 어차피 과장님들도 다 이해해주셨거든요. 제가 원래 엄청 바쁘고 일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서~ 호호호호.”

       

        ‘이해가 아닐 텐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싶었다.

       

        “어쨋든. 저는 아주 주요한 업무인 백지훈 지키기를 하고 있는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호호호~~”

       

        아주 즐거운 표정을 하며 사무실로 들어섰다.

       

        ***

       

        “크으~~ 지훈 씨~”

        “넵”

       

        사무실에 들어서자 차과장이 반겼다.

       

        “우리 헌터6과의 자랑 백.지.훈!!”

       

        어제 일을 기점으로 더욱 난리를 치는 모습이었다.

       

        “아니. 근데 그거 알아요?”

        “뭔데요?”

        “유하나 씨한테 슬쩍 연락이 왔는데…”

       

        그는 뭔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아니~ 블루 길드에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조금 있나봐아~”

        “네?”

       

        뭔가 일이 쉽게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음. 그럼 유하나가 돌아오면 파견을 나가지 않아도 되는 건가?’

       

        만약에 유하나가 아예 블루길드에 온다면…

        근데 그것도 그것 나름으로는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수아와 매일 치고박고 싸우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아니. 만약에 유하나 씨가 돌아온다면 말이야. 이거 아~~~쥬우우우 대박 사건이거든. 길드장님이 매우 좋아할 거야. 하하하하.”

        “길드장님을 잘 아시나요?”

        “응? 아니 뭐. 그냥 그렇단 거지~ 어쨋든~유하나 씨만 돌아오면 우리 블루길드가 아주 단단해질 거라고!”

       

        차과장은 아주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저. 안녕하세요.”

       

        차과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불쑥 어떤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누군지 잘 모르는 사람.

        얼핏 오며가며 봤던 것 같기도 하고.

       

        “저…헌터 1과의 박진수라고 하는 데요.”

       

        멀끔하게 생긴 사내는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뭔가 나에게 원하는 게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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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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